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4월까지 만석" 30년째 단골 문전성시…이 스시집 비결 [쿠킹]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⑧ 세야스시 "더 새롭게, 더 크게, 입 안 가득 채워지는 황홀한 스시 변주곡" 스시가 나오기 전 내주는 츠마미로 시소와 우니(성게알)로 채웠다. [사진 김성현] STORY “1990년부터 스시를 쥐었으니 32년이 됐죠. 오래됐지만 이 일을 하며 늙고 싶습니다. 힘들지만 여전히 스시를 만들 때 즐겁고 행복합니다. 와사비를 가는 순간도 재밌어요. 애정 없이는 할 수 없죠. 제가 하는 이 일을 사랑합니다” 스시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동탄의 축복’ ‘동탄의 별’이라는 애칭을 얻고, 수많은 마니아 사이에서 셰프가 아닌 ‘교주’로 불리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세야스시의 장성태(51) 오너셰프. 그는 동탄에서의 성공을 뒤로하고 지난 8월 대한민국 최고의 스시야(すしや) 격전지인 청담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참다랑어의 주도로(등살)와 아까미(적살). 사진 김성현 “동탄이든 청담이든 지역은 상관없습니다.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죠.” 장성태 셰프의 자신감은 세야스시를 찾는 두텁고 오래된 팬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30년 전 그를 찾았던 꼬마 손님은 어엿한 중년이 되어 자녀를 데려온다. 단골들이 많다 보니, 이미 내년 4월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비결을 묻자 "당장의 이윤을 추구하기보다는 매장을 찾는 손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바로 창의성이다. 그는 매일 틀에 박히지 않은 스시, 누구도 하지 않는 스시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한다. 세야스시만의 초배합으로 고소함을 극대화한 전갱이. [사진 김성현] “어떤 스시집이나 모두 참치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참치를 드린다면 굳이 손님이 이곳까지 찾아와서 스시를 드실 이유가 없죠. 좋은 재료를 기본으로 ‘아 이런 것이 있었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스시를 드려야 합니다” 손님의 짜릿한 감동을 위해 장성태 셰프가 오늘도 연구와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EAT 태산 같은 풍채와 두터운 손이 무색할 정도로 섬세하고 빠른 손놀림. 무심한 듯하지만 치밀한 눈빛으로 정교하게 스시를 만들어 내는 셰프의 등 뒤에는 장인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그가 쥐어낸 스시를 맛본 이들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참치살을 간장에 절인 아까미 쯔게. [사진 김성현] 세야스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장셰프가 강조하는 창의성에 있다. 익숙한 듯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신선한 재료의 조합은 이곳의 장기 중 하나다. 참치살을 간장에 절인 아까미 쯔께에 상큼하면서도 새콤한 유자를 활용해 맛의 균형을 잡거나 다진 참치살인 도로 안에 낫또와 단무지를 넣어 독특한 식감과 풍미를 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네타(생선) 역시 일품이다. 언제나 최상의 재료를 고집하는 만큼 네타는 단순히 거대한 크기를 넘어 놀라울 정도로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이처럼 큰 네타와 넉넉한 양의 샤리(밥)가 만난 세야스시의 스시는 먹는 순간 황홀한 충만감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는 인상을 준다. 넉넉한 양의 샤리 위에 단새우가 빈틈없이 올라가 있다. [사진 김성현] 장셰프는 “문화적 특성과 사람들의 취향과 기호 등을 고려해 현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시 역시 마찬가지”라며 “쌈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 안 가득 채워지는 복합적인 맛과 씹는 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스시를 크게 쥐는 편”이라고 말했다. 씹는 맛이 살아있는 샤리의 식감과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감칠맛 또한 세야스시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장셰프는 “건조한 겨울의 쌀과 습기가 많은 여름의 쌀이 다르다. 초의 배합 역시 마찬가지다. 고정된 레시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노하우와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도록 조금씩 조절하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성질급해 잡히자마자 죽는 고등어…신선하게 먹을수 있는 까닭 [쿠킹] 수백 통 전화 끝에야 맛본 ‘작은 일본’… 야키토리의 신세계 [쿠킹] 호주·청담 거쳐 고향인 고성으로… 젊은 셰프의 진심이 담긴 돈까스[쿠킹]
