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을 지낸 김덕룡(72)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10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
민주통합당은 9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가 10일 오전 10시에 김덕룡 상임의장 등 옛 통일민주당계의 주요 인사들과 달개비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상임의장의 핵심 측근은 “김 의장이 지난 10월 17일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로들과 함께 새 정치를 위한 분권형 개헌촉구 선언을 한 뒤 문 후보 측으로부터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새 정치를 위해 1일 문 후보와 통화하고, 8일 광화문 유세 뒤 문 후보와 직접 만나 ‘국민통합정부’ 구성 등 구체적인 새 정치와 정치쇄신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상임의장은 평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후보가 ‘합리적 보수’를 포함하는 신당 및 대통합 내각 구성을 약속한 것도 김 상임의장이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말한 합리적 보수는 결국 김 상임의장을 가리킨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상임의장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인이 구청장 공천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살면서 한때 정계은퇴설도 나돌았으나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전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과 함께 ‘6인회의’를 이끌면서 정권 유공자로 떠올랐다. 이후 2008년 총선 때 재기를 모색했으나 신예 고승덕 변호사에게 밀려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뒤 주로 물밑에서 개헌촉구 운동 등을 벌여왔다.
1970년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상임의장의 정치적 뿌리는 상도동계다. 서울 서초을에서 5선을 지낸 김 상임의장은 한때 YS의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가신’ 그룹 출신이면서도 ‘차기 주자’로 꼽혔다는 점에서 상도동과 라이벌 관계였던 동교동계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닮았다는 평가도 받곤 했다. ‘리틀 DJ’로 불리던 동교동계 한 전 대표가 박 후보 쪽으로 옮긴 직후 그 역시 문 후보를 선택하면서 엇갈린 길을 계속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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