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의 '고급스러운' 반란이 시작됐다. [쿠킹]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의 '고급스러운' 반란이 시작됐다. [쿠킹]

    칠레의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 와이너리. 사진 아영 FBC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 와인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지금, 그 수식어가 바뀌고 있다. 변화를 만들고 있는 건 칠레의 150년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ERRAZURIZ)’ 와이너리. 5대 가족 경영에 섬세한 아로마를 내세우는 에라주리즈는 고급 와인 생산을 위해 2004년부터는 유럽 전통 와인들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와인을 뽑는 ‘베를린 테이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칠레 와인은 유럽 와인들에 비해 생산 연도가 비교적 최근인 탓에 ‘숙성 잠재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와인 평론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총 24회의 테이스팅에서 10번이나 1등으로 꼽히며 고급 와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2016년에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에라주리즈의 '비네도 채드윅(Vinedo Chadwick)`에 100점을 주기도 했다.    에라주리즈 와인 5종. 왼쪽부터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카이 2010, 돈 막시미아노 2016. 사진 쿠킹 최근 에라주리즈의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Jaime Rivera Guzmán) 에라주리즈 아시아 디렉터가 한국을 찾았다. 2024 미쉐린 가이드 1스타 & 멘토 셰프 어워드에 선정된 중식당 '호빈(Hoabin)'과의 페어링 디너 행사를 하기 위해서다. 와인은 음식과 조화를 이뤘을 때, 극강의 미식 경험을 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중식계의 거장 후덕죽 셰프의 코스 요리와 국내 미수입 와인을 포함한 에라주리즈 와인 5종을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미식가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 디렉터는 "고급 중식 요리와의 페어링을 통해 에라주리즈의 고급 칠레 와인을 경험했으면 해 자리를 만들었다. 한국의 많은 미식가들이 칠레의 고급 와인을 대표하는 에라주리즈의 매력이 빠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한 후덕죽 셰프의 중식 요리와 에라주리즈 와인과의 조화를 살펴봤다.    1. 전채요리 광동식 비비큐 x 에라주리즈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ERRAZURIZ METHODE TRADICIONAL EXTRA BRUT)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와 페어링된 '광동식 비비큐'. 사진 쿠킹   "스파클링 와인이다. 과하지 않은 부드러운 버블감과 꽃 향이 나는 산뜻한 뒷맛 그리고 특유의 미네랄감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인에게 미네랄감은 생소할 수 있는데 ‘동전을 쥐고 있던 손에서 나는 향’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흔히 스파클링 와인은 해산물이나 치즈에 페어링하지만 엑스트라 브뤼 특유의 스파클링이 전채 요리로 나온 ‘광동식 바비큐’와도 잘 어울리며 부담스럽지 않게 속을 깨운다."    2.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 x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 (ACONCAGUA COSTA CHARDONNAY)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와 페어링된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 사진 쿠킹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는 해안가 지역 아콩카구아 밸리인 ‘아콩카구아 코스타’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으로 약간은 비릿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오이 향 또는 신선한 굴 향이 인상적이었다. 떠오른 메뉴는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였다. ‘와인과 국물이 어울릴까?’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는데, 달콤한 스프가 샤르도네 특유의 산미를 부각시켜줘 와인의 매력을 한층 느낄 수 있는 조합이다."    3. 호유 소스 통 전복 x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ACONCAGUA COSTA SYRAH)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사진 쿠킹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는 프랑스의 시라(Syrah) 품종을 칠레에서 최초로 재배한 레드 와인이다. 시라 품종은 후추 향이 나는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특징으로 보통 양갈비 등과 페어링 많이 한다. 이번 페어링 디너에서는 색다르게 ‘호유 소스 통 전복’이 합을 맞췄다. 시라 특유의 타닌 감과 허브 향은 간직하며 고급스러운 미네랄감이 더해져 굴 소스를 곁들인 싱싱한 전복과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4. 서시부용 게살제비집 x 카이 2010 (ERRAZURIZ KAI) 카이 2010과 함께 페어링된 '서시부용 게살제비집'. 사진 쿠킹   "‘카이 2010’는 에라주리즈 최초의 100% ‘까르메네르’ 품종 와인이다. 2010년 뉴욕과 홍콩에서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저명한 와인들을 제치고 1위를 수상했다. 카이의 매력은 까르메네르 특유의 적당한 타닌 감과 함께 어렴풋한 가죽 향과 흙 향이다. 페어링으로 ‘서시부용 게살제비집’을 만들었다. 부드러운 게살과 제비집의 식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오는 카이의 씁쓸한 초콜릿 향과 만나 훌륭한 풍미를 선사한다."   5. 어향소스 한우 소고기말이 x 돈 막시미아노 2016 (ERRAZURIZ DON MAXIMIANO) 에라주리즈의 대표 와인 돈 막시미아노 2016. 사진 쿠킹   "'돈 막시미아노’. 창업자 '돈 막시미아노 (Don Maximiano)'의 이름을 땄을 만큼 에라주리즈를 대표하는 와인이다.‘돈 막시미아노 2016’은 2023년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와인으로 선정될 만큼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은은한 허브 향이 느껴지는 적당한 산도와 아로마로 깊은 와인 자체의 맛과 향이 강했다. 페어링으로 ‘어향소스 한우 소고기말이’를 선택했다. 달콤한 소스와 고기의 묵직함이 와인과 맛나 풍미가 더 깊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Jaime Rivera Guzmán) 에라주리즈 아시아 디렉터가 참석자들의 테이블을 직접 돌며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라주리즈 브랜드 매니저 은유경 차장은 "칠레 프리미엄 와인을 대표하는 에라주리즈의 국내 인지도가 점차 올라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에라주리즈 와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근함과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들어온 칠레 와인이 유럽 와인 못지않은 고급 와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호빈 쿠킹 기자 kim.hobin@joongang.co.kr  김호빈

    2024.04.13 13:16

  • 자연 담은 '내추럴 와인'…전문가·소비자 선택 달랐다 [쿠킹]

    자연 담은 '내추럴 와인'…전문가·소비자 선택 달랐다 [쿠킹]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주의 와인을 내추럴와인이라 부른다. 사진 플리커 인스타그램 ‘내추럴 와인(Natural Wines)’이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이다.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내추럴 와인만 마시는 사람, 내추럴 와인만 취급하는 바가 생겼다. 내추럴 와인과 아닌 것을 구분하기 위해 ‘컨벤셔널 와인(Conventional Wine)’이란 말도 생겼을 정도다. 컨벤셔널은 ‘종래의’, ‘전통적인’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은 어떤 점이 다를까?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내추럴 와인을 평가해봤다.     내추럴 와인이 뭘까.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주의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유기농 와인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화학 성분을 쓰지 않으면서 좋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대표적으로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내믹농법(일체의 합성 첨가물을 하지 않는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추럴 와인=유기농 와인은 아니다. 유기농 와인은 재배의 관점에서 바라본 와인의 분류일 뿐이다. 와인소풍의 이철형 대표는 “보통 유기농법에 이어 양조까지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 와인을 내추럴 와인이라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농법보다 오히려 양조에 더 중점을 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사실 ‘내추럴 와인’이란 말은 유기농 인증이나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은 와인, 그리고 기존의 컨벤셔널 와인과 구분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다. 현재 내추럴 와인을 정의하는 국제 기준은 없으며, 정부나 민간기구의 공인인증도 없다. 다만 생산자끼리 모여 만든 협회 차원의 단체는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스페인・독일에 단체가 있으며 동유럽에 몇 개의 협회가 있다. 그나마도 단체별로 기준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생산자에 따라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법도 다르다. 따라서 생산자가 “내추럴 와인”이라고 말하면, 그저 믿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추럴 와인의 인기는 뜨겁고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전문가·소비자 모두에게 골드메달 받은 와인은    이번에 평가한 와인은 총 25종으로, 스타일 별로 스파클링 와인 4종, 로제 와인 3종, 화이트 와인 8종, 오렌지와인(포도 껍질을 일부 넣어 만든 화이트와인) 3종, 레드와인 7종이다. 나라별로는 프랑스 3종, 이탈리아 10종, 독일 10종, 오스트리아 2종으로 이탈리아와 독일 와인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총 17개의 와이너리가 참여했다.     평가단으로는 전문가 8명과 소비자 50명 등 총 58명이 참가했다. 평가단은 낯선 장르의 와인임에도 25종 전체에 대해 메달을 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랑골드는 없었다. 전문가 평가가 골드와 실버의 메달 수가 비슷한 것에 비해, 소비자 평가는 3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실버메달을 줬다. 또 스파클링 와인 1개와 레드와인1개에 대해선 브론즈 메달을 줘 전문가 평가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평가 차이는 5점 이내였다.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메달을 받은 와인. [그래픽 안은정]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단 모두에게 골드 점수를 받은 와인은 3종으로 이탈리아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Barbera delMonferrato DOC/ Auriel)’, 프랑스 ‘퓨지옹 펠리큘레어 (Fusion Pelliculaire/ Domaine Mann)’, 독일 오프 피스트(Off Piste/Carkl Koch)’이었다.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은 레드와인으로 소비자들은 초콜렛, 딸기, 묵은 치즈향, 카라멜, 건포도 향 등이 난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은 기분 좋은 산미에 탄닌과 당도의 밸런스가 좋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앰버와인인 ‘퓨지옹 펠리큘레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에일맥주처럼 묵직하면서 귤, 자몽향에 화려한 꽃향이 느껴진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고, 전문가들은 리치향과 자몽, 오렌지향이 매력적이었고 전체 균형감이 좋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인 ‘오프 피스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그린애플, 시트러스, 바닐라향에꽃향까지 느껴지면서 처음에는 강한 신맛이 있으나 달콤하고 알싸한 맛이 곁들여지면서 전체 밸런스가 좋아 마시기 편하다고 평했고 전문가들은 좋은 산도와 다채로운 향이 마치 신대륙의 기존 화이트 와인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가와 소비자, 선택은 달랐다   화이트 와인 미디아(MidiaIGT/ Midia)는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점수인 93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에게는 88점으로 실버메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너트향이 지배적이고 누룽지향도 나고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다양한 향을 더 느낄 수 있고 유질감과 산도가 좋다고 평가했다. 역시 전문가들에게 골드메달을 받은 스파클링 와인 아니마 델라 테라(Anima Della Terra DOCG/VIV)는 꿀, 고구마, 복숭아향이 나면서 당도가 상당히 있는 와인으로 느껴져서 디저트 와인으로도 어울릴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와 소비자의 점수 차가 가장 많았던 와인은 독일 네이키드 프라이데이(Naked Friday/WeingutFreitag)이다. 로제 스파클링 와인으로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은 82점으로 브론즈 메달을 주었다. 이 와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한 레몬과 사과향이 나면서 산뜻하고 감칠맛이 있어 좋다고 평가했지만 소비자들은 꼬릿하고 산미가 강하다며 낮은 점수를 줘, 산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시음한 내추럴와인. 중앙일보   점수 차가 크진 않지만, 이탈리아 로제와인 피쿠스(Ficus/ Dune Bianche)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준 것에 비해, 소비자들은 88점으로 실버메달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사과 식초향이 나지만 맛은 홍시 같은 느낌으로 선명한 산도와 긴 여운이 좋다고 평했다. 전문가에게  92점을 받은 또 다른 한 와인은 이탈리아 판타그루엘레 DOC(Pantagruele DOC/Cantina Martinell)다. 꽃향기와 견과류향 그리고 감칠맛이 좋은 평을 했다. 소비자들은 87점으로 실버메달을 줬다.     이철형 대표는 “이번 평가회에서는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에 차이가 생겨 재미가 더했다”며 “누구나 맛 취향이 있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와인컨슈머리포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새로운 와인에 도전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와인컨슈머리포트 시즌4는... 「 와인 구매에 도움을 주고자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국제 와인평가 기준에 따라 와인을 시음하고 그 결과를 소개하는 리포트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유통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지역의 와인을 위주로 선정해 평가한다. 소비자 평가단은 12월 초 식문화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지글지글클럽에서 모집한다. 」 관련기사 홈파티에 딱! 고소하고 부드러운 돼지목살 스테이크 [쿠킹] 요즘 유행하는 감 샐러드... 영양에 비주얼까지 더하려면 [쿠킹] 제철 꼬막으로 만드는 밥도둑 반찬…식감·향 더하려면 ‘이것’ [쿠킹] 호주 와인은 가성비? 프리미엄 와인은 깊이부터 다르다 [쿠킹]

    2023.11.23 10:30

  • 레시피만 입력하면 최상의 커피가 자동으로…커피머신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쿠킹]

    레시피만 입력하면 최상의 커피가 자동으로…커피머신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쿠킹]

    프랑케 커피시스템의 스테판 니더베르거(Stefan Niederberger) 아태지역 부사장. 최신 기능을 결합한 미티코 라인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사진 프랑케 커피시스템 어느새, 밥집보다 카페가 많이 보인다. 작은 골목에는 아늑하고 개성 강한 카페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큰 길가에는 이름난 카페들이 세련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대체, 한국에는 얼마나 많은 카페가 있는 걸까? 2023년 전국의 커피전문점은 9만6386개(8월 기준, 국세통계포털). 5년 전인 2018년 4만9636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숫자다.    전국 카페 10만 개를 목전에 둔 상태지만 한국인의 카페 사랑, 그리고 카페 창업의 열망은 아직 뜨거워 보인다.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 전관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쇼’가 그 증거가 아닐까. 올해로 22회를 맞은 서울카페쇼는 36개국의 675개 업체와 3750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번 전시에는 커피머신 업계의 리딩 브랜드인 ‘프랑케 커피 시스템(Franke Coffee Systems)’도 참여했다.서울카페쇼가 개막한 지난 8일, 프랑케 커피 시스템의 스테판 니더베르거(Stefan Niederberger) 아태지역 부사장을 전시장 부스에서 만났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유와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 그리고 새로 론칭한 커피머신 미티코(Mytico Line) 라인에 대해 물었다.    ‘프랑케 커피 시스템’에 관해 소개해 달라.   “프랑케 그룹은 가정용 주방과 식품 서비스 시스템 등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이다. 혁신적인 솔루션을 중요시하는 기업이기도 한데, 그중 특히 혁신적인 부서가 프랑케 커피 시스템이다. 프랑케 그룹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 프랑케 커피 시스템은 28년 정도 됐다. 커피의 풍미를 올려주는 ‘플레이버 스테이션’, 머신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이나 밀크 시스템 같은 것들을 우리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커피머신에 관한 모든 것을 스위스에서 제조한다는 점도 프랑케만의 자랑이다.”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건 언제인가.   “한국 파트너사인 원인터 시스템과 함께 2005년 프랑케의 전자동머신 A라인을 론칭했다. 그때 맥도날드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진출은 올해다. ‘2023 서울카페쇼’에서 단독으로 미티코 라인(Mytico Line)을 정식 론칭했다. 미티코는 전통적인 디자인에 최신 기술을 결합한 자동머신이다. 한국 시장에 매우 적합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프랑케 커피 시스템이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는데, 한국 역시 좋은 품질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진 나라다. 또 아시아의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미티코 라인이 한국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프랑케 커피시스템의 최신 기술을 모두 담은 미티코 라인. 바리스타가 레시피를 세팅하면 이후 바리스타가 내린 것과 같은 동일한 맛의 커피가 전자동으로 추출된다. 사진 프랑케 커피시스템 미티코 라인은 어떤 제품인가.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겐 ’프리미엄 커피‘에 관한 니즈가 있다. 그 니즈를 충족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일단 숙련된 바리스타가 충분히 필요하다. 매장이 여러 개라면 매장마다 맛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일관성도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수동머신을 쓰는 바리스타는 매일 아침 그라인더를 세팅하고 머신을 예열하고 템퍼링을 하는 등의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추출한 커피의 맛은 매번 차이가 생긴다. 그런데 미티코에는 이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바리스타가 머신에 레시피를 세팅하면, 그다음의 일들은 머신이 자동으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즉, 미티코는 바리스타 레벨의 경험을 제공하는 머신이다. 디자인은 전통적인 수동 머신과 닮았지만, 완전한 자동머신이다.”     머신이 모든 걸 대신하면 바리스타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닌지. “카메라와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처음 자동카메라가 출시됐을 때 사람들은 수동카메라는 자동카메라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고,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결과는 달랐다. 좋은 사진작가는 여전히 필요하고 좋은 바리스타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바리스타를 교육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든다. 미티코가 있다면 새로운 바리스타가 들어와도 당장 많은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직원에게 라테아트를 가르치거나 커피 그 자체에 관한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      바리스타를 서포트하는 머신이라는 뜻인가.   “바리스타 관점에서 본다면, 그게 가장 큰 강점이다. 바리스타에게는 커피 지식과 레시피가 있다. 그 정보를 머신에 세팅하면, 머신은 자동으로 반복하며 커피를 만든다. 또,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이전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 머신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바리스타는 소비자에게 집중할 수 있다. 원두와 블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더 풍성한 경험을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다.”    머신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시장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시장의 트렌드를 보고, 서비스업계의 트렌드, 소비자의 트렌드를 본다. 머신을 사용하는 작업자의 니즈도 중요하다. 우리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머신을 사용하는지, 어떤 문제가 주로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즉, 우리 고객과 소비자, 이 둘의 목소리를 듣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다음에는 그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미티코 라인‘이다. 미티코는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가진 문제, 그러니까 직원이나 매장 운영, 커피맛의 일관성, 편의성 등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탄생한 제품이다. 또, 지속가능성에 관한 측면도 머신을 만들 때 늘 고려하는 부분이다.”     2023 서울카페쇼에 참여한 프랑케 커피 시스템. 미티코 라인은 아시아권에서는 호주 다음으로 한국에서 런칭했다. 사진 프랑케커피시스템 IOT(사물인터넷) 기능도 있다던데.   “일단 하나의 머신에 레시피를 세팅하면 다른 여러 개 머신에 같은 세팅을 적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커피머신이 클라우드와 연결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카페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프랑케의 클라우드와 머신 그리고 카페의 클라우드와 어플리케이션이 연결되면, 카페의 고객군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가 어떤 음료를 몇 시에 마셨는지 데이터를 분석해 커피 프로그램을 관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머신의 작동과 관리에 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언제 어떤 기능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정비다. 머신 기술자들이 원격으로 정비를 봐주기 때문에, 실제로 기술자가 매장에 방문할 확률을 20% 정도 줄일 수 있다. 네 번째는 커피머신의 메뉴를 랩탑이나 모바일,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서 쉽게 수정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메뉴를 추가하거나 아침이나 저녁 메뉴를 변경하는 거다. 또 머신의 스크린을 직원 소통의 창구로 쓸 수도 있다. 실제로 몇몇 회사에서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고, 누구보다 우리 회사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CEO가 직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을 때, 머신의 스크린에 띄우는 식으로 이용하곤 한다.”     미티코는 호주에서 먼저 론칭했는데 반응은 어땠나. “유럽과 호주에서 먼저 론칭했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특히 호주 멜버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의 도시다. ‘멜버른 국제커피엑스포(Melbourne International Coffee Expo, MICE)’에서 ‘혁신상(Product Innovation Award for Coffee Preparation Equipment)’을 수상했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년에 한 번 열리는 외식산업박람회 ‘호스트 밀라노 2023(Host Milano 2023)’에서도 ‘혁신상(Smart Label Host Innovation Award)’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어떤 인상을 주고 싶은지.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같은 주요 글로벌 브랜드가 프랑케를 파트너로 선택했고 내년엔 더 많은 한국의 브랜드와 파트너가 될 예정이다. 이렇게 한국 로컬기업과 협업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물론 프랑케 커피 시스템은 B2B 기업이라 고객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고객사의 성공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단순히 커피머신을 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생태계를 만들어 파는 일에 가깝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사들이 그들의 소비자에게 일관된 방식으로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소비자에게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기도 하다. 확실한 건 내년 한국의 많은 카페에서, 프랑케 머신으로 추출하는 커피를 맛볼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황정옥·이세라 기자 ok76@joongang.co.kr  관련기사 부스 80개로 시작해 25배 성장…서울카페쇼의 성공 비결은 [쿠킹] 호주 와인은 가성비? 프리미엄 와인은 깊이부터 다르다 [쿠킹] 제철 꼬막으로 만드는 밥도둑 반찬…식감·향 더하려면 ‘이것’ [쿠킹]

    2023.11.23 09:00

  • 호주 와인은 가성비? 프리미엄 와인은 깊이부터 다르다 [쿠킹]

    호주 와인은 가성비? 프리미엄 와인은 깊이부터 다르다 [쿠킹]

