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의 한국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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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몬터레」의 성탄절은 12월17일이면 시작된다. 이곳에 있는 국방 언어 학교의 널따란 대강당은 「고요한밤, 거룩한밤」의 엄숙한 밤의 성가와 함께 아침을 맞는다. 이날에는 또한 목을 빼고 기다리던 방학이 찾아온다. 한국과 학생들은 모두 강당에 모여 연극이나 노래로 제나름의 특기를 자랑하는데 연극의 각본도 자기들이 골라 번역하고 한국어 담임 선생은 이에 조금 손을 댈 따름이다.
「기타」로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멋들어지게 해 넘길 때는 향수마저 자아낸다. 제주도의 여다는 학생의 풍자극에 빠져서는 안 되는 약방의 감초 격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제주도에는 여자가 많고 일해서 남편을 벌어 먹이는 것도 여자란 말에 구미가 당겨 게으른 미국 남자들이 제주도로 몰려와 그 곳 처녀들과 결혼, 맥주나 마시면서 편히 산다. 세상은 호사다마라 갑자기 미국의 남자가 쏟아져 들어와 소같이 일하던 여자들이 눈을 뜨고 남녀 동등권을 부르짖게 되어 게으른 사나이들의 꿈이 일장춘몽이 된다는 것. 한편 익살맞은 학생들이 한국의 사투리를 섞어가면서 한국어 선생들의 흉내를 내어 웃기기도 한다. 현금봉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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