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섬진강 참게가 제철…이 서민음식엔 양반술이 딱

    요즘 섬진강 참게가 제철…이 서민음식엔 양반술이 딱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이승훈, 조성주의 코멘터리 : 벚꽃이 피는 이맘때 경상남도 하동에선 참게가 제철이다. 참게를 잘 말려 가루를 내어 걸쭉하게 끓여낸 참게가리장국의 녹진한 맛이 일품인데, 여기에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일엽편주 약주’, 소나무 향이 느껴지는 ‘솔송주’를 함께 맛보길. 맛의 궁합도 좋지만 서민의 음식이었던 참게자리장국과 조선시대 양반가의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페어링이다. 녹진한 참게가리장국의 메인 재료인 참게. 왼쪽은 생 참게고, 오른쪽은 이를 쪄서 말린 것. 사진 송미성   경상도엔 벚꽃 명소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하동 섬진강의 십리벚꽃길은 단연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아름답고 물 맑은 섬진강에서 나는 식재료로는 재첩, 벚굴, 은어, 참게 등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 참게를 다뤄 보려고 한다. 국내에서 잡히는 참게는 참게, 동남참게, 남방참게, 애기참게 네 종류가 있다. 이 중에서 참게로 가장 유명한 동네인 파주 임진강 참게가 분류상 참게에 속하는데, 이 참게는 산란기가 가을이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보통 ‘참게의 제철은 가을’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왜냐하면 하동 섬진강에서 주로 잡히는 참게는 분류상 동남참게에 속하는데, 이들은 산란기가 봄철이기 때문이다. 꽃게처럼 참게도 알배기를 가장 진미로 여기며 제철로 치기에 섬진강 참게가 가장 맛난 시기는 4월부터 6월 정도까지라고 볼 수 있다.   벚꽃이 피는 이맘때 하동에서 즐겨 먹는 참게가리장국. 사진 송미성   참게는 사실 종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한민국 전역에서 흔히 잡히던 어종이다. 논게라고 불리며 농사짓는 논에서도 잡히고 전국 강, 개울 그리고 바다와 맞닿는 수역까지 널리 쉽게 볼 수 있는 어종이었다. 하지만 댐과 하구가 들어서는 등의 개발과 수질 오염의 영향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요즘은 일부 전문요리점이나 특정 지역을 방문해야 접할 수 있는 귀한 어종이 됐다. 오늘은 이 하동 섬진강의 참게로 참게가리장국을 만들어봤다. 손질해 말린 참게를 곱게 가루 내 찹쌀, 멥쌀, 콩, 들깨 등 다양한 곡물가루와 다시 국물에 섞어 끓여 걸쭉한 국물을 만드는 게 포인트다. 과거엔 주로 밀가루를 썼는데, 그렇게 하면 밀가루 특유의 맛이 나서 요즘은 다양한 곡물가루를 넣어 끓인다.      ━  🍳요리 팁   참게 가루를 만들기 위해 말린 참게. 사진 송미성 ① 참게 손질하기 참게는 집게발과 복부, 입 부분에 진흙이나 이물질이 많으므로 솔로 깨끗하게 씻는 게 중요하다. 참게 가루를 만들 때도 이 부분은 잘라내고 사용한다.   ② 천연 조미료, 참게 가루 참게 가루는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 두면 다양한 요리에 천연 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해산물 육수를 기준으로 원하는 육수 양의 1~2% 정도 참게 가루를 넣으면 적당한데, 취향에 따라 양은 가감할 수 있다. 참게 가루는 습기를 피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③ 멸치육수 황금 레시피  육수의 기본인 멸치육수는 찌개부터 국까지 다양하게 사용한다. 물 1000cc 기준, 멸치(12g), 밴댕이(6g), 다시마(4g), 보리새우(2g), 무(2g)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인다. 10분 정도 지나면 다시마를 꺼내고 10분 더 끓이면 완성된다. 체에 거르거나 남은 재료를 건져내 사용하면 된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깔끔하고 담백한 일엽편주 약주(왼쪽)와 소나무 향이 제대로 녹아 있는 솔송주 40도. 사진 송미성   옛날, 경상도에서 봄은 1년 중 가장 맛난 술을 맛볼 수 있는 계절이었다. 가을에 수확한 벼를 도정하고 쪄내어 누룩과 섞어 술을 빚어 여과한 후, 최소 백일 이상 숙성하게 되면 고급스러우면서 깊은 맛의 맑은 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만큼 여름철엔 고온다습한 기후 특성상 술이 망가지기 쉽고 벼의 저장성도 떨어져 계절에 따라 술의 품질 차이가 확연했다. 이 때문에 가을에 추수한 좋은 쌀로 술을 빚어 겨우내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을 거친 맑은 술은 상류층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양반의 고장인 경북 안동에서 농암 이규보 선생 집안의 가양주를 ‘어부가’에 나오는 단어인 ‘일엽편주’로 이름 짓고, 퇴계 이황 선생의 글자를 집자해 라벨을 단 일엽편주 약주를 맑은 술 중에 먼저 골라보았다. 이 ‘일엽편주 약주’는 전통적인 맑은 술 중에서도 매우 깔끔하고 담백한 편에 속하는, 요즘 매우 귀하면서도 유행하는 스타일이다. 다음으로는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양반 동네인 경남 함양의 ‘솔송주’ 40도를 골랐다. 경남 함양 명가원의 박흥선 식품명인이자 무형문화재가 송순(소나무의 새순)을 넣어 빚어 증류한 이 술은 경상도를 대표하는 술로, 소나무의 향이 제대로 녹아 있다.   이제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순서다. 먼저 아무것도 맛보지 않은 깔끔한 상태의 입으로 일엽편주 약주를 먼저 음미해 본다. 쌀과 누룩 그리고 물만 넣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빚어낸 이 술은 너무 과하지는 않고 적당한 단맛과 잘 빚은 맑은 술에서 나는 꽃향기가 어우러지며 입안이 즐거워진다. 그러면서도 15%라는 알코올 도수 특유의 은은함이 입안의 미각세포를 깨워 준다. 다음으론 참게가리장국의 국물을 숟가락으로 푹 떠서 입에 가져가 본다. 해산물과 곡식이 어우러지는 녹진한 이 귀한 맛은 정말 별미 중의 별미다.    이어서 두 번째 일엽편주 약주를 한잔 더 맛본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을 싹 정리해 준다. 이번엔 참게가리장국에 들어 있는 참게 반토막을 덥석 물어 살점을 뜯어 본다. 꽃게처럼 크지도 않고 살도 많지는 않지만 대신 내장의 풍미가 강하고 꼬리꼬리한 느낌의 매력적인 참게 살이 매력적이다. 이를 국물에 적셔서 먹어 봐도 좋다. 이어서 솔송주 40도를 백자 잔에 따라 한번에 들이켜 본다. 콧속으로 소나무 향이 번지면서 나도 모르게 “크으” 소리를 뱉게 된다.   ■ 🍳 참게가리장국 레시피  「 참게가리장국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참게 400g(참게 1kg 11~13마리 정도), 멸치육수 500cc, 참게 가루 25g, 찹쌀가루 10g, 멥쌀가루 10g, 콩가루 10g, 표고버섯 20g, 다진 마늘 10g, 다진 파 20g, 자염 5g, 들깻가루 적당량, 방아잎 20g, 청양고추 20g   📌참게 가루 만드는 법 ① 참게를 칫솔 또는 솔로 깨끗하게 씻는다.   ② 찜통에 껍질이 아래에 가도록 참게를 올리고 10분 정도 찐 후 식힌다. ③ 건조기에 넣고 70도 온도에서 48시간 정도 바싹 말린다. ④ 말린 참게는 껍질을 벗긴 후 갈아 곱게 가루로 만든다.     📌참게가리장국 만드는 법   ① 멸치육수에 참게 가루, 찹쌀가루, 멥쌀가루, 콩가루, 절단한 참게 2마리, 표고버섯, 다진 마늘, 다진 파, 자염을 넣고 끓인다.   ② 참게가 익으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들깻가루로 농도를 조절한다. 이때 취향에 맞게 간을 가감한다.   ③ 잘게 다진 방아잎, 청양고추를 취향에 맞게 뿌린다. 」 

