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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된 김 중령 소속부대 연대장 숙소에 또 무장괴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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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구=본사 김경욱·주섭일·이종완·춘천 주재 이운 기자】고 김두표 중령과 그 일가족이 무장괴한들에게 피습 후 중동부 전선에는 비상경계령이 내리고 경비가 삼엄한데 김 중령 일가족 참극이 벌어진 바로 그 다음날인 25일 밤 김 중령의 소속부대에 무장괴한 4,5명이 침입, 이 연대의 연대장 유정현 대령의 숙소 뒤에 잠복하고 있다가 동초한테 발각되자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밤 11시 20분쯤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에 주둔하고있는 ○○사단의 이 연대 영내 경비병들은 동초를 하다가 연대장 숙소 뒤편 변소 쪽에 4, 5명의 괴한들이 서성거리는 그림자를 발견, 「수하」라고 소리쳤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이 엎드리는 바람에 동초들은 일제 사격을 가했다.
당황한 괴한들은 바로 뒤 부대 경계선인 참나무 사리 담장을 넘어 뒷산으로 도주했는데 괴한들이 응사해왔는지의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고에 접한 동 연대 본부는「비상」을 걸고 병력을 배치하는 한편 조명탄 3, 4발을 쏘고 자동차 「헤들라이트」를 비치며 수색 전을 벌였으나 27일 상오 현재 괴한들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부대의 뒷산은「정글」속 같이 숲이 우거져 있어서 밤이 되면 누가 숨어있어도 알 수 없을 만큼 울창하기 때문에 숲을 불태워가며 수색중이다.
이날 밤 현장 목격자로는 동 연대 앞 하숙집에서 잠자다가 요란한 총소리에 깨어난 강원영 1275호 「버스」운전사(이름을 밝히지 않음)와 그 하숙집 바로 옆 구멍가게 아주머니가 증인으로 등장했다.
전기 운전사는 부대 앞 10「미터」거리의 하숙집에서 잠자다가 밤 11시 지나서 콩볶듯한 총소리에 깨어났다고 하면서 그 총성은 약 10분 동안 계속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성이 멈춘 다음 다시 요란한 총 소리와 함께 조명탄이 부대 뒷산에 터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 구멍가게 아주머니(이름을 밝히지 않음)와 부근 주민들도 갑작스런 요란한 총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는데 26일 아침 동 구멍가게에 나온 부대 원들도 이 사실을 시인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군 수사 당국은 이 부대에 침입한 괴한들이 고 김 중령 일가족을 살해하고 북상하려다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다시 남하, 연대장 유 대령의 살해를 노리고 침입한 동일범들일지도 모른다고 추정, 인근 부대에도 비상태세로 산악일대를 봉쇄, 수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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