      흔히 호주 와인은 맛이 밝고 가벼워 마시기 편한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합리적인 가격을 장점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호주 와인은 이러한 강점을 내세워 한국 와인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성장중이다. 하지만 호주 와인의 매력이 그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9월 호주 대표 와인 브랜드 하디스 설립 170주년을 기념해,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알렌에서 진행한 간담회는 호주 프리미엄 와인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자리였다.      해산물의 풍미를 살린 전채 요리와 호주 최초 지역 블렌딩 와인 하디스 HRB 샤르도네. 사진 아영FBC ‘와인과 음식의 마리아주’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공식이 있다. 붉은 육류엔 레드와인, 해산물엔 화이트와인을 곁들이라는 것 말이다. 붉은 육류에 레드와인을 마시면 와인 속 타닌이 입안에 남아있는 기름기를 씻어내고, 신선한 해산물에 화이트와인을 곁들이면 해산물 고유의 풍미를 돋아주고 비린 향을 상쇄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날 첫 요리로는 청어, 성게알, 랍스터, 다시마칩 등이 올라간 아뮤즈 부쉬(Amuse-bouche,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전채요리)가 준비되었다. 함께 페어링된 와인은 하디스 HRB 샤르도네 2021년산. 호주 최초로 여러 지역의 포도를 블렌딩해 만든 와인이다. 포도를 블렌딩 하는 기술은 빈티지별 품질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여러 가지 품종을 섞을 수도 있고, 품종은 유지하되 수확 지역을 섞을 수도 있다. 해마다 작황 상황이 다르니 그때마다 작황 상태가 좋은 지역의 포도를 블렌딩해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 블렌딩은 주로 저가 와인에 활용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요즘같이 기후 이상 현상이 계속될 때는 블렌딩 와인들의 품질이 빛을 발한다. 특히 국토가 넓은 호주는 이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어느 해 서호주의 포도 작황 상태가 나빠도 남호주의 작황 상태까지 나쁘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디스 HRB 샤르도네 역시 백도와 레몬, 크림의 섬세한 아로마와 산미가 신선한 해산물 고유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남아 있는 향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는 와인이었다. 자리에 함께한 글로벌 와인 그룹 ‘아콜레이드’의 24대 총괄 와인 메이커 헬렌 멕카시는 “이 와인은 그룹 내 와인 메이커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톱 4 와인그룹 아콜레이드의 총괄 와인 메이커 헬렌 맥카시. 사진 아영FBC   물론 해산물 요리엔 산미 좋은 화이트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다음으로 맛본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처럼. 아일린 하디는 창업 주 토마스 하디의 질부(姪婦)로,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하디스 가문을 이끌며 호주 와인 업계를 발전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만든 와인이 바로 이 ‘아일린 하디’ 시리즈다. 이날 부드럽게 익힌 연어에 허브 넣은 버터 소스를 뿌린 요리와 곁들여 나왔는데 리치한 연어의 맛과 아일린 하디의 달콤한 과실 향과 산미가 입안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아일린 하디 샤르도네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에게 호주 최고의 샤르도네로 평가받은 바 있다.   호주 와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품종이 바로 ‘쉬라즈’다. 쉬라는 원래 프랑스 론(Rhone) 지방의 토착 품종이었는데, 남호주의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 호주 대표 품종이 됐다. 아일린 하디 쉬라즈도 남호주의 맥라렌 베일의 포도로 만들어 진한 다크초콜릿과 자두, 향신료의 아로마로 꽉 채워진 것이 특징이다. 진한 과실 향과 함께 스파이시하고 깊이 있는 맛이 함께 나온 오리 요리와도 좋은 조합을 선보였다.    스파이시한 맛이 특징인 쉬라즈는 오리고기와 곁들여도 훌륭하다. 사진 아영FBC   마지막 페어링은 제주 흑돼지와 토마스 하디 카베르네 쇼비뇽이었다. ‘토마스 하디’는 앞서 소개한 아일린 하디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창업주 토마스 하디를 기리기 위해 만든 플래그십 와인으로 그중 카베르네 쇼비뇽은 호주의 보르도라고 부르는 쿠나와라와 서호주의 마가렛 리버 두 지역의 포도를 블렌딩해 만든다. 달콤한 자두와 멀베리의 과실 향과 함께 정향이나 넛맥 등 향신료의 아로마도 느껴진다. 특히 고소하고 담백한 제주 흑돼지 볼살 요리와 곁들였을 때 깊은 여운이 남는 맛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하디스 와인은 1853년 토마스 하디가 남부 호주에 와인 양조장을 설립한 이래 5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호주 대표 와인 브랜드다. 남호주를 비롯해 호주 전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호주 와인 최초로 영국에 수출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현재도 영국 와인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안혜진 쿠킹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오븐 없어도 괜찮은 가을 디저트…상큼달콤한 케이크 바 [쿠킹] 제철 꽃게로 즐기는 홍콩식 게 요리, 마늘버터 꽃게볶음 [쿠킹] 주말 브런치 '프렌치토스트'...카페처럼 황금색 겉바속촉 성공하려면 [쿠킹] 바텐더처럼 흔들라고? 이상 기후에도 끄덕없는 와인의 비밀 [쿠킹]

    2023.11.14 09:00

  • 와인 빅뱅, 한국와인시장이 뜨겁다 [쿠킹]

    와인 빅뱅, 한국와인시장이 뜨겁다 [쿠킹]

    ‘빅뱅’. 2021년 한국와인시장을 설명하는 단어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2억 달러에 머물렀던 국내 와인 수입은 2020년 3억을 넘기고, 2021년 5억5981만 달러를 찍었다. 전년 대비 69.6%의 증가세다. 2022년은 3.8% 증가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6억 달러를 목전에 둔 상태다.     세계 와인 업계가 주목하는 한국 굳이 숫자를 들먹이지 않아도 체감은 어렵지 않다. 대표적으로 ‘빈엑스포 미팅스(Vinexpo Meetings)’가 10월 5일~6일 서울에서 열린다. 빈이탈리(Vinitaly), 프로바인(ProWein)과 함께 세계 3대 와인박람회로 불리는 행사다. 프랑스 보르드 지롱드상공회의소가 1981년 처음 만들었는데, 와인 종주국 프랑스에서 개최한다는 상징이 있다. 빈엑스포는 아시아에서도 열린다. 1998년 홍콩에서 2년에 1번 개최하는 것으로 출발한 ‘빈엑스포 아시아’는 올해부터 싱가포르(2023년 5월 개최)와 홍콩에서 매년 번갈아 열린다. 올 10월에 열릴 ‘빈엑스포 미팅스’는 급성장한 한국시장을 위한 맞춤형 행사다. 주제는 ‘라이징 코리아(Rising Korea)’. 주최사인 비넥스포지엄의 CEO 로돌프 라메즈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빈엑스포 미팅스의 개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 세계 와인 업계의 중요한 소비시장”이며 “한국처럼 빠르게 와인 문화가 자리 잡은 국가는 본 적 없다”고 말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프로바인의 ‘비즈니스 리포트 2022’를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주요 명산지인 부르고뉴와 바롤로 와인을 수입하는 하이트진로 커뮤니케이션팀 윤바예 대리는 “와인 생산자와 수출업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기대되는 와인 시장 주요국가조사에서 한국은 10위 안에 여러 번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한국을 1위로 꼽았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6위와 7위에 한국을 올렸다”면서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의 와인 테이스팅 행사(Great Wines of The World)가 홍콩, 방콕 그리고 서울에서 열리는 걸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한국와인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국제와인품평회에서의 수상 사례들이 좋은 예다. 세계 5대 국제와인품평회인 ‘베를린와인트로피 2022’ 하계 테이스팅에서 한국 와인 3종이 금상을 받은 적도 있다. 경북 김천 수도산와이너리의 ‘크라테 미디엄 드라이 2018’, 경북 안동 이육사와이너리에서 만든 ‘264 청포도 와인 절정 2021’, 경북 영천 오계리와이너리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20’이다.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맛, 한국와인 한국와인의 강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식용 포도로 만든다는 점이다. 사실 식용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곳은 거의 없다. 와인컨슈리포트 위원장이자 와인소풍의 이철형 대표는 “양조용 포도가 가지는 맛과 향의 스펙트럼이 식용포도보다 훨씬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양조용 포도는 국내 재배가 쉽지 않다. 기후가 달라서다. 다행히 1993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품종 ‘청수’가 등장하며 상황이 나아졌다. 식용이지만 와인용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 대표는 “우리 품종을 썼다는 점, 화려한 향과 적당한 산미가 있다는 점이 한국와인의 장점”이라며 “기존 화이트와인과 비교했을 때 익숙한 듯 새로운 맛의 세계가 차별점”이라고 말한다.   1977년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마주앙. 사진 롯데칠성음료   양조용 포도로 만든 한국 와인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1977년 동양맥주(현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한 ‘마주앙’이 대표적이다. 1960년대 곡물 대신 과일로 술을 만들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고, 당시 기업들이 양조용 포도를 들여와 포도밭을 가꾸고 와인을 양조했는데, 동양맥주 역시 국내 기술진을 모으고 독일 전문가를 초빙해 마주앙을 만들었다. 포도는 리슬링 품종을 썼다. 추위를 잘 견디며 생산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 홍성원 대리는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기 적합하지 않은 국내 환경을 고려한 선택 같다”고 말한다. 마주앙은 출시 후 천주교 미사주에 봉헌됐다. 지금도 미사주로 쓰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와인이다. 지난해는 간송미술관과 콜라보한 마주앙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와인. 사진 하이트 진로 해외 와이너리와 공동제작한 국내 와인도 있다. 작년 11월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진로 레드 와인’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를로 펠레그리노’ 와이너리에서 토착 품종인 ‘네로 다볼라’를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급 와인이다. 포도를 나무에서 말리듯 늦게 수확한 뒤 부드럽게 압착하는 ‘선드라이’ 방식을 사용했다. “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는 하이트진로의 윤바예 대리는 “우리 소비자가 합당한 가격에 최상의 와인을 접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만든 와인”이라고 설명한다.   세대 교체되는 소비자, 변화하는 와인 트렌드   한국와인의 다음 스텝은 무엇이 될까? 이철형 대표는 “양조용 포도와 식용의 블렌딩”이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와인 생산국은 시도하지 못할 조합이다. 지역별로 원산지 증명제도에 의한 품질 관리가 엄격해서다. 등급을 인정받으려면 정해진 품종을 정해진 지역에 심어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 신대륙은 구대륙에서 볼 수 없는 블렌딩이 가능하다. 그들에겐 전통이 의미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히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완숙하지 않은, 산도가 높은 상태에서 포도를 수확했다. 음식과 궁합이 맞게 산도와 타닌을 높게 만들어 장기 숙성하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은 어떨까. 하이트진로 윤 대리는 “바로 마셔도 맛있는 와인, 짧은 숙성을 거쳐도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 와인을 사서 10년을 숙성하는 일이 소비자에게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화이트와인을 포도 껍질에 담가(침용) 발효한 ‘스킨컨택티드 와인’, 양조 과정에서 사람의 인위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내추럴 와인’ 등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보틀벙커. 잠실의 제타플렉스점에는 와인만 80종 테이스팅 할 수 있는 테이스팅 랩이 있다. 사진 롯데쇼핑 가장 최근의 트렌드는 ‘친환경’이다. 이에 발맞춰 유기농, 바이오다이내믹 등 친환경 농법을 내세우는 와이너리들이 등장했다. 또 와인 라벨과 병의 디자인이 예전보다 중요해졌다. 와인을 마시고 파는 공간도 진화 중이다. 롯데마트의 보틀벙커가 좋은 예다. 잠실의 제타플렉스점은 약 1322㎡(약 400평) 규모의 매장에 5000여 종의 와인을 국가별·지역별로 친절하게 분류했다. 게다가 ‘테이스팅 탭’으로 시음할 수 있는 와인만 80여 종에 달한다. 2021년 오픈 당시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트렌드는 소비층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세대가 와인에 선입견이 없는 20~40대다. 이들은 무심코 마신 와인이 맛있으면 국가・지역・품종에 상관없이 즐긴다. 또 개성과 취향을 추구해 다양한 와인을 시도한다. 이 대표는 “와인은 역사만 8000년이다. 젊은 세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30년에 걸쳐 와인 생산국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2~1/3 정도로 감소해왔다. 이걸 대체하는 게 아시아의 신흥 부국들이다. 덕분에 전 세계 와인 시장은 매년 3~5%씩 신장해 왔다. 게다가 와인은 대체가 가능한 유사 가격대의 와인이 존재하는 완전경쟁 시장이다. 틈새를 노리고 새 와인을 빚는 양조가가 매번 나오는 이유다. SNS의 발달로 홍보도 쉬워져, 새로운 와인이 나올 가능성은 앞으로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충주 사과'로 만든 술, 세계 휩쓸었다…편견 이겨낸 그의 말 [쿠킹] 파리·뉴욕서 통했다…세계 미식가 사로잡은 서산 '감태' 비결 [쿠킹] 육우, 저지방 고단백으로 MZ세대 취향 저격하다 [쿠킹]    

    2023.08.24 16:00

  •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와인이 지역의 새로운 콘텐트로 자리한 대표적인 지역은 영동이다. 사진 영동와인터널 홈페이지 한국 와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용어부터 짚고 가겠다. 한국 와인과 혼동되는 용어는 국산 와인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는 의미로 넓게 보면 같은 말이다. 하지만, 좁혀보면 다르다. 해외에서 대량으로 와인을 들여와 병에 넣거나, 극히 일부 한국에서 재배된 포도를 섞어 블렌딩만 해도 국산 와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칼럼에서는 재배부터 양조까지 전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와인에 대해서만 다루고 이를 ‘한국 와인’이라 부르려 한다. 프랑스 와인, 이탈리아 와인, 미국 와인이라 부르듯 말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국에 와인이 처음 소개된 것은 고려 충렬왕 때다. 조선 시대에 편찬한『고려사(高麗史)』를 보면 ‘원 황제(쿠발라이 칸)가 고려왕(충렬왕)에게 포도주를 하사하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후에도 원나라와 관련 깊은 고려 학자들이 종종 와인이 선물 받았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대일통신부사 김세렴이 쓴 『해사록(海笑錄)』에는 ‘레드와인을 대마도에서 대마도주와 대좌하면서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동양 맥주에서 73년 개발한 국산 포도주, 마주앙. [중앙포토] 한국 와인은 1960년대 중반 독일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이 리슬링 와인을 마셔본 후, 모래와 자갈이 있는 척박한 땅에서 오히려 잘 자라는 포도이기에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는 곡식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해 이를 장려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73년 경북 청하와 밀양에 동양맥주(지금의 OB맥주)가 포도원을 조성했는데, 이곳에서 4년 후인 1977년에 ‘마주앙(MAJUANG)’이라는 한국 최초의 와인이 출시됐다. 당시 마주앙은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이 인정한 공식 미사주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하거나 오크통째 수입해, 국내에서 병입하거나 국내에서 생산된 와인을 일부 블렌딩해 판매하는데 미사주만큼은 전용 농장에서 국내산 포도만으로 생산하고 있다.    와인 하면 대부분 포도로 만든 포도주를 떠올리지만, 사과나 열매 등의 과일로 만든 과실주도 와인이라 부른다. 사실 과실주로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은 1969년 사과로 만든 술인 파라다이스라는 브랜드의 술 즉 시드르(Cidre)이다. 동양맥주보다 먼저 1974년 해태 주조가 리슬링과 시벨품종으로 노블 와인을 만들었는데 1975년 국회의사당이 설립되었을 때 그 입구 양쪽 해태상 밑에 이 와인을 36병씩 묻어두었다가 100년 후에 개봉하기로 해서 아직도 거기에 있다. 해태는 그룹이 해체되어 더는 와인을 생산하지 않지만 2075년에 공개될 와인을 역사에 남겼다.    80년대 호황이었던 한국 와인, 90년대 쇠락을 길을 걷다.  80년대에 호황이었던 한국 와인은 87년 말 수입 와인 시장이 민간에게 개방되면서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 농가형 와이너리들이 생겨나면서 부활의 기미가 보였으나, 기후적으로 불리한 조건, 양조 기술의 부재 등으로 품질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2010년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생기면서 와인이 지역의 새로운 콘텐트로 불리게 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충북 영동군이다. 충북 영동군은 영농조합 형태의 기업형 와이너리로 시작해 지자체가 지속해서 20년 이상 투자한 결과 와인 관광 열차 운영, 와인 동굴 개발, 와인 페스티벌 개최 등 지역의 다른 관광자원과 콘텐트를 엮어서 복합 문화 관광지로 발전시켰다. 또한 지자체가 지역 와이너리의 마케팅 겸 판매를 후원했고, 그 결과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지역의 숙박이나 음식업 활성화와 지역 특산물의 홍보까지 함께 도모하게 되었다.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에 있는 영동와인터널, 길이 420m 규모로 5개 테마의 전시관과 문화행사장,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이 있다. 사진 영동군 경북 영천군 역시 포도 특구로 지정된 이후 지역 와인 생산자들과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컨설팅을 받으며 함께 성장해오고 있다. 대부도의 농업법인 역시 여름철 와인 축제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광명 와인동굴을 시작으로 영동 와인 동굴 등 각 지역에 여러 개의 와인 터널이 생겨나 지역 영농법인 와이너리들의 전시 판매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포도품종이 개량되고, 한국 와인이 해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한국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한국 와인을 접하긴 쉽지 않다. 와인은 대형마트와 와인 샵 등 샵 시장의 비중이 80% 이상인데 한국 와인이 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유가 있다. 와이너리들의 생산량이 소량이어서 대량 유통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지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아직 높지 않고 가격대도 수입 와인에 비해 높다고 생각해, 잘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와인과 한국 와인   그럼 가까운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와인 문화는 16세기에 포르투갈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오면서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찍이 19세기 메이지 유신 때 사케 생산자의 아들을 유럽에 유학시켜 선진 양조 기술을 배워오게 하고 사케 기술에 접목하게 하는 한편 와인 생산에 집중했다. 여기에 경제 대국으로 일본의 식문화까지 세계로 확산하면서 일본 토착 품종인 코슈(甲州)로 만든 화이트 와인과 자체 개발한 뮈스캇 베일리 에이(Muscat Bailey A)로 만든 레드 와인도 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일본은 사실 우리보다 환경이 좋다. 동경에서 북쪽으로 신칸센으로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와인 생산으로 유명한 야마나시 현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유럽의 기후처럼 8~9월 포도 수확기에도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은 수입 와인 대 자국 생산 와인의 비중이 60:40 정도다. 하지만 일본도 자국 내 포도재배부터 양조까지 한 후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와인은 전체 와인 시장의 4%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일본 와인은 100% 자국 내 생산 와인의 경우 가격 측면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일본 와인 시장 전체 규모가 우리의 10배 이상이니 4%일지라도 큰 규모인 셈이다.   한국 와인도 가능성은 있다. 한류 문화의 세계 확산을 타고 고급화된 한국 와인이 국내외 품평회에서 입상하면서, 서서히 한국도 제4의 와인 생산국으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소량이나마 수출하기 시작했다. 고추장·된장·간장이 미쉐린 레스토랑이나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 열풍이라니, 분위기는 유리하게 조성된 셈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 ‘청수’. 사진 264청포도와인 홈페이지 또, 키워볼 만한 한국 토착 품종도 있다. ‘청수’다. 청포도 품종인데, 잘 만들면 확실하게 해외의 어느 와인보다도 독특하면서도 맛이 있다. 그리고 양조용 포도로 만든 와인에 식용 포도로 만든 와인을 블렌딩해, 새로운 맛과 향의 영역을 열면 된다. 여기에 더하여 매년 소비자가 동일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게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만 하면 한국 와인도 해 볼 만한 게임이 된다. 이것은 와인 생산자들의 기술 능력이 향상되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와인의 현주소를 와인 전문가와 소비자들이 함께 점검하고 수입 와인과의 차이도 비교해서 시장 가능성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이로써 생산자들이 향후 개선 방향을 찾는데 영감을 주는 체계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때다. 할 수만 있다면 해외 소비자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방법도 필요하다. 이제 시작인 한국 와인이 해외 유명 호텔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 한식과 함께 와인리스트에 자랑스럽게 올라갈 그때를 기원해보자.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불리한 기후조건에서도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이철형 와인소풍 대표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오디세이아가 선택한 와인, 그 맛은 어떨까 [쿠킹] 와인애호가 설레게 하는 신흥 강자, 루마니아 와인 만나보세요 교황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5종 맛봤습니다 와인 전문가·애호가도 ‘라 콰드라투라 델 체르키오’ 극찬