-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⑦ 아루히 “4만5000대1의 경쟁률이 이해되는 환상적인 스시” 아루히를 대표하는 메뉴인 참치살을 간장에 절인 아까미 쯔께. 사진 김성현 STORY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부터 토이의 ‘뜨거운 안녕’, 싸이의 ‘챔피언’까지. 스시 오마카세라면 으레 떠오르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벗어나, 신나는 음악과 함께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힘찬 박수로 가득 채워지는 스시야(すしや)가 있다. 문을 연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스시 마니아와 미식가∙탐식가∙애식가 사이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여의도의 작은 스시야 ‘아루히’다. 네이버 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을 받던 ‘아루히’는 최대 대기 번호가 7만 명을 기록하며, 한때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 화제가 됐다. 예약 플랫폼을 바꾼 최근에는 4만~5만명 정도가 예약에 도전한다. 16석, 하루 2타임. 하루에 32명밖에 찾지 못하는 이 작은 스시야가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셰프가 아까미 쯔께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사진 김성현 ‘여의도의 축복’, ‘스시 파는 술집’, ‘가성비 끝판왕’, ‘스강신청의 대명사’. ‘아루히’ 앞에 붙는 여러 수식어 중에는 유독 가성비(가격 대비 효용)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된다. 그도 그럴 것이 3만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2시간의 식사 동안 눈앞에 놓이는 스시만 최소 20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때로는 재료의 수급 상황과 손님의 양에 따라 많게는 25가지의 스시가 나오는 기적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아루히’의 진정한 매력은 ‘가성비’에서 나오지 않는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 편하고 격의 없게 식사를 즐기는 손님과 셰프의 시너지는 그 어떤 스시야에서도 본 적이 없는 ‘바이브’와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처럼 ‘아루히’를 행복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 곳으로 만든 이는 20년 요리 경력의 이용(44) 셰프다. 그는 지난 2019년 3월, 아내 이미연 씨와 함께 이곳의 문을 열었다. “여의도에서 15년 정도 일을 했는데, 고가의 코스 요리처럼 수익을 내는 음식을 주로 하다 보니 염증을 느꼈어요. 이윤이 적어도 손님이 진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죠. 포장마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소주 한 잔에 저렴하게 스시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아루히’의 시작이죠.” 다진 참치살 위에 연어알을 올린 네기 도로마끼. 사진 김성현 이용 셰프는 당초 캐주얼한 스시 포장마차라는 컨셉으로 가게의 문을 열었지만, 많은 손님이 오마카세(셰프에게 모두 맡김) 형식을 원하며 자연스레 지금의 형태와 구성으로 자리 잡게 됐다. 100명의 손님이 오면 100명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는 이 셰프는 “‘아루히’의 슬로건은 고객들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맛있고 친절해야죠. 그건 기본입니다. 저는 고객들이 좋아하는 걸 해주고 싶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와도 되고, 양반다리를 하고 편하게 먹어도 됩니다. 편하게 노래를 부르셔도 되고 먹다가 자리에서 주무셔도 됩니다. 