    2023.03.29 10:09

  • 간재미 무침엔 막걸리가 딱? 소주 먹어보니 착각이었다

    간재미 무침엔 막걸리가 딱? 소주 먹어보니 착각이었다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이승훈, 조성주의 코멘터리 : 미식의 고장 전라도에 수많은 음식 중에서도 3월엔 간재미무침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 산란기를 앞두고 쫄깃쫄깃 살이 푸짐한 간재미살을 발라내어 ‘새콤x달콤x매콤’한 양념과 갖은 채소를 함께 버무려 내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고흥산 유자로 빚은 고흥유자주나 부안쌀로 증류한 백제소주와 함께한다면 어찌 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독오독한 식감이 일품인 간재미. 사진 송미성   간재미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서해안에서는 갱개미로, 때론 가오리의 일종이라고도 말한다. 간재미는 바닷속 상황에 따라 겉모습이 바뀌는데, 그 모습이 참홍어나 가오리를 닮아 오해를 산다. 2008~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 생물종 목록 구축 사업을 통해 홍어, 상어가오리, 간재미, 묵가오리 등은 모두 동일 종으로 판명났다. 이에 따라 홍어목 가오릿과의 홍어로 명칭이 통일됐다. 물론 가오리의 새끼를 말하는 간자미와도 다르다. 참고로 우리가 보통 홍어라고 알고 있는 흑산도 홍어의 정확한 이름은 참홍어다. 간재미의 정식 명칭인 홍어와 닮았으나 사실 다른 어종인 것이다.    아무튼 이 간재미는 서해안에서 주로 그물로 잡는 반면, 진도를 비롯한 전라도에서는 주낙으로 잡는다. 바닷속 갯벌에 바싹 붙어 자생하는 간재미의 습성을 고려해 주낙을 갯벌 바닥까지 늘어뜨려 낚싯바늘로 유인해 잡는 것이다. 그물에 비해 개체의 손상이 적어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어 제 가격을 받기 좋다. 지난달 소개한 은갈치와 먹갈치의 조업 방식 차이와 비슷하다.   각종 채소와 간재미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에 무쳐낸 간재미무침. 사진 송미성   간재미의 맛은 연골의 단단함이 결정한다. 산란기를 기점으로 부드럽던 연골이 비교적 단단해지는데, 맛은 연골이 부드러울 때 오독오독한 식감이 좋아 더욱 인기다. 암수 성별 여부로도 나뉜다. 보통 수컷에 비해 암컷의 경매가가 확연히 높고 역시 연골이 부드러운 편인데 외관상 수컷은 꼬리 좌우로 두 개의 생식기가 길게 늘어져 있어 암수가 확연히 구분된다. 오죽하면 일부 업자들은 이 생식기를 제거해 수컷을 암컷으로 변모시킨다고 하니 그만큼 암컷의 맛이 더 좋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이 전남 진도 간재미를 남도 지방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 회무침으로 조리했다. 내장과 껍질 그리고 뼈를 제거한 간재미살에 제철인 미나리와 양파, 당근, 오이, 알배추 등 채소를 푸짐하게 준비하고 고춧가루, 매실청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리면 끝이다. 쉬워 보이지만 소스와 버무리는 손맛이 요리의 핵심이다.    ━  🍳요리 팁   ① 비린내 잡기 간재미는 홍어처럼 물이 닿으면 비린내가 올라온다. 따라서 물이 닿게 않게 키친타월로 물기와 피를 깨끗하게 제거한다. 또한 내장 및 아가미를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는데 이때 키친타월이나 양파망, 소금을 활용하면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다.   간재미는 막걸리에 담가두면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사진 송미성 ② 식감 살리기 앞서 언급한 대로 간재미는 연골이 부드러울 때 오독오독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봄철 간재미는 뼈가 연하기 때문에 막걸리가 필요없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연골이 단단할 수 있는데, 이때는 간재미를 막걸리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뼈가 연하게 물러진다.   ③ 양념 숙성하기 간재미무침 양념은 오징어나 황태, 골뱅이무침 등 다른 무침에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게 양념을 미리 만들어 숙성시키는 것이다. 숙성하는 동안 고춧가루 특유의 풋내가 사라지고 마늘 등의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맛이 좋아진다. 숙성 기간은 3일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실에선 최대 3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간재미무침에 어울리는 전통주 고흥유자주(사진 왼쪽)와 백제소주. 사진 송미성   전라도에는 쌀보리를 베이스로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한 막걸리가 많다. 사실 ‘간재미 무침에는 어떤 술?’이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막걸리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당연하기도 하고 또 쉽기도 한 페어링인데 ‘그럼, 어떤 막걸리가 잘 어울릴까?’라고 바꿔 질문한다면 어떨까. 아마 각자의 취향대로 추천하며, 모든 막걸리가 어울리는 것으로 결론 날 것이다. 그래서 다소 뻔한 결론인 ‘간재미무침과 막걸리’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약주와 증류식 소주를 꼽았다.    첫 번째 술인 ‘고흥유자주’는 유자가 들어가는 전통 청주, 즉 약주다. 보통의 유자주라고 하면 과일만으로 빚은 과실주나 달달한 리큐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고흥유자주는 고흥쌀을 베이스로 한 약주에 고흥에서 재배한 유자를 넣은 특이한 술이다. 물론 주세법상 약주에서 과채류가 허용되는 용량 범위 내에서 유자를 넣었다. 쌀을 베이스로 술을 빚은지라 곡물의 은은하고 담백한 맛으로 시작해 유자의 달짝지근하고 상큼한 맛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술인 ‘백제소주’는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만드는 증류식 쌀 소주다. 부안 쌀로 만든 발효주를 증류해 충북 충주의 술 숙성 전용 항아리에서 8개월 이상을 숙성해 증류식 쌀 소주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요즘 뜨고 있는 수작이다.   이제 드디어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차례. 뼈가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워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인 간재미살에 매콤새콤달콤한 특제 소스와 제철 채소들을 다양하게 넣어 잘 버무린 간재미무침은 바다와 들판의 맛과 향을 잘 섞은 결정체다. 각각의 재료를 젓가락으로 고르게 집어내 입에 넣는다. 오독오독, 쫄깃쫄깃, 찰진 느낌이 배가될 때까지 잘 씹어주며 맛을 보고 꿀떡 넘기고, 바로 고흥유자주를 쭉 들이켜며 잠시 머금어 본다. 간재미무침의 상큼함과 달콤함이 술에서도 모두 느껴지는데, 특히 베이스가 되는 쌀로 만든 약주는 이를 다소 중화시키며 은근함의 매력을 완성한다. 안주와 술의 공통점이 재미를 주면서도 매콤함은 중화시켜 주는 맛난 관계랄까. 다시 간재미무침을 한 젓가락, 두 젓가락 더 맛본다. 찰짐을 느끼며 씹다 보면 필시 한국인이라면 밥이 당길 듯.    이때쯤 너무 차갑지 않으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10도 정도로 온도를 맞춘 백제소주를 맛본다. 쌀의 곡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며 다소는 강한 편에 속하는 간재미무침의 양념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이것이 증류주의 매력이 아닐까. 이후로는 각자 주량대로 무한반복…. 전라도의 생선, 채소, 과일, 쌀 등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지는 지역의 맛을 즐겁게 누리며 오늘의 술자리를 마무리한다.   ■  「 🍳간재미무침 레시피 간재미무침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간재미 1마리(400g 내외), 미나리 50g, 양파 50g, 당근 50g, 오이 50g, 알배추 50g 무침 소스: 고춧가루 70g, 3배 사과식초 60g, 마늘 13g, 대파 25g, 양파 25g, 황매청100g(매실청 대체 가능), 물엿 120g, 미림 50g, 고추장 400g, 참기름 40g, 통깨 25g   📌만드는 법 ① 간재미의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다. ② 손질한 간재미를 4cm 크기의 사이즈로 썬다. ③ 미나리는 간재미처럼 4cm 길이로 자르고 양파는 채썬다. ④ 당근, 알배추는 4cm 길이로 채썬다. 오이는 속을 제거한 후 4cm 길이로 채썬다. ⑤ 무침 소스 재료를 섞는다. ⑥ 분량의 재료와 무침 소스 80g을 넣어 무친다. 이때 무침 소스는 취향에 따라 가감한다. 」 

    2023.03.01 15:04

  • 만두소가 갈치 아닙니다…고소함 극치, 은갈치만두

    만두소가 갈치 아닙니다…고소함 극치, 은갈치만두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백곰막걸리 이승훈·조성주 대표가 제주도 지역의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우리 술 이야기를 보내왔다. 노릇하게 구운 갈치살에 돼지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를 채운 은갈치만두와 이에 어울리는 제주도의 전통주다.   ☝이승훈·조성주의 코멘터리 :은갈치만두는 첫인상부터 치명적이다. 노릇노릇 구워낸 은갈치 특유의 먹음직스러운 모양새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만큼 맛있는 냄새가 난다. 여기에 제주산 고사리나물, 좁쌀로 빚은 오메기술과 이를 증류한 고소리술을 함께 곁들이면 제주도의 바다와 산, 들판의 식재료가 한 상에 담긴다. 맛도 좋지만, 그 구성이 특히 좋다.   고소한 은갈치만두와 제주오메기맑은술과 제주고소리술. 사진 송미성   제주도의 먹거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해산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앞바다는 일본과 중국 방향에서 오는 난류와 동해 방향의 한류가 계절별로 겹치며, 평균적으로 서쪽은 수심이 높고 동쪽은 수심이 낮다. 아울러 해류와 함께 다양한 어종들이 회유하며 일부에게는 월동장 역할을 하게 돼 방어·갈치·옥돔 등과 같은 고급 어종부터 고등어·멸치·오징어·조기 등과 같은 대중적인 어종까지 매우 다양하게 분포한다. 이렇게 매우 다양한 어종이 일 년 내내 풍족하게 잡히다 보니 제주 음식의 특징 중 하나는 복잡한 조리보다 최소한의 가공과 과하지 않은 양념을 통한 재료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다.   이 중에서도 갈치는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구이나 조림 등으로 즐겨 먹는다. 사실 갈치의 제철은 어획량이 가장 많은 여름이지만 맛을 좀 아는 사람들에겐 알음알음 2월 갈치가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2월이 수온이 가장 낮아 갈치 맛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 은갈치는 목포의 먹갈치와 같은 어종이다. 하지만 이름도 외양도 다른데 이 차이는 잡는 방법에 따라 나뉜다. 제주도에서는 주로 채낚기 조업으로 잡아 갈치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은빛 외관이 잘 유지돼 은갈치라 부르지만, 목포로 들어오는 갈치는 그물 조업으로 잡다 보니 그물 안에서 갈치끼리 많이 부대껴 은빛 비늘이 벗겨져 상대적으로 짙은 색을 띠어 먹갈치로 불리다.   오늘은 이 제주 은갈치로 만든 은갈치만두를 소개한다. 이름만 들으면 보통 갈치살을 만두소로 사용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갈치의 순살 사이에 만두소를 넣어 만든, 조성주 셰프의 창작 요리로 백곰막걸리의 인기 안주다. 여기에 제주 고사리를 나물로 만들어 곁들이면 지역색 짙은 제주도 안주가 완성된다.  ━  🍳요리 팁   갈치의 순살만 바르고 이안에 만두소를 넣어 구워낸 은갈치만두. 사진 송미성 ① 갈치 맛을 완성하는 밑간 갈치와 소의 맛이 조화를 이루려면 갈치에 밑간해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갈치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10~20분 정도 두면 표면에 송골송골 방울이 맺히는데 키친타월로 닦아낸다.   ② 만두피 대신 갈치살 은갈치만두에 사용할 갈치는 뼈와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 뼈를 제거할 때는 갈치의 등 쪽 방향에서 칼을 넣으면 제거하기 쉽다. 갈치는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만약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가 있을 경우 150도 온도에서 10분 정도 기름을 빼듯 구워도 된다.   ③ 고사리가 쓸 때는 설탕 고사리는 시즌에 따라 맛이 다른데 쓴맛이 강할 때는 설탕을 넣어주면 쓴맛을 어느 정도 잡아준다. 양념은 멸치액젓을 추천한다. 가장 무난하고 호불호가 없는데다 소금보다 감칠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  🍳이승훈의 페어링 팁   제주도를 대표하는 전통주, 좁쌀로 빚은 제주오메기맑은술과 이를 증류한 제주고소리술. 사진 송미성   최근 제주도에서는 감귤·키위·메밀·커피 등 현지의 농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전통주들이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제주도에는 좁쌀로 술을 빚었다. 이 좁쌀을 제주어로 오메기라고 하는데, 구멍 떡으로 만들어 누룩과 같이 술을 빚어내어 오메기술이라 불렀다. 이 오메기술을 고소리, 육지 말로 소줏고리로 끓여 그 이슬을 받아낸 것을 고소리술이라고 불렀다.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은 좁쌀이 주식인 제주도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술의 형태였다. 오늘 제주 은갈치만두에 어울리는 술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고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갈치만두를 가르면 속에서 살짝 김이 올라온다. 바로 입에 넣어 맛을 본다. 갈치만두는 따뜻해야 맛이 배가된다. 갈치살 특유의 감칠맛까지 천천히 씹어 삼키며 온전히 느껴본다. 매우 맛나지만 기름에 튀기듯 구워낸 생선요리다 보니 입안에 살짝 느끼함이 남는다. 이때 차갑게 온도를 내려놓은 오메기맑은술을 혀 위에 살짝 얹듯 부어주고 음미하며 숨을 들이켜본다. 오메기맑은술은 적당한 단맛과 제주술 특유의 산미가 매우 매력적인데 이 조합은 은갈치만두의 뒷맛을 깔끔하게 씻어 줄뿐더러 쌀 술과는 또 다른 좁쌀 술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아, 이것이 제주도의 술맛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거다.   이어서 곁들여진 고사리나물을 먹어본다. 매우 익숙한 맛이지만 제주산 고사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특히 좋다. 역시 뒷맛을 씻어주듯 고소리술을 맛본다. 소줏고리에 제대로 끓여서 만든 전통 방식 소주 특유의 다소 투박하지만 구수한 고소리술의 알싸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서로 어울려 묘한 궁합을 이룬다.   ■ 🍳은갈치만두 레시피 「 은갈치만두와 고사리나물의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제주 은갈치 한 마리(400g), 밀가루 적당량. 제주 건고사리 15g,  다진 파 2g, 마늘 1g, 들기름 5g, 젓갈 0.8g, 설탕 0.5g(고사리 따라 가감)   만두소 재료 : 돼지고기 다짐육 100g, 채썬 배추 70g, 채썬양파25g, 다진 마늘 4g,  다진 생강 1g, 다진 대파 8g, 으깬 두부 50g, 식용유 15cc, 간장 10g, 굴소스 40g, 미림 2g, 청주 2g, 후추 약간, 자염 1g   📌만드는 법 ① 갈치는 5~6cm 길이로 토막을 낸 후 뼈를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한다. ② 밑간이 드는 동안 만두소를 준비한다.   ③ 팬에 채썬 양파를 넣고 약한 불에서 볶아 수분을 날리고 갈색이 될 때까지 볶은 후 그릇에 담아놓는다.   ④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대파, 생강, 배추를 넣고 볶아 수분을 날리고 간장을 넣어 밑간하며 계속 볶는다. 배추가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⑤ 양파와 볶은 채소들이 식으면, 으깬 두부, 돼지고기 다짐육, 굴소스, 미림, 청주, 자염, 후추를 넣고 잘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⑥ 갈치 표면의 물기를 제거한 후 밀가루를 묻히고 만두소를 넣어 붙인다. ⑦ 말린 고사리 15g에 물을 넉넉히 넣고 6~7시간 정도 불리면 100g 정도 무게가 된다. ⑧ 고사리의 물기를 짜고 분량의 젓갈, 파, 마늘, 들기름을 넣고 간을 한다. 약한 불에 덖듯이 볶아 낸다. ⑨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갈치만두를 넣고 양면이 색이 나면, 물을 50~100cc가량 붓고 뚜껑을 덮고 약불로 지진다.   ⑩ 고사리나물과갈치만두를 그릇에 내어낸다. 」 