    2023.07.18 09:00

  • 오디세이아가 선택한 와인, 그 맛은 어떨까 [쿠킹]

    오디세이아가 선택한 와인, 그 맛은 어떨까 [쿠킹]

    [와인컨슈머리포트 4.0]  과거 루마니아는 와인으로 꽤 유명했다. 고대 그리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는 오디세우스가 부하들에게 와인을 구해오라 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부하를 보낸 곳이 바로 루마니아다. 고대 루마니아 역사를 살펴보면 ‘와인 때문에 주변국의 침입이 잦다며 포도밭을 불살라버렸다’는 기록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프랑스·이탈리아처럼 유럽을 대표하는 와인국은 아니지만, 루마니아는 유럽에선 5번째, 세계에선 13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이다. 또 세계 3대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 보르도∙부르고뉴, 이탈리아의 중북부, 스페인 북부 지방과 유사한 위도에 위치해 있다. 와인 만들기에 가장 좋은 포도가 재배된다는 위도 43~49도다. 다만, 자국 와인 소비량 많아 전세계 와인 애호가에게 선보일 기회가 적었다. 이런 연유로, 와인컨슈머리포트 4.0에서는 두 번째 평가 와인으로 루마니아 와인을 정했다.   루마니아 데알루 마레 DOC에 위치한 부두레아스카 와이너리의 포도밭 모습. 사진 Budureasca 공식 홈페이지   평가 와인은 총 17종. 레드 와인 11종과 화이트 와인 6종이다. 가격대는 현지가로 최소 7달러(1만 원)부터 30달러(4만5000 원)까지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가격대로 편성했다. 평가에는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에서 입상한 소믈리에와 프랑스 등지에서 와인 공부를 하고 와인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교수, 대형 유통 기업의 와인 수석 책임자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와인 전문가 16명과 와인 애호가 57명이 참여했다.     평가에 나온 17종의 와인 중에 15종이 실버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첫 인상은 호감인 셈이다. 전문가 평가단에서는 그랑골드 3개, 골드 9개, 실버 3개가 나왔고, 일반인 평가단에서는 그랑골드 없이, 골드 3개, 실버 12개가 나왔다. 전문가 평가단이 그랑골드를 준 와인은 ‘부두레아스카 노블 파이브(Budureasca Noble Five 2018, 14.5%)’와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리저브(Budureasca Origini Reserve 2017, 14.5%),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카베르네 소비뇽(Budureasca Origini Cabernet Sauvignnon 2018, 14%)이다. 이 세 와인은 일반인 평가단으로부터 모두 골드 점수를 받았다.   종합 점수 1위는 부두레아스카 노블 파이브가 차지했다. 와인 전문가(96점, 그랑골드)와 일반인(93점, 골드)에게서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레드 품종 5가지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국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쉬라즈에 루마니아의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네아그라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탈리아의 수퍼투스칸과 유사한 방식이다. 수퍼투스칸은 프랑스 포도 품종에 자국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를 넣었다.    2위와 3위는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시리즈가 차지했다. 오리지니 시리즈는 포도를 강제로 압착하지 않고, 중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포도즙인 프리 런 주스(Free Run Juice)를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품질이 좋은 것만 골라 병에 넣는 방식의 양조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오리지니 시리즈 중 리저브(2위)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에 프랑스 북부 론 지방의 시라(쉬라즈)를 블렌딩한 와인이고, 카베르네 소비뇽(3위)은 말 그대로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이다.   1~3위 외에 주목할 만한 와인은 부두레아스카 클라식(Budureasca Clasic) 시리즈의 레드 와인 3총사다. 전문가 점수 93점을 획득한 카베르네 소비뇽(Budureasca Clasic Cabernet Sauvignon 2019, 14.5%)과, 91점을 획득한 페테아스카 네아그라 & 쉬라즈(Budureasca Clasic Feteasca Neagra & Shiraz 2021, 14.5%), 그리고 90점의 페테아스카 네아그라(Budureasca Clasic Feteasca Neagra 2021, 14.5%)가 각각 4위, 5위, 7위를 차지했다. 화이트 와인 중 가장 높은 순위(6위)에 랭크된 푸메 블랑(Budureasca Clasic Fume Blanc 2020, 13.5%) 역시 이 시리즈에 속한다. 와인컨슈머리포트를 공동주관하고 있는 와인소풍 이철형 대표는 "이 브랜드의 다른 빈티지 와인들이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의 특징 중 하나는 화이트 와인의 선전이다. 화이트 와인 6종 중 4종이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골드 점수를 받았다. 부두레아스카 클라식 푸메 블랑은 국제 품종인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샤르도네에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레갈라를 각각 25%씩 블렌딩한 와인으로, 국내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3만~5만 원대의 데일리 와인이다. 이보다 2~3배가량 높은 가격대의 부두레아스카 노블 화이트(Budureasca Nobel White 2019, 13.5%)는 소비뇽 블랑에 샤르도네, 뮈스카 오토넬 등 국제 포도 품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독특한 블렌딩을 인정받아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90점을 받았다. 이 외에 부두레아스카 브리스테나 타마이오아사 로마네아스카(Budureasca Bristena Tamaioasa Romaneasca 2020, 12.0%)와 부두레아스카 바인 인 플레임스 다픽스(Budureasca Vine in Flames Daphix 2018, 13.5%)가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골드 점수를 받은 화이트 와인이다.   손혜린 쿠킹 에디터 son.hyeline@joongang.co.kr     ■ ◈ 와인 평가에 참여하려면… 「 와인컨슈머리포트 4.0의 3차에서는 국산 와인 20여 종을 품평한다. 평가는 국내 유명 와인 전문가와 와인 애호가가 조를 이뤄 진행한다. 와인 평가에 관한 간단한 교육 후, 각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시는 7월 1일 토요일 오후 2~5시, 장소는 서울 아츠스테이 성산2호점(마포구 성산동)이다. 참가비는 3만원이며, 와인컨슈머리포트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관련기사 와인애호가 설레게 하는 신흥 강자, 루마니아 와인 만나보세요 교황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5종 맛봤습니다 전채부터 와인 안주까지, 쉽고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 [쿠킹] “와인은 최고의 국물이다” 이 탄성 불러올 가자미솥밥

    2023.05.27 09:30

  • “어우 셔” 와인이야, 맥주야?…버섯파스타와 무적의 조합

    “어우 셔” 와인이야, 맥주야?…버섯파스타와 무적의 조합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손봉균의 코멘터리: 단순한 것이야말로 아름답다는 말을 요리 중에 고른다면 콰트로 버섯크림파스타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풍미와 독특한 식감, 감칠맛을 고루 갖춘 버섯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고소한 풍미와 감칠맛은 어떤 요리도 부럽지 않거든요. 여기에 톡 쏘는 매력으로 와인 맥주로 불리는 듀체스 드 브르고뉴를 함께 마셔 보세요. 버섯 크림의 풍미와 맥주의 감칠맛이 만나 입안을 가득 채우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고소한 풍미와 감칠맛이 매력적인 손봉균 셰프의 콰트로 버섯크림파스타. 사진 송미성   미국의 요리학교 C.I.A. 재학시절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을 꼽는다면 ‘재료학(Product Knowledge)’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식재료를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보면서 재료의 특성과 요리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배우는 시간이거든요. 버섯을 테마로한 시간에 30여 가지가 넘는 버섯을 놓고 실습했어요. 그동안 몰랐던 버섯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넘치는 향과 감칠맛, 특유의 식감을 가지고 있어 별다른 기교 없이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고마운 식재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재료학의 매력 중 하나는 수업 후 남은 실습 재료를 학생들끼리 나눠 가져가는 것입니다. 표고·양송이·새송이버섯뿐 아니라 송로버섯(Truffle, 트러플)이나 곰보버섯(Morel, 모렐)과 같이 귀한 버섯까지 ‘득템’할 기회였죠. 그 날 저녁 무엇을 해먹을까 고민하다 양을 좀 늘릴 셈으로 버섯을 볶아 고소한 맛을 더 살리고, 크림과 치즈를 듬뿍 넣어 부드러움과 감칠맛을 더해 버섯 소스로 만들었습니다. 소스가 더 잘 뭍을 수 있는 넓적한 파스타를 삶아서 버섯소스에 버무려 먹는데 저도 모르게 고개가 연신 끄덕여졌습니다.    ━  🍳요리 팁   ① 취향에 따라 면 고르기 버섯 크림은 파케리처럼 넓적한 면과 잘 어울리지만 기호에 따라 면을 바꿔도 괜찮습니다. 긴 파스타 면이나 우동면, 떡볶이까지 모두 잘 어울립니다.   ② 버섯 크림 활용하기 버섯 크림은 한번 만들 때 넉넉히 만들어 뒀다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요. 파스타는 기본이고 우유를 좀 더 부으면 수프처럼 먹을 수 있고, 반대로 더 졸이면 스테이크 소스로 활용할 수 있어요. 버섯 크림은 식힌 후에 소분한 후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세요.   ③ 무적의 조합, 치즈 버섯과 크림, 이 둘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식재료가 치즈입니다. 셋이 만나면 가히 무적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체다, 모차렐라, 고르곤졸라, 파르미지아노 레지나오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치즈를 넣어서 풍미를 더해 보세요.  ━  🍳페어링 팁   풍부한 탄산과 발사믹 식초를 연상시키는 시큼한 향, 짜릿한 신맛으로 와인 맥주라 불리는 듀체스 드 부르고뉴. 사진 송미성   가끔 누구나 아는 맥주가 아닌, 특별한 맥주를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추천하는 것이 와인 맥주라는 별칭을 가진 듀체스 드 부르고뉴입니다. 직역하면 ‘부르고뉴의 공작부인’이라는 뜻을 지닌 이 맥주는 15세기 후반 부르고뉴 공국의 마지막 상속녀인 메리(Mary)를 라벨에 넣어 겉모습부터 오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주를 만드는 방식도 특이합니다. 맥주를 두 번에 걸쳐 발효시킨 후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시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크통의 타닌에서 나오는 과일 향의 풍미가 맥주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같은 방법으로 다시 8개월 숙성시킨 맥주를 블랜딩합니다. 와인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체리, 건자두, 살구의 달콤함과 잘 익은 포도의 향 등 다소 복잡한 풍미가 듀체스 드 브르고뉴 맥주에도 아주 듬뿍 담겨 있습니다. 풍부한 탄산, 발사믹 식초를 연상시키는 시큼한 향, 그리고 길게 여운을 남기는 짜릿한 신맛은 처음 이 맥주를 마셨을 때 ‘이게 뭐지?’ 하며 눈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첫 모금은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한번 마시게 되면 또 마셔보고 싶은 것이 듀체스 드 부르고뉴 맥주의 치명적 매력입니다.   콰트로 버섯크림파스타 특유의 감칠맛은 듀체스 드 브루고뉴의 톡 쏘는 산미와 잘 어울린다. 사진 송미성   이 맥주는 콰트로 버섯크림파스타와 함께하면 더욱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볶은 버섯의 고소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맥주의 시큼함과 처음 만났을 때는 살짝 부딪쳐 어우러지지 않을 것 같다가도 금세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거든요. 약간 느끼할 수 있는 크림의 맛을 잡아 주는 맥주의 탄산감과 신맛도 페어링의 기쁨을 한껏 올려줍니다. 라거 맥주와 같이 톡톡 쏘는 탄산보다 부드럽게 터지는 탄산감과 부드러운 크림의 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 콰트로 버섯크림파스타 레시피 「 콰트로 버섯 크림 파스타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새송이버섯 2송이, 송화고버섯 4송이, 만가닥버섯 200g, 느타리버섯 200g, 버터 1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1작은술, 크림 300g, 파케리(넓은 숏파스타) 100g가니시 : 파르메산 치즈 1큰술, 트러플오일 1작은술   📌만드는 법 ① 송화고버섯과 새송이버섯은 넓적하게 편으로 썬다.  ② 만가닥버섯과 느타리버섯은 뿌리 쪽을 제거하고 낱개로 분리한다.  ③ 파케리는 소금을 넣은 물에 10분 삶아서 꺼낸 후 올리브오일로 코팅해 둔다. ④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가열한 후 센 불에서 버섯을 2~3분 정도 빠르게 볶는다. 이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⑤ 볶은 버섯의 1/4을 가니시로 덜어내고 같은 팬에 크림과 파케리를 넣고 크림이 졸아들 때까지 5분 정도 더 가열한다. ⑥ 크림이 졸아들면 접시에 옮기고 덜어두었던 버섯, 치즈, 파르메산 치즈, 트러플 오일을 올려 마무리한다. 」 

    2023.04.12 13:58

  • 알싸한 달래, 파스타 만났다…봄철 입맛 훔치는 ‘면도둑’

    알싸한 달래, 파스타 만났다…봄철 입맛 훔치는 ‘면도둑’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봄이 제철인 달래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가 정답이다. 고소한 풍미에 감칠맛, 허브향이 어우러져, 자신하건대 호불호가 없는 중독성 강한 메뉴다. 한입 먹고 나면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을 제대로 깨닫게 될 것이다.   달래장 파스타. 봄이 제철인 달래는 무침이나 장뿐 아니라 파스타에 넣어도 좋다. 중앙포토   어린 시절 봄철이면 어머님이 꼭 해주시던 메뉴가 있다. 바로 달래장이다. 마른 김에 흰 쌀밥을 올리고 봄 달래장을 곁들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아이 입맛에 달래는 살짝 맵게 느껴졌을 법도 한데 그 향긋함 때문인지 유난히 달래장을 좋아했다. 사실 달래는 고수나 바질처럼 아주 조금만 넣어도 요리의 맛과 향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고마운 허브다. 오히려 지천으로 널렸기에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아닌가 아쉽다.   달래 특유의 알싸함과 향긋함은 양식에도 잘 어울린다. 잘게 다져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치미추리 소스(허브를 주재료로 만든 아르헨티나의 양념)로 만들어도 훌륭하고 샐러드 드레싱에 넣어도 좋다. 또 알리오올리오와 같은 오일 베이스 파스타에도 참 잘 어울린다. 오일에 달래를 볶으면 매콤함과 알싸함은 줄고 달콤한 감칠맛이 증가해 더 맛있게 달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달래로 오일 파스타를 만들 때는 올리브오일 대신 들기름과 참기름, 소금 대신 간장을 사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  🍳 요리팁   호불호가 없을 만큼 매력적인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사진 정리나 ① 파스타 삶는 물엔 소금 넣기 파스타 면을 끓일 때 소금을 넣는 것은 확실히 파스타를 맛있게 한다. 밀가루의 풋내를 없애고 면 자체에 간이 잘 배도록 한다. 황금 비율로는 물:파스타:소금이 100:10:1로 알려져 있다. 소금 양이 파스타 면의 10분의 1이다. 생각보다 많이 넣어야 한다는 뜻. 저울이 없다면 맛보았을 때 바닷물처럼 짭조름할 때까지 소금을 넣어보자.   ② 면 넣고 초반에 저어주기 ‘파스타를 삶을 때 오일을 넣으면 면이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몇 L의 물에 오일을 조금 넣는 것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 차라리 면을 넣고 초반에 많이 저어주자. 면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③ 포장지의 안내보다 2~3분 덜 삶기 라면을 맛있게 끓이려면 포장지에 기재된 시간대로 끓이면 된다. 마찬가지로 파스타 면의 종류마다 익는 시간이 다르므로 포장지에 기재돼 있는 시간대로 삶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포장지에 기재된 시간보다 2~3분 덜 삶아 소스에 넣고 2~3분 더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면에 소스가 잘 배도록 만들 수 있다.   ④ 면수(면 삶은 물) 제대로 활용하기 이탈리아에서는 ‘똑똑한 요리사는 파스타 삶는 물을 버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전분기가 있는 면수는 소스가 잘 유화되도록 돕는다. 유화된 소스는 면에 더 잘 붙는다. 또 소스의 간을 맞추는 데도 아주 유용하다. 절대 면수를 버리지 말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  🍳 페어링팁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같은 복합적인 맛이 특징인 요리엔 산미가 높은 와인이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는 고소한 풍미에 간장의 감칠맛, 달래의 허브향까지 어우러져 복합적인 맛이 특징인 요리다. 이런 요리와 와인을 페어링할 때는 적당한 바디감, 강렬한 풍미를 가진 와인이 잘 어울린다. 또 고소한 소스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산미가 높은 와인이 좋다.   이런 측면에서 산도가 높고 시트러스, 허브향이 있는 소비뇽블랑(Sauvignon Blanc)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소비뇽블랑의 높은 산도는 들기름 소스를 먹고 난 후의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또 허브 뉘앙스가 달래의 쌉사름한 풍미와 잘 매칭된다. 레드 와인을 선호한다면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바르베라(Barbera)를 추천한다. 산도가 높고 타닌이 적으며 과실향이 강해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의 섬세한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과실향까지 더해준다.    ■ 🍳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레시피  「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스파게티면 70g, 달래 30g, 양파 1/4개, 마늘 5개, 진간장 2큰술, 들기름 2큰술, 참기름 2큰술, 참깨 1큰술, 소금(면수용), 후추 1/6작은술   📌만드는 법 ① 마늘은 편 썰고 달래는 4㎝ 길이로 썬다. ② 달래는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따로 구분해 놓는다. ③ 양파는 채 썬다. ④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면을 삶는다. ⑤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약한불에서 볶는다. ⑥ 팬을 중불로 올리고 양파와 달래 흰 부분을 넣고 볶는다. ⑦ 양파가 투명해지면 간장과 면수를 한 국자 넣고 잠시 불 밖에 빼놓는다. ⑧ 면을 2-3분 일찍 빼서 소스 팬에 넣는다. ⑨ 달래의 초록 부분을 함께 넣고 2~3분간 볶는다. ⑩ 불을 끄고 참기름, 후추를 넣고 잘 저어준다. ⑪ 참깨를 뿌려 낸다.  」 

