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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국의 CIA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쿠테타]가 있을 때마다 세계의 시선은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에 쏠린다. 20만명의 정보원(뉴요크·헤럴드·트리분지추산)이 매년 20억[달러](5천2백억원)를 뿌리며 세계각지에서 암약하는 이 어마어마한 정보[센터]는 명실공히 지난 18년간 미국이 세계공산주의자들과 싸워온 실력의 정보 기관이다.
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보이지 않는 권부는 공산국가에서 [스파이·링]을 만드는 일에서 좌경하는 국가에서 [쿠데타]를 조종하는 일까지 종횡무진의 활약을 해왔다.
1947년 9월18일 국가안전보장법에 의해 정식발족된 이 기관은 형식적으로 국가안정회의 밑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주요한 정보는 소수인의 특별[그룹]이 분석 평가하여 [존슨]대통령이 결정하므로 국무성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정평이다.
[버지니아]주 [랑글레]의 숲속 깊숙이 파묻혀 있는 CIA본부에는 지난 5월1일에 취임한 퇴역해군중장 [윌리엄·F·레이번]장관이 5명의 차관을 비롯한 1만5천명의 직원(뉴스·위크지 추산)을 거느리고 도처에서 시시각각 들어오는 정보를 요리한다.
이 기관은 3천대의 차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1천4백명이 식사를 하는 식당을 구비한 11만4천평방 미터에 달하는 이 본부 건물이외에도 미국내 서너군데에 그 본부 건물을 분산시켜 놓고 있다. CIA국원들은 세계각지의 미대사관·미군기지·개인상사·교회·통신사·대학교·[카바레]등에 발을 붙여놓고 숨은 조직에 얽매여 조국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들이 쓰는 돈은 각 성의 예산에 포함되어 엉뚱한 명목으로 의회에 제출되고 의회는 그 액수나 용도도 모르고 승인한다. CIA의 명장관이었던 [알렌·덜레스]씨가 "냉전하에서 정확하고 정밀한 정보활동이 역으로 폭력을 봉쇄하고 전쟁을 방지한다"고 그의 [스파이]철학을 펴면서 CIA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최근 [스카르노]인니 대통령은 CIA를 [정신적 기지]라고 부르면서 해외 정보활동을 꼬집었다.
CIA활동 중 성공하여 세계정세를 뒤바꿔놓은 사건은 다음과 같다. (1)1953년 [이란]의 좌경수상 [모하메드·모사데크]정권을 전복시킨 [쿠데타]. CIA는[디어도·루스벨트]전대통령의 손자인 [카미르·루스벨트]로 하여금 진두지휘를 하게 했다.
그는 [테헤란]시로 진격해 들어가는 전차부대사령관 뒤통수에 권총을 들이대어 일단 성공시켜놓고 [이란]공작원을 통해 전국의 [레슬링]·역도·권투선수들을 포섭하여 [사꾸라]시가행진을 시켜 반공주의자인 [자헤디]수상을 시민들이 지지하게 만들었다.
[이란]은 이 [쿠데타]이후 서방의 테두리에 남게됐다. (2)1954년 [구아테말라]의 [하코보·알벤스·구스만]친공정권을 교묘히 뒤엎었다. (3)1962년9월 [쿠바]의 소련[미사일]기지포착은 빈틈없었으며 (4)1963년 CIA의 중심인물 [에드워드·런도렐]공군대령은 월남[고·딘·디엠]정권에 대한 군부[쿠데타]가 일기전 이미 CIA군부에 [쿠데타]설을 보고하여 CIA는 사전에 어느정도 조정할 수 있었고, 그후 일어날 군부 암투와 [베트콩]공세를 경고했었다. (5)64년9월 CIA는 30일 이내에 중공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예언하여 중공내에서의 [스파이]활동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보와 그릇된 분석평가로 미국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미국턱 앞의 [쿠바]가 공산화하자 뒤늦게 취한 [베그·오브·픽스]침공실패는 너무나 유명하며, 또한 1958년 인니의 [수카르노]대통령을 타도하기 위해 CIA는 인니 반란군에 물자를 공급해주다가 B-26이 정부군 대공포화에 격추되었다.
이때 미국은 재빨리 경제원조와 수백 만불의 소형무기수출을 재개시켜 사형선고를 받은 조종사[알렌·R·포프]의 생명을 구해 냈으나 CIA의 실패는 오늘날의 어수선한 인니 정세의 원인이 된듯 인니 정치가들 입에 CIA가 오르락거린다.
금년 4월에 터진 [도미니카]반란에 CIA는 반도지도자 [카마노]대령과 그의 참모들이 공산동조자라고 보고하여 미국은 OAS의 승인도 없이 미군을 급파시켰으나 이제 미국은 그들이 공산분자가 아니라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으니까 [쿠바]와 [도미니카]를 비롯한 중남미에서는 CIA는 [넉·아웃]당한 셈이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이 최근 [뉴요크·헤럴드·트리뷴]지는 [존슨]대통령이 CIA활동이 신통치 않은 중남미 8개도시에 FBI정보원을 보강시켰다.
그런가하면 이광요[싱가포르]수상도 60년말 체포한 CIA첩자를 석방시켜 달라고 3백30만[달러]의 뇌물을 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고 [러스크]국무장관의 사죄사신을 받은 후 무료로 석방시켜준 일이 있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지난 20일에는 [스티븐·영]미상원의원이 월남인들이 [베트콩]을 불신하게끔 하기위해 CIA국원들이 [베트콩]을 가장하여 남자들을 살해 부녀자들을 강간하는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CIA당국은 부인)하고있어 요즈음은 CIA의 수난기인 것 같다.(다음은 서독의 F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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