    2023.02.01 15:42

  • “45도 독주가 이리 달구나” 너비아니와 대하의 앙상블

    “45도 독주가 이리 달구나” 너비아니와 대하의 앙상블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 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백곰막걸리 이승훈·조성주 대표가 서울·경기 지역의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우리 술 이야기를 보내왔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말 모임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와 술이다.     ━  너비아니와 대하잣즙 무침       ☝이승훈·조성주의 코멘터리 : 서울·경기는 예로부터 전국에서 난 귀한 식재료가 올라와 화려한 식문화를 향유했다. 바다의 새우, 산의 잣, 죽순, 들판의 소고기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가는 대하잣즙무침은 조선시대 상류층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여기에 잣과 쌀로 만든 약주 잣진주를 곁들이면, 한식 페어링의 모범이다. 이뿐인가. 소고기를 잘 손질하고 양념해 구워낸 너비아니와 함께하는 쑥이 들어간 보리소주 양조학당 ‘애’는 ‘45도 독주가 이리 달고 맛나구나’ 찬탄하게 한다.    조성주 대표가 서울과경기 지역의 메뉴료 꼽은 너비아니, 파만두구이를 함께 내 다양한 식감을 살렸다. 사진 송미성   서울·경기는 고려와 조선 두 왕조가 모두 수도로 삼았던 지역이다. 자연스레 전국의 다양한 물산과 식재료가 모였고, 이를 조리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교류하며 매우 다양한 음식문화를 꽃피웠다. 서울·경기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기 요리나 김치에서는 이 지역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너비아니나 불고기 등 고기 음식은 다른 곳에 비해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간장 같은 양념을 과하게 쓰지 않는다. 너무 짜거나 맵지 않은 적당한 간을 선호한다. 김치 스타일 역시 마찬가지. 영호남 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를 비롯한 부재료가 꽤 많이 들어가고 묵직한 데 비해 서울·경기 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가 적게 들어가며 간이 적당하고 깔끔한 스타일이다. 서울·경기의 대표 음식으로 너비아니를 고른 것도 이 때문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은 담백한 너비아니, 여기에 만두피 대신 대파로 만든 파만두구이를 더해 다양한 식감과 맛을 완성했다.    서울·경기의 음식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푸짐함이 아닌 섬세함이다. 전국에서 올라온 식재료가 풍부한 데다 경제적인 부까지 점유했던 지배층인 궁중·양반가가 식문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풍성했던 이들은 양을 많이 내기보다 양은 적지만 손이 많이 가고 매우 섬세하고 격식을 따지는 가짓수 많은 음식 차림새를 선호했다. 대하잣즙무침이 대표적이다. 새우·잣·죽순·소고기를 모두 넣은,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음식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 특징을 빼놓을 수 없으리라.    새우, 잣, 죽순, 소고기를 넣은 대하잣즙무침. 사진 송미성   🍳요리팁 ① 비주얼·맛도 좋은 고기 손질법 너비아니용 고기는 너무 얇으면 구울 때 조각이 떨어져 맛이 덜하므로 약간 두껍게 썬다. 고기에 잔 칼집을 내면 양념이 고루 잘 밴다.    ② 대하 손질법   대하잣즙무침의 주재료인 대하는 손질할 때 내장을 제거한다. 대하를 살짝 구부리면 새우 머리에서 바로 뒷부분 또는 두 번째 마디에 검은색 선이 보이는데, 이게 내장이다. 뾰족한 이쑤시개나 포크를 넣어 당기면 내장이 따라 올라온다. 올라온 내장을 손으로 잡아당기면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다.       ③ 고소한 잣즙 만드는 팁 대하잣즙무침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잣은 백잣보다는 더 고소한 맛이 나는 황잣이 좋다. 잣즙을 만들 땐 잣의 고깔 부분을 떼어 절구에 넣고 양지 국물을 부어 만드는데, 이때 잣의 건조 상태에 따라 양지 국물을 가감하면 된다. 양지 국물을 내기 번거로울 땐 대하를 쪄낸 물에 대하 껍질을 넣어 삶아 대신 사용해도 좋다.     이승훈 대표가 엄선한 서울과 경기지역의 우리술 4종, 사진 왼쪽부터 오마이갓 탁주, 양조학당 ‘애’, 아리아리, 잣진주. 사진 송미성   🍳이승훈의 페어링팁   전통주는 또한 지역의 술이다 보니 양조장이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해 있다.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인근에 양조장 하나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는 오히려 지가가 높고 좋은 물을 찾기 힘들다 보니 양조장이 위치하기엔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하여 2021년 전국 주류출고금액 대비 수도권 비중은 무려 29.6%인데, 그중 경기도 비중이 94.3%나 된다. 수도권 양조장 대부분이 경기도에 있고 전국에서 가장 술 생산이 많은 지역이 경기도라는 얘기다.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가장 큰 소비시장을 가짐과 동시에 매우 다양한 농산물이 경작되는 곳이라는 큰 장점이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지역의 대표하는 술을 고르기가 매우 어려웠다.   4종의 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종별, 지역별로 안배했다. 막걸리 오마이갓 탁주, 약주 잣진주와 아리아리, 증류식 소주 양조학당 ‘애’다. 먼저 오마이갓은 인천 최초 지역특산주 양조장 송도향과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에빗(EVETT)이 협업해 만든 모과청이 들어간 탁주다. 다음 잣진주는 가평 전통주연구개발원에서 삼양주 기법으로 만든 약주에 지역 특산물 잣을 넣은 술이다. 아리아리는 용인의 제이앤제인브루어리(J&J BREWERY)에서 만든 약주로 쌀과 누룩으로만 빚은 술임에도 마치 화이트 와인이 아니냔 평을 듣는 술이다. 마지막으로 광명 한국양조연구소의 양조학당 ‘애’는 쑥이 들어가는 보리소주로 구수함과 포근함이 입안 가득 느껴지는 잘 만들어진 증류식 소주다.    이제 술과 음식을 함께 맛볼 순서. 시작은 인천 송도향의 오마이갓 탁주다. 막걸리임에도 한국의 모과를 청으로 만들어 넣고 여기에 페퍼베리를 함께 넣은 달콤하고 시트러스하면서도 복잡미묘한 향이 나 식전주로 잘 어울린다. 이어서 대하잣즙무침을 가능한 한 젓가락에 새우·죽순 등 재료를 골고루 집어 잣즙을 듬뿍 묻혀 입에 넣는다. 고급스러운 음식의 맛을 느끼며 이어서 가평잣을 넣은 약주 잣진주를 천천히 음미하며 입 안을 씻어 내본다. 미세한 단맛과 산미가 조화를 이룬다. 다음으로 파만두구이를 ‘서걱’ 소리가 나도록 씹는다. 알싸한 대파의 맛과 돼지고기, 배추 등 만두소의 묵직한 맛이 느껴지는 별미다. 이어서 용인의 약주 아리아리를 가능한 한 차갑게 해  와인잔에 따라 음미한다. 마치 화이트 와인 같은 느낌으로 입안을 씻어내는 듯하면서도 신기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으로는 너비아니와 함께 보리 증류식 소주 양조학당 ‘애’를 한잔 마신다. 희석식 소주를 마시듯 한번에 삼키지 말고 너비아니를 큼지막하게 씹어 천천히 맛보고 목구멍으로 다 넘긴 다음 이어서 코냑을 음미하듯 살짝 혀 위에 올리듯 마신다. 증류식 소주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강한 곡물 향이 느껴지고 피니쉬는 은은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며 구운 고기의 느끼함을 담백하게 마무리해 준다.     ■ 🍳 너비아니와 대하잣즙무침 레시피  「 너비아니와 파만두구이 너비아니와 파만두구이 재료. 사진 송미성 📌재료 : 등심 1kg, 진간장 3큰술, 다진파 1과 1/2큰술, 다진마늘 1과 1/2큰술, 설탕 1큰술, 꿀 1큰술, 후춧가루 1/2작은술 , 참기름 1큰술, 배즙 100cc,  생강즙 1큰술 파만두구이 재료: 대파50g, 돼지고기 다짐육 200g, 배추 300g, 당근50g, 양파200g, 애호박50g, 부추50g, 숙주50g, 두부1모, 간장 1큰술, 다진파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생강 1/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너비아니 만드는 법   ① 소고기는 0.4~0.5 cm 정도로 두툼하게 썬 다음 기름기를 잘라 내고, 핏물을 닦는다. ② 소고기 앞뒤면에 잔칼질을 해 설탕을 뿌리고 20분정도 재워 둔다. ③ 양념장을 만들어 ②의 고기에 칼집 사이사이 양념이 고루 배도록 바르고 주물러준다. ④ 중간불에서 고기를 굽고 그릇에 담은 뒤 잣가루를 뿌려낸다.     📌파만두구이 만드는 법. ① 돼지고기 다짐육에 간장·파·마늘·생강·참기름·후춧가루를 넣어 밑간한다. ② 팬에 채썬 양파를 넣고 기름을 살짝 두른 뒤 수분을 날려 갈색이 될 때까지 덖는다. ③ 채썬 애호박은 소금·참기름을 뿌려 밑간한 후 볶는다. ④ 부추·당근은 쫑쫑 썰어 준비한다.   ⑤ 두부는 꼭 짜서 수분을 제거한다. ⑥ 숙주는 데쳐서 자르고, 참기름·소금으로 간을 한다. ⑦ 배추는 데쳐 잘게 썬다.   ⑧ 모든 재료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⑨ 파의 소를 빼고, 여기에 8의 만두소를 채워 기름 두른 팬에 굽는다.    대하잣즙무침 대하잣즙무침 재료. 사진 송미성 📌 재료 : 대하 5마리, 사태 100g, 오이 100g, 죽순 70g, 잣 4큰술, 양지국물 3큰술, 소금1/2작은술, 후추가루 1/4작은술, 참기름 1/2큰술, 간장·다진파·다진마늘 조금씩,     📌 만드는 법 ① 대하는 껍질째 씻어 등쪽의 내장을 제거하고, 이쑤시개로 고정해 뜸이 오른 찜기에 넣어 3분 정도 찐다. ② 익은 대하의 껍질을 제거하고 2등분으로 어슷썬다. ③ 사태는 가볍게 데쳐 누린내 및 이물질을 제거하고 푹 삶아 차게 식힌다. ④ 식힌 사태를 네모나게 썬다. ⑤ 오이는 반을 갈라 속을 제거하고 어슷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짜고, 다진파, 마늘로 양념하여 볶는다.   ⑥ 삶은 죽순은 빗살 모양을 살려 자르고, 간장,다진파 마늘로 양념하여 볶는다. ⑦ 잣은 곱게 갈아 잣즙을 만든다.   ⑧ 재료를 고루 섞어 잣즙으로 살살 버무리고 소금·후추로 간을 맞춘다. 」  ◦ 다음 편엔 이탈리아 사냥꾼이 즐겨 먹던 닭요리와 와인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2.07 14:20

