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스코 실적개선 IT주 재기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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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후 힘없이 무너졌던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최근 생기를 되찾고 있다. 4일 증시에서는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각각 3.9%, 7.9% 올랐다. 또 삼보컴퓨터.현주컴퓨터 등 컴퓨터 제조업체와 다산인터네트.코리아링크 등 네트워킹 관련주들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무엇보다 전날 미국 IT주들이 크게 상승한 데 힘입은 것이다. 하지만 IT산업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 잇따르는 기술주 바닥 탈출 신호=인터넷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의 존 체임버스 시스코 사장은 지난 3일 "1분기(8~10월) 실적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기업설명회가 열릴 때마다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체임버스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미국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로 화답했다.

시스코사가 21% 급등한 것을 비롯,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전장 보다 34.18포인트(9.64%)오른 388.81에 끝났다

시스코사는 각종 인터넷.통신 장비를 제조하는 세계 최대업체인 만큼 다른 기술주들도 실적 개선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시스코사의 실적악화 추세가 일단 멈췄다는 점에서 IT 관련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 인터넷 관련업체의 파산도 감소 추세다.

인터넷조사업체 웹머저스 닷컴은 3일 "지난 9월 파산한 미국 인터넷업체는 지난 8월(38개사)에 비해 28% 감소한 28개사" 라며 "이는 지난해 9월(22개사)이후 1년만에 최저 수준" 이라고 밝혔다.

◇ 만만치 않은 신중론=현대증권 우동제 반도체 팀장은 "시스템사의 1분기 실적으로 IT경기 회복을 단정하기는 무리" 라며 "경기가 살아나고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타나야 한다" 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민 연구원도 "현재 10주~14주인 DRAM 물량 재고보유.유통 기간이 한 달로 줄어야 반도체경기 회복을 주장할 수 있다" 며 "향후 윈도XP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 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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