    2023.04.05 13:43

  • 요즘 섬진강 참게가 제철…이 서민음식엔 양반술이 딱

    요즘 섬진강 참게가 제철…이 서민음식엔 양반술이 딱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이승훈, 조성주의 코멘터리 : 벚꽃이 피는 이맘때 경상남도 하동에선 참게가 제철이다. 참게를 잘 말려 가루를 내어 걸쭉하게 끓여낸 참게가리장국의 녹진한 맛이 일품인데, 여기에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일엽편주 약주’, 소나무 향이 느껴지는 ‘솔송주’를 함께 맛보길. 맛의 궁합도 좋지만 서민의 음식이었던 참게자리장국과 조선시대 양반가의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페어링이다. 녹진한 참게가리장국의 메인 재료인 참게. 왼쪽은 생 참게고, 오른쪽은 이를 쪄서 말린 것. 사진 송미성   경상도엔 벚꽃 명소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하동 섬진강의 십리벚꽃길은 단연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아름답고 물 맑은 섬진강에서 나는 식재료로는 재첩, 벚굴, 은어, 참게 등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 참게를 다뤄 보려고 한다. 국내에서 잡히는 참게는 참게, 동남참게, 남방참게, 애기참게 네 종류가 있다. 이 중에서 참게로 가장 유명한 동네인 파주 임진강 참게가 분류상 참게에 속하는데, 이 참게는 산란기가 가을이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보통 ‘참게의 제철은 가을’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왜냐하면 하동 섬진강에서 주로 잡히는 참게는 분류상 동남참게에 속하는데, 이들은 산란기가 봄철이기 때문이다. 꽃게처럼 참게도 알배기를 가장 진미로 여기며 제철로 치기에 섬진강 참게가 가장 맛난 시기는 4월부터 6월 정도까지라고 볼 수 있다.   벚꽃이 피는 이맘때 하동에서 즐겨 먹는 참게가리장국. 사진 송미성   참게는 사실 종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한민국 전역에서 흔히 잡히던 어종이다. 논게라고 불리며 농사짓는 논에서도 잡히고 전국 강, 개울 그리고 바다와 맞닿는 수역까지 널리 쉽게 볼 수 있는 어종이었다. 하지만 댐과 하구가 들어서는 등의 개발과 수질 오염의 영향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요즘은 일부 전문요리점이나 특정 지역을 방문해야 접할 수 있는 귀한 어종이 됐다. 오늘은 이 하동 섬진강의 참게로 참게가리장국을 만들어봤다. 손질해 말린 참게를 곱게 가루 내 찹쌀, 멥쌀, 콩, 들깨 등 다양한 곡물가루와 다시 국물에 섞어 끓여 걸쭉한 국물을 만드는 게 포인트다. 과거엔 주로 밀가루를 썼는데, 그렇게 하면 밀가루 특유의 맛이 나서 요즘은 다양한 곡물가루를 넣어 끓인다.      ━  🍳요리 팁   참게 가루를 만들기 위해 말린 참게. 사진 송미성 ① 참게 손질하기 참게는 집게발과 복부, 입 부분에 진흙이나 이물질이 많으므로 솔로 깨끗하게 씻는 게 중요하다. 참게 가루를 만들 때도 이 부분은 잘라내고 사용한다.   ② 천연 조미료, 참게 가루 참게 가루는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 두면 다양한 요리에 천연 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해산물 육수를 기준으로 원하는 육수 양의 1~2% 정도 참게 가루를 넣으면 적당한데, 취향에 따라 양은 가감할 수 있다. 참게 가루는 습기를 피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③ 멸치육수 황금 레시피  육수의 기본인 멸치육수는 찌개부터 국까지 다양하게 사용한다. 물 1000cc 기준, 멸치(12g), 밴댕이(6g), 다시마(4g), 보리새우(2g), 무(2g)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인다. 10분 정도 지나면 다시마를 꺼내고 10분 더 끓이면 완성된다. 체에 거르거나 남은 재료를 건져내 사용하면 된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깔끔하고 담백한 일엽편주 약주(왼쪽)와 소나무 향이 제대로 녹아 있는 솔송주 40도. 사진 송미성   옛날, 경상도에서 봄은 1년 중 가장 맛난 술을 맛볼 수 있는 계절이었다. 가을에 수확한 벼를 도정하고 쪄내어 누룩과 섞어 술을 빚어 여과한 후, 최소 백일 이상 숙성하게 되면 고급스러우면서 깊은 맛의 맑은 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만큼 여름철엔 고온다습한 기후 특성상 술이 망가지기 쉽고 벼의 저장성도 떨어져 계절에 따라 술의 품질 차이가 확연했다. 이 때문에 가을에 추수한 좋은 쌀로 술을 빚어 겨우내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을 거친 맑은 술은 상류층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양반의 고장인 경북 안동에서 농암 이규보 선생 집안의 가양주를 ‘어부가’에 나오는 단어인 ‘일엽편주’로 이름 짓고, 퇴계 이황 선생의 글자를 집자해 라벨을 단 일엽편주 약주를 맑은 술 중에 먼저 골라보았다. 이 ‘일엽편주 약주’는 전통적인 맑은 술 중에서도 매우 깔끔하고 담백한 편에 속하는, 요즘 매우 귀하면서도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다음으로는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양반 동네인 경남 함양의 ‘솔송주’ 40도를 골랐다. 경남 함양 명가원의 박흥선 식품명인이자 무형문화재가 송순(소나무의 새순)을 넣어 빚어 증류한 이 술은 경상도를 대표하는 술로, 소나무의 향이 제대로 녹아 있다.   이제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순서다. 먼저 아무것도 맛보지 않은 깔끔한 상태의 입으로 일엽편주 약주를 먼저 음미해 본다. 쌀과 누룩 그리고 물만 넣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빚어낸 이 술은 너무 과하지는 않고 적당한 단맛과 잘 빚은 맑은 술에서 나는 꽃향기가 어우러지며 입안이 즐거워진다. 그러면서도 15%라는 알코올 도수 특유의 은은함이 입안의 미각세포를 깨워 준다. 다음으론 참게가리장국의 국물을 숟가락으로 푹 떠서 입에 가져가 본다. 해산물과 곡식이 어우러지는 녹진한 이 귀한 맛은 정말 별미 중의 별미다.    이어서 두 번째 일엽편주 약주를 한잔 더 맛본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을 싹 정리해 준다. 이번엔 참게가리장국에 들어 있는 참게 반토막을 덥석 물어 살점을 뜯어 본다. 꽃게처럼 크지도 않고 살도 많지는 않지만 대신 내장의 풍미가 강하고 꼬리꼬리한 느낌의 매력적인 참게 살이 매력적이다. 이를 국물에 적셔서 먹어 봐도 좋다. 이어서 솔송주 40도를 백자 잔에 따라 한번에 들이켜 본다. 콧속으로 소나무 향이 번지면서 나도 모르게 “크으” 소리를 뱉게 된다.   ■ 🍳 참게가리장국 레시피  「 참게가리장국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참게 400g(참게 1kg 11~13마리 정도), 멸치육수 500cc, 참게 가루 25g, 찹쌀가루 10g, 멥쌀가루 10g, 콩가루 10g, 표고버섯 20g, 다진 마늘 10g, 다진 파 20g, 자염 5g, 들깻가루 적당량, 방아잎 20g, 청양고추 20g   📌참게 가루 만드는 법 ① 참게를 칫솔 또는 솔로 깨끗하게 씻는다.   ② 찜통에 껍질이 아래에 가도록 참게를 올리고 10분 정도 찐 후 식힌다. ③ 건조기에 넣고 70도 온도에서 48시간 정도 바싹 말린다. ④ 말린 참게는 껍질을 벗긴 후 갈아 곱게 가루로 만든다.     📌참게가리장국 만드는 법   ① 멸치육수에 참게 가루, 찹쌀가루, 멥쌀가루, 콩가루, 절단한 참게 2마리, 표고버섯, 다진 마늘, 다진 파, 자염을 넣고 끓인다.   ② 참게가 익으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들깻가루로 농도를 조절한다. 이때 취향에 맞게 간을 가감한다.   ③ 잘게 다진 방아잎, 청양고추를 취향에 맞게 뿌린다. 」 

    2023.03.29 10:09

  • 너, 평양냉면 닮았구나…뇨키 완성시킨 영국맥주

    너, 평양냉면 닮았구나…뇨키 완성시킨 영국맥주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손봉균의 코멘터리: 감자의 고소한 맛과 치즈의 감칠맛이 더해지고 부드럽게 빚어진 뇨키를 한입 물고, 과하지 않은 매력의 넛 브라운 에일을 한 모금 마셔 보세요. 그 순간, 자연스러운 조화가 어떤 맛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감자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의 뇨키. 사진 송미성   ‘그노치? 그노시시히? 뭐라고 읽어야 하는 거야?’ 대학 수업 중 이탈리안 요리 시간에 ‘GNOCCHI(뇨키)’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후에 들었던 생각입니다. ‘나만 모르는 걸까’ 조금 창피했는데, 다행히(?) 뇨키를 모르는 동기가 많아서 안도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뇨키를 설명할 때 흔히 감자 수제비나 감자옹심이와 유사하다고 하는데, 두 요리는 식감과 조리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우리의 감자 수제비나 옹심이는 쫄깃함을 부각해서 만들지만, 뇨키는 감자 본연의 부드러운 식감을 추구합니다. 그 때문에 뇨키에는 쫄깃한 반죽을 위한 전분이나 밀가루를 섞기보다는 감칠맛을 더하는 치즈나 계란 정도만 약간 첨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뇨키는 감자 수제비나 옹심이처럼 국물에 넣어서 함께 끓이지 않고, 뇨키만 따로 익힌 후 소스에 버무리거나, 기름에 살짝 튀긴 후 소스 위에 담아냅니다. 뇨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자를 찌거나 구운 후에 감자를 으깨고, 부재료를 섞어서 반죽하고, 뇨키 모양을 잡아서 물에 삶아냅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소스와 함께 끓이거나 튀겨서 소스에 올리는데, 그 과정이 다소 번잡하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일수록 맛은 더 깊어진다’는 요리계의 정설이 뇨키에 딱 적용되는 말입니다. 그래도 부드러운 감자 요리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바로 이 뇨키를 만들어 보세요. 사실 이렇게 손 많이 가는 요리는 사 먹는 게 정답일 수 있지만요.     ━  🍳요리 팁   ① 감자 껍질 쉽게 벗기기  감자를 굽기 전에 가운데 쪽에 돌려가며 칼집을 넣고 구워 주세요. 구운 후에 껍질을 잡아당기면 한 번에 쏙 벗겨집니다. 고구마를 구울 때도 똑같이 해주며 아주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습니다.   ② 색·맛 다양하게 즐기기 뇨키를 만들 때 다양한 가루를 이용하면 색도, 맛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흑임자 가루, 단호박 가루, 양파 가루, 마늘 가루 등 취향에 따라 가루를 넣어 보세요. 또한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카레소스까지 어느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는 점도 뇨키의 매력입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소스를 골라 보세요.    ③ 삶은 뇨키에 기름 두르기  뇨키는 소금물에 데쳐서 살짝 간을 해준 후 바로 얼음물에 식혀야 원하는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건져낸 뇨키엔 기름을 둘러줘야 서로 달라붙지 않아요.     ━  🍳페어링 팁   자연스러운 맛과 감칠맛으로 평양냉면 같은 매력의 영국 맥주, 브라운 에일. 사진 송미성   톡 쏘는 탄산감과 얼음같이 시원한 라거 맥주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 영국 맥주가 밍밍하고 맛없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영국 맥주는 분명 평양냉면과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 접하면 민숭민숭,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그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오래된 영국 펍에서 맥주를 시켜 보면 엄청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아니고, 탄산감도 거의 없는 맥주가 나옵니다. 이런 맥주를 캐스크 에일(Cask Ale)이나 리얼 에일(Real Ale)이라고 하는데, 맥주를 발효시킬 때 나무통에 넣어서 발효시키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 이외에 인위적으로 탄산을 주입하지 않고 만듭니다. 또한 맥주를 따를 때도 이산화탄소의 도움 없이 자연적으로 실온에서 약간 낮은 온도의 맥주를 통에서 뽑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원할 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잊히지 않고 계속 살아남은 이유가 있죠. 본연의 자연스러움과 감칠맛입니다. 영국 북부 요크셔지방 인구 6000명의 작은 마을에 있는 새뮤얼 스미스(Samuel Smith) 양조장은 1758년에 설립해 영국 맥주의 맥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양조장 규모도 작지만 영국 맥주가 보여줄 수 있는 본연의 자연스러운 맛을 아주 잘 재현해 내며 지속해서 양조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잘 알려진 양조장입니다.   새뮤얼 스미스 양조장의 넛 브라운 에일이 주는 감동은 마치 평양냉면이 주는 감흥과 닮았습니다. 첫입에는 민숭민숭한 것 같지만 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맛 가득하면서 또 생각이 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거든요. 맥주 이름이 넛 브라운 에일이지만 따로 견과류는 넣지 않습니다.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싹 틔운 보리)를 볶는 정도에 따라 견과류의 맛과 향이 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의 맥아를 양조장의 특별한 기술로 양조하고 발효하는 과정에서 그 고소함이 자연스럽게 맥주에 스며듭니다.   넛 브라운 에일은 고소함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굽거나 튀긴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아몬드, 호두, 피칸과 같은 견과류의 맛이 나지만 텁텁함도 없이 깔끔하게 마실 수 있고, 홉이 주는 쓴맛이나 과일 향도 거의 없어 개운하게 마칠 수 있는 것이 넛 브라운 에일을 음식과 페어링해서 마시는 즐거움입니다.    ■ 🍳뇨키 레시피  「 뇨끼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4인분) : 감자 400g, 파마지아노레지아노 100g, 소금 1큰술, 중력분(덧가루용) 1/4컵 치즈 크림 : 버터 1/4컵, 밀가루 1/4컵, 크림 1/2컵, 고다치즈 3장, 체다치즈 3장 가니시 : 견과류 1큰술, 옥수수 1큰술, 파슬리잎 3~4장   📌만드는 법    ① 감자를 잘 씻어서 껍질째로 180도 오븐에서 1시간 굽는다. ② 감자가 뜨거울 때 껍질을 벗겨서 으깬 후 수분을 날려낸다. ③ 감자와 소금, 파마지아노레지아노 치즈를 함께 넣고 덧가루를 뿌리면서 한 덩어리로 반죽한다.   ④ 반죽을 두 덩어리로 나눈 후 가래떡 모양으로 길게 살살 밀어준다. ⑤ 10~12g의 크기로 잘라준 후 동그랗게 모양을 잡는다. ⑥ 소금물에 뇨키를 1분 정도 데친 후 얼음물에 식히고 기름을 둘러준다. ⑦ 버터를 녹인 팬 밀가루를 넣고 약불에서 갈색이 날 정도로 3분 정도 살짝 볶은 후 크림과 치즈가 녹을 정도까지만 5분 정도 잘 저으면서 치즈 소스를 완성한다. ⑧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서 뇨키를 앞뒤로 2분씩 굽는다. ⑨ 접시에 치즈 소스를 아래에 깔고 뇨키를 올린 후 견과류, 파슬리, 옥수수를 담는다.  」 

    2023.03.15 15:33

  • 집에서는 왜 그 맛 안 나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비법

    집에서는 왜 그 맛 안 나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비법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 달걀과 크림물에 담갔다 버터에 구워낸 프렌치토스트는 바삭한 식감 뒤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이 매력이다. 여기에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나 소테른(Sauternes) 와인 한잔 곁들이면 맛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풍부한 과실향까지 더해 풍요로운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는 달콤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호텔 조식이다. 야행성이라 아침잠이 많은 편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조식을 먹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볍게 눈을 뜬다. 여행지의 주요 요리들을 한번에 맛볼 수 있고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 프렌치토스트 등 브런치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겉바속촉의 프렌치토스트(French Toast)를 너무 좋아한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브런치의 단골 메뉴, 프렌치토스트. 재밌게도 프랑스에서는 프렌치 토스트를 ‘못 쓰게 된 빵’이라는 뜻의 ‘팡 페흐뒤(Pain Perdu)’라고 부른다. 과거 오래돼 버리기 직전인 빵을 달걀·우유를 입혀 재활용해 만들던 요리이기 때문. 요리사 입장에서는 식재료도 아낄 수 있고 새로운 요리도 만들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조리법이다.   호텔식 조리법이 궁금해 친한 호텔 셰프에게 레시피를 물어본 적 있다. 호텔식 프렌치토스트와 집에서 만드는 달걀 토스트의 차이는 바로 ‘크림’과 ‘시간’에 있다. 우선 프렌치토스트에 사용하는 액상 크림은 우유보다 유지방 함량이 높다. 촉촉함의 비법이 바로 이 액상 크림이다. 크림과 달걀을 섞어 푸석해진 빵을 10~15분간 담가 놓으면 금세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구울 때 빵이 부서지기 쉬우니 20분 이상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집에 크림이 없다면? 버터를 살짝 녹여 우유에 섞어 크림 대신 사용해보자.      ━  🍳 요리 팁   ① 풍미 더해줄 바닐라 파우더 디저트에 많이 활용되는 바닐라 빈은 소량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풍요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말린 형태의 바닐라 빈은 갈라서 안에 씨를 긁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닐라 빈을 말려 가루로 만든 바닐라 파우더를 추천한다. 보관도 쉽고 바로 재료에 섞어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바닐라 파우더는 소량만 사용해도 프렌치토스트의 맛과 향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그릭 요거트나 아이스크림·라테 등에도 넣어 먹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② 과일 본연의 맛 끌어내주는 소금  딸기와 블루베리는 프렌치토스트에 새콤한 맛을 더하면서도 예쁜 플레이팅을 완성해 주는 고마운 재료다. 또 부드러운 토스트에 아삭한 식감의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다. 딸기와 블루베리를 활용할 경우 소량의 소금을 넣고 버무려보자. 과일 자체의 맛과 향, 달콤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신선한 애플 민트를 다져 넣으면 기분 좋은 허브 향까지 더할 수 있다.      ③ 녹진한 달콤한, 메이플 시럽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은 북미에서 자생하는 설탕단풍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졸여 만든 시럽이다. 단풍의 은은한 풍미와 자연스러운 달콤함을 지니고 있어 설탕 대신 많이 활용한다.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 설탕을 넣기는 하지만 살짝 덜 달게 만든 뒤 녹진한 맛의 메이플 시럽을 뿌려 함께 즐겨보길. 설탕과는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이 없는 경우 꿀을 활용해도 좋다.   ④ 마지막엔 슈가 파우더 잘 구워진 빵이나 케이크 위에 하얀 슈가 파우더를 뿌리면 눈 내리는 순간처럼 로맨틱한 플레이트를 완성할 수 있다. 다만 슈가 파우더는 물기를 잘 흡수하는 편이라서 마지막 단계에 뿌려줘야 한다. 최근에는 물기에도 잘 녹지 않는 장식용 데코 화이트, 데코 스노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  🍳 페어링 팁   프렌치토스트에는 주로 달콤한 재료를 곁들이기 때문에 단 맛이 적은 드라이한 와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음식의 단맛이 와인의 맛과 향을 압도하고 더 시고 떫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렌치토스트와 밸런스를 맞춰 늦게 수확한 리슬링이나 모스카토 다스티, 소테른 등 달콤한 와인과 페어링 할 것을 추천한다.     프렌치토스트에 어울리는 와인. 왼쪽부터, 모스카토, 피노누아, 소테른, 리슬링. 사진 정리나   먼저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ㅏㄴ 달콤하고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5~6%로 낮은 편이라 브런치 메뉴와 가볍게 즐기기 좋다. 늦게 수확한 리슬링(Riesling)도 추천한다. 생산 방식에 따라 드라이한 와인부터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리슬링은 높은 당도와 살구, 열대 과일, 꿀 향 등 진한 과실 향을 지니고 있어 달콤한 디저트류와 잘 어울린다. 다음은 소테른(Sauternes)이다.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 지방에서 생산한 달콤한 화이트 와인으로, 농축된 달콤함과 강렬한 산미가 균형을 이뤄 리치한 풍미의 프렌치토스트와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와인을 페어링하고 싶다면 가벼운 보디의 피노누아나 가메이 품종을 추천한다. 떫고 쓴맛의 타닌이 적어 디저트 맛을 해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 🍳 프렌치토스트 레시피 「 프렌치토스트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식빵 4장, 달걀 4개, 액상 크림 1컵, 설탕 2큰술, 바닐라 파우더(옵션) 1/8작은술, 딸기 6~8개, 블루베리 20g, 애플 민트 5g, 소금 한 꼬집, 버터 20g, 슈가 파우더 약간, 메이플 시럽 약간     📌만드는 법  ① 달걀, 액상 크림, 설탕, 바닐라 파우더를 잘 섞는다.   ② 빵을 반죽에 담가 10~15분 둔다. 중간에 잘 흡수되도록 뒤집어 준다. ③ 딸기·블루베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④ 애플 민트는 장식용으로 몇 개 빼고 잘게 다진다. ⑤ 딸기와 블루베리에 다진 애플 민트, 소금 한 꼬집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⑥ 팬에 버터를 녹이고 중불로 토스트를 노릇하게 익힌다. ⑦ 접시에 프렌치토스트를 올리고 딸기와 블루베리, 애플 민트를 올린다. ⑧ 슈가 파우더를 체 쳐서 솔솔 뿌려준다. ⑨ 메이플 시럽 또는 꿀과 함께 낸다.  」 