  • 가을엔 여기 어때요, 우리술과 단풍 즐기는 국내 양조장 투어 [쿠킹]

    가을엔 여기 어때요, 우리술과 단풍 즐기는 국내 양조장 투어 [쿠킹]

    이지민의 〈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안동 맹개마을 전경. 트랙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야 마을로 진입할 수 있다. 손민호 기자 “코로나19 이후 국내 여행에 빠졌습니다. 이제 대도시나 이름난 관광 명소는 어지간히 섭렵한 것 같고, 요즘은 테마 여행에 꽂혀있어요. 평소 음식과 술을 좋아해서 식도락 여행을 최고로 치는데, 예전 유럽 여행 때 맥주나 와인 양조장을 찾아간 것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주 양조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꽤 있던데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전국 전통주 양조장 여행지를 추천해주세요.”    사연을 읽자마자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 놓고 지역별로 죽- 스캔해봅니다. 당장 가고 싶은 양조장들이 눈에 띄네요. 가을은 양조장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최적의 계절입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아름답게 물든 단풍은 야외 활동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니까요. 잘 익은 과실을 직접 따서 맛보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맛있는 음식에 좋은 술이 더해지면 만족도가 배가 된답니다. 전통주 테라피 마지막 칼럼에는, 필살기를 꺼내 드는 마음으로 ‘지금 꼭 가봐야 할 양조장’ 3곳을 소개합니다.   ① 대한민국 양조장 투어의 끝판왕 ‘맹개마을 & 맹개술도가’   맹개마을로 들어가는 모습. 멀리 소목화당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대동여주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한국에 이런 양조장이?”라는 감탄사를 끊임없이 내뱉었던 곳이에요. 그동안 방문했던 수많은 양조장 중에서 가히 ‘끝판왕’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의 맹개마을은 ‘해가 잘 드는 외딴 강마을’이라는 의미로,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청량산과 낙동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마을로 들어가려면 트랙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야 하는데, 외부와 단절된 만큼 마음껏 자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6월이면 밀밭, 9월에는 메밀밭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죠. 바쁜 일상을 잊고 쉬어 갈 수 있는 펜션 ‘소목화당’과 술을 숙성하는 토굴 ‘술 그리다’, 음악회가 열리는 돔하우스도 주목해야 합니다.   양조장 ‘맹개술도가’는 맹개마을 인근 예끼마을에 있습니다. 양조는 예끼마을에서, 숙성은 맹개마을 토굴 ‘술 그리다’에서 이뤄지죠. 아름다운 맹개마을을 일군 장본인은 박성호 씨와 김선영 씨 부부입니다. 대표 술인 진맥소주는 안동의 선비 김유가 집필한 국내 최고(最古) 조리서 『수운잡방』에 등장하는 밀 소주 제조법으로 만듭니다. 여기에서 ‘진맥’은 밀을 뜻하는 한자어. 안동소주를 제조하는 다른 양조장들이 모두 쌀을 재료로 하지만, 100% 유기농 통밀로 만드는 안동소주는 맹개술도가의 진맥소주가 유일합니다. 맹개마을의 청정한 밤하늘에 펼쳐지는 별들을 감상하며 진맥소주 한 모금 머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답니다. 대한민국 양조장 투어의 최고봉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필히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꼭 맛봐야 할 술 진맥소주 시인의 바위. 진맥소주 원액을 오크통에 넣고 오랜 기간 숙성시켜 만든 명품주다. 사진 대동여주도 지난 4월 진맥소주 53도와 오크 숙성 진맥소주인 ‘진맥소주 시인의 바위’가 ‘2022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품평회(SFWSC)’에서 가장 높은 ‘더블골드’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시인의 바위 54.5%’는 지난 6월 개최한 ‘서울 국제주류 & 와인 박람회’에서 20만 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제품입니다. 단점은 생산량이 적다는 점이죠. 현재 40도와 54.5도 2종류가 생산되고 있는데, 맹개마을에 가신다면 꼭 이 술을 맛보시길 권합니다.   ② 그림과 음악이 함께 하는 산막골의 와이너리 ‘산막 와이너리’   산막와이너리의 와인 시음장. 사진 대동여주도 한국의 ‘보르도’라 불리는 영동에는 무려 40여 곳이 넘는 와이너리가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소백산맥 언저리에 있는 영동읍 산막골의 ‘산막 와이너리’는 이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와이너리 1층의 시음장은 아름다운 샹들리에와 피아노, 재즈 음악과 함께 산막 와이너리 안성분 대표의 그림 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안 대표는 와이너리의 대표인 동시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2009년에 귀촌한 서양화가인데, 산막 와이너리 제품의 라벨에는 그의 작품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음악회도 수시로 개최되는데, 딸 김영 씨, 사위 윤영준 씨가 직접 피아노와 기타 연주를 합니다.     산막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은 캠벨과 산머루를 블렌딩한 레드와인 ‘비원’입니다. ‘비밀의 화원’의 준말이죠. 캠벨로 만든 레드와인 ‘화몽’도 있습니다. 꽃향기와 달콤한 과일 향이 많이 나서 한자 ‘꽃화(華)’자와 ‘꿈몽(夢)’을 조합해 이름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국산 포도 ‘청수’로 만든 화이트와인 ‘라라’는 마치 라라라 콧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즐거움을 제품명에 담았다고 합니다. 와인과 작품, 음악이 있는 공간을 찾으신다면 ‘산막 와이너리’를 꼭 방문해보세요.   꼭 맛봐야 할 술 산막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 '비원'과 안성분 대표의 작품. 사진 대동여주도 안성분 대표의 작품이 라벨에 담긴 ‘비원’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캠벨과 산머루를 섞어 만든 ‘비원’은 과실의 싱그러움과 적절한 산미의 밸런스가 돋보이는 레드 와인입니다. 산머루 100%로 만든 ‘비원 퓨어’는 진한 풍미, 기분 좋은 산미와 타닌, 그리고 검붉은 열매의 향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 와인이죠. 둘을 비교해서 테이스팅하는 재미도 쏠쏠한데요. 산막 와이너리 와인은 드라이한 맛이 특징이라 단맛이 적은 한국 와인을 찾으신 분들에게 더욱 추천합니다.   ③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이너리 ‘예산사과와인’   예산사과와인 와이너리 모습.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 와이너리 체험을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사진 대동여주도 주한 미군에는 대대로 후임에게 전해지는 일종의 족보(정보 책자)가 있는데, 이 책자에 소개된 한국의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주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한 그 핫플레이스는 바로 충청남도 예산에 있는 ‘예산사과와인’입니다. 유럽식 농장 체험형 와이너리인 ‘예산사과와인’은 6천 그루의 사과나무에서 60여 톤의 사과가 생산되는 곳입니다. 예산이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이라 그의 호를 제품명으로 담아낸 사과 와인과 증류주 등을 맛볼 수 있죠.     무엇보다 좋은 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기 좋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는 점입니다.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드넓은 사과 농장에서 직접 사과 수확도 할 수 있어요. 또 사과 파이와 잼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근처 관광지가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특히 차로 10분 거리에 큰 스파 시설(덕산리솜스파캐슬)이 있어 와이너리와 함께 묶어 코스로 다녀오기 좋습니다.     꼭 맛봐야 할 술 예산사과와인이 만든 고급 사과 증류주, 추사 40.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해 오크 향이 강하다. 사진 대동여주도 한국형 칼바도스로 불리는 사과 증류주 ‘추사 40’은 순수한 사과 과즙만을 발효한 뒤 두 번 증류해 완성하며, 오크통에 3년 넘게 숙성해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500㎖ 한 병 가격이 6만 원에 달하지만, 찾는 분들이 많이 늘어 요즘은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하네요. 퇴근 후 한잔씩 음미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생굴과의 궁합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와이너리 방문하실 때 한 병 구매해 놓으셨다가 꼭 굴과 함께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  「 DRINK TIP 양조장 여행을 떠날 때 알아야 할 팁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800여 곳이 넘는 양조장이 존재합니다. 검색해보면 지역의 다양한 양조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농림부와 aT에서 선정·운영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을 방문해도 좋고,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연한 분들은 대동여주도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에 문의 글을 남기셔도 됩니다. 원하는 양조장을 찾았다면, 방문 전에 꼭 미리 전화로 문의를 해주세요. 술 빚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하고 예약한 뒤 방문하시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쓰는 방법인데, 방문한 양조장 근처의 맛집이 궁금할 때는 해당 양조장 대표님에게 문의하시면 됩니다. 근처 맛집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려주실 겁니다. 」  이지민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요즘 핫한 전통주, 추석에 환영받을 우리술 추천 [쿠킹] 여름휴가를 더 시원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여름 전통주’ [쿠킹] 좋은 인연 만나게 해줄 우리 술, ‘꽃잠’과 ‘지란지교’ [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 [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

