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개발 노하우, 수출 잇따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달 말 베트남 하이퐁시의 시 정부 요인들이 대거 인천 송도를 찾았다.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현장을 직접 보고 개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즈엉 안 디엔 하이퐁 시장은 26일 이종철 인천경제청장과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모델 컨설팅에 대한 도시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유치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의 개발 모델이 잇따라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남미와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 등에서 송도를 모델로 삼아 경제특구를 개발하려는 나라들의 컨설팅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하이퐁에는 이미 경제특구가 조성돼 있다. 하이퐁시는 이 경제특구를 활성화하고 개발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마련하고 송도를 찾은 것이다. 이번에 체결된 양해각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도시 개발 모델을 전수하고 도시 개발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 공유, 기술분야 전문가의 상호 교류 등을 담고 있다.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은 “하이퐁의 도시재생사업 분야에 송도국제도시의 친환경 개발 모델을 컨설팅해 주는 협력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U 단계를 넘어 개발모델의 본격 수출 계약도 성사됐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4월 에콰도르 현지에서 이 나라 투자개발청과 1000만 달러(약 110억원) 상당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1000만 달러는 에콰도르의 ‘야차이 지식기반도시’ 개발 사업에 송도 개발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데 대한 대가다.

 야차이 지식기반도시는 송도국제도시를 모델로 하는 에콰도르의 신성장 거점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에콰도르는 전체 20㎢의 이 도시에 50억 달러를 들여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중심의 경제특구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이 계약에 따라 첨단산업 연구개발(R&D) 기지 및 환경친화적 국제비즈니스도시 개발에 필요한 기초조사와 마스터플랜 등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 수출 계약은 2010년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송도 모델이 자국의 경제개발에 가장 적합하다며 개발사업 자문을 요청해 오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1월에는 현지실사 및 기본합의가 맺어졌고 올해 1월부터는 본격적인 계약실무 협상에 들어가 ‘송도개발 모델의 수출 1호’로 결실을 본 것이다. 이 계약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지난 5월 야차이 현지에서 에콰도르 정부의 도시개발 전문가 60여 명을 대상으로 ‘개발모델 전수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청은 또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 경제특구국가위원회를 방문, 송도개발 모델의 컨설팅 사업을 협의했다. 인도네시아는 2개의 경제특구 개발을 추진하면서 인천과 싱가포르, 중국의 푸둥 경제특구 등의 개발 모델을 비교 검토해 왔다. 이 협의에서 인도네시아 측은 인천경제청의 도시개발 전문가를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하고 경제특구 내 한국 기업 전용단지의 조성 계획도 밝혔다.

 이승주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은 “이들 나라 외 터키와 몽골, 중동지역 국가 등에서도 송도 개발 모델의 전수를 요청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