이곳을 찾는 분들이 웃고 떠들며 행복해야 제가 행복할 수 있죠. 그게 어지간한 보약이나 돈보다도 귀하고 소중합니다.” EAT 제철을 맞아 기름기가 올라 고소한 잿방어. 사진 김성현 매번 스무 가지가 넘는 스시들이 손님의 입을 즐겁게 만들어주지만, ‘아루히’ 하면 시그니처처럼 언급되는 메뉴들이 있다. 아까미 쯔께(붉은 참치 살을 간장에 절인 것)와 성게알이 듬뿍 올라간 마끼, 성인 남성 손바닥만큼 거대한 후토마끼(굵게 만 일본식 김밥) 등이다. 특히 침을 고이게 만들 정도로 맛있는 자태로 손님들의 셔터 세례를 한 몸에 받는 아까미 쯔께는 ‘아루히’를 상징하는 메뉴 중 하나다. 간장에 절인 참치를 늘어놓아 불필요한 수분을 증발시키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잡내를 빼는 과정이지만, 정갈하고 아름다운 자태가 마치 만개한 꽃을 연상케 한다. 이렇게 간장으로 단장을 마친 참치살은 감칠맛과 함께 재료가 가진 특유의 풍미가 한층 더 올라간다. 냉동 참치가 아닌 생참치만을 고집하는 만큼, 부드러운 식감에 담백하면서도 짭짤한 참치가 샤리(밥)와 어울리며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우니 비행기’로 통하는 우니마끼가 나올 때는 추억의 동요가 울려 퍼진다. 셰프들은 김으로 감싼 우니를 비행기처럼 요리조리 움직이며 손님의 손 앞에 놓아준다. 박수갈채를 끌어내며 ‘아루히’의 분위기를 절정에 끌어올리는 메뉴인 만큼 일본산, 페루산, 국내산 등 매달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최상급 우니 만을 사용한다. 녹진하면서 진한 풍미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 채워지며 황홀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참치와 버섯, 교꾸와 우엉 등으로 속을 가득 채운 후토마끼. 사진 김성현 한입에 넣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후토마끼 또한 일품이다. 참치와 버섯, 교꾸(일본식 달걀구이)와 우엉 등으로 속을 가득 채운 후토마끼는 웬만한 후토마끼 전문점의 그것보다 더 나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재료와 재료 사이의 하모니가 식감과 맛의 조화를 끌어 올려준다. 잘게 다져 부드럽고 매끄러운 식감으로 변신한 참치살과 톡톡 터지며 꽉 채운 풍미를 응축시킨 연어알을 올린 네기 도로마끼(다진 참치살 위에 파를 얹어 김으로 감싼 일본식 김밥)는 맛은 물론이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손님들의 술병을 화분 삼아 바로 앞에 꽂아주기 때문. 마치 작은 꽃처럼 보이는 네기 도로마끼는 많은 이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메뉴 중 하나다. ■ 아루히 「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여의도종합상가 2층 · 가격 : 3만8000원 · 메뉴 : 스시 오마카세 · 대표 메뉴 : 스페인산 혹은 일본산 생참치, 계절에 따른 최상급 우니 등 · 예약 안내 : 매달 25일 오후 5시, 예약플랫폼 ‘캐치테이블’ 이용 · 영업 시간 : 월~토요일 1부 17:20~19:20 / 2부 19:50~21:50 · 주차 : 지상 1층 주차장 1시간 무료 이용 가능하나 대중교통 추천 #스시 #오마카세 #스강신청 #여의도 #초밥 #사케 *'아루히'는 본점 '아루히'와 별관 격인 '아루히 니와'로 나뉘나, 사람들에겐 '아루히'로 통칭된다. 현재 '아루히'는 공식적으로 휴무 기간이며 '아루히 니와'만 운영되고 있다.'아루히'는 금년 중 다시금 영업을 공식 재개할 예정이다.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수백 통 전화 끝에야 맛본 ‘작은 일본’… 야키토리의 신세계 [쿠킹] 가오픈 기간에도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통하는 비결은 페어링 [쿠킹] 면 씹지 말고 삼켜라…일본 소바만 13년 파고든 장인의 손맛 [쿠킹] [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
수백 통 전화 끝에야 맛본 ‘작은 일본’… 야키토리의 신세계 [쿠킹]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⑥ 야키토리 파노 “문을 연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푸디’(foodie∙식도락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곳” 대파의 감칠맛과 소금의 짭짤함이 조화로운 네기마 (다릿살대파). 사진 김성현 STORY “일본에서 야키토리를 자주 찾으셨던 분들은 이곳에서 맛있는 추억을 회상하고, 야키토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야키토리가 무엇인지 편안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야키토리 파노’는 마포구의 야키토리 맛집 쿠시무라를 거쳐 일본 현지의 야키토리 업장에서 약 3년간 근무했던 김환호 셰프가 2020년 9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작을 골목에 문을 열었다. 