[월드컵] 히딩크 `변칙플레이어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우리에겐 승리를 위해 변칙적인 플레이를 할 수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대구에서 축구국가대표팀 합숙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5일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과서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선수들은 모두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며 그 정신력을존중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위한 팀 구성에 있어서는 감독의 지시에 충실한 선수와 변칙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간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또 "한국축구가 과거의 스타일에 의존해서는 내년 월드컵에서 또다시 실패할 것이다"며 "나는 한국축구의 수준을 과거에서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자신의 목표를 말했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구훈련의 목표와 성과는
▲우리는 대표팀간 경기가 없는 이번 훈련을 통해 팀과 선수들의 경기력을 충분히 조율(fine-tune)하는데 목표를 뒀다. 선수들이 국제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세밀한 부분까지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수비시스템에 있어 언제쯤 안정을 찾을 것인가
▲현재 수비의 안정을 찾고 있는 과정이며 내년 초 국가대표팀경기(북중미골드컵)때 수비라인을 최종적으로 테스트할 것이다. 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대인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가 공격으로 전환할때는 우리쪽 미드필더와 공격수도 수비에 가담, 타이트한 대인방어를 해야 한다. 하지만 90분간 한 선수를 집중마크시키는 것은 지단과 같은 선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호하지 않는다.

월드컵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한국이 세계적인 팀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2~3계단 올라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낡은 시스템은 버릴 필요가 있으며 한가지 시스템만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포백 수비라인에서 홍명보의 효용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최근 부상등을 이유로 그를 차출하지 않았지만 머리 속에 두고 있는 좋은 선수다. 하지만 과거처럼 수비라인에서 한참 뒤쳐진 자리에서 리베로역할을 한다는 것은 현대축구에 맞지 않다. 수비수는 베테랑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홍명보든 다른젊은 선수든 내년 월드컵때 최상의 몸상태를 갖춘 선수를 뽑겠다.

--우리 선수들의 템포조절능력을 어떻게 보나
▲네덜란드 감독으로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과 경기할때 선수들이 후반 20분께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봤다. 한국선수들은 경기 내내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열심히 뛸 수 있는 체력과 팀 전술에 맞춰 템포를 조절하는 테크닉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공격루트가 측면에만 집중된다는 분석에 대해
▲인정한다. 하지만 좋은 공격을 위해서는 창조적인 미드필드 플레이가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수비라인과 미드필드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우선 그 작업을 완성하는데 주력한 뒤 효과적인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선수를 찾겠다.

--테스트한 결과 누가 내년 월드컵대표팀의 스트라이커감 인가
▲마음속에 1,2,3순위를 정해놓긴 했지만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 나도 평가를 겠지만 그들도 내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황선홍이 최고라는 기자들의 평가가 다고 하자) 황선홍은 좋은 기술과 팀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태도를 갖췄다. 하지만 한명에게 의존할 수는 없다.

--훈련장소로 택한 대구에 대해
▲좋은 그라운드를 비롯해 훌륭한 시설을 갖췄다. 또한 이 지역에 프로팀이 창단될 수 있도록 홍보역할을 하기 위해 대구를 택했다. (대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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