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수익 구조 정점 다다랐다 삼성 내년 휴대폰 영업이익 21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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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3분기 애플의 기기 대당 이윤이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애플의 고수익 구조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미국 투자은행 퍼시픽크레스트 앤디 하그리브 연구원)

 “2013년 삼성전자는 2007년 노키아가 피처폰 시장에서 최대 호황을 누릴 때와 비슷하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호황을 누릴 것이다.”(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

 27일 나온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엇갈린 평가다. 앞서 아이폰5 출시와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 공세로 승기를 잡는 듯했던 애플이 흔들리고 있다. 9월 중순 7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거침없이 올랐지만 이후 주가는 두 달여 만에 520달러 선까지 밀렸다.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며칠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600달러에는 못 미친다.

 주가보다 더 가혹한 건 애플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다. 중국 최대 일간지 인민일보는 최근 “애플이 선도자에서 추격자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상황은 애플과 정반대다. 7월 10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올라 최근 140만원 선을 회복했다. 26일 장중엔 144만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에 없던 주가지만 시장은 불안보다 낙관이 지배한다. 조정보다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증권 황 연구원은 이날 목표주가를 종전 155만원에서 170만원으로 높였다. 현재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75만원이다.

 황 연구원은 “휴대전화사업부 이익이 올해 19조원에서 내년엔 21조원으로 예상된다”며 “휴대전화의 놀라운 실적, 반도체 회복, 늘어나는 현금 보유에 따른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후반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소니·파나소닉·샤프 등의 몰락으로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성장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외부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최근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삼성전자가 9월 중순 700달러를 돌파하며 고점을 기록한 뒤 두 달여 만에 20% 하락한 애플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을 중국 기업 등 외부에 의존해 비용 증가 리스크에 시달리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 생산을 모두 수직 계열화하는 등 사업 구조가 더 탄탄하기 때문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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