    2023.03.08 16:06

  • 간재미 무침엔 막걸리가 딱? 소주 먹어보니 착각이었다

    간재미 무침엔 막걸리가 딱? 소주 먹어보니 착각이었다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이승훈, 조성주의 코멘터리 : 미식의 고장 전라도에 수많은 음식 중에서도 3월엔 간재미무침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 산란기를 앞두고 쫄깃쫄깃 살이 푸짐한 간재미살을 발라내어 ‘새콤x달콤x매콤’한 양념과 갖은 채소를 함께 버무려 내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고흥산 유자로 빚은 고흥유자주나 부안쌀로 증류한 백제소주와 함께한다면 어찌 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독오독한 식감이 일품인 간재미. 사진 송미성   간재미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서해안에서는 갱개미로, 때론 가오리의 일종이라고도 말한다. 간재미는 바닷속 상황에 따라 겉모습이 바뀌는데, 그 모습이 참홍어나 가오리를 닮아 오해를 산다. 2008~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 생물종 목록 구축 사업을 통해 홍어, 상어가오리, 간재미, 묵가오리 등은 모두 동일 종으로 판명났다. 이에 따라 홍어목 가오릿과의 홍어로 명칭이 통일됐다. 물론 가오리의 새끼를 말하는 간자미와도 다르다. 참고로 우리가 보통 홍어라고 알고 있는 흑산도 홍어의 정확한 이름은 참홍어다. 간재미의 정식 명칭인 홍어와 닮았으나 사실 다른 어종인 것이다.    아무튼 이 간재미는 서해안에서 주로 그물로 잡는 반면, 진도를 비롯한 전라도에서는 주낙으로 잡는다. 바닷속 갯벌에 바싹 붙어 자생하는 간재미의 습성을 고려해 주낙을 갯벌 바닥까지 늘어뜨려 낚싯바늘로 유인해 잡는 것이다. 그물에 비해 개체의 손상이 적어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어 제 가격을 받기 좋다. 지난달 소개한 은갈치와 먹갈치의 조업 방식 차이와 비슷하다.   각종 채소와 간재미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에 무쳐낸 간재미무침. 사진 송미성   간재미의 맛은 연골의 단단함이 결정한다. 산란기를 기점으로 부드럽던 연골이 비교적 단단해지는데, 맛은 연골이 부드러울 때 오독오독한 식감이 좋아 더욱 인기다. 암수 성별 여부로도 나뉜다. 보통 수컷에 비해 암컷의 경매가가 확연히 높고 역시 연골이 부드러운 편인데 외관상 수컷은 꼬리 좌우로 두 개의 생식기가 길게 늘어져 있어 암수가 확연히 구분된다. 오죽하면 일부 업자들은 이 생식기를 제거해 수컷을 암컷으로 변모시킨다고 하니 그만큼 암컷의 맛이 더 좋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이 전남 진도 간재미를 남도 지방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 회무침으로 조리했다. 내장과 껍질 그리고 뼈를 제거한 간재미살에 제철인 미나리와 양파, 당근, 오이, 알배추 등 채소를 푸짐하게 준비하고 고춧가루, 매실청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리면 끝이다. 쉬워 보이지만 소스와 버무리는 손맛이 요리의 핵심이다.    ━  🍳요리 팁   ① 비린내 잡기 간재미는 홍어처럼 물이 닿으면 비린내가 올라온다. 따라서 물이 닿게 않게 키친타월로 물기와 피를 깨끗하게 제거한다. 또한 내장 및 아가미를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는데 이때 키친타월이나 양파망, 소금을 활용하면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다.   간재미는 막걸리에 담가두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사진 송미성 ② 식감 살리기 앞서 언급한 대로 간재미는 연골이 부드러울 때 오독오독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봄철 간재미는 뼈가 연하기 때문에 막걸리가 필요없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연골이 단단할 수 있는데, 이때는 간재미를 막걸리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뼈가 연하게 물러진다.   ③ 양념 숙성하기 간재미무침 양념은 오징어나 황태, 골뱅이무침 등 다른 무침에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게 양념을 미리 만들어 숙성시키는 것이다. 숙성하는 동안 고춧가루 특유의 풋내가 사라지고 마늘 등의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맛이 좋아진다. 숙성 기간은 3일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실에선 최대 3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간재미무침에 어울리는 전통주 고흥유자주(사진 왼쪽)와 백제소주. 사진 송미성   전라도에는 쌀보리를 베이스로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한 막걸리가 많다. 사실 ‘간재미 무침에는 어떤 술?’이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막걸리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당연하기도 하고 또 쉽기도 한 페어링인데 ‘그럼, 어떤 막걸리가 잘 어울릴까?’라고 바꿔 질문한다면 어떨까. 아마 각자의 취향대로 추천하며, 모든 막걸리가 어울리는 것으로 결론 날 것이다. 그래서 다소 뻔한 결론인 ‘간재미무침과 막걸리’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약주와 증류식 소주를 꼽았다.    첫 번째 술인 ‘고흥유자주’는 유자가 들어가는 전통 청주, 즉 약주다. 보통의 유자주라고 하면 과일만으로 빚은 과실주나 달달한 리큐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고흥유자주는 고흥쌀을 베이스로 한 약주에 고흥에서 재배한 유자를 넣은 특이한 술이다. 물론 주세법상 약주에서 과채류가 허용되는 용량 범위 내에서 유자를 넣었다. 쌀을 베이스로 술을 빚은지라 곡물의 은은하고 담백한 맛으로 시작해 유자의 달짝지근하고 상큼한 맛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술인 ‘백제소주’는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만드는 증류식 쌀 소주다. 부안 쌀로 만든 발효주를 증류해 충북 충주의 술 숙성 전용 항아리에서 8개월 이상을 숙성해 증류식 쌀 소주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요즘 뜨고 있는 수작이다.   이제 드디어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차례. 뼈가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워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인 간재미살에 매콤새콤달콤한 특제 소스와 제철 채소들을 다양하게 넣어 잘 버무린 간재미무침은 바다와 들판의 맛과 향을 잘 섞은 결정체다. 각각의 재료를 젓가락으로 고르게 집어내 입에 넣는다. 오독오독, 쫄깃쫄깃, 찰진 느낌이 배가될 때까지 잘 씹어주며 맛을 보고 꿀떡 넘기고, 바로 고흥유자주를 쭉 들이켜며 잠시 머금어 본다. 간재미무침의 상큼함과 달콤함이 술에서도 모두 느껴지는데, 특히 베이스가 되는 쌀로 만든 약주는 이를 다소 중화시키며 은근함의 매력을 완성한다. 안주와 술의 공통점이 재미를 주면서도 매콤함은 중화시켜 주는 맛난 관계랄까. 다시 간재미무침을 한 젓가락, 두 젓가락 더 맛본다. 찰짐을 느끼며 씹다 보면 필시 한국인이라면 밥이 당길 듯.    이때쯤 너무 차갑지 않으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10도 정도로 온도를 맞춘 백제소주를 맛본다. 쌀의 곡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며 다소는 강한 편에 속하는 간재미무침의 양념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이것이 증류주의 매력이 아닐까. 이후로는 각자 주량대로 무한반복…. 전라도의 생선, 채소, 과일, 쌀 등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지는 지역의 맛을 즐겁게 누리며 오늘의 술자리를 마무리한다.   ■  「 🍳간재미무침 레시피 간재미무침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간재미 1마리(400g 내외), 미나리 50g, 양파 50g, 당근 50g, 오이 50g, 알배추 50g 무침 소스: 고춧가루 70g, 3배 사과식초 60g, 마늘 13g, 대파 25g, 양파 25g, 황매청100g(매실청 대체 가능), 물엿 120g, 미림 50g, 고추장 400g, 참기름 40g, 통깨 25g   📌만드는 법 ① 간재미의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다. ② 손질한 간재미를 4cm 크기의 사이즈로 썬다. ③ 미나리는 간재미처럼 4cm 길이로 자르고 양파는 채썬다. ④ 당근, 알배추는 4cm 길이로 채썬다. 오이는 속을 제거한 후 4cm 길이로 채썬다. ⑤ 무침 소스 재료를 섞는다. ⑥ 분량의 재료와 무침 소스 80g을 넣어 무친다. 이때 무침 소스는 취향에 따라 가감한다. 」 

    2023.03.01 15:04

  • 교황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5종 맛봤습니다

    교황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5종 맛봤습니다

    유명한 와인 뒤에는 와인 메이커가 있다. 프랑스 와인 페트뤼스(Petrus)를 전설로 만든 건 장클로드 베루에(Jean-Claude Berrouet)다. 많은 와인 메이커의 멘토로도 알려진 사람이다. 유럽이 제패한 세계 무대에 와인 불모지 미국을 화려하게 데뷔시킨 씨네 쿼넌(Sine Qua Non)은 만프레드 크랑클(Manfred Krankl)의 손에서 탄생했다. 변덕스러운 기후에서도 상징적인 와인을 만들어낸 천재로 통한다.     전통적으로 좋은 와인을 만드는 조건은 떼루아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품종과 토질, 태양의 삼박자가 만들어내는 신의 영역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람의 감각, 그리고 새로운 재배방식과 양조기술을 더하는 와인 메이커의 활약이 돋보이는 추세다.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4’ 역시 와인 메이커에 주목했다. 시즌4에서 주목한 와인 메이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로베르토 치프레소(Roberto Cipresso)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플라잉 와인 메이커 로베르토 치프레소. 사진 와인소풍 로베르토 치프레소는 교황 바오로 2세의 즉위 25주년 기념 와인과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 기념 와인을 만든 와인 메이커다. 그는 ‘플라잉 와인 메이커(Flying Winemaker)’로도 불린다. 세계의 와인 산지를 다니며 요청받은 와이너리의 컨설팅을 해주는 컨설턴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실제로 로베르토가 컨설팅한 와인 산지만 30여 곳에 달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인물도 바로 로베르토 치프레소다.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4’의 1차 평가에서는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1종을 평가했다. 로베르토 치프레소가 직접 생산한 와인 7종과 그가 컨설팅한 와인 14종 등 총 21종이다. 가격대는 현지가 최소 12유로(1만6천 원)부터 100유로(13만 원)까지 다양했다. 평가에는 와인 전문가 14명과 애호가 68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평가에 나온 21종이 모두 실버 이상의 점수(그랑골드 2개, 골드 17개, 실버 2개, 브론즈 없음)를 받았다. 전문가와 애호가 모두 공통으로 그랑골드를 준 와인도 2종이나 나왔다. ‘치프레소 43 라 콰드라투라 델 체르키오(Cipresso 43 La Quadratura del Cerchio IGT Toscana 2018 14,5%)’와 ‘산타 카타리나 Sta 만토 네그로(Santa Catarina Sta MANTO NEGRO 2020, 14.5%)’다.   전문가 96점, 애호가 95점으로 그랑골드 1위에 오른 ‘라 콰드라투라 델 체르키오’는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토스카나(Toscana), 움브리아(Umbria), 마르케(Marche) 3개 주의 토착 품종을 블렌딩한 치프레소의 와인 프로젝트(치프레소 43 프로젝트)에서 탄생했다. 3개 주가 모두 북위 43도 지역에 위치해 치프레소 43이라 부른다. 프로젝트에서 총 5개의 와인을 생산했는데, 그중 라 콰드라투라 델 체르키오는 출시하자마자 평론가들로부터 92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았다. 유명 평론가 제임스 써클링(James Suckling)은 93점을 줬다.   2위는 전문가와 애호가 모두 95점을 준 ‘산타 카타리나 Sta 만토 네그로’다. 스페인의 말로르카(Mallorca) 지역의 토착 포도 품종으로 만들었는데 검은 망토라 부릴 정도로 짙은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아르헨티나 말벡(Malbec) 와인은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농도 짙은 맛으로 유명한 말벡은 남프랑스 쿠아 보르도(Bordeux)에서 재배되던 토착 품종인데, 1853년 아르헨티나에서 재배를 시작하면서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와인이 됐다.    다만 선택은 갈렸다. 애호가는 말벡 와인 중에서도 ‘보데가 도밍고 몰리나 파차마마(Bodega Domingo Molina Pachamama Malbec 2016, 14.5%)’를, 전문가는 ‘마테르비니 핀카 페르드리엘(Matervini Finca Perdriel Malbec 2018, 14.4%)’을 선택했다. 점수 차는 1점 차의 박빙 승부. 하지만 가격 차이는 크다. 애호가가 선호한 와인보다 전문가가 꼽은 와인이 두 배는 비쌌다.   와인컨슈머리포트를 공동주관하고 있는 와인소풍 이철형 대표는 “국내 와인 소비가 늘며 소비자가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하며 “와인컨슈머리포트 전문 평가단의 실력이 해외 전문가나 전문잡지의 평과 상당히 유사한 점도 이번 품평회의 수확이다. 이제 생산량이 많지 않은 개성 강한 와인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달라진 와인컨슈머리포트 시즌 4 '이렇게 달라집니다'  「 '국내 미수입된 와인을 소개하는 와인 데뷔전' '격월, 전문가와 소비자가 조를 이뤄 평가하는 격월 품평회 개최'   2013년 국내 주요 언론사 중에 처음으로 와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와인 컨슈머 리포트는 그동안 와인 전문가 20명과 애호가 30명이 시중에 판매되는 와인을 모아서 평가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발표한 시즌1, 2014년 음식과 와인의 궁합 문화를 소개한 시즌2, 2016년 일반 소비자 판정단 수를 100명으로 확대해 진행한 시즌3을 선보였습니다.     시즌4는 새로운 와인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에 공식적으로 유통되지 않는 미수입 와인을 위주로 소개합니다. 평가 와인은 국제 품평회에서 입상한 와인, 플라잉 와인 메이커의 와인, 그리스·루마니아·몰도바·포르투갈·남아공 등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지역의 와인, 강소 부티크 와이너리나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스타 와이너리를 위주로 선정할 계획입니다.     평가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세계 유명 품평회가 전문가 7~8명이 한 팀을 이루어 평가하는 것처럼 와인전문가 1명과 소비자 8명이 한 팀을 이뤄 평가하는 품평회를 개최합니다. 국내 첫 선을 보이는 와인인 만큼, 간접적으로 테이스팅 교육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평가는 최고와 최하점을 제외하고 평균 점수를 계산해, 소수점 이하를 절상하는데, 이 중 95점 이상을 그랑 골드, 90점 이상을 골드, 85점 이상을 실버, 80점 이상을 브론즈 등급으로 구분해 소개합니다.    ◈ 와인 평가에 참여하려면…   3월 품평 와인은 동유럽 와인 강국 루마니아 와인이다. 루마니아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등장할 정도로 유서 깊은 와이너리가 많다.평가는 국내 유명 와인 전문가와 조를 이뤄 진행한다. 일시는 23년3월18일 2시, 중앙일보 상암사옥. 신청자에게는 더중앙 플러스 무료 구독 혜택도 제공된다. 와인컨슈머리포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     황정옥·송정·안혜진 기자                 

    2023.02.17 08:00

  • 국물과 맥주는 안 어울린다? 그 편견 깨줄 ‘새우 차우더’

    국물과 맥주는 안 어울린다? 그 편견 깨줄 ‘새우 차우더’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손봉균의 코멘터리: 새우 차우더의 시원하고 묵직한 국물을 먹다 보면 자연스레 술 한잔이 생각납니다. 이때 최고의 궁합은, 코끝을 자극하는 홉향을 지닌 미국 IPA죠. 쌀쌀한 겨울이 지나기 전에 따뜻한 새우 차우더와 향긋한 미국 IPA의 조화로움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미국 유학 시절, 숙취로 인한 괴로움을 잊게 해주고 다시 술을 생각나게 해준 새우 차우더. 사진 송미성   우리나라만큼 확실하게 해장을 위한 국물 음식이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숙취로 괴로워하다 해장하러 간 식당에서 마주한 시원하고 따끈한 국물은 다시 음주 모드로 진입하게 하죠. 양식에는 국물이 주인공으로, 그 국물을 떠먹기 위한 요리가 거의 없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의 국은 수프에, 찌개는 스튜에 비교합니다. 하지만 수프나 스튜는 국물이 주가 아니라 안에 들어 있는 고기나 채소 같은 재료가 중심으로, 국물은 다른 재료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주로 하죠.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워낙 술을 좋아했기에 주말이면 과음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때 가장 어려운 일은 해장용 국물 음식을 찾는 것이었죠. 요리해 먹을 기운도 없이 ‘골골’대는 저를 위해 보스턴 출신의 동기가 끓여준 차우더는 최고의 해장국이었습니다. 국물이 묵직하면서도 시원하고 재료도 풍성해 음주로 망가지고 허기진 장을 달래주기에 아주 좋았거든요.    차우더는 생선이나 갑각류를 우려낸 육수에 갖은 채소와 감자, 크림 등을 더해 개운하면서 묵직한 맛과 향을 자랑합니다. 원래 보스턴에서는 조개를 사용해 차우더를 끓이는데, 요리학교 동기는 조개 대신 새우를 듬뿍 넣어서 만들어냈습니다. 따끈한 새우 차우더에 핫소스를 톡톡 뿌려서 매콤하게 먹으며 아주 만족했던 해장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진정한 ‘술 사랑꾼’의 면모가 발휘되는 순간은 해장과 동시에 또 술이 생각나는 순간이겠죠.      ━  🍳요리 팁   ① 냉털로 업그레이드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는 해산물이나 생선 살이 있다면 함께 넣어주세요. 그럼 바로 피시 차우더(Fish Chowder)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차우더는 다양한 재료를 넣을수록 더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거든요.   ② 맨해튼식으로 즐기기 차우더 레시피에 토마토를 넣으면 맨해튼 스타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토마토의 달콤함과 새콤함이 차우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생토마토나 토마토 홀 같은 소스를 넣어줘도 좋아요.   ③ 샌프란시스코식으로 즐기기 빵을 파내서 그릇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빠네와 같이 빵의 속을 파낸 ‘빵 그릇’에 차우더를 넣어서 먹어보세요. 파낸 빵을 살짝 구워서 차우더와 함께 즐기면 샌프란시스코의 힙스터 모드로 변신입니다.    ━  🍳페어링 팁   ‘따뜻한 국물이랑 맥주가 어울릴까?’ 의심되나요. 그것은 편견입니다. 맥주도 은근히 국물이랑 잘 어울립니다. 맑고 개운한 지리나 깔끔하고 칼칼한 김치찌개는 맛과 향이 덜한 라거 맥주가 제격입니다. 되직하게 끓여서 묵직한 맛을 가진 국물 요리일수록 맛과 향이 강한 맥주가 더 좋습니다. 따끈한 국물로 장을 달래고, 시원한 맥주로 식도를 적시며 온탕, 냉탕을 오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새우 차우더는 크림과 감자 때문에 국물이 아주 걸쭉합니다. 이 때문에 바디감이 약간 있는 맥주가 잘 어울리는데, IPA는 알코올 도수가 6% 이상으로 양조해야 해서 몰트(싹틔운 보리)를 많이 넣어 당분을 넉넉하게 뽑아냅니다. 그래서 가볍지 않은 바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스타일 IPA 양조를 대표하는 스톤 브루잉의 맥주. 사진 송미성   특히 미국 IPA는 홉이 주는 다양한 맛과 향이 매력입니다. 유럽에서 재배되는 홉은 허브, 나무, 흙, 후추 등 땅에서 가까운 재료의 향이 많이 나는데, 미국에서 재배하는 홉에서는 오렌지, 솔, 파인애플, 망고 등 나무 위에 자라는 열매의 맛과 향이 많이 나기 때문에 더 경쾌하고 상쾌한 IPA를 만들 수 있죠. 특히 1996년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스톤 브루잉(Stone Brewing Co.)은 홉향 가득한 미국 서부 스타일 IPA 양조를 대표하는 남부 캘리포니아 최대의 ‘월클(월드 클래스) 양조장’입니다.    이곳의 스톤 IPA는 새우 차우더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스톤 IPA를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기분 좋은 솔향이 코끝을 자극하는데, 한 모금 마시면 파인애플, 오렌지와 달짝지근한 열대과일의 풍성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때 새우 차우더를 한입 크게 호로록 마시고, 고소한 빵을 차우더 국물에 듬뿍 적셔서 입에 쏙 넣으면 IPA가 지닌 쌉쌀한 맛이 그리워집니다. 한번 맛본 후엔 새우 차우더와 IPA의 무한루프에 빠져버릴 거예요.    ■  「 🍳새우 차우더 레시피   새우 차우더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4인분) : 양파 1개, 당근 1/2개, 셀러리 1줄기, 베이컨 2줄, 새우(소) 800g, 감자 2개, 물(또는 치킨 스톡) 750g, 생크림 500g 가니쉬 : 숏파스타(로텔레) 20g, 새우(소) 150g, 스위트콘 20g, 표고버섯 2개, 식빵 8쪽, 핫소스 약간     📌만드는 법 ① 양파·당근·셀러리는 다진 것보다 큰 정도로 잘게 자른다. ②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채를 썬 베이컨을 넣고 약불에서 베이컨 기름이 빠져나와 베이컨이 노릇하게 튀겨지듯이 익을 때까지 볶는다. ③ 껍질을 벗겨 깍둑썰기한 감자와 ①의 재료를②에 같이 넣고 채소와 감자가 노릇해질 때까지 5분 정도 볶는다.   ④ 새우 800g을 넣고 1분 정도 더 볶는다.   ⑤ 물 또는 치킨 스톡을 넣고 센 불로 물이 끓을 때까지 끓인 후 중불로 낮춰 재료가 뭉글해질 때까지 30분 정도 끓인다. ⑥ 생크림을 넣고 불을 끈 후 핸드블렌더로 재료를 간다. ⑦ 가니쉬용 삶은 짧은 파스타, 옥수수, 표고버섯, 새우를 기름에 한 번 볶는다. ⑧ 식빵은 버터를 발라서 노릇하게 굽는다. ⑨ 차우더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7의 가니쉬를 올리고, 구운 식빵을 함께 플레이팅 한다. 」 