그는 10석 규모의 소규모 업장을 홀로 지키며 뜨거운 숯 앞에 서서 쉴 새 없이 야키토리를 구워낸다. 야키토리를 만들고 있는 김환호 셰프. 사진 김성현 “숯을 피우고 고기를 잘라서 소금을 뿌리고 굽는 것. 단순해 보이지만 누가 굽는지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니까 이것 하나만 집중하면 되겠다 싶었죠.” 타래소스로 맛을 낸 츠크네(완자)와 달걀. 사진 김성현 일본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야키토리를 찾아 먹을 정도로 좋아했던 김 셰프는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오마카세부터 캐주얼한 가게까지 두루 다니며 견문을 넓혔다. 그리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선술집을 한국에서도 재현하고 싶었다. 그의 바람은 수많은 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특히 미식가이자 애식가로 유명한 모 그룹의 부회장이 다녀간 뒤로는 예약에 불이 붙었다. 3000~4000원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골라 먹는 재미까지 있는 다양한 야키토리,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주는 시원한 하이볼까지. 평일이든 주말이든 수많은 이들이 하루를 맛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EAT 염통과 대동맥, 엉덩잇살과 고관절살 등 낯선 부위부터 날개와 목살, 닭봉과 완자 등 익숙한 부위까지. 파노에서는 닭의 여러 부위를 활용해 14가지의 야키토리를 선보인다. 여기에 꿀버터로 맛을 낸 고구마와 간장버터 소스를 바른 표고버섯 등 야채까지 더하면 야키토리의 종류만 19종류에 달한다. 간장버터를 바른 시이타게(표고버섯). 사진 김성현 대부분의 야키토리는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하거나 짭짤한 타래 소스를 발라낸다. ‘신선한 닭은 소금만 쳐서 구워도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셰프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목살과 연골, 염통 등 선도 유지가 되지 않을 경우 좋지 않은 냄새가 날 수 있는 부위 또한 파노에서는 독특한 식감과 특유의 고소한 풍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선함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김 셰프의 고집 덕분에 맛볼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유행이 빠른 우리나라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곳이 생겨나고,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죠. 하지만 저는 야키토리의 본질, 기본적인 맛과 형태에 집중해서 야키토리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습니다” 소식가들조차 대식가가 되길 마다치 않는 이곳의 가장 큰 무기는 야키토리 그 자체에 있다. 타마고동 만드는 모습. 사진 김성현 물론 식사도 빠질 수 없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튼실한 쌀로 가득 찬 야키오니기리와 타마고동과 야키토리동은 부족한 탄수화물까지 알차게 채워준다. 특히 은은한 불에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구워 누룽지 같은 식감을 가진 오니기리는 파노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 중 하나다. 보통 이곳을 찾으면 8~10개 정도의 야키토리와 한두 가지의 추가 메뉴를 주문한다. 하지만 메뉴판에 있는 모든 야키토리를 주문하는 광경도 낯설지 않다. 호기롭게 “여기부터 저기까지 전부 주세요”라고 외치지 않으면 다음 날 먹지 못한 야키토리를 생각하며 후회하게 될 거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질 좋은 비장탄 위에 구워진 신선하고 짭짤한 닭 그리고 한 잔의 술. 여기에 잔잔한 음악과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더해지며 테이블 위에는 빈 꼬치와 함께 행복과 사랑 그리고 추억이 수북하게 쌓여간다. ■ 야키토리 파노 「 · 주소 : 서울 강남구 선릉로157길 13-5 101호 · 가격대 : 3000원대(야키토리 1개 기준) · 메뉴 : 야키토리(닭꼬치) · 대표 메뉴 : 염통, 연골, 목살, 오니기리 등 · 예약 안내 : 매달 첫번째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한 달치 전화 예약. · 영업 시간 : 화~토요일 19:00 ~ 23:00, 일요일 18:00~22:00 · 주차 : 근처 공용주차장 이용. #야키토리 #닭꼬치 #압구정맛집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연어구이 덮밥 고소한 레시피…소금에 연어 절여야 하는 이유 [쿠킹] [쿠킹] 쏟아지는 튀김 소리, 입과 귀를 감동시킨 키이로 [쿠킹] 부드러운 닭가슴살에 짭조름한 소스 얹은 대만식 밥도둑 면 씹지 말고 삼켜라…일본 소바만 13년 파고든 장인의 손맛 [쿠킹]
