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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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6년 배구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올해의 배구선수 「스카우트」는 고교졸업생 선수부족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전과 충비, 제일 은행과 산은 등 남녀배구를 주름잡는 「톱·클라스」의 각「팀」들이 시급한 신진대사를 필요로 하고 있으나 현재 고교선수들의 질적 빈곤에서 오는 양적 부족은 한성, 동성, 경동, 이화, 남성 등에서 한두 명 선수에게만 초점을 모으고 있다.
석유공사가 여자 배구「팀」을 신설하면서 8명의 이화여고 졸업생 선수전원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결정적인 단계에까지 이르렀으나 「베스트·원」으로 손꼽을 수 있는 윤정숙이 산은과 경합되어 산은으로 낙찰될 듯한 이면 교섭이 진행되고있다.
내년 1월 자유중국에서 열리는 제2회 아세아 청소년 배구선수권대회 남자대표 「팀」으로 선발된 남산공전 선수들이「코치」가 같은 체신부로 고스란히 옮겨감으로써 「스카우트」의 대상에서 제외되고있으나 이에 따라 한전과 충비의 선수쟁탈전은 경기 못지 않게 조용하면서도 열을 올리게 되었다.
음성적인 경쟁 속에서 표면상으로 나타난 「스카우트」는 초고교급 여자선수로 크게 각광 받고 있는 부산남성의 서희숙이 동양방직에, 경동의 허양광이 한전으로, 한성의 김형상과 김관섭이 충비로, 덕성의 허명자가 산은으로 각각 결정을 보아 남산과 이화를 제외하고 나면 「스카우트」의 대상자는 남녀 합해야 고작 10여명뿐.
남성여고의 서희숙을 대상으로 하여 부산지점을「스카우트」작전본부처럼 사용했던 제일은행이 서희숙을 동방에 빼앗긴 채 상당히 위축된 감을 주고 있으며 2년간 계속해서 이화여고 선수를 받아들였던 산은이 석유공사와의 경쟁 속에 밀려나면서 윤정숙과 그밖에 곽용자에게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으나 곽용자의 포섭은 상당히 힘든 모양이다. 산은이 윤정숙을 포섭하려는 조건에는 윤선수 부친에게 대부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풍설이 떠돌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며칠 두고 보아야 알 것이다.
한전과 충비가 지금 현재 고교졸업생 우수선수를 균배하다시피 대등한 「스카우트」양상을 벌이고 있어 66년의 남자배구는 금년과 마찬가지로 한전-충비 선에 획연한 금을 그을 것으로 전망되고 여자배구는 색다른 모습을 보일듯하다.
뒷 이야기만을 남긴 채 표면상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제일은행이 윤정숙을 끌어들일 속셈인 산은이나 이화출신 선수를 주축으로 신설될 석유공사나 서희숙을 보강시킨 동양방직에 어느 정도까지 자기의 「페이스」를 지킬 수 있는지. 여자배구가 제일-산은에 집중되었던 지금까지의 전적은 크게 달라질 것 같다.
치열한 듯 하면서도 조용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배구선수 「스카우트」가 내년 각 「팀」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66년 춘계 「리그」에서 판가름 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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