    2023.02.15 15:12

  • 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버터에 볶아 풍미를 끌어올린 바지락 버터 볶음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갯벌을 걸을 때 껍질 무더기가 쉽게 밟혀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는 바지락. 이름의 유래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연중 내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산란기 직전인 2월 중순부터 5월까지의 바지락은 꽤 특별하다. 통통하게 올라온 살과 풍부한 영양, 달큰한 맛까지! 이 시기의 바지락을 국이나 찌개로만 즐기기는 무언가 아쉽다. 버터에 살짝 볶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온전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샤도네이)를 곁들인다면 토스트, 바닐라, 열대과실의 리치한 뉘앙스가 고소한 버터 소스에 더해져 특별하게 바지락을 즐길 수 있다.   바지락의 매력을 알게 해준 바지락 버터 볶음과 샤르도네. 사진 정리나 어린 시절 나에게 바지락은 곤혹이었다. 아파트 단지 앞 빨간 대야를 놓고 바지락을 까서 파시던 할머니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식탁에 바지락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지락 된장찌개, 바지락 순두부찌개, 바지락 달걀찜, 바지락 칼국수 등. 생각해 보면 그때 엄마 요리에서 바지락은 주인공이기보다 조연이었다. 해장이 필요한 아빠를 위한 국물 내기용 재료였다. 아직 바지락의 감칠맛을 모르던 시기라 바지락만 나오면 나는 빼놓고 먹기 바빴다.   바지락의 진가를 알게 된 것은 회사생활을 하면서다. 회식으로 조개구이집을 종종 찾았는데 잘 익은 바지락의 쫄깃하면서도 달큰한 육즙을 맛본 후 크고 화려한 키조개나 가리비보다 조연처럼 곁들여 나오는 바지락만 골라 먹었다. 그렇게 바지락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메뉴가 바지락 버터 볶음이다. 약한 불로 마늘 버터를 만들고 바지락을 넣고 휘리릭 볶아 내면 끝. 바지락은 너무 오래 익히면 살이 질겨지기 때문에 입을 모두 벌리면 바로 불에서 빼주는 것이 포인트다.   바지락은 종류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다른데, 크게 참바지락과 물바지락으로 나뉜다. 서해의 갯벌에서 채취하는 참바지락은 크기가 작은 대신 진한 풍미가 있고 남해 속에서 다이버들이 채집한 물바지락은 알이 크다. 충남 보령의 홍명완 선장은 “서해 참바지락은 3월 중순에서 5월까지, 남해 물바지락은 2월 중순부터 5월까지 제철”로 “이때 맛보는 바지락이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 물바지락은 볶음 요리처럼 조갯살이 중요한 요리에, 참바지락은 봉골레 소스나 조개 육수를 낼 때처럼 풍미가 중요한 요리에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  🍳 요리 팁     ① 바지락 해감하기 바지락을 고를 때는 껍데기가 온전하고 입을 꼭 다문 것이 좋다. 또한 들었을 때 묵직하고 껍질이 볼록한 것이 살이 통통하게 차 있어 맛있다. 신선한 바지락도 해감을 잘 해야 하는데, 먼저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잘 씻는다. 다음으로 물(1L) 기준, 소금을 2큰술 넣어 소금물을 만든 후 바지락을 넣고 냉장고에서 2~3시간 해감한다. 이때 체에 받쳐두면 바지락이 해감하면서 자신이 뱉은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지락을 해감할 때는 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바지락이 뱉어낸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② 남은 바지락 보관하기  남은 바지락은 소금물에 담가두면 냉장고에서 2-3일 정도 보관 가능하며 매일 소금물을 갈아주면 더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바지락을 장기간 보관하고 싶으면 껍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가 냉동하거나 살짝 데쳐 냉동 보관하면 좋다. 얼었던 바지락은 해동하지 않고 언 상태 그대로 조리한다. 냉동 바지락은 한 달 정도 보관할 수 있다.    ③ 바지락 특별하게 즐기기  바지락 버터 볶음을 할 땐 조개에서 육수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따로 물을 붓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해감할 때 바지락에 간이 배기 때문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고, 바지락이 입을 모두 벌리면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완성한 바지락 버터 볶음은 구운 바게트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바지락 버터 볶음은 해감하며 간이 배기 때문에 따로 소금을 넣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  🍳 페어링 팁   바지락 버터 볶음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는 샤르도네가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와인과 페어링할 음식을 만들 때에는 소스나 조리법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바지락을 찌거나 살짝 데쳤다면 산도가 높고 바디감이 가벼운 스타일의 소비뇽블랑이나 피노그리지오가 잘 어울린다. 바지락의 섬세한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비릿한 맛은 잡아주기 때문이다. 바지락을 버터에 볶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버터의 맛과 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미디엄 바디에 오크 숙성한 신대륙 스타일의 샤르도네(샤도네이)가 잘 어울린다. 오크 숙성 과정에서 얻어지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며 크림과 같은 질감이 버터를 입힌 바지락 살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 🍳 바지락 버터 볶음 레시피 「 바지락 버터 볶음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바지락 500g, 마늘 4개, 무염 버터 30g, 파슬리 가루 1작은술, 크러쉬드 페퍼 1작은술, 소금, 후추, 바게트 슬라이스     📌만드는 법 ①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씻어 준비한다.   ② 바닷물처럼 짭조름한 정도로 간을 맞춘 소금물(2~3%농도)에 바지락을 담가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해감한다. ③ 다시 한번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바락 바락 문질러 씻는다. ④ 마늘은 곱게 다진다.   ⑤ 팬에 버터와 다진 마늘, 파슬리 가루, 크러쉬드 페퍼를 넣고 약불에서 서서히 향을 낸다. ⑥ 바지락을 넣고 강불에서 2~3분 정도 볶다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 

    2023.02.08 15:13

  • 만두소가 갈치 아닙니다…고소함 극치, 은갈치만두

    만두소가 갈치 아닙니다…고소함 극치, 은갈치만두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백곰막걸리 이승훈·조성주 대표가 제주도 지역의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우리 술 이야기를 보내왔다. 노릇하게 구운 갈치살에 돼지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를 채운 은갈치만두와 이에 어울리는 제주도의 전통주다.   ☝이승훈·조성주의 코멘터리 :은갈치만두는 첫인상부터 치명적이다. 노릇노릇 구워낸 은갈치 특유의 먹음직스러운 모양새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만큼 맛있는 냄새가 난다. 여기에 제주산 고사리나물, 좁쌀로 빚은 오메기술과 이를 증류한 고소리술을 함께 곁들이면 제주도의 바다와 산, 들판의 식재료가 한 상에 담긴다. 맛도 좋지만, 그 구성이 특히 좋다.   고소한 은갈치만두와 제주오메기맑은술과 제주고소리술. 사진 송미성   제주도의 먹거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해산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앞바다는 일본과 중국 방향에서 오는 난류와 동해 방향의 한류가 계절별로 겹치며, 평균적으로 서쪽은 수심이 높고 동쪽은 수심이 낮다. 아울러 해류와 함께 다양한 어종들이 회유하며 일부에게는 월동장 역할을 하게 돼 방어·갈치·옥돔 등과 같은 고급 어종부터 고등어·멸치·오징어·조기 등과 같은 대중적인 어종까지 매우 다양하게 분포한다. 이렇게 매우 다양한 어종이 일 년 내내 풍족하게 잡히다 보니 제주 음식의 특징 중 하나는 복잡한 조리보다 최소한의 가공과 과하지 않은 양념을 통한 재료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다.   이 중에서도 갈치는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구이나 조림 등으로 즐겨 먹는다. 사실 갈치의 제철은 어획량이 가장 많은 여름이지만 맛을 좀 아는 사람들에겐 알음알음 2월 갈치가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2월이 수온이 가장 낮아 갈치 맛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 은갈치는 목포의 먹갈치와 같은 어종이다. 하지만 이름도 외양도 다른데 이 차이는 잡는 방법에 따라 나뉜다. 제주도에서는 주로 채낚기 조업으로 잡아 갈치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은빛 외관이 잘 유지돼 은갈치라 부르지만, 목포로 들어오는 갈치는 그물 조업으로 잡다 보니 그물 안에서 갈치끼리 많이 부대껴 은빛 비늘이 벗겨져 상대적으로 짙은 색을 띠어 먹갈치로 불리다.   오늘은 이 제주 은갈치로 만든 은갈치만두를 소개한다. 이름만 들으면 보통 갈치살을 만두소로 사용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갈치의 순살 사이에 만두소를 넣어 만든, 조성주 셰프의 창작 요리로 백곰막걸리의 인기 안주다. 여기에 제주 고사리를 나물로 만들어 곁들이면 지역색 짙은 제주도 안주가 완성된다.  ━  🍳요리 팁   갈치의 순살만 바르고 이안에 만두소를 넣어 구워낸 은갈치만두. 사진 송미성 ① 갈치 맛을 완성하는 밑간 갈치와 소의 맛이 조화를 이루려면 갈치에 밑간해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갈치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10~20분 정도 두면 표면에 송골송골 방울이 맺히는데 키친타월로 닦아낸다.   ② 만두피 대신 갈치살 은갈치만두에 사용할 갈치는 뼈와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 뼈를 제거할 때는 갈치의 등 쪽 방향에서 칼을 넣으면 제거하기 쉽다. 갈치는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만약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가 있을 경우 150도 온도에서 10분 정도 기름을 빼듯 구워도 된다.   ③ 고사리가 쓸 때는 설탕 고사리는 시즌에 따라 맛이 다른데 쓴맛이 강할 때는 설탕을 넣어주면 쓴맛을 어느 정도 잡아준다. 양념은 멸치액젓을 추천한다. 가장 무난하고 호불호가 없는데다 소금보다 감칠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제주도를 대표하는 전통주, 좁쌀로 빚은 제주오메기맑은술과 이를 증류한 제주고소리술. 사진 송미성   최근 제주도에서는 감귤·키위·메밀·커피 등 현지의 농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전통주들이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제주도에는 좁쌀로 술을 빚었다. 이 좁쌀을 제주어로 오메기라고 하는데, 구멍 떡으로 만들어 누룩과 같이 술을 빚어내어 오메기술이라 불렀다. 이 오메기술을 고소리, 육지 말로 소줏고리로 끓여 그 이슬을 받아낸 것을 고소리술이라고 불렀다.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은 좁쌀이 주식인 제주도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술의 형태였다. 오늘 제주 은갈치만두에 어울리는 술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고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갈치만두를 가르면 속에서 살짝 김이 올라온다. 바로 입에 넣어 맛을 본다. 갈치만두는 따뜻해야 맛이 배가된다. 갈치살 특유의 감칠맛까지 천천히 씹어 삼키며 온전히 느껴본다. 매우 맛나지만 기름에 튀기듯 구워낸 생선요리다 보니 입안에 살짝 느끼함이 남는다. 이때 차갑게 온도를 내려놓은 오메기맑은술을 혀 위에 살짝 얹듯 부어주고 음미하며 숨을 들이켜본다. 오메기맑은술은 적당한 단맛과 제주술 특유의 산미가 매우 매력적인데 이 조합은 은갈치만두의 뒷맛을 깔끔하게 씻어 줄뿐더러 쌀 술과는 또 다른 좁쌀 술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아, 이것이 제주도의 술맛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거다.   이어서 곁들여진 고사리나물을 먹어본다. 매우 익숙한 맛이지만 제주산 고사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특히 좋다. 역시 뒷맛을 씻어주듯 고소리술을 맛본다. 소줏고리에 제대로 끓여서 만든 전통 방식 소주 특유의 다소 투박하지만 구수한 고소리술의 알싸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서로 어울려 묘한 궁합을 이룬다.   ■ 🍳은갈치만두 레시피 「 은갈치만두와 고사리나물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제주 은갈치 한 마리(400g), 밀가루 적당량. 제주 건고사리 15g,  다진 파 2g, 마늘 1g, 들기름 5g, 젓갈 0.8g, 설탕 0.5g(고사리 따라 가감)   만두소 재료 : 돼지고기 다짐육 100g, 채썬 배추 70g, 채썬양파25g, 다진 마늘 4g,  다진 생강 1g, 다진 대파 8g, 으깬 두부 50g, 식용유 15cc, 간장 10g, 굴소스 40g, 미림 2g, 청주 2g, 후추 약간, 자염 1g   📌만드는 법 ① 갈치는 5~6cm 길이로 토막을 낸 후 뼈를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한다. ② 밑간이 드는 동안 만두소를 준비한다.   ③ 팬에 채썬 양파를 넣고 약한 불에서 볶아 수분을 날리고 갈색이 될 때까지 볶은 후 그릇에 담아놓는다.   ④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대파, 생강, 배추를 넣고 볶아 수분을 날리고 간장을 넣어 밑간하며 계속 볶는다. 배추가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⑤ 양파와 볶은 채소들이 식으면, 으깬 두부, 돼지고기 다짐육, 굴소스, 미림, 청주, 자염, 후추를 넣고 잘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⑥ 갈치 표면의 물기를 제거한 후 밀가루를 묻히고 만두소를 넣어 붙인다. ⑦ 말린 고사리 15g에 물을 넉넉히 넣고 6~7시간 정도 불리면 100g 정도 무게가 된다. ⑧ 고사리의 물기를 짜고 분량의 젓갈, 파, 마늘, 들기름을 넣고 간을 한다. 약한 불에 덖듯이 볶아 낸다. ⑨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갈치만두를 넣고 양면이 색이 나면, 물을 50~100cc가량 붓고 뚜껑을 덮고 약불로 지진다.   ⑩ 고사리나물과갈치만두를 그릇에 내어낸다. 」 

    2023.02.01 15:42

  • 달달한 브라우니엔 와인? 웬걸, 트라피스트 맥주 강추!

    달달한 브라우니엔 와인? 웬걸, 트라피스트 맥주 강추! 유료 전용

    음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강한 해산물은 산도가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위를 한없이 늘려주는 것처럼.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셰프이자 맥주 전문가인 손봉균 셰프가 보내왔다.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먹으면 좋은 맥주 페어링이다.    ━  브라우니와 트라피스트 맥주   ☝ 손봉균의 코멘터리: 트리펠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 묵직한 바디감과 함께 진한 알코올 향이 느껴진다. 이때 녹진한 초코 브라우니를 한입 베어 문다. 알코올이 브라우니 속으로 사르르 녹아들며 달콤한 페어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브라우니와 맥주 페어링. 사진 송미성   내가 나온 미국의 요리학교는 입학할 때 전공이 컬리너리(Culinary)와 베이킹 앤드 페이스트리(Baking & Pastry)로 나뉜다. 컬리너리가 일반적인 음식과 요리를 다루는 과정이라면 베이킹 앤드 페이스트리는 제과와 제빵을 배우는 과정이다. 컬리너리 과정에도 짧게나마 제과제빵 수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제과제빵 셰프들이 컬리너리 과정의 학생에게 바라는 점은 하나다. 그저 시키는 것만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무탈하게, 수업을 마치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제빵은 과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과제빵은 정확한 계량과 조리 시간이 생명이다. 그래야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요리에도 정확한 중량과 조리법, 조리시간이 있지만 제빵보다 융통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당시 제과제빵 수업은 힘들고 지루했다. 그때 만난 브라우니는 꽤 흥미로운 메뉴였다. 상상의 나래를 펴서 멋대로 만들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쉬워, 셰프도 이때만큼은 학생들에게 자유를 허락한다.   실제로 브라우니는 다른 메뉴에 비해 다소 적은 가짓수의 재료로 한번에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곁들이는 토핑이나 가니쉬에 따라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다. 그래서일까. 제과제빵 수업에서 배운 것 중 지금까지 요긴하게 활용하는 유일한 메뉴다. 물론 기본 레시피가 아닌 나만의 레시피다. 재료를 따로 녹이거나, 섞어서 합치지 않고, 번거로운 과정을 하나로 합쳐버린 원 볼 레시피다.  브라우니는 재료나 가니시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한 매력만점의 디저트다. 사진 송미성   🍳요리팁 ① 시간 없을 땐 전자레인지 베이킹에서 중요한 건 재료의 온도다. 그중 버터는 실온에 둔 것을 주로 사용한다. 시간이 없다면 전자레인지에 30초씩 2번 나눠 돌려 사용하면 된다.    ② 비주얼의 완성은 타이밍 브라우니는 오븐에서 꺼낸 후 식힘망에서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뜨거운 상태 그대로 자르면 칼에 묻어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대로 잘리지 않는다. 식혀서 어느 정도 굳은 후에 잘라야 단면이 깔끔하게 잘린다.    ③ 맛을 풍성하게 만드는 가니쉬 브라우니는 기본 레시피로도 아주 맛있다. 하지만 추가하는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곁들이는 토핑이나 가니쉬에 따라 변주가 가능하다, 견과류를 넣으면 고소함을 생크림을 얹으면 부드러움을 더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 양조장인 베트말레의 트라피스트 맥주. 사진 송미성   🍳페어링팁 달달한 디저트엔 와인을 떠올리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맥주가 있다. 바로 베스트말레 트라피스트(Westmalle Trappist) 맥주다. 황금빛의 외관과 높은 도수 때문에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Belgian Golden Strong Ale)이라고도 불린다. 무엇보다 오래된 전통에 걸맞은 풍성한 맛과 향으로 죽기 전에 무조건 마셔봐야 할 맥주로 꼽힌다.   트라피스트 맥주라는 칭호는 국제 수도원 연합(International Trappist Association, ITA)에서 공인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칭호로, 그 관리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공인받은 양조장은 세계적으로 14곳에 불과하다. 벨기에 6곳, 네덜란드 2곳, 오스트리아·이탈리아·영국·프랑스·스페인·미국에 1곳씩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 오늘 소개할 1836년 설립된 베스트말레(Westmalle) 수도원 양조장이다.    수도원 맥주는 도수에 따라 구분하는데 싱글(Single)은 약 5%, 더블(Dubbel)은 약 7%, 트리펠(Tripel)은 약 9%, 쿼드러플(Quadrupel)은 약 10% 이상의 맥주를 칭한다. 9.5%의 트리펠과 같이 높은 도수의 맥주를 마실 땐 상온에 가까운 온도를 추천한다. 잔은 입구가 넓고 비교적 작은 크기의 잔이 좋은데, 잔이 넓어야 향을 퍼뜨릴 수 있는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도수가 높은 만큼 한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높은 도수의 맥주를 양조하기 위해서는 효모가 먹고 알코올로 변화시킬 당분이 많이 필요하다. 맥주를 양조하고 나서도 당이 풍부하기 마련이라, 달달한 디저트류와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초콜릿과 생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 브라우니라면 금상첨화다.      ■ 🍳촉촉 달달 브라우니 레시피  「 만들기 쉬운 브라우니 원볼 레시피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버터 1컵(200g), 설탕 1컵, 달걀 4개, 바닐라익스트랙 1큰술, 중력분 1큰술, 코코아파우더 1컵, 소금 1작은술, 초콜릿 칩 1컵, 견과류 1컵    가니시 : 휘핑크림 1/2컵, 견과류 1큰술, 초콜릿 가루 1/2작은술     📌만드는 법   ① 오븐을 175도로 예열한다. ② 믹싱 볼에 버터, 설탕, 계란, 바닐라 익스트랙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잘 섞는다.  ③ 중력분과 코코아 파우더를 체에 걸러서 2에 넣는다.    ④ ③에 초콜릿 칩과 견과류를 함께 넣고 섞는다. ⑤ 버터를 바른 팬에 종이 포일을 깔고 4의 반죽을 골고루 붓는다. ⑥ 오븐에서 12분 익힌 후 앞뒤 방향을 바꿔서 12분 더 익힌다.    ⑦ 30분 정도 실온에서 식힌 후 24등분 해서 소분한다. ⑧ 브라우니 위에 휘핑크림과 견과류를 올려서 장식한다.  」 