-
호주·청담 거쳐 고향인 고성으로… 젊은 셰프의 진심이 담긴 돈까스[쿠킹]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⑤ 보배진 바삭바삭하고 촉촉하게, 돼지고기로 만드는 가장 맛있는 마법 STORY "고성으로 내려오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내가 할 수 있는 음식보다, 이곳의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에 더 많은 초점을 두자’라는 것이었어요. 음식을 즐기는데도 순서가 있고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좋아하는 돈까스는 그 시작으로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음식이라고 생각했죠." 고성 돈까스 맛집 보배진의 등심카츠 정식 사진 김성현 약 3년간 호주 시드니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강남구 청담동의 레스토랑 덱스터의 오픈 멤버로 2년 넘게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며 수많은 식도락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젊은 셰프가 부모님의 고향인 강원도 고성으로 내려왔다.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을 떠나 바다를 낀 한적한 마을로 내려온 그가 선택한 음식은 돈까스. 남녀노소, 연령불문 모두가 편하고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싶었던 이진우 셰프(30)는 자신의 추억이 축적된 시골 마을 한켠에 ‘보배진’의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문을 연 가게는 ‘珍’이라는 한자의 뜻 그대로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며 고성의 새로운 보물로 자리 잡고 있다. ‘보배진’의 메뉴는 무척이나 단촐하다. 제주산 돼지고기로 만든 등심카츠 정식이 단일 메뉴이며, 사이드 메뉴로는 등심과 다른 매력을 지닌 ‘한입 안심’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메뉴 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보배진의 한 입 안심 사진 김성현 가게가 문을 여는 11시 30분에 맞춰서 도착해도 1시간 정도의 기다림은 각오해야 한다. 끊임없이 손님이 몰아치며 8석의 좌석은 빈 자리가 생기는 즉시 다른 누군가로 채워진다. 이진우 셰프가 하루에 준비하는 식사는 약 40인분 안팎. 하지만 넘쳐나는 손님으로 오후 2시 전에 재료가 동 나는 일이 허다하다. 포크만 쓸 줄 아는 어린이부터 젓가락질이 능숙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방문하지만, 이들은 돈까스를 먹고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라는 이진우 셰프의 진심이 음식의 맛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이다. 강원도 고성까지 가서 무슨 돈까스를 먹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보배진’은 그럴 가치가 있는 식당임에 틀림없다. 실력 좋은 셰프가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만든 한상의 돈까스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한적한 바닷가를 걷다 보면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EAT ‘보배진’에서 내놓는 모든 재료들은 지역의 색깔과 풍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식당의 얼굴이 되는 돈까스는 제주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해 만든다. 고소하고 달큰한 향을 품은 쌀은 고성 오대미를 사용하며, 양배추 역시 속초의 유기농을 고집하고 있다. 염지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생강은 전라도 완주산이며 고기의 풍미를 더하는 레몬은 제주산, 고추냉이 역시 철원의 맑은 물을 먹고 자란 재료만을 사용한다.