    2022.10.07 09:00

  • [쿠킹] 요즘 핫한 전통주, 추석에 환영받을 우리술 추천

    [쿠킹] 요즘 핫한 전통주, 추석에 환영받을 우리술 추천

    이지민의 〈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명절 선물로 전통주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추석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일 예정이라 함께 마실 수 있는 전통주를 고민 중이에요. 우리 가족 모임은 종일 술을 마시거나 강권하지 않는 분위기예요. 지난 설날엔 독특한 풍미를 지닌 이탈리아 와인 한 병을 챙겨갔더니 어른들도 은근히 한 잔씩 즐기시더라고요! 이번엔 또 어떤 술을 가져가 볼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음식은 간결하게, 술자리는 가볍게 이어지는 요즘 명절 풍경에 어울릴 멋스러운 전통주를 추천해주세요”     요즘 전통주가 참 핫하죠. 다양한 전통주가 많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전통주를 온라인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려고 하면 고민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어떤 술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라거나 “어떤 술이 맛있는 건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더군요.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지만, 제품 판매 페이지에는 대부분 생산자와 원재료 그리고 맛에 관한 간단한 내용만 명기하고 있어서, 어떤 기준으로 술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러워지는 것이죠.     이 같은 고민을 덜기 위해 대동여주도에서는 ‘한국술 테이스팅 리포트’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주 전문가들과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가 직접 발굴하고 엄선한 술을 소개하며, 전문가들의 관능 평가와 점수를 매주 발행하고 있죠. 이 데이터를 토대로, 아주 내공 있는 양조 전문가들의 전통주 2종을 준비해봤습니다. 명절 가족 모임에 어떤 전통주를 고를지 고민 중이라는 독자의 요청에 딱 부합할 그런 전통주입니다. 우리 전통주에 관해 맛 경험이 꽤 있는, 또는 술의 가치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술입니다.     ① 술빚기의 고수 ‘내올담’ 안담윤 대표의 ‘담 시리즈’   전통주 업계에도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고수가 많은데, 그중 한 명이 바로 ‘내올담’의 안담윤 대표입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삼해약주 보유자인 권희자 선생에게 사사했으며, 각종 술 빚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이른바 술빚기의 고수입니다. 농식품부 장관상, 식약처장상, 서울시장상 등 수상 이력도 화려하죠. 특히 그는 고조리서에 나온 술을 직접 빚어보며 연구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쌀의 전처리 과정과 물과 누룩 등의 함량을 달리한 64종의 술로 박사 학위를 받았죠. 여담이지만 이때 저도 술 평가에 참여했는데, 64종의 술을 하나씩 맛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담 골드(사진 왼쪽), 약주, 도수 12%, 용량 500mL, 4만 원대. 담 진주, 탁주, 도수 9%, 용량 500mL, 3만 원대. 사진 대동여주도   이 64종의 술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총 3종의 술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습니다. 탁주인 ‘담 진주’, 약주인 ‘담 골드’, 소주인 ‘담 다이아몬드’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석을 컨셉으로 했죠. ‘담 진주’는 ‘백하주’ 제법을 바탕으로 탄생했습니다. 빛깔이 흰 아지랑이 같다고 해서 ‘백하주’라고 하죠. 멥쌀과 찹쌀을 사용해 삼양주(3번 나눠 발효한 술)로 빚었으며, 5주간의 발효와 4주간의 숙성 기간을 거칩니다. 진주처럼 깨끗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지녔습니다.     ‘담 골드’는 황금주 제법으로 만듭니다. 역시 술이 황금처럼 맑은 노란색을 띠어서 황금주입니다. 순 멥쌀 범벅과 고두밥으로 전처리하고, 5주간의 발효, 10주간의 숙성을 거쳐 완성합니다. 드라이하면서 깔끔하고 산뜻한 산미가 특징이죠. ‘담 다이아몬드’는 ‘푸른 빛이 감돌며 향이 좋은 술’이라는 뜻을 가진 벽향주를 발효해 상압증류(대기의 압력과 동일한 상태에서 증류)했습니다. 그리고 항아리에서 1년 이상 숙성합니다. 곡류의 향, 그리고 아카시아꽃 향, 잘 익은 과일 향이 느껴지며, 마셨을 때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는 소주입니다.     무엇보다 ‘내올담’의 술은 달지 않은 게 매력입니다. 안담윤 대표가 추구하는 술이 ‘달지 않아 식사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이기 때문입니다. 맛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단맛이 적어 마시고 난 뒤에 잡맛이 남지 않죠. 단맛을 좋아한다면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음식과 함께 먹는다면 한 병을 금세 비울 정도로 마성의 매력을 갖춘 술입니다. 다만, 3가지 술 모두 생산량이 적습니다. 명절 선물로 구매를 원하신다면, 양조장에 서둘러 문의할 것을 권해봅니다.   푸드페어링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밥처럼, ‘담 진주’는 마실수록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깔끔하면서도 드라이한 맛으로 옥돔이나 민어 같은 담백한 생선구이, 또는 육전과 잘 어울립니다. 명절 밥상에 올라오는 각종 나물과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담 골드’는 깔끔하고 단맛이 적어 신선한 생선회부터 육회, 전골 요리 등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립니다. ‘담 다이아몬드’는 한우 등심구이나 사태찜 같은 요리를 추천합니다.     ② 누룩 명인의 수제 누룩으로 빚은 술, 한영석 명인의 ‘청명주’ 술을 만드는 재료로 보통 쌀, 물, 누룩을 꼽습니다. 각각의 요소가 모두 중요하지만, 술이 발효하려면 무엇보다 누룩의 역할이 큽니다. 어떤 누룩을 쓰느냐에 따라 술맛이 달라지고, 품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자가 누룩을 만드는 양조장에서는 누룩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재 전통 누룩을 사용해 술을 빚는 양조장은 많지 않습니다. ‘송학곡자’와 같은 몇 남지 않은 누룩 공장에서 생산하는 누룩을 쓰는 곳도 있지만, 일본식 발효제인 입국을 쓰는 곳들이 많죠.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의 ‘누룩 명인’으로 불리는 한영석 대표의 존재는 반갑기만 합니다.     이분의 첫 번째 술 ‘청명주’가 처음 출시됐을 때 SNS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맛있다”는 극찬과 함께 순식간에 3000병이 팔렸으니까요. 결국, 청명주를 구하지 못한 많은 사람이 다음 배치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죠. 척수염을 앓으면서 발효 식품에 관심을 가진 한영석 대표는 식초 만들기, 술빚기, 누룩 제조 등을 두루 익히고 2020년 7월 누룩 명인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리고 올 초 첫 번째 술인 ‘청명주’를 선보였습니다.   청명주. 약주, 도수 13.8%, 용량 375mL, 2만 원대. 사진 대동여주도 ‘청명주’는 1600년대 말~1700년대 초에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고조리서 『주방문(酒方文)』에 제조법이 소개된 술입니다.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일’에 담가 마신 술이죠. 100% 찹쌀을 쓰며, 60일간 직접 띄운 누룩을 써서 90일간의 발효와 숙성을 거쳐 완성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2차 배치(두 번째 누룩으로 빚어낸 술)에는 찹쌀과 녹두를 8:2로 한 ‘향미주국’ 누룩을 썼는데, 입안 가득 잘 숙성한 약주의 감칠맛과 농축미가 가득 담겼습니다. 적당한 단맛과 산미가 있어 좋은 밸런스를 보여주죠.     1차 배치(첫 번째 누룩으로 빚어낸 술)에서는 새콤달콤함이 포인트였다면 2차 배치에서는 농밀한 풍미와 숙성미가 더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명절 음식이나 고기류와도 잘 어울려서 가족이 모이는 술자리에 제격이고, 과일이나 디저트와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언제 한 병을 비웠나? 싶을 정도로 음용감이 좋습니다. 누룩의 가치를 이어가는 술, 누룩 명인의 술이라는 다소 묵직한 사명감이 꼬리표처럼 달려 있으나, 청명주는 그 사명감에 걸맞은 술입니다. 또한 “나도 한영석 명인 술을 맛보았다”고 인증 포스팅을 날릴 만한 술이죠. ‘청명주’ 역시 배치 별로 한정 물량만을 출하합니다. 수량이 많지 않은 점을 꼭 참고해주세요.   푸드페어링  약주인 ‘청명주’는 명절에 차례주로 올리고, 온 가족이 함께 음복하기에 좋습니다. 명절 음식 중에서는 전채요리, 잡채 등의 음식에서부터 생선찜이나 고기 요리와 두루 잘 어울립니다. 감칠맛이 상당히 좋아서 간장 양념으로 요리한 음식과도 페어링이 좋습니다. LA갈비나 갈비찜 같은 음식도 추천합니다.   ※이지민의 〈전통주 테라피〉에서는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술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고민이 채택되신 분께는 술 추천과 함께 기사에 소개된 전통주 중 하나를 보내드립니다.   이지민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여름휴가를 더 시원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여름 전통주’ [쿠킹] 좋은 인연 만나게 해줄 우리 술, ‘꽃잠’과 ‘지란지교’ [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 [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

