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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모습 그대로 …고종 집무하던 덕수궁 석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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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왕세자 전하께서는 14일 오후 6시부터 석조전 내에서 만찬회를 개최하시고, 왕가 친척과 귀족, 이왕직 고등관을 초대하셨다.”(1918년 1월 15일 매일신보 2면)

 1910년부터 1919년까지 고종 황제(1852~1919)와 영친왕(1897~1970)이 사무공간 및 처소로 썼던 덕수궁 석조전 동관(등록문화재 제80호).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훼손됐던 이 곳이 3년 여 복원 공사를 거쳐 100년 전 내부 모습을 되찾게 됐다.

 문화재청은 3일 서울 덕수궁 석조전 복원공사 현장에서 “2009년 10월 시작한 석조전 동관 내부 복원공사가 현재까지 약 75% 완료됐으며, 현재는 내부 장식물과 가구 등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10월 완료될 이번 공사에는 약 130억원이 들어간다. 2층 중앙홀과 황제 알현실, 귀빈대기실·대식당·소식당, 3층 황제·황후 거실 및 침실 등을 복원한다. 실내 벽난로 9개와 옥상 굴뚝 등도 원형을 살린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발견된 원본 설계도면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석조전 안팎 사진, 옛날 신문 자료 등을 참조했다. 상궁 및 시종들의 공간이었던 1층은 참고할 사진자료가 없어 복원 공사에서 빠졌다. 문화재청은 1층 대부분과 2, 3 층의 일부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꾸며 내년 10월 ‘대한제국 역사관’(가칭)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덕수궁 석조전은 영국인 건축가 존 레지널드 하딩(John Reginald Harding)이 설계한 3층짜리 신고전주의풍 건물이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한 후, 일제는 이곳을 일본 미술품 보관 장소로 활용하다 1933년 내부를 뜯어고쳐 ‘이왕가미술관’으로 바꿨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내부가 크게 훼손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으로 사용되면서 원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 이성희 사무관은 “국내는 물론 영국과 일본 등의 문헌자료를 참조해 최대한 원형을 살려냈다. 현재 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파나 침대 등의 가구도 곧 석조전으로 옮겨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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