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잔소주로는 고성에서 빚은 달홀진주를 내놓는다. 주문 즉시 갈아서 내어지는 철원산 고추냉이. 최상의 재료에서 맛의 진가가 나온다. 사진 김성현 이처럼 지역의 식자재를 활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진우 셰프는 국내에는 좋은 재료가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 편견을 고백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지역일수록 오히려 더 모르는 재료가 많더라고요. 경험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계속해서 탐구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결국 지역과의 상생이 곧 사업과 삶이 지속가능해지는 중요한 창구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보배진’이 내놓는 음식을 먹어보면,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방이 살짝 붙어있는 등심은 특유의 씹는 식감을 시작으로 살코기에서 육즙이 터져 나온다. 입 안은 기분 좋은 고기의 풍미로 가득 차오르지만, 그 속에서 돼지 특유의 불필요한 잡내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여기에 소금을 살짝 찍는 순간 감칠맛이 폭발하며 오감을 자극한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좋은 고기를 정성 들여 튀겼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여기에 고기를 감싸고 있는 얇은 튀김은 바삭한 식감 뒤로 고소한 풍미를 더하며 돈까스의 맛을 한층 끌어 올려준다. 등심 보다 한층 부드러운 식감의 안심 역시 인상적이다. 소금이 살짝 뿌려진 상태로 나오는 안심은 육즙을 한가득 머금고 있어 ‘탱글탱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촉촉하다. 이름 그대로 한입에 넣는 순간 등심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오대미로 지은 보배진의 냄비밥. 윤기와 코 끝을 채우는 고소한 밥의 향기가 침샘을 자극한다. 사진 김성현 신맛 이외에도 미네랄과 향긋함을 품고 있는 제주산 레몬을 뿌리면 또 한 번의 마법이 시작된다. 레몬이 갖고 있는 산미가 돈까스의 지방과 만나 훨씬 더 풍부하고 균형 잡힌 풍미를 뿜어낸다. 여기에 영업 시작과 함께 짓는 오대미 냄비밥은 매일 먹는 밥이 맛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눈을 즐겁게 하며 반짝거리는 윤기와 코 끝을 채우는 고소한 밥의 향기는 최근날짜로 도정되어진 오대미만 사용하는 셰프의 고집이 느껴진다. 공들여 지은 밥 답게 밥알 하나하나마다 꽉 차 있어 씹을수록 단맛과 고소함이 올라온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밥은 돈까스의 배경이 되어 전체적인 맛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보배진 「 · 주소 : 강원 고성군 토성면 토성로 148-1· 가격대 : 15,000원(등심카츠 정식)· 메뉴 : 등심카츠 정식 단일 메뉴, 한입안심 추가 가능· 대표 메뉴 : 등심카츠· 예약 안내 : 예약 불가. 현장 대기만 가능. · 영업 시간 : 오전 11시 30분 오픈. 오후 2시 45분 라스트오더(매주 수요일, 목요일 휴무)· 주차 : 매장 앞 대로변 주차 가능 #돈까스 #강원도맛집 #고성맛집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가오픈 기간에도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통하는 비결은 페어링 [쿠킹]면 씹지 말고 삼켜라…일본 소바만 13년 파고든 장인의 손맛 [쿠킹][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
가오픈 기간에도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통하는 비결은 페어링 [쿠킹]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④ 빈호 와인과 음식 사이의 궁합, 페어링이 무엇인지 궁금한 당신에게 주는 정답지 미역과 토마토 주스를 곁들인 삼배체굴. 사진 김성현 STORY “와인은 누구나 팔 수 있지만,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라고 생각해요. 재단하고 정량화하기 어렵죠. 셰프 출신 소믈리에로서 음식과 와인의 궁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해요. 같은 와인을 먹어도 최적의 상태로 200점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저의 역할이고 제가 잘할 수 있는 장기죠” 서울의 모든 맛집이 모여 있는 강남 한복판, 논현동의 북적거리는 도로를 지나 조용하고 한적한 언덕 위 새롭게 문을 연 와인 다이닝바 ‘VINHO(빈호)’의 대표 김진호(35) 소믈리에의 말이다. 