    2022.08.25 09:00

  • [쿠킹] 여름휴가를 더 시원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여름 전통주’

    [쿠킹] 여름휴가를 더 시원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여름 전통주’

    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휴가지에서 즐기기 좋은 전통주를 추천한다. 사진 pexels   “안녕하세요. 재충전을 위해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떠나려고 합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 힘들지만, 친구들과 보낼 달콤한 휴가를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직장인들에게 며칠간의 여름휴가는 활력소입니다. 일과 더위에 지친 저희에게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시원하고 맛있는 전통주 추천해주세요.”   요즘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운 것 같아요. 당장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 물에서 첨벙첨벙 발 담그고 놀다가 맛있는 술과 함께 힐링하고 싶은 마음이 저 역시 가득합니다. 이번 사연에는 카운슬링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재충전을 위한 맛있는 술, 여름에 마시기 딱 좋은 술, 휴가지에서 즐기기 좋은 술을 추천해드리면 되니까요. 마침 대동여주도에서 여름을 기다리며 야심 차게 준비해온 제품이 있습니다. 이번 사연에 딱 어울릴 것 같아서 자신 있게 공개합니다.   ①캠핑장에서 여럿이 함께 마시기 좋은 1.5L 대용량 와인, ‘머루팩(Meoru Pack)’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며 야외로 바다로 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보이고요.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캠핑의 필수품’으로 고안된 와인입니다. 바로 산머루 와인이 담긴 머루팩이죠. 한국의 와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파주의 ‘산머루농원’과 ‘대동여주도’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머루팩의 장점은 아웃도어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 음식과 함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백인박스(Bag-in-Box)’ 형태라 보관과 이동이 편리하고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머루팩 한 팩에는 2병 분량(약 14~15잔 정도)의 산머루 와인이 들어갑니다. 여럿이 함께하는 캠핑에서 함께 나눠 마시기 좋죠. 용도도 다양합니다. 가볍게 잔으로 즐기거나 원하는 재료를 섞어 상그리아나 뱅쇼, 칵테일 등으로 다채롭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요리할 때 쓸 수도 있는데, 고기를 와인에 재우면 잡내를 없애고 맛을 더욱 풍성하게 살릴 수 있어요. 소스를 만들 때 와인을 넣어서 풍미를 좋게 할 수도 있습니다. 머루팩 와인은 파주 감악산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100% 국산 토종 산머루로 만들며, 5년 숙성 기간을 거쳐 완성했습니다. 블랙베리를 졸여 만든 듯한 잼의 향과 함께 달콤한 꿀, 오크, 코코넛, 바닐라 향이 느껴지죠. 잘 익은 체리의 향도 은은하게 다가옵니다. 단맛이 있지만 끈적이지 않고, 산미도 적절합니다. 특유의 떫은맛, 혹은 입안을 마르게 하는 느낌을 주는 타닌감은 적은 편입니다. 여름 휴가지에서 한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하며, 불멍과 함께 맛보시면 제격일 와인입니다.   머루팩. 과실주, 도수 12%, 용량 1,500mL, 3만 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머루팩은 육류와 페어링이 정말 좋습니다. 캠핑용 와인으로 개발한 이유도 캠핑장에서 자주 먹는 바비큐나 다양한 육류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두툼한 살코기가 붙은 돼지 등갈비에 감칠맛 가득한 소스가 어우러진 바비큐 폭립, 노릇노릇 구운 고구마(설탕과 버터를 올리고 시나몬 가루를 톡톡 뿌려낸),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양념갈비 등을 추천합니다.   ②싱그러운 여름이 떠오르는, 샤인머스캣을 듬뿍 담아낸 막걸리 ‘써머 딜라이트’  휴가지의 파라솔 그늘에서, 어떤 술을 마시면 가장 좋을까요? 보통 화이트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걸리도 잘 어울릴 수 있답니다! ‘여름을 위해 태어난, 여름을 위한’ 막걸리가 있기 때문이죠. 바로 ‘대동여주도’와 ‘같이양조장’의 콜라보로 탄생한 ‘딜라이트(Delight) 시리즈’입니다. 컨셉은 ‘사계절 만나는 즐거움’이며 제철에 생산되는 가장 맛있는 과일로 만듭니다.   지난해 8월에 처음 출시한 ‘써머 딜라이트’의 경우 망고 포도라고 불리는 샤인머스캣과 청포도를 듬뿍 담아 만들었는데, 먹어본 분들이 ‘막걸리 계의 디올’이라는 별칭을 달아 주시기도 했답니다. 올여름에 출시하는 써머 딜라이트에도 쌀과 물, 전통 누룩, 샤인머스캣과 청포도가 들어갑니다. 쌀가루에 물을 섞어 도넛 모양으로 밑술을 빚고, 찹쌀 고두밥으로 두 번 덧술을 합니다. 발효 후 샤인머스캣 포도즙을 넣는데, 막걸리 한 병에 들어가는 샤인머스캣만 8000~9000원 상당할 정도로 풍성하게 담아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산미를 돋우는 청포도 향과 함께 멜론, 바나나, 망고스틴, 리치,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의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죠. 농밀하고 고급스러운 단맛과 감칠맛, 우아한 텍스처가 특징으로 휴가지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며 맛보기 좋은 술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아 생산량이 적은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인데, 합정동의 ‘같이양조장’에 방문하시면 더 손쉽게 제품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써머 딜라이트. 탁주, 도수 10%, 용량 750mL, 4만 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차갑게 칠링한 뒤 예쁜 잔에 따라서 막걸리 자체의 맛을 오롯이 느껴보세요. 그다음은 얼음을 몇 조각 더해보세요. 과실 향이 상쾌하게 피어납니다. 좀 더 이색적으로 마시고 싶은 분들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준비한 뒤 샤인머스캣을 올리고, 막걸리를 부어서 여름 디저트로 먹어도 좋습니다.     ■  「 DRINK TIP 여름철 막걸리 보관법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는 더운 날씨에 가장 취약합니다. 실온에 두면 빠르게 변질될 수 있어서 무조건 냉장 보관(0~10℃)을 해야 합니다. 요즘은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에 담긴 막걸리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와인처럼 와인 셀러에 뉘어서 보관할 경우 막걸리가 새어 나오거나 마개가 뻥 하고 터질 수도 있으니 반드시 냉장고에 세워서 보관하세요. 효모에 의해 생성되는 탄산가스가 병뚜껑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눕혀서 보관할 경우 가스와 함께 내용물이 함께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에서는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술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고민이 채택되신 분께는 술 추천과 함께 기사에 소개된 전통주 중 하나를 보내드립니다.   이지민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쿠킹] 좋은 인연 만나게 해줄 우리 술, ‘꽃잠’과 ‘지란지교’[쿠킹] 한 잔 마시면, 꼭 두 잔을 시키게 되는 ‘위스키 사워’[쿠킹] 쓴맛 좀 아는 당신을 위한, ‘홉’ 풍미 가득한 맥주 추천일본에선 어떤 칵테일 마실까? ‘하이볼’과 ‘미즈와리’ [쿠킹]

    2022.07.15 09:00

  • [쿠킹] 좋은 인연 만나게 해줄 우리 술, ‘꽃잠’과 ‘지란지교’

    [쿠킹] 좋은 인연 만나게 해줄 우리 술, ‘꽃잠’과 ‘지란지교’