    2023.01.18 15:29

  • 프랑스 귀족이 만든 사치스러운 조합, 캐비어와 샴페인

    프랑스 귀족이 만든 사치스러운 조합, 캐비어와 샴페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프랑스의 귀족이 만든 미식의 조합, 짭조름하면서고 녹진한 맛의 캐비아,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청량한 샴페인이다.      ━  캐비아와 샴페인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가벼우면서 청량감 있는 샴페인은 짭조름하면서 녹진한 캐비아와 대조적인 맛으로 잘 어울린다. 마치 기름진 치킨과 시원한 맥주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샴페인은 캐비아의 고소한 맛을 배로 느낄 수 있게 하며 마지막에 입안에 남는 비릿함을 한 번에 날려준다.   캐비어(가운데)와 샴페인은 프랑스 귀족들이 만들어낸 미식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찬란한 순간의 기억, 샴페인과 어울리는 요리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샴페인이다. 축하와 기쁨을 상징하고 있기에 샴페인만으로 그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와인바 주인장에게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스파클링(발포성) 와인은 참 고마운 존재다. 차가운 전채 요리부터 해산물, 고기, 달콤한 디저트까지 수많은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기 때문. 샴페인과 어울리는 것은 단연 캐비아다.    1700년대 프랑스 귀족들에 의해 탄생한 이 조합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럭셔리한 미식을 상징한다. 좋은 캐비아는 알이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고 광이 나며, 은은한 바다향과 함께 버터리한 풍미, 헤이즐넛이나 캐슈너트 등 견과류 터치로 여운이 길다. 종류에 따라서는 허브향, 과일향까지 나기도 하며 섬세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 요리 팁     좋은 캐비어는 입안에 넣었을 때 탱글탱글 알이 살아 있어야 한다. 사진 정리나 ① 캐비아는 차갑게, 자개스푼으로 캐비아는 맛이 쉽게 변하는 예민한 식재료다. 오픈하지 않은 상태로는 냉장에서 몇 개월 보관이 가능하지만, 오픈 후에는 3-4일 내로 다 먹어야 한다. 또 은이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금속은 캐비아를 산화시켜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 캐비아를 푸거나 먹을 때는 자개스푼이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속은 캐비어 맛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개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진 김태훈 ② 맛이 강하지 않은 재료와 매칭 캐비아에는 담백한 비스킷이나 블리니, 감자 등을 곁들이는데 캐비아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맛과 향이 강하지 않는 재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는 같은 계열의 날생선, 굴, 관자 등과도 맛이 일맥상통해 잘 어울린다. 소스로는 주로 사워크림을 곁들이는데 사워크림의 신맛이 캐비아의 짠맛을 중화시키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③ 이색적인 캐비아 조합 캐비아를 조금 특별하게 맛보고 싶다면 딸기나 멜론 같은 과일 위에 올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멜론 위의 하몽처럼 짭조름한 캐비아와 달콤한 과일의 ‘단짠’ 조합은 캐비아를 평소 못 먹는 사람들조차도 캐비아를 사랑하게 만든다. 또는 조미된 김에 흰밥을 싸서 캐비아를 올려 먹어도 좋다. 가장 럭셔리한 맛의 김밥이다.   딸기와 멜론 같은 과일에도 캐비어를 올려 즐길 수 있다. 사진 정리나 🍳 페어링 팁 샴페인과 캐비어는 가장 럭셔리한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캐비아와 잘 어울리는 술을 꼽으라면 샴페인, 보드카, 화이트 와인이 있다. 특히 샴페인의 거품은 캐비아의 풍미를 극대화시켜주며 마지막에 입안을 상쾌하게 마무리해 준다. 샴페인 중에서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나 브뤼(Brut) 등 드라이하고 당도가 적은 종류를 추천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오크 터치가 느껴지는 샴페인은 조금 더 섬세한 캐비아와 잘 어울리며, 미네랄과 과일향이 강한 샴페인은 바다향이 더 느껴지는 캐비아와 잘 어울린다. 반대로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nin)이 높은 레드 와인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 네비올로 등은 캐비아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캐비아의 맛을 압도하고 섬세한 풍미를 해치기 때문이다.   ■ 🍳 캐비어 구절판 레시피 「 조금 더 재밌게 캐비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본 캐비어 구절판. 운영중인 와인바 비놀로지(VINOLOGY)에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 사진 김태훈   📌 재료: 연근, 감자, 고구마, 샬롯, 달걀, 솔부추, 사워크림   📌만드는 법 ① 연근·감자·고구마는 껍질째 삶아 준비한다. ② 슬라이서로 연근·감자·고구마를 얇게 썰어준다. ③ 달걀을 삶아서 노른자와 흰자를 구분하여 으깬다. ④ 솔부추와 샬롯은 곱게 다진다. ⑤ 준비한 재료들을 캐비어, 사워크림과 함께 낸다. ⑥ 기호에 맞게 재료들을 혼합해서 즐긴다.    」 

    2023.01.11 15:21

  • 매콤한 생태에 메밀주 한 잔…한겨울, 강원의 맛이로구나

    매콤한 생태에 메밀주 한 잔…한겨울, 강원의 맛이로구나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백곰막걸리 이승훈·조성주 대표가 강원도 지역의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우리 술 이야기를 보내왔다. 매콤한 양념을 얹은 생태찜과 여기에 어울리는 우리술이다.     ━  겨울 강원도의 맛, 생태찜   ☝이승훈·조성주의 코멘터리:제철 겨울의 탱글탱글한 육질을 지닌 생태를 연잎 위에 올리고 매콤한 양념을 올려 쪄낸 생태찜은 담백하면서도 매콤한 끝맛을 자랑한다. 먼저 도수가 높은 ‘화전일취 탁주’를 마신다. 다음으로 메밀로 빚은 ‘메밀로 소주’와 함께 맛보길. 생선요리에 발효주와 증류주의 페어링이 각각 어떻게 매력적으로 조화를 이루는지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담백하고 매콤한 끝맛이 매력적인 생태찜. 조성주 대표는 연잎을 활용해 생선 특유의 냄새를 잡았다. 사진 송미성 강원도는 동쪽으로는 길게 바다와 접하고 중앙으로는 태백산맥이 수직 관통하며 영동과 영서로 나뉜다. 태백산맥에서 이어진 산간지역에서 나는 임산물, 송이·능이 등의 버섯부터 곤드레·고사리·곰취·두릅 등의 나물류, 감자와 옥수수 등 구황작물이 주로 난다. 겨울 하면 수산물을 빼놓을 수 없다. 오징어·방어·가자미·붉은 대게가 주류를 이루면서 도루묵·양미리·도치 등 지역색이 강한 어종도 두루 잡히고 이를 요리하는 다양한 조리법들이 발달했다. 하지만 논보다 밭의 면적이 넓고 인구가 적은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수도권이나 삼남 지방보다 식재료가 소박하고, 조리법 또한 격식을 따지기보단 보존성을 높이고 재료의 맛을 살리는 쪽으로 발달했다.    겨울의 제철 식재료로 꼽히는 해산물도 마찬가지. 특히 1990년대 초까지 풍어를 이루며 강원도를 대표했던 명태를 보면 강원도의 식재료, 그리고 음식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그 기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공 형태에 따라 이름도 다르게 불렀다. 바다에서 바로 잡은 명태는 생태라고 불린다. 얼린 명태는 동태라고 부르고, 탕용으로 많이 소비된다. 명태를 반건조 형태로 가공하면 코다리가 되고 찜과 조림 등에 많이 쓰인다. 명태를 덕장에서 말리면 황태 혹은 북어가 되고, 이는 바로 섭취할 수도 있고 다양한 음식에 고루 쓰인다.    한때 저렴한 편에 속했던 명태는 아쉽게도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도 오르고 구하기도 힘든 생선이 됐다. 하지만 겨울 강원도의 맛을 소개하기 위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수산물이 바로 이 명태다. 이번에 소개하는 요리는 강원도 생태를 구해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정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태에 매콤한 양념을 얹어낸 찜은 재료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강원도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요리 팁 ① 연잎으로 비린 향 잡기 생태찜의 맛을 완성하는 건 연잎이다. 연잎 특유의 향이 생선의 비린 향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항균 효과까지 있어 수산물과 잘 어울린다. 겨울엔 냉동 상태의 연잎만 파는데, 해동 후 흐르는 물에 흙이나 불순물을 제거해 사용하면 된다.    ② 생태뼈 육수로 깊은 맛 더하기 생태찜엔 생태의 살만 발라서 사용하는데, 남은 뼈로는 육수를 내서 양념장에 더하면 맛이 깊어진다. 생태뼈를 구운 후 물에 넣고 강불에서 끓이기 시작해 물이 끓으면 중불로 줄이고 15분 정도 더 끓인다. 멸치를 같이 넣고 끓이면 육수의 풍미가 더 진해진다.    ③ 고소한 내장 맛보기   생태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아가미와 위로는 젓갈을 담그기도 한다. 만약 선도가 좋다면 간·이리·위 등 내장도 다 사용할 수 있다. 내장을 양념장에 버무린 후 생태살 위에 올려 5분 정도 쪄낸다. 생태찜과 강원도의 전통주. 사진 송미성 🍳이승훈의 페어링 팁 영동지방에서 나는 생태로 맛난 안주를 만들었으니 이에 어울리는 술은 영서지방에서 찾았다. 근래 들어 춘천과 홍천, 두 도시에 프리미엄 전통주 양조장이 여럿 새로 생겨나거나 이전하며 다소 심심했던 강원도의 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첫 번째 술은 춘천 지시울 양조장의 ‘화전일취 탁주’를 골랐다. 아직 2년여밖에 안 된 신생 양조장으로, 화전일취라는 이름엔 ‘꽃 앞에서 우리 모두 취하세’라는 낭만적인 뜻을 담고 있다. 쌀과 물, 누룩만 사용하는 막걸리인데 100일 이상 발효를 거치며 쌀의 농밀한 단맛이 부드럽게 묻어나고 넣지도 않은 꽃향기가 살금살금 다가온다. 두 번째 술은 홍천 두루 양조장의 ‘메밀로 소주’다. 부부가 농사지은 메밀과 쌀로 빚은 메밀 소주다. 안동소주·화요 등 대부분 증류식 소주가 쌀 소주인데, 이 메밀로는 귀한 국산 메밀을 사용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술이다.    이제 음식과 함께 맛볼 순서다. 먼저 잘 쪄낸 생태연잎찜의 살과 위에 얹어진 양념은 과하지 않게 조금만 얹어서 호호 불어 맛본다. 생태 특유의 꼬릿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양념을 조금만 얹어 다소 심심할 수도 있지만, 그 담백한 맛과 ‘화전일취 탁주’의 조화가 포인트다. 음식을 삼킨 후 술을 맛본다. 막걸리지만 알코올 도수가 12도로 높은 게 특징이다. 감미료가 아닌 쌀에서 유래한 자연스럽고 절제된 단맛과 적당한 알코올이 담백한 생태찜 맛에 이어 입속에서 다양한 맛을 선물한다. 이를 몇 번 반복해도 좋다. 다음으로는 조금 식은 생태살에 양념장을 더 많이 얹어 맛보길. 식으면서 더 탱탱해진 생태살에 다소 자극적인 양념이 더해져 아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입술에 묻은 양념까지 핥아 조곤조곤 씹고 상온의 ‘메밀로 소주’를 원샷한다. 자신도 모르게 “크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일반 쌀 소주에 비해 구수한 메밀이 들어간 ‘메밀로 소주’의 맛과 향은 이전에 다른 곳에서는 접해보지 못한 경험이 될 것이다.       ■ 🍳생태찜 레시피  「 생태찜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2인) : 생태 2kg, 연잎, 다시마 5g, 무 10g 양념장 : 간장 3큰술, 고춧가루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홍고추·청양고추 20g씩, 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① 생태를 뼈를 분리해, 무게의 0.05% 소금으로 밑간한다. ② 뼈는 살짝 구운 후 물 200cc와 다시마, 무를 넣어 끓여 육수를 만든다. ③ 양념장 재료를 섞고 여기에 ②의 육수를 붓는다. 고춧가루로 농도를 조절한다.   ④ 연잎을 밑에 깔고 생태살을 얹어 8분 정도 찐다.   ⑤ 양념장을 얹고 3분 정도 더 찐다. 마지막으로 다진 청양고추와 홍고추, 깨를 뿌려 완성한다. 」 

    2023.01.04 14:27

  • 축제는 코끝에서 시작됐다…황홀한 짝, 미트볼·바질맥주

    축제는 코끝에서 시작됐다…황홀한 짝, 미트볼·바질맥주 유료 전용

    음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강한 해산물은 산도가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위를 한없이 늘려주는 것처럼.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셰프이자 맥주 전문가인 손봉균 셰프가 보내왔다. 허브향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탈리안 미트볼과 바질 맥주 페어링이다.   이탈리안 미트볼과 바질 맥주   ☝손봉균의 코멘터리 :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탈리안 미트볼’과 맥주 ‘스포탄 바질(이하 바질 맥주)’의 페어링은 코끝에서부터 축제가 시작된다. 미트볼의 고소한 육향이 바질 맥주에서 풍기는 펑키함과 상쾌한 향이 만나 입에 침을 고이게 하기 때문이다.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부드러운 미트볼의 질감을 느끼며 바질 맥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바질의 향이 다른 향신료의 맛과 어우러져 이질감이 전혀 없이 음식과 하나가 된다. 봄날에 느꼈던 화사함이 추위로 잊혀버린 겨울날에 다시 찾아온 듯하다. 향긋한 허브향과 촉촉한 식감이 매력적인 이탈리안 미트볼. 사진 송미성   세계는 넓고 맛있는 음식은 많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건 분명 사용하는 재료는 다른데 비슷한 형태로 완성된 세계 각지의 음식을 발견하는 일이다. 이런 식이다. 둥글 ‘환(丸)’자를 쓰는 ‘완자(丸子)’는 다진 고기에 여러 가지 양념을 더 해 뭉친 후 삶거나 굽거나 튀기는 등의 조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내는 형태의 음식이다. 같은 결의 음식을 서양에서는 미트볼(Meat Ball)이라고 부른다. 한국엔 떡갈비나 동그랑땡, 굴림 만두, 일본에는 쓰쿠네나 멘치가츠, 중국엔 난자완스가 있다. 좀 더 멀리 가볼까. 중동의 코프타, 아랍권의 팔라펠, 아메리카의 미트로프, 미국의 햄버거, 유럽의 패티나 프리카델레 등도 결이 같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더 자세하게 각 나라의 ‘미트볼(완자)’에 대한 이름과 설명을 수다맨같이 쌍수(雙手)를 들어 늘어놓으면, 10분 정도는 거뜬하게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들어가는 재료와 형태는 아주 다양하다. 그중 이탈리안 미트볼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 5대 장인 바질·타임·로즈마리·오레가노·마늘을 넣는다. 이탈리안 허브 믹스라고도 불리는 이 향신료들 덕분에 고기의 잡내가 있을 틈이 없다. 또한 우유와 빵가루로 부드러움과 촉촉함까지 더해 한번 맛보면 계속 생각날 만큼 매력적이다. 향긋한 미트볼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맥주가 필수다. ‘허브의 왕’으로 불리는 바질. 중앙포토 🍳요리팁 ① 허브향 제대로 내기 이탈리안 미트볼의 킥은 허브다. 오레가노·로즈마리·타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특유의 상쾌한 향은 흔히 먹던 미트볼을 잊게 한다. 다만 이 향을 제대로 살리려면 반죽할 때 허브 가루가 뭉치지 않게 흩뿌리면서 잘 섞어야 한다.   ② 생허브 활용법 오늘은 말린 허브를 갈아낸 분말을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만약 생 허브가 있다면 활용해도 좋다. 이때 허브 가루 1큰술은 생 허브 1/4컵으로 대체하면 된다.   ③ 촉촉한 식감 살리기 미트볼은 촉촉함이 생명이다. 그리고 그 생명을 살리는 건 돼지고기의 어느 부위를 쓰느냐에 달렸다. 가장 부드러운 안심을 주로 쓰는데, 안심만 넣으면 다소 퍽퍽할 수 있으므로 지방 부위를 함께 넣는 게 좋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산다면 안심과 지방을 섞어 달라고 주문하고, 포장된 제품으로 구매할 때는 돼지 지방 대신 소 다짐육을 사면 된다.   🍳페어링팁 상쾌한 바질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스폰탄 바질 맥주’. 사진 송미성   맥주 하면 독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커다란 광장을 꽉 채운 사람들이 머그잔을 부딪치며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눈여겨볼 나라가 한 곳 더 있다. 독일과 국경을 맞닿은 벨기에다. 독일보다 자유로운 스타일의 다양한 맥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과거 맥주 순수령으로 맥주 양조에 사용하는 재료를 제한했지만, 벨기에는 ‘일단 맛이 좋으면 좋은 거야! (If it taste good, it is good)’라는 기조 아래 자유롭게 여러 가지 재료를 맥주에 넣어 만들어 왔다.   자유로운 벨기에 맥주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따라 할 수 없는 고유함 그 ‘잡채’(자체를 대신해서 사용하는 유행어)다. 야생의 효모를 이용, 자연발효를 통해 만들어내는 ‘람빅(Lambic)’ 맥주도 그중 하나다. 두 종류 이상의 맥주와 1년에서 10년까지 숙성한 맥주를 블렌드하기도 하고 과일이나 설탕류 혹은 다른 음료까지 섞어서 ‘맛있게’ 만들어 내는 것이 람빅 맥주의 핵심이다. ‘스폰탄 바질’은 벨기에 람빅 맥주 양조의 최고라 할 수 있는 린데만스 양조장과 덴마크의 집시 양조장이 협업으로 만들어낸 맥주다. 시큼하면서 쿰쿰한 매력이 가득한 람빅 맥주에 스며든 상쾌한 바질 향으로 시작해 입안에 가득 퍼지는 바질의 향, 그리고 잔잔하게 여운이 남는 바질의 맛과 향으로 미각을 깨워주는 마법을 보여주는 맥주라 할 수 있다.   ■ 🍳이탈리안 미트볼 레시피  「 이탈리안 미트볼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4인) : 돼지고기 안심 750g, 돼지고기 지방 250g, 마늘 2알, 양파 1/2개, 우스터소스 1/2큰술, 굴소스 1/2큰술, 우유 1/2컵, 빵가루 1컵, 파마산가루 1/4컵, 오레가노가루 1큰술, 로즈마리 가루 1큰술, 타임 가루 1큰술   가니쉬 : 토마토소스 1컵, 바질 1뿌리, 토마토 1/4개, 파마산치즈 1큰술     📌만드는 법   ① 돼지고기 안심과 지방은 함께 섞어서 갈아 구입한다.   ② 마늘·양파·굴소스·우스터소스를 믹서기에 넣어 간다.   ③ 우유와 빵가루를 뻑뻑할 정도로 섞는다. ④ 그릇에 ①②③과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는다. (허브가루가 뭉치지 않게 흩뿌리면서 잘 섞어준다) ⑤ 반죽을 한개당 120g 정도로 나눠 동그란 모양으로 빚는다. ⑥ 기름을 두른 팬에서 ⑤를 올리고 노릇하게 굽는다. ⑦ 180도로 예열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 7분 더 구워서 속까지 익힌다. ⑧ 따뜻하게 데운 토마토 소스를 아래 깔고, 미트볼을 올린 후 토마토와 바질을 가니쉬로 올리고 파마산 치즈를 뿌려 마무리한다.  」  ◦ 다음 편엔 큐어링한 연어와 무화과 크림치즈, 이에 어울리는 티를 소개합니다. 

