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판받는 「난해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시인들은 피고?>
◆…현대시의 난해성은 시인들을 마치 피고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것에 대한 성토와 변호는 「엘리어트」 이후 계속되며, 아직도 무슨 끝장이 나진 않았다. 오히려 시의 내면 심화는 왕성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을 노래할 독자는 대중 아닌 시인 자신들뿐이라는 극언이 쑥스럽지 않다. 「한국시의 변화와 계속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 자리에서도 (지난 10일 하오3시·세계문화자유회의 주최) 시인들과 비평가들은 새삼 이문제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여류 김남조씨는 냉엄한 어조로 「난해시」의 명암을 이렇게 비판했다. 『시는 공감으로 오는 것이며, 과학적인 해석으로 따질 수는 없다. 우리는 「증명될 수 없는 미」를 부인할 수 없다. 시의 신비는 그 불명료에 있지 않은가?』 이것은 변호다. 그러나 조작된 사기·현혹·위선은 때때로 난해시가 갖는 암영이다. 김 여사는 게다가 추천 시인들이 체취로 삼는 「개성의 혼란」이나, 신인들의 「과잉재능」은 『불쾌하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연령이 없는 시」, 따라서「진지한 도취가 없는 시」는 「불쾌한 노래」―. 박태진씨는 그러나 퍽 다른 입장이었다. 「모르는 시」에 좀 관대하자는 것이다.
시인의 개성을 「송두리째 손에 쥐기란 힘든 일」이니까. 그리고 어느 시기엔가는 그것들이 정리 될 테니까. 주제 발표자인 신석초씨는 약간 감상에 젖어 이렇게 말한다. 『현대의 「뮤즈」는 명상하는 갈대밭이나 아름다운 아침 숲이나 영원한 되풀이의 바다보다도 복작거리고 덜그럭거리고 뒤시끄러운 철판 길을 폭주한다』고. 그래서 딱딱한, 의미도 없는 낱말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를 영영 외면해가고 있다』고. 이래서 시는 시인들의 「자오물」이라고.

<가요「정화」 본격화>
◆…6일 하오「코리아·하우스]에서는 방륜·연예협·방송 실무자측의 대표들이 모여 「방송가요 심의 회의」를 발족시킴으로써 말썽 많던 가요 정화는 본궤도에 올랐는데 이와 때를 같이해서 연협은 지난 10일 하오 「예총회관」에서 제1회 「연예 세미나」를 가졌다. 「대중가요의 시대성과 문제점」이란 주제를 갖고 한갑수(한글학자) 이교숙(작곡가) 김영순(「재즈」연주가)씨가 발표한 이 자리에서 연사들은 대중가요의 윤리성을 중시―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도 올바른 가요를 남겨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한갑수씨는 작사문제에도 언급, 맞춤법이나 내용에 모순이 많은 작사가 허다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가장 훌륭한 가요는 글자가 지닌 내용과 「인토네이션」에 「리듬」을 맞추어야한다고 주장하여 많은 음악 관계자의 주목을 끌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