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매거진M] 원작을 읽어드립니다 5. ‘50가지 그림자:심연'

중앙일보

입력

한 영화의 여운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읽어 보면 어떨까. 물론 원작이 있는 영화에 한한 이야기다. 맛보기로 최근 개봉작의 결정적 장면을 원작 소설 부분과 비교해 봤다.

‘50가지 그림자:심연’과 『50가지 그림자 심연』
그는 내 손을 잡았다. “넌 내 생명줄이야.” 그는 속삭이며 내 관절에 키스하고 손바닥을 맞댔다. 공포로 가득 찬 눈을 크게 뜨며 그는 부드럽게 내 손을 잡아당겨 자기 심장 위 가슴에 댔다.금지 구역이었다. 그의 숨소리가 빨라졌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내 손가락 아래서 문신을 새겼다. (중략) 나는 숨을 들이켰다. 오, 내가 사랑하는 이 종잡을 수 없는 50가지 빛깔의 남자! 내가 손을 댈 수 있도록 허락하다니. 폐 속의 모든 공기가 증발한 느낌이었다. (중략) 나는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얇은 셔츠 옷감 아래 피부의 온기를 느꼈다. 그는 숨을 죽였다. 난 참을 수 없었다. 내 손을 움직이려 했다.

- 『50가지 그림자 심연』(E L 제임스 지음, 시공사) 중에서

50가지 그레이 심연 스틸. [영화사제공]

50가지 그레이 심연 스틸. [영화사제공]


영화에선? 크리스찬(제이미 도넌)을 잊지 못하는 그의 예전 ‘서브미시브(Submissive·피지배적 성향을 가진 사람)’ 레일라(벨라 헤스콧). 레일라를 만난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는 충격을 받고, 크리스찬에게 “당신을 믿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크리스찬은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다.

영화 vs 원작 영화 ‘50가지 그림자:심연’(2월 9일 개봉, 제임스 폴리 감독)에서 이 장면은 진지하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묘사된다. 상처투성이 크리스찬이 애처로워 보일 만큼. 원작에도 그런 분위기가 물씬하지만, 그보다는 그의 BDSM(결박·구속·사디즘·마조히즘) 성향을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한 대화가 오간다. 원작에서는 아나스타샤 곁을 맴도는 남자 등 질투 요소가 제법 등장하는 데 비해, 영화는 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참고로 소설의 성애 묘사가 훨씬 더 섬세하고 관능적이다.

원작 특징 『50가지 그림자』 3부작 중 2부. 신데렐라 판타지와 SM 욕망을 섞은 이야기로, 3부작을 통틀어 전 세계 1억 부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다. 2부에서는 SM 플레이보다 일반적 연인으로 나아가는 스토리에 더 방점을 찍었고, 그로 인해 할리퀸 로맨스에 한층 가까워졌다.

50가지 그림자:심연 / 사진=영화사 제공

50가지 그림자:심연 / 사진=영화사 제공

관련기사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