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반지의 제왕' 스크린서 한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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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극장가에 팬터지 열풍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현대 영미 팬터지 문학계를 대표하는 두 소설이 나란히 영화로 만들어져 극장가를 두드린다.

벌써부터 자존심 싸움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인터넷에도, 영화 전문지에도 두 영화의 개봉이 다가오면서 흥행 전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는 현대 환상문학의 최고 작품들. 1997년 나온 『해리 포터』가 전세계 어린이들을 열광시키며 최근의 팬터지 붐을 주도했다면, 54년 이후 12년 동안 출간된 『반지의 제왕』은 지금까지 1억부 가까이 팔린 팬터지 문학의 고전 중 고전이다.

때문에 온갖 마법과 환상이 가득한 원작을 어떤 방식으로 스크린에 녹여낼지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포문은 '해리 포터' 가 연다. 11월 4일 영국 런던에서 전세계 첫 시사회를 열고 같은달 16일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현재 4편까지 발간된 조엔 K 롤링의 원작 가운데 우선 1편을 영화화했다. 국내 개봉은 12월 1일로 예정됐다.

감독은 '나 홀로 집에' 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 1억5천만달러란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갔다. 원작자 롤링은 최근 미국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해 동안 머리 속으로만 상상했던 각종 마법 장면을 모든 사람과 함께 볼 수 있게 됐다" 고 흥분했다.

'반지의 제왕' 은 마케팅 전략이 독특하다. 전체 3부작의 촬영.편집을 미리 끝내놓고 올해부터 2003년까지 매년 말에 각 편을 선보인다. 첫편이 실패하면 후속편의 부담이 클 것이 분명한데도 이같은 모험을 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미국과 한국 개봉일은 각각 12월 19일과 28일.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27분 가량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오는 18일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로드쇼를 연다.

3부작인 만큼 제작비도 역대 최대 규모인 2억7천만달러. '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 등의 공포영화를 만들었던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이 연출했다.

'해리 포터' 를 제작.배급하는 워너브러더스도 '해리 포터' 의 후속편을 계속 영화화할 계획이라 두 작품의 경쟁은 당분간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미 출판계에선 두 영화의 흥행에 따라 원작의 판매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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