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기고 마구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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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학교 어린이가 자기 외삼촌과 함께 하학후 만화를 보고 집에 돌아가다 소매치기로 몰려 경찰에 연행, 가죽 혁대로 머리와 얼굴등을 무수히 맞고 저녁도 굶은 채 고문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방산국민학교 3학년 김성관(10)군은 외삼촌 이기석(17·가명·성북고2년)군과 함께 13일하오 5시30분쯤 방산국민학교옆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보고 집에 가던도중 서울 동대문경찰서 원홍희형사에게 뒷덜미를 잡혀 동대문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원형사는 소매치기한 사실을 대라고 위협했으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외삼촌 이군과 함께 부인하면서 『왜 무고한 사람을 끌고 왔느냐』고 항의하자 원형사는 처음엔 주먹으로 김군을 때리다가 나중에는 가죽 혁대를 풀어 마구 후려갈긴후 혐의 사실이 드러나지않자 이날밤 9시30분쯤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김군의 아버지 김일흥(41)씨가 14일상오 11시쯤 서울 동대문경찰서 수사계장실에 나타나 『경찰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함으로써 드러난 것이다.

<동대문서 수사계장 김흥길경감의 말>
금시초문이다. 진상을 조사해 본 후 사실이라면 엄중 조치하겠다.

<원형사의 말>
소매치기인 것 같아 잡았는데 심문 결과 아니므로 석방했다. 때린 것은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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