    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이별은 다음의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사진 grazelgarciatherapy 홈페이지   “2년 동안 만난 애인과 최근 이별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서로 상처를 많이 줘서 마음이 아팠는데요. 이별하고 두 달 정도 지난 지금은 상처가 많이 아물었고, 아픈 이별 후 배운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여전히 허전한 마음이 남아 있어요. 그럴수록 저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투자하면서 행복하고 좋은 날들만 꿈꿔 보려고 해요. 남아 있는 허전함을 훌훌 털어버리게 해줄, 맛있고 깔끔한 술 한잔 추천해주세요.”   사연을 읽으며 저의 옛(?) 시절을 떠올려봤습니다. 평생의 짝을 찾기까지, 두근거리던 설렘부터 풋풋한 만남, 불같은 사랑, 허무한 헤어짐과 슬픔, 아픔까지 두루 겪으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었죠.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사귀었던 사람과의 이별 역시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울적함에 혼자 술을 진탕 마시기도 해보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사람들을 만나고, 일에 매진하기도 했었죠.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상황이 다 인생의 소중한 추억인 것 같습니다. 옛 시절을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 경험들이 하나씩 모여 더 좋은 사람을 보는 눈을 만들어줬고, 그래서 좋은 짝을 만나게 해준 것 같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이 쓸쓸하고 외롭겠지만, 다음 인연을 만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니 모쪼록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시라고, 고심해서 고른 술 2종을 소개합니다.   ① 남아 있는 허전함마저 훌훌 털어버려 줄, 맛있고 깔끔한 술 ‘꽃잠’   이별 뒤 속상한 마음에 술을 진탕 마셨다가 다음날 끔찍한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있을까요? 취기로 늘어진 몸에 퉁퉁 부은 얼굴로 하루를 우울하게 시작하는 건 더더욱 별로이죠. 이럴 땐 혼자 한 병을 쭉 비우고, 푹 자고 일어났는데도 뒤 없이 깔끔한 술이 최고이죠.   추천해드릴 술은 ‘꽃잠’입니다. 순 우리말로 ‘깊게 잘 잠’이라는 뜻이에요. 지리산 둘레길에 있는 고즈넉한 양조장 ‘옛술도가’의 수제 막걸리이죠. 우리 밀 누룩과 우리 쌀을 이용해, 자연 발효라는 전통 방식 그대로 빚습니다. ‘백세(백번 씻는다)’라는 전통적인 쌀 씻기 방식으로 쌀뜨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물을 바꿔가며 씻은 뒤 단양주(한 번 빚는 술) 방식으로 10일 동안 발효해 완성합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자연 탄산과 함께 산미(酸味), 감미(甘味), 고미(苦味 쓴맛)를 모두 느낄 수 있는 막걸리이죠. 신맛을 말하는 ‘산미’나 단맛을 뜻하는 ‘감미’는 잘 알려진 단어지만, ‘고미’는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는 쓴맛을 뜻하는데, 어떤 한 맛에 치우치지 않고, 곡류의 담백함과 함께 단맛과 신맛, 쓴맛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최적의 맛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옛술도가의 송승훈 대표는 꽃잠을 마실 때 꼭 세 모금을 연거푸 삼키라고 권합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맛이 다른데, “세 번째가 진짜 막걸리 맛”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지만 세 번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막걸리는 마시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쭉 들이켜게 되거든요. 한 병에 1000㎖지만 한 병을 비우는 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양조장을 직접 방문해서 맛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홀로서기 여행지로 최적의 장소이거든요.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흑돼지구이도 맛보고, 양조장 한쪽에 자리 잡고 꽃잠을 맛보면 허전함을 잠시나마 훌훌 털어내실 수 있을 겁니다.   꽃잠, 탁주, 도수 6%, 용량 1000mL, 1만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사실 꽃잠은 별다른 안주가 필요 없어요. 햇살 좋은 주말의 오후에 창문가에 기대어 홀짝이며 낮술로 즐기면 최고입니다. 양조장 ‘옛술도가’에서는 종류별로 소금을 내어 주시는데, 이게 제법 괜찮은 안주가 되어줍니다. 집에 있는 좋은 소금을 조금 꺼내어 막걸리와 함께 곁들여 가볍게 맛보아도 좋습니다. 음식을 함께한다면 월남쌈을 ‘강추’합니다.   ② 좋은 짝을 꿈꾸며 마시기 좋은 술 ‘지란지교’ 제가 한국 술을 알리는 일을 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 중에 손에 꼽을만한, 금실 좋은 부부가 있습니다. 정년퇴직 후 전북 순창으로 귀향해 제2의 인생을 사는 임숙주 씨와 김수산나 씨 부부입니다. 양조장의 술 이름도 이 부부의 행복한 모습을 그대로 담았죠. ‘지초(芝草)와 난초(蘭草) 같은 향기로운 사귐’이라는 뜻의 사자성어 ‘지란지교(芝蘭之交)’가 제품의 이름입니다. 지란지교의 뜻을 삶에서 실천하는 부부이죠. 이별을 딛고 좋은 인연을 만나시라는 의미에서 두 번째 술은 부부의 사랑과 행복, 따스함이 술에 고스란히 담긴 ‘지란지교’를 추천합니다.   부부의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술은 탁주와 약주, 무화과 탁주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 대표는 지란지교 약주입니다. 직접 만든 전통 누룩과 순창에서 생산되는 찹쌀과 멥쌀, 지하 791m에서 뽑아 올린 천연암반수로 빚은 술이죠. 멥쌀로 죽을 쑤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더해 밑술을 만들고, 찹쌀로 죽을 쒀서 덧술을 혼합하는 ‘이양주’ 방식으로 생산합니다. 그리고 100일의 발효 기간과 90일의 숙성 기간을 통해 완성되죠.   황금빛 색을 띠는 지란지교 약주는 잘 익은 참외, 황도, 황매 등의 과실 향과 함께 은은한 시트러스 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은은한 단맛과 적절한 산미, 신맛, 쓴맛 등 오미가 살아있는 술로 후숙이 잘 된 과일 같은 느낌도 듭니다. 마실수록 침샘을 계속 자극해서 음식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지란지교 약주의 장점입니다. 여기에 감칠맛도 있어 입에 착착 붙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지란지교, 약주, 도수 15%, 용량 500mL, 2만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지란지교는 시간에 따라, 그리고 온도에 따라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약주입니다. 차갑게 칠링해서 와인잔에 즐기면 청량감 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정겨움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술이라 마실 때마다 농촌의 밥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우렁 쌈장과 보리밥, 노각 무침, 두루치기에 채소 쌈을 곁들여 함께 드셔보세요.     ■  「 DRINK TIP 냉장고에 오래 묵혔다 마시기 막걸리는 반드시 유통 기한을 명기하게 돼 있습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중 막걸리들은 ‘생(生)’자를 붙여 신선함을 강조하며, 유통 기한도 짧게 책정해 놓죠. 보통 유통 기한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사이입니다. 그래서 구매 직후에 바로 마시는 게 일반적이죠. 숙성 과정에서 맛이 달라지거나 산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출시되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들은 최소 몇 개월에서 1년 이상 장기 숙성을 거쳐 출시된 제품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품들을 더 묵혔다 맛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막걸리 마니아들이 묵혀 마시기로 유명한 제품으로 ‘금정산성’ 막걸리를 손꼽을 수 있는데요. 김치냉장고에 저온 숙성으로 보관해두면 단맛이 줄고, 신맛이 좀 더 깔끔해지며, 바디감은 가벼워져 또 다른 술을 마시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에 추천한 ‘꽃잠’ 막걸리나 ‘지란지교’ 약주도 오래 묵혔다 맛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묵혔다 마실 때는 ‘보관’이 생명입니다. 저온이 잘 유지되는 김치냉장고 구석 깊숙이 세워서 보관하시고, 장시간 그 존재를 잊고 있으면 됩니다. 긴 기다림이 기쁨을 선사해 줄 거예요.  」    이지민의 〈전통주 테라피〉에서는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술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고민이 채택되신 분께는 술 추천과 함께 기사에 소개된 전통주 중 하나를 보내드립니다.   이지민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바닐라 향, 맑은 황금색 위스키…이 오크통에서 숙성시킨다 [쿠킹]낮술 한 잔에 삶이 새로워진다면? 영화 ‘어나더 라운드’와 ‘사제락’ [쿠킹]

    2022.06.02 07:00

  • [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

    [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

    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에게 때론 맛있는 전통주가 위로가 된다. 사진 pexels 세 아들을 둔 40대 중반의 아빠입니다. 대학 졸업 전부터 취직이 결정돼 지금까지 17년째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2년 전 막내아들이 태어나서 무척 기뻤으나, 큰아이들이 속을 많이 썩이고 있는 요즘입니다. 육아에 회사 일, 그리고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여러모로 지친 상태인데, 가족을 위해 다시 힘낼 수 있는 술을 추천해주세요. 제가 주로 즐기는 술은 소주 아니면 소맥이지만, 간혹 저렴한 와인이나 막걸리를 마시기도 합니다.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가정을 위해 긴 세월 애써 오셨군요. 직장에 다니며 아이 셋을 키우기 쉽지 않은데, 여기에 코로나 시국까지 더해져 그 고충이 몇 배로 힘들게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뒤늦게 딸을 얻어 엄마가 되었는데, 제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열린 느낌이네요. 아이를 볼 때마다 무한한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육아의 어려움도 많이 느낍니다. 체력 저하로 허덕일 때도 많고요. 그러니 두 아이를 챙기는 동시에 늦둥이까지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솔루션을 제시하거나 조언을 드리기보다는 맛있는 술을 추천해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해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퇴 후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라고 자신을 쓰담쓰담하며 벌컥벌컥 들이켜기 좋은 막걸리와 육아로 지친 부부가 잠깐이나마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맛 좋은 막걸리를 골라보았습니다. ① 피곤한 나 자신을 쓰담쓰담해 줄 스파클링 막걸리 ‘얼떨결에’   강원도 영월에 있는 양조장 ‘동강주조’는 ‘음료 술’이라는 콘셉트 아래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3종의 스파클링 막걸리 ‘얼떨결에’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동강주조의 방용준 대표는 “얼떨결에 이 막걸리를 꺼내 들더라도, 누구든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하네요.   원래 대기업 반도체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방 대표는 발효 공학과 주조에 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수제맥주 회사에서 7년을 근무하고 고향인 영월에 동강주조를 설립했습니다. 특징은 막걸리에 맥주(라거) 제조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가벼운 바디감과 산미, 단맛이 어우러져 막걸리를 맥주처럼 꿀꺽꿀꺽 마실 수 있는 게 장점이죠.   ‘얼떨결에’를 처음 맛보았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시중의 스파클링 막걸리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탄산이었어요. 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술잔을 빙빙 돌리는 스월링(Swirling)을 할 때마다 탄산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코를 간지럽히더군요. 입에 머금으면 마치 스파클링 음료를 마시듯 시원한 느낌을 주며, 빠르게 훌렁 넘어가는 목 넘김도 특징입니다. 막걸리이지만 속은 맥주 같은 아주 재미있는 막걸리이지요.   ‘얼떨결에’는 쌀을 사용한 ‘얼떨결에 민트’, 캠벨 포도를 넣어 만든 ‘얼떨결에 퍼플’, 햅쌀‧옥수수‧좁쌀을 넣어 만든 ‘얼떨결에 옐로’ 총 3종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꿀맛 같은 밤의 휴식 시간에 차갑게 칠링한 막걸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뚜껑을 딴 뒤 차르르~ 올라오는 경쾌한 기포 소리를 들으며 맥주잔에 따라 드셔 보세요.   얼떨결에 민트, 퍼플, 옐로. 도수 6%, 용량 935mL, 각 8000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얼떨결에’는 안주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습니다. 맥주잔에 따라서 바로 드시면 됩니다. 만약 안주를 곁들인다면 가벼운 스낵이나 나초, 양념치킨, 씬 피자와 함께 즐겨보세요. 평소 맥주 안주로 즐겨 먹는 음식이 있다면 꺼내서 함께 드셔도 좋습니다.   ② 아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이색 막걸리 '연희 시리즈'   일과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부부가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서로를 토닥이며 “고생했다” 격려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술이 빠질 수 없죠.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아주 맛있는 술 말입니다.   최우택 대표의 ‘같이’ 양조장은 요즘 아주 핫한 곳입니다. 연희동에서 합정동으로 확장‧이전해 서울 도심 속 양조장으로 거듭나고 있죠. 이 양조장의 막걸리는 수제로 한정 생산되고, 찾는 곳들이 많아 항상 물량이 부족합니다. 당연히 맛도 뛰어난데, 최 대표의 술 빚기 내공 덕분입니다. 그는 3곳의 양조 전문 교육기관에서 양조를 배우고, 양조 공방을 운영하며 다양한 제법과 술 빚는 노하우를 섭렵했습니다. 각종 술 빚기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업계의 기린아로 주목받은 적 있죠.   ‘같이’ 양조장의 ‘연희 시리즈’는 세계의 유명한,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술을 전통주로 재해석한 막걸리입니다. 민트‧매화‧유자‧팔각‧홍차‧멜론‧샤인머스캣‧귤 등의 재료를 쓴 이색 막걸리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 제품인 ‘연희민트’와 봄에 즐기기 좋은 ‘연희유자’를 추천합니다. ‘연희민트’는 칵테일 모히토를 재해석한 막걸리입니다. 민트를 부재료로 한 부의주(밥알이 동동 뜨는 맑은 찹쌀술) 제법으로 만들었고, 단맛과 산미가 어우러지는 동시에 민트의 스파이시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희유자’는 알코올 도수가 높고 강한 쓴맛과 아로마 향이 특징인 IPA 맥주를 재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호산춘(찹쌀과 멥쌀로 두 번 빚은 약주) 제조법을 바탕으로 하죠. 달지 않고 드라이한 맛에 유자의 과즙이 시트러스한 맛을 더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연희민트 9천 원(도수 9%, 용량 375mL), 연희유자 1만원(도수 10%, 용량 375mL).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연희민트’는 싱그러운 봄에 즐기기 좋은 막걸리입니다. 아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산뜻한 페어링으로 바질 페스토 파스타를 추천합니다. 역시나 봄을 느끼기에 딱 좋은 요리죠. 만드는 법도 간단합니다. 면만 삶아서 페스토와 버무리면 되고, 포슬포슬한 감자나 토마토, 아삭한 줄기콩 등을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  「 DRINK TIP 스파클링 막걸리 오픈 시 주의사항 탄산은 온도가 높아지면 불안정해지는 성질이 있어 우선 냉장 보관을 통해 칠링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마시기 전에는 병을 흔들거나 섞지 않고 조심스레 다룹니다. 병뚜껑도 한 번에 오픈하지 않습니다. 아주 조금만 열어서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눈에 보이면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합니다. 자연 탄산으로 인해 지게미와 맑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탄산이 빠져나간 뒤 타이밍을 보고 조심스레 오픈하면 됩니다.  」  이지민의 〈전통주 테라피〉에서는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술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고민이 채택되신 분께는 술 추천과 함께 기사에 소개된 전통주 중 하나를 보내드립니다.   이지민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와 음식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전문가의 레시피와 술 추천, 건강하게 먹는 팁, 꼭 가봐야 할 맛집 정보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쿠킹] 부드러운 닭가슴살에 짭조름한 소스 얹은 대만식 밥도둑[쿠킹] 토마토·바질·참치에 탱탱한 소면 더한 초간단 술안주[쿠킹] 식단 관리 중이지만 탄수화물이 당길 때 먹는 파스타

