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조사 3개사, 그 수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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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코스닥 3사는 하나같이 외자유치라는 재료를 이용해 주가를 띠웠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본제휴, 해외 전환사채(CB)발행 등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하는 공시를 여러차례 낸 뒤 소액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오르면 대주주 지분을 팔아치우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외자유치 관련 공시가 당초 허위사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 3사 중 A사와 C사는 대주주 지분을 처분하고 난 뒤에 외자유치 결렬 공시를 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들 기업이 결렬공시를 낸 뒤엔 어김없이 주가가 폭락했고,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덤터기를 썼다.

유통업체인 C사의 경우 올 봄에 외자유치 및 외국기업 피인수설이 나돌며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자 코스닥시장에서 관련 공시를 낼 것을 요청받았다.

이 업체는 "외자유치를 검토중" 이라는 공시를 냈지만 2개월여 뒤에는 협상이 결렬되어 외자유치가 무산되었다고 다시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C사 주식은 12일간의 상한가를 포함해 무려 5백% 이상 올랐고 대주주인 A씨는 보유지분을 모두 주가가 높을때 팔아치웠다. 막대한 시세차익을 본 것이다.

대주주는 보유물량을 매도한 뒤 외자유치 결렬공시를 냈고 이 회사 주가는 1만원선에서 20 여일만에 4천원선으로 곤두박질했다.

벤처업체인 A사는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호재로 이용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 회사는 코스닥시장에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자본유치 공시를 6차례나 냈다.

이 과정에서 A사 주가는 4천원대에서 7천원대로 급등했고, 첫 공시후 2달여 후에 대주주는 주가 6천원 이상에서 보유지분을 모두 내다팔았다.

일반 제조업체인 B사의 경우는 해외 CB발행을 시세조작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C사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 대주주도 관련 공시후 주가가 오를 때마다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특히 이 회사 대주주는 자신의 지분뿐아니라 주가 상승 과정에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도 거의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봉수기자 lbs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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