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스키의 계절 … 익스트림 스노보드가 대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회사원 김선영(29)씨는 선수급 스노보드 실력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파크에서 산다. 올해도 벌써 네 번이나 다녀왔다. 그런데 김씨는 올해 달라진 스키장 풍경에 깜짝 놀랐다. 재미로 타는 것이 아니라 묘기를 부리고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다.

 7년 전 김씨가 반원형 슬로프인 ‘하프 파이프’를 탈 때는 동호인이 100명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동호인만 1만 명이 넘고 대회가 열리면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주최측이 참가 인원을 100명 내외로 제한을 둘 정도다. 실업팀(강원도 횡성군청)도 생겼고, 버튼 등 의류나 용품업체 10여 곳은 동호회를 후원한다. 7년 전엔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평범한 것은 싫다. 좀더 스릴을 만끽하자. 스노보더들이 휘닉스파크에서 점프대를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동연 선임기자]

  슬로프를 내려오다 점프를 하거나 하프 파이프를 이용한 묘기는 이제 묘기도 아니다. 레일(Rail)을 타고 내려오는 지빙(Jibbing), 공중제비를 도는 빅에어(Big Air)뿐 아니라 오토바이 경주처럼 여러 명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질주하는 보드크로스를 즐기는 동호인도 생겼다. 관련 UCC 동영상이 인터넷에 넘치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로 인해 ‘나도 한 번쯤 해볼까’라는 도전 정신을 자극한 것이 큰 몫을 했다.

  최근 스노보드의 대세는 ‘익스트림’이다. 재미를 넘어 스릴과 짜릿함을 즐기려는 것이다. 스노보드가 국내에 소개된 지 약 20년, 대중화 된 지 5년이 넘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휘닉스파크 채경석(46) 부장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마치 취미로 산을 오르다 더 높은 산이나 바위·빙벽을 타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스키장도 올해 익스트림족을 위한 마당을 대폭 늘렸다.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경기장인 휘닉스파크는 점프 초·중급 기물과 레일 중상급 기물을 추가 설치하는 등 ‘익스트림파크’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도 수퍼 파이프 슬로프를 국내 최장인 180m로 확장했고, 프리스타일 코스도 새롭게 꾸몄다.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도 동호인들의 요청에 따라 ‘지빙&에어파크’를 파노라마 슬로프에 확장했다.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도 6m 높이의 대형 점프대와 각종 묘기를 부릴 수 있는 3m 하우스를 설치해 덤블링이나 빅에어를 자랑할 수 있는 ‘익스트림 터레인파크’를 드래곤 슬로프에 만들었다.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드래곤파크’와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터레인파크’도 새단장을 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의 17개 스키장이 이번 달 모두 개장한다. 올 시즌 각 스키장의 특징과 주변 맛집들을 week&이 소개한다. 

글=이석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