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의 무대 막을 내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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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광주=본사체전특별취재본부】어둠이 스며드는 10일 저녁 무등원두의 광주종합경기장 「메인·스타디움」에는 6일 동안의 열전을 상징하듯 성화가 훨훨 붉은 빛을 더해가며 타오르고 있었다. 개회식 때와는 또 다른 아쉬움이 감도는 폐회식은 쓸쓸한 각도의 선수, 임원들의 입장행진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거의 선수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임원들만이 행진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성화가 꺼지며 5백여 여학생들이 「메인·스타디움」을 들러서 횃불을 들 때「올드·랭·사인」의 서글픈 가락이 가슴속을 적시며 젖어들었다.
성적발표, 시상 때에 일던 환성과 박수소리는 어둠 속에 사라졌고 휘황하게 빛나던 전등불이 꺼지고 난 뒤의 어둠 속을 흐르는 이별의 노래는 하나하나 헤어져가며 손을 흔드는 각도임원·선수들의 발걸음을 묶어놓은 듯…. 「스탠드」를 꽉 메운 관중들도 기침소리도 조심스레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만져지지 않고 체온을 나누는 아쉬움만이 별 없는 하늘을 흘렀다.
5색의 불꽃이 예쁘게 밤하늘에 피었다 지면 다시 가늠할 수 없는 거리에서 서로 노래소리를 마시며 손을 흔들었다. 6일 동안의 체육제전은 끝났다.
수많은 성과가 있었고 앞으로의 기약도 다짐했지만 개회식날인 5일 새벽에 경기장 정문 앞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14명의 목숨을 위로할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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