    2022.04.21 08:00

  • [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

    [쿠킹] 인생을 바꿀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우리 술

    이지민의〈전통주 테라피〉 전통주 전문가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의 ‘한국술 카운슬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고민 중인 사연과 평소 즐기는 술 취향을 보내주시면 개인별 맞춤 카운슬링을 해드립니다. 답답함은 해소하고 취향에 맞는 한잔 술까지 추천받을 수 있답니다. 우리 술을 ‘힙’하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이 대표가 알려주는 전통주에 얽힌 ‘썰’과 술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은 덤입니다.   전통주 테라피 첫 화에서는 대한민국 사회 초년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우리술을 소개한다. 사진 pexels 졸업을 무기한 유예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지금 하는 공부가 저와 맞는 것 같지 않고, 다른 걸 찾자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무얼 잘하고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에 나갈 생각을 하니 두렵기만 합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건 친구들입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인 친구들과 속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술 한잔 마시면, 그 순간만큼은 웃을 수 있고 위로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드려요. 또, 저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줄 술은 뭐가 있을까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꿈이 뭐니?” 누구나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직 좋아하는 분야를 찾지 못했다면 이것만큼 답하기 곤란한 질문도 없죠. 정답이 있는 시험문제처럼 누군가 “너의 길은 이거란다”라고 속성으로 답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나름의 답을 찾고자 친구들과, 그리고 술과 함께 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었죠. 하지만 결국 답을 찾는 건 자기 자신의 몫이더군요.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답이죠. 그러니 움직여보세요. 평소 좋아하는 분야라든가 막연하게 눈길이 가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한 확신 여부를 떠나 과감하게 그냥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건 어떨까요? 먼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의 목록을 만든 후, 하나씩 클리어해보세요. 취준생의 마음을 너무 몰라준다고요. 글쎄요, 이름난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에 몰두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번듯한 직업이어도 막상 시작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반면 뭐든 재미있어 보이는 일에 뛰어들다 보면, 우연한 기회에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인생이란 그런 거니까요.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양조장 대표님들만 놓고 봐도, 독특한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들이 꽤 있습니다. 사진가·변호사·복서·건축가·사진 기자·환경운동가 등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제2의 직업으로 양조의 길에 뛰어든 분들의 술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 맛있는 술을 맛보면서,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① 시골로 떠난 실력파 건축가의 도전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건축가 출신의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대표. 사진 이지민   박준우 대표는 중국을 누비며 수천억 원짜리 건축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한, 그리고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건축가입니다. 그런 그가 귀촌을 택하고 통영의 미륵도 야솟골에 자리 잡았죠. 이곳에서 그는 아내와 함께 제철 해산물을 요리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야소주반’을 운영하며 술 빚기에 심취했습니다. 독특한 점은 독학으로 술을 빚었다는 점입니다. 독학이라고는 하지만 과정은 무척 치밀하고 체계적입니다. 각기 다른 주변 환경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누룩과 쌀, 물의 배합을 달리해 술을 빚고 얻은 결과를 표로 정리했다고 하죠. 계절별, 환경별로 콘크리트 배합비율이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한 방법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7년간 쌓아온 130여 회의 술 빚기 공식 중에 천연 탄산이 잘 함유된 32번째 레시피를 적용해 2021년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를 완성했습니다. 지리산의 친환경 쌀과 야솟골의 청정 지하수, 해풍으로 법제한 누룩 그리고 직접 설계한 발효실을 통해 완성한 천연 탄산 스파클링 막걸리입니다.   도수 6.5%, 용량 930mL, 가격 2만7000원.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탄산이 가득 살아 있는 막걸리라 경쾌하고 담백한 맛을 지녔습니다. 통영 야솟골 청정 지하수의 미네랄리티가 술에 고스란히 담겨 뒷맛이 깔끔하죠. 인공 감미료도 일절 들어가지 않았답니다. 이 막걸리는 꼭 스파클링 와인잔에 따라,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즐겨보세요. 지금 시즌에는 가리비구이가 딱 좋겠습니다.   ② 한국와인의 챔피언을 꿈꾸는 전직 프로복서의 ‘크라테 와인’ 프로복서로 활동했던 '크라테 와인' 대표. 사진 이지민   백승현 대표는 고교 시절 아마추어로 권투를 시작해 프로복서로 활동하다 보안회사 경호원으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도 구릿빛 피부에 군살 하나 없는 근육질 체구를 자랑합니다. 복서와 경호원을 잇는 다음 이력은 와이너리의 대표입니다. 와이너리가 있는 곳은 김천입니다. 경북 김천 수도산 500m 고지에 있는 ‘수도산 와이너리’입니다. 그는 1만 8000㎡ 규모의 밭을 직접 관리하며 산머루를 포함한 다양한 품종의 포도와 과실을 유기농으로 재배해 와인을 생산합니다. 그중 유명한 것이 포도과에 속하는 산머루로 만든 크라테 와인입니다. ‘한국의 아마로네 와인(독특한 제조방법으로 만들어 강한 맛을 내는 이탈리아 북쪽 발폴리첼라의 고급 와인)’으로 불리며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았죠. 이번에는 이미 이름을 알린 산머루 와인 대신 자두 와인을 소개할까 합니다. 김천 지역의 자두는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특유의 상큼한 향과 새콤달콤한 감칠맛, 청량감과 산미의 여운이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에요. 홍로센 자두, 후무사 자두, 추희 자두의 세 가지 품종으로 만들며 씨를 빼고 착즙한 후, 스테인리스 통에 3개월 이상 저온 발효시켜 완성한 와인입니다.   도수 8.5%, 용량 375mL, 가격 2만원대. 사진 이지민 푸드페어링 아름다운 오렌지색을 띠는 크라테 자두 와인은 자두 특유의 향이 잘 살아 있고,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자두의 성분도 그대로 함유돼 있죠. 와인의 묵직한 정도와 풍미를 나타내는 ‘바디’는 미디엄 바디(Medium bodied Wine)에 해당합니다. 자두 특유의 산미가 있어 한 모금 머금으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피니시(finish) 즉 뒷맛도 깔끔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 냉이나 달래, 돌미나리 등의 봄나물로 전을 부쳐서 함께 곁들여 보세요.     ■  「 DRINK TIP 전통주 맛있게 마시는 법 ▪ 전통주별 잔 사용법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는 신선한 탄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잔’에 따라서 즐기면 좋습니다. ‘크라테 와인’은 예쁜 컬러와 자두의 새콤달콤한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화이트 와인잔’을 이용하면 좋아요. 」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한국인은 소맥, 영국인은 맥맥[쿠킹] 오늘은 굽지 마세요…고소하고 달큰한 삼겹살 알배추찜[쿠킹] 와인과 찰떡궁합, 고소한 닭모래집…냄새 잡는 비결은[쿠킹] 도미 한 마리가 통째로! 비주얼 끝판왕 안주

    2022.03.18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