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취소 계속

중앙일보

입력

미국 테러 발생 이틀이 지난 13일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 (PGA) 와 메이저리그 야구 (MLB)가 취소되고 유럽축구연맹 (UEFA) 경기와 복싱 세계타이틀전이 연기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 골프

미국프로골협회 (PGA) 투어가 52년만에 취소됐다. 팀 핀첨 커미셔너는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 표시로 이번 주 열리는 모든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고 선수들도 이에 동의했다" 고 밝혔다 (www.golfonline.com) .

취소된 대회는 월드골프챔피언십 (WGC) 시리즈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과 PGA 투어 템파베이클래식, 시니어투어, 2부투어 등 4개다.

월드골프챔피언십은 스폰서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본사가 테러로 붕괴된 월드트레이드센터 옆에 있어 대회 취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어니 엘스 (남아공) 는 "당연한 것 아니냐" 면서 "최악의 재앙을 맞았는데 우리가 5백만달러를 놓고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고 했다. 주최측과 PGA는 상금 전액을 희생자를 위한 기금으로 헌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PGA투어가 완전히 취소된 것은 1949년 텍사스주의 포트워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콜로니얼클래식이 폭우로 취소된 이후 처음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LPGA) 투어인 세이프웨이챔피언십은 대회 중 희생자 추모일이 정해지면 2라운드 (36홀 대회) 로 축소하기로 했다.

◇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는 12.13일에 이어 14일에도 경기가 전면 취소됐다. 그러나 15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는 "많은 팬들이 15일부터 시즌을 시작하길 원하고, 나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힘든 결정이다. 최종 결정은 14일에 내리겠다" 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정규 시즌을 15일에 재개하고 연기된 경기는 맨 마지막 3연전으로 미루며 ^플레이오프 시작을 10월 3일에서 7일로 연기하고 ^10월 20일로 예정된 월드시리즈를 일주 일정도 늦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찬호 (28.LA다저스) 는 13일 다저스구장에 나가 운동을 했다. 박선수는 "팀에서 15일부터 벌어지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를 대비하라고 했다. 몇번째 경기에 등판할 지 아직 모르겠다" 고 말했다. 15일에 시즌이 재개되면 박선수는 케빈 브라운에 이어 두번째 경기인 16일 오전 5시5분 자이언츠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도 "15일부터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3연전을 위해 이동할 준비를 갖춰 운동장에 나오라" 는 통보를 받았다.

◇ 복싱

오는 16일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릴 예정이던 WBA 챔피언 펠릭스 트리니다드와 WBC.IBF 챔피언 버나드 홉킨스의 프로복싱 미들급 통합 타이틀 매치도 연기됐다. 프로모터인 돈 킹은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빅 게임인 만큼 경기는 오는 30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유럽축구

유럽축구연맹 (UEFA) 은 46년 역사상 최초로 주말 경기 일정을 전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2일 UEFA가 챔피언스리그 8경기를 강행한 것에 대해 로마교황청은 "테러로 인한 대참사가 발생했는 데 경기를 강행한 것은 유감" 이라며 "남은 경기를 연기하기는 했지만 뒤늦은 결정이었다" 고 논평했다.

성백유.이태일.전진배 기자 <caroli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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