    2022.12.21 14:01

  • 이탈리아에도 ‘치맥’ 있다…레드 와인과 카치아토레

    이탈리아에도 ‘치맥’ 있다…레드 와인과 카치아토레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강한 해산물은 산도가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위를 한없이 늘려주는 것처럼.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사냥꾼도 요리했을 만큼 쉬운 조리법에 고급스러운 맛, 여기에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까지, 멋진 연말 홈파티를 만들어줄 완벽한 조합이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 정리나의 코멘터리: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이탈리아엔 와인과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이하 카치아토레)가 있다. 닭고기에 와인을 넣고 오래 끓여내 부드러우며 풍미가 최고다. 한동안 카치아토레의 매력에 푹 빠져 자주 만들곤 했는데, 이탈리아 현지 친구도 엄지를 들며 ‘Buono! Buono!(좋다! 맛있다!)’를 연발했다. 이탈리아에서 사냥꾼들이 먹었던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라 불리는 볼로냐(Bologna)에서 한 달 살기를 한 적이 있다. 워낙 작고 조용한 도시라 이웃 분들과 금세 친해져 홈파티를 자주 했다. 한번은 홈파티를 주최했는데 이웃이 만들어온 자줏빛의 닭요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와인을 넣고 오랜 시간 끓여낸 요리라고 했는데 그 맛과 향이 기가 막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체리·딸기 등의 과실 향과 토마토소스의 산미까지! 닭요리가 이렇게 고급지다고? 이름을 물어보니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Pollo alla Cacciatora)라고 했다.   반전은 이름에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사냥꾼식 닭요리’를 뜻한다. 본래 사냥꾼들이 야생에서 사냥한 꿩·닭·토끼 등을 먹다 남은 와인을 넣고 푹 익혀 만드는 요리라고 한다. 메인 재료가 닭과 와인인지라 프랑스 코코뱅(Coq au Vin)과도 유사하지만, 사냥꾼들이 즐긴 음식인 만큼 재료와 조리법이 훨씬 간단하다. 닭고기는 1~2시간 마리네이드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식감은 더 부드럽다. 사진 김태훈   🍳 요리 팁 ① 맛있게 만들어주는 닭고기 마리네이드 닭은 볽음탕용 닭을 준비한다. 뼈가 있는 닭으로 요리하는 것이 오리지널 레시피지만 뼈가 없는 닭다리살을 활용해도 좋다. 단, 닭가슴살은 오래 익히는 과정에서 퍽퍽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닭고기는 깨끗하게 씻은 후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한다. 이렇게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더 부드러워진다.   ② 가성비 좋은 와인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 요리의 포인트는 와인이다. 닭고기에 와인을 붓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알코올은 날아가고 특유의 향과 맛이 닭고기에 스며든다. 와인은 단맛이 없는 레드 와인이면 뭐든 좋다. 편의점의 가성비 좋은 와인도 충분하다. 조금 더 화사한 색상을 원한다면 화이트 와인을 활용해도 괜찮다.   ③ 풍미 더하는 올리브 감칠맛을 더하는 조연들도 있다. 먼저 토마토는 홀토마토를 추천하는데, 없다면 토마토 퓨레나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를 활용해도 좋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양파·당근·셀러리·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체리뇰라 품종의 올리브를 주로 넣는다. 큰 고육과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치레뇰라는 닭고기만큼 와인을 부른다.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와 페어링하면 좋은 이탈리아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 사진 김태훈   🍳 페어링 팁 와인으로 만든 요리인 만큼 와인과 페어링해 많이 즐긴다. 한 가지 팁은 레드 와인 한 병을 준비해 반은 요리에 활용하고, 반은 요리와 함께 즐기는 것이다. 토마토가 들어갔기 때문에 산도가 있는 와인을 추천한다. 산도가 없는 와인을 매칭할 경우 토마토의 신맛 때문에 와인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요리와 와인 페어링에는 ‘신토불이’가 성립되는데, 그 지역의 와인과 전통 요리를 함께 페어링하면 가장 좋다.   카치아토레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인 만큼 이탈리아 지역의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으로 만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를 추천한다. 산지오베제가 주 품종이다 보니 체리·딸기·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향이 두드러지며 미디엄 바디에 탄탄한 구조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병에는 예외 없이 검은 수탉을 상징으로 라벨링돼 있어 ‘닭’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레시피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재료. 사진 김태훈   📌재료(2~3인) : 닭 1마리, 와인 1/2병, 홀토마토 1캔(400g), 방울토마토 20개, 올리브 20개, 로즈마리 2줄기, 마늘 6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적당량   📌만드는 법   ① 로즈마리의 줄기를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 마늘도 다진다.  ② 닭고기에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 한다.   ③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닭고기의 겉면을 익혀준다. ④ 닭고기 표면이 갈색으로 익으면 모든 재료를 넣고 중약불에서 30분~1시간 뭉근히 끓여준다. 필요 시, 중간에 닭육수나 물을 보충하며 익힌다.   ⑤ 소금·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파슬리나 남은 로즈마리로 장식해도 좋다. 」  ◦ 다음 편엔 미트로프와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2.14 15:19

  • “45도 독주가 이리 달구나” 너비아니와 대하의 앙상블

    “45도 독주가 이리 달구나” 너비아니와 대하의 앙상블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 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백곰막걸리 이승훈·조성주 대표가 서울·경기 지역의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우리 술 이야기를 보내왔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말 모임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와 술이다.     ━  너비아니와 대하잣즙 무침       ☝이승훈·조성주의 코멘터리 : 서울·경기는 예로부터 전국에서 난 귀한 식재료가 올라와 화려한 식문화를 향유했다. 바다의 새우, 산의 잣, 죽순, 들판의 소고기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가는 대하잣즙무침은 조선시대 상류층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여기에 잣과 쌀로 만든 약주 잣진주를 곁들이면, 한식 페어링의 모범이다. 이뿐인가. 소고기를 잘 손질하고 양념해 구워낸 너비아니와 함께하는 쑥이 들어간 보리소주 양조학당 ‘애’는 ‘45도 독주가 이리 달고 맛나구나’ 찬탄하게 한다.    조성주 대표가 서울과경기 지역의 메뉴료 꼽은 너비아니, 파만두구이를 함께 내 다양한 식감을 살렸다. 사진 송미성   서울·경기는 고려와 조선 두 왕조가 모두 수도로 삼았던 지역이다. 자연스레 전국의 다양한 물산과 식재료가 모였고, 이를 조리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교류하며 매우 다양한 음식문화를 꽃피웠다. 서울·경기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기 요리나 김치에서는 이 지역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너비아니나 불고기 등 고기 음식은 다른 곳에 비해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간장 같은 양념을 과하게 쓰지 않는다. 너무 짜거나 맵지 않은 적당한 간을 선호한다. 김치 스타일 역시 마찬가지. 영호남 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를 비롯한 부재료가 꽤 많이 들어가고 묵직한 데 비해 서울·경기 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가 적게 들어가며 간이 적당하고 깔끔한 스타일이다. 서울·경기의 대표 음식으로 너비아니를 고른 것도 이 때문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은 담백한 너비아니, 여기에 만두피 대신 대파로 만든 파만두구이를 더해 다양한 식감과 맛을 완성했다.    서울·경기의 음식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푸짐함이 아닌 섬세함이다. 전국에서 올라온 식재료가 풍부한 데다 경제적인 부까지 점유했던 지배층인 궁중·양반가가 식문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풍성했던 이들은 양을 많이 내기보다 양은 적지만 손이 많이 가고 매우 섬세하고 격식을 따지는 가짓수 많은 음식 차림새를 선호했다. 대하잣즙무침이 대표적이다. 새우·잣·죽순·소고기를 모두 넣은,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음식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 특징을 빼놓을 수 없으리라.    새우, 잣, 죽순, 소고기를 넣은 대하잣즙무침. 사진 송미성   🍳요리팁 ① 비주얼·맛도 좋은 고기 손질법 너비아니용 고기는 너무 얇으면 구울 때 조각이 떨어져 맛이 덜하므로 약간 두껍게 썬다. 고기에 잔 칼집을 내면 양념이 고루 잘 밴다.    ② 대하 손질법   대하잣즙무침의 주재료인 대하는 손질할 때 내장을 제거한다. 대하를 살짝 구부리면 새우 머리에서 바로 뒷부분 또는 두 번째 마디에 검은색 선이 보이는데, 이게 내장이다. 뾰족한 이쑤시개나 포크를 넣어 당기면 내장이 따라 올라온다. 올라온 내장을 손으로 잡아당기면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다.       ③ 고소한 잣즙 만드는 팁 대하잣즙무침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잣은 백잣보다는 더 고소한 맛이 나는 황잣이 좋다. 잣즙을 만들 땐 잣의 고깔 부분을 떼어 절구에 넣고 양지 국물을 부어 만드는데, 이때 잣의 건조 상태에 따라 양지 국물을 가감하면 된다. 양지 국물을 내기 번거로울 땐 대하를 쪄낸 물에 대하 껍질을 넣어 삶아 대신 사용해도 좋다.     이승훈 대표가 엄선한 서울과 경기지역의 우리술 4종, 사진 왼쪽부터 오마이갓 탁주, 양조학당 ‘애’, 아리아리, 잣진주. 사진 송미성   🍳이승훈의 페어링팁   전통주는 또한 지역의 술이다 보니 양조장이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해 있다.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인근에 양조장 하나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는 오히려 지가가 높고 좋은 물을 찾기 힘들다 보니 양조장이 위치하기엔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하여 2021년 전국 주류출고금액 대비 수도권 비중은 무려 29.6%인데, 그중 경기도 비중이 94.3%나 된다. 수도권 양조장 대부분이 경기도에 있고 전국에서 가장 술 생산이 많은 지역이 경기도라는 얘기다.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가장 큰 소비시장을 가짐과 동시에 매우 다양한 농산물이 경작되는 곳이라는 큰 장점이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지역의 대표하는 술을 고르기가 매우 어려웠다.   4종의 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종별, 지역별로 안배했다. 막걸리 오마이갓 탁주, 약주 잣진주와 아리아리, 증류식 소주 양조학당 ‘애’다. 먼저 오마이갓은 인천 최초 지역특산주 양조장 송도향과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에빗(EVETT)이 협업해 만든 모과청이 들어간 탁주다. 다음 잣진주는 가평 전통주연구개발원에서 삼양주 기법으로 만든 약주에 지역 특산물 잣을 넣은 술이다. 아리아리는 용인의 제이앤제인브루어리(J&J BREWERY)에서 만든 약주로 쌀과 누룩으로만 빚은 술임에도 마치 화이트 와인이 아니냔 평을 듣는 술이다. 마지막으로 광명 한국양조연구소의 양조학당 ‘애’는 쑥이 들어가는 보리소주로 구수함과 포근함이 입안 가득 느껴지는 잘 만들어진 증류식 소주다.    이제 술과 음식을 함께 맛볼 순서. 시작은 인천 송도향의 오마이갓 탁주다. 막걸리임에도 한국의 모과를 청으로 만들어 넣고 여기에 페퍼베리를 함께 넣은 달콤하고 시트러스하면서도 복잡미묘한 향이 나 식전주로 잘 어울린다. 이어서 대하잣즙무침을 가능한 한 젓가락에 새우·죽순 등 재료를 골고루 집어 잣즙을 듬뿍 묻혀 입에 넣는다. 고급스러운 음식의 맛을 느끼며 이어서 가평잣을 넣은 약주 잣진주를 천천히 음미하며 입 안을 씻어 내본다. 미세한 단맛과 산미가 조화를 이룬다. 다음으로 파만두구이를 ‘서걱’ 소리가 나도록 씹는다. 알싸한 대파의 맛과 돼지고기, 배추 등 만두소의 묵직한 맛이 느껴지는 별미다. 이어서 용인의 약주 아리아리를 가능한 한 차갑게 해  와인잔에 따라 음미한다. 마치 화이트 와인 같은 느낌으로 입안을 씻어내는 듯하면서도 신기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으로는 너비아니와 함께 보리 증류식 소주 양조학당 ‘애’를 한잔 마신다. 희석식 소주를 마시듯 한번에 삼키지 말고 너비아니를 큼지막하게 씹어 천천히 맛보고 목구멍으로 다 넘긴 다음 이어서 코냑을 음미하듯 살짝 혀 위에 올리듯 마신다. 증류식 소주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강한 곡물 향이 느껴지고 피니쉬는 은은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며 구운 고기의 느끼함을 담백하게 마무리해 준다.     ■ 🍳 너비아니와 대하잣즙무침 레시피  「 너비아니와 파만두구이 너비아니와 파만두구이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등심 1kg, 진간장 3큰술, 다진파 1과 1/2큰술, 다진마늘 1과 1/2큰술, 설탕 1큰술, 꿀 1큰술, 후춧가루 1/2작은술 , 참기름 1큰술, 배즙 100cc,  생강즙 1큰술 파만두구이 재료: 대파50g, 돼지고기 다짐육 200g, 배추 300g, 당근50g, 양파200g, 애호박50g, 부추50g, 숙주50g, 두부1모, 간장 1큰술, 다진파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생강 1/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너비아니 만드는 법   ① 소고기는 0.4~0.5 cm 정도로 두툼하게 썬 다음 기름기를 잘라 내고, 핏물을 닦는다. ② 소고기 앞뒤면에 잔칼질을 해 설탕을 뿌리고 20분정도 재워 둔다. ③ 양념장을 만들어 ②의 고기에 칼집 사이사이 양념이 고루 배도록 바르고 주물러준다. ④ 중간불에서 고기를 굽고 그릇에 담은 뒤 잣가루를 뿌려낸다.     📌파만두구이 만드는 법. ① 돼지고기 다짐육에 간장·파·마늘·생강·참기름·후춧가루를 넣어 밑간한다. ② 팬에 채썬 양파를 넣고 기름을 살짝 두른 뒤 수분을 날려 갈색이 될 때까지 덖는다. ③ 채썬 애호박은 소금·참기름을 뿌려 밑간한 후 볶는다. ④ 부추·당근은 쫑쫑 썰어 준비한다.   ⑤ 두부는 꼭 짜서 수분을 제거한다. ⑥ 숙주는 데쳐서 자르고, 참기름·소금으로 간을 한다. ⑦ 배추는 데쳐 잘게 썬다.   ⑧ 모든 재료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⑨ 파의 소를 빼고, 여기에 8의 만두소를 채워 기름 두른 팬에 굽는다.    대하잣즙무침 대하잣즙무침 재료. 사진 송미성 📌 재료 : 대하 5마리, 사태 100g, 오이 100g, 죽순 70g, 잣 4큰술, 양지국물 3큰술, 소금1/2작은술, 후추가루 1/4작은술, 참기름 1/2큰술, 간장·다진파·다진마늘 조금씩,     📌 만드는 법 ① 대하는 껍질째 씻어 등쪽의 내장을 제거하고, 이쑤시개로 고정해 뜸이 오른 찜기에 넣어 3분 정도 찐다. ② 익은 대하의 껍질을 제거하고 2등분으로 어슷썬다. ③ 사태는 가볍게 데쳐 누린내 및 이물질을 제거하고 푹 삶아 차게 식힌다. ④ 식힌 사태를 네모나게 썬다. ⑤ 오이는 반을 갈라 속을 제거하고 어슷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짜고, 다진파, 마늘로 양념하여 볶는다.   ⑥ 삶은 죽순은 빗살 모양을 살려 자르고, 간장,다진파 마늘로 양념하여 볶는다. ⑦ 잣은 곱게 갈아 잣즙을 만든다.   ⑧ 재료를 고루 섞어 잣즙으로 살살 버무리고 소금·후추로 간을 맞춘다. 」  ◦ 다음 편엔 이탈리아 사냥꾼이 즐겨 먹던 닭요리와 와인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2.07 14:20

  • 늦가을 홈파티 유혹 ‘반각굴’…이때 옆에 두면 안되는 와인

    늦가을 홈파티 유혹 ‘반각굴’…이때 옆에 두면 안되는 와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 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 레시피는 리나스테이블의 정리나 대표가 소개한다. 맛과 멋을 동시에 잡은 와인 페어링의 정석이다.   지금이 제철! 석화를 더 그럴싸하게 즐기는 방법 ☝ 정리나의 코멘터리 : 석화 철이 되면 한국에 사는 것이 더 뿌듯해진다. 경남 통영, 거제 등 유명 산지에서 빠르면 하루, 이틀이면 배송이라니! 한국의 배송업체들에 상을 주고 싶을 정도다. 물론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사시사철 양식 굴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수록 굴 맛이 좋아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제철 석화에 풍미를 올린 소스를 살짝 뿌렸다. 소스는 강하지 않고 은은해야 석화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요리 정리나, 사진 김태훈   오래전, 껍질 상태로 판매하는 석화를 대량 구매해 친구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친구들 앞에서 석화를 자랑하고 기뻐한 것도 잠시. 아뿔싸! 석화를 까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굴의 모양도 가지각색이고 집에 있는 칼로는 잘 열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굴을 까는 칼까지 따로 있단다. 그래도 비주얼이 중요한데?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때쯤 한쪽만 껍질을 붙여 파는 하프쉘, 반각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홈파티에 최적화된 굴이라고 할까? 온라인에 ‘반각굴’ 혹은 ‘하프셸’이라고 검색하면 산지에서 직송해 주는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굴 시즌이면 업체를 찾아 택배로 굴을 주문했는데, 올해는 산지 거래처를 찾는다는 핑계로 경남 통영을 찾았다. 그런데 웬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022년 햇굴초매식(첫 경매)이 있었다. 굴 풍작을 기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정말 끝없이 펼쳐진 굴을 볼 수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굴의 60~70%를 통영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전 세계 굴 생산국 2위가 한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다. 내친김에 굴 양식장까지 찾았다. 이곳에서 50여 년 굴 양식 경력의 고수인 김재은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굴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을 묻자 “제철에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리팁 굴산지인 통영에서 만난 석화. 사진 정리나   ① 근사한 비주얼의 반각굴, 깨끗하게 씻기 폼 나는 비주얼을 만들어 주는 반각굴을 샀더라도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배송 과정에서 서로 부대끼다 부스러기가 생길 수 있는 데다 껍데기가 속살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흐르는 물에 앞뒤로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데, 이때 속살을 살짝 들어서 씻으면 사이사이에 있을지도 모를 껍데기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② 반각굴의 짝꿍 돌얼음 조금 더 신선하고 멋지게 반각굴을 즐기기 위해 아래 얼음을 까는 것은 필수다. 그런데 이때는 집에서 만든 얼음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돌얼음을 추천한다. 집 얼음보다 훨씬 단단하고 천천히 녹아 굴을 즐기는 동안 얼음이 녹은 물을 버려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③ 즐기고 남은 굴 활용법   다음 날 해장라면을 끓여 보자. 라면을 끊이다 생굴 그리고 소스를 만들고 남은 고수 한 줌, 타바스코 1스푼을 뿌려 끓이면 완성! 석화부터 해장 굴라면까지. 제철 굴을 온전히 즐긴 기분이 든다.      🍳 페어링 팁. 굴 맛을 올려주는 와인   부드러운 질감의 굴은 반대로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샴페인과 많이 페어링된다. 굴을 즐길 때 가장 피해야 할 와인이 있다면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이다. 굴의 섬세한 맛과 향을 해치고 불쾌한 비릿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샴페인 이외에 굴과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인은 뭘까.    석화와 잘 어울리는 와인. 사진 왼쪽부터 쇼비뇽블랑, 샤블리, 로제 와인. 사진 김태훈   굴과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와인은 쇼비뇽블랑이다. 가볍고 산미가 강한 쇼비뇽블랑은 어떠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생선을 먹을 때 레몬을 뿌려 비릿한 맛을 잡는 것처럼 생굴에 쇼비뇽블랑을 곁들이면 시트러스한 아로마와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오크 숙성을 덜 한 샤르도네, 특히 샤블리(Chablis)도 좋다.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에 위치한 샤블리. 원래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면서 형성된 키메르지안 점토(Kimmeridgian Clay)에서는 산호나 조개, 굴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생굴과 샤블리 지역의 샤르도네 품종은 최고의 마리아주로 손꼽힌다. 단 오크통 숙성이 과하지 않고 산도를 잘 살린 샤르도네에 한해서다. 샤블리 특유의 바닷가와 은은한 부싯돌 향, 미네랄리티가 굴과 매우 잘 어울린다. 로제 와인도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로제 와인을 준비해 보자. 스틸 로제 와인이든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든 상관없다. 로제 와인은 일종의 옅은 색의 레드와인이다. 레드와인보다 타닌이 적고 과일의 맛이 두드러져 와인 초보자들도 마시기 편하다. 핑크 빛으로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것은 덤!   ■ 🍳 굴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소스 3가지 레시피 「 생굴에 어울리는 클래식 미뇨네뜨. 사진 김태훈  ━ 📌소스1. 레몬즙,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가장 심플한 소스는 레몬즙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이다. 자신의 취향에 맡게 뿌려 먹으면 된다. 이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매운맛이나 쓴맛, 풀 향이 너무 강한 타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굴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 이탈리아 타자스카(Taggiasca)나 미국 미션(Mission) 품종으로 만드는 올리브오일처럼 섬세한 풍미의 올리브오일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소스2. 클래식 미뇨네뜨(Mignonette)  생굴하면 우리에게 초고추장이 있다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미뇨네트가 있다. 와인 식초, 샬롯, 후추가 기본인 소스로 사과, 매실 등을 넣어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미니 양파로 불리는 샬롯이 없으면 양파를 곱게 다져 준비한다. 와인 식초가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식초를 활용하면 괜찮다.      재료 : 샬롯 1큰술, 화이트와인 식초(or 레드와인 식초) 1큰술, 후추 1/2작은술, 설탕 한꼬집, 소금 한꼬집 ① 샬롯을 곱게 다진다. ② 모든 재료를 잘 섞는다.    ━ 📌소스3. 타바스코 고수 소스  처음 누가 시도했는지는 몰라도 타바스코 소스와 굴은 정말 완벽한 조합이다. 생굴에 타바스코를 살짝만 뿌려도 맛있지만 신선한 라임 즙, 고수를 곁들이면 더 이국적인 풍미로 굴을 즐길 수 있다. 고수 마니아를 위해 고수잎을 따로 곁들여내 보길.   재료 : 타바스코 소스 2큰술, 라임즙 1큰술, 샬롯 1큰술, 마늘 1작은술, 고수 1작은술     만드는 법    ① 라임은 즙을 낸다.   ② 샬롯·마늘·고수를 곱게 다져 잘 섞어준다. 」  ◦ 다음 편엔 스패니시 오믈렛과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1.16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