빈호의 대표 김진호 소믈리에. 사진 김성현 호주 멜버른에서 요리를 배운 김 대표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제라늄(Geranium)’과 한국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에서 7년간 경력을 쌓으며 유려하면서도 섬세한 접객으로 이름을 알렸다. 빈호엔 일본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수학하고 오사카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라심(La Cime)과 플로레레쥬(Florilège)에서 경력을 쌓은 뒤 ‘밍글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성빈(31) 셰프가 함께하고 있다. 오는 7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가오픈 기간임에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푸디’(foodie∙식도락가)와 와인 마니아들에게 ‘꼭 가봐야 하는 공간’으로 통한다. 현재 예약 위주로 진행되는 특성상 현장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빈호’의 가장 큰 무기와 매력은 파인다이닝에서나 맛볼 수 있는 수준급 요리와 그 요리를 더욱 살려주는 기막힌 와인 페어링이다. 유명 생산자의 와인은 물론이고,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주목받는 생산자부터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지역 토착 품종의 와인까지. 식사 내내 줄줄이 이어지는 와인의 향연은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음식과 만나며 경험해보지 못했던 놀라운 궁합을 선보인다. 와인과 음식에 대한 김 대표의 진심과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룸과 홀, 주방까지 모든 경계를 없애 시원한 빈호의 내부. 사진 김성현 통유리 너머로 널찍하고 시원하게 뻗은 공간, 룸과 홀을 비롯해 주방까지 모든 경계를 없앤 ‘빈호’의 인테리어 또한 인상적이다. 이곳의 공간은 고객이 셰프∙소믈리에와 자유롭게 소통하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마치 하나의 무대 같은 이곳에 모인 이들은 서로 행복을 주고받으며, 음식과 와인이 주는 즐거움을 공유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EAT 이해가 어려운 복잡한 음식 혹은 어려운 조합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음식과 와인 모두 직관적인 맛을 터트리며 기분 좋게 미각을 자극한다. 그러나 ‘직관적’이라는 표현이 결코 ‘단순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빈호’가 선보이는 음식과 함께 나오는 와인에는 예상치 못한 의외성과 다양성이 존재한다. 버터 레터스로 잿방어를 감싼 타르타르. 사진 김성현 신선한 삼배체굴은 미역으로 씹는 재미를 더하고 토마토 주스를 곁들여 입에 달라붙는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제철 생선을 다져 버터레터스로 감싼 타르타르 역시 가츠오부시 크림이 함께 하며 예상치 못한 독특한 풍미를 더 한다. 녹진한 맛으로 무장한 제주산 아스파라거스와 전복은 계란 샐러드가 신선함을 유지하며 밸런스를 잡아준다. 함께 곁들여지는 와인은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음식과 궁합을 고려해 준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어지는 모든 와인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맛있지만, 음식이 가진 캐릭터를 한층 더 끌어올리며 입맛을 자극한다. 비장탄에 구워 기름진 고소함을 한층 더 끌어올린 덕자는 유질감이 있는 와인과 함께하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때로는 적당한 산미나 미네랄 뉘앙스를 갖춘 와인들이 해산물과 기분 좋은 궁합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결코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다. 비장탄에 구운 덕자와 쌉사름한 겨자채와 커리소스. 사진 김성현 달큰한 파스닙과 함께하는 오리 요리 역시 ‘겉바속촉’의 정수처럼 느껴진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은 높은 수준의 완성도로 기분 좋은 놀라움을 안긴다. 식어도 비린 향과 맛은 느껴지지 않는 양고기 역시 일품이다. 튀긴 마늘을 넣은 하리사 소스와 소시지로 속을 채운 호박꽃은 양고기의 맛을 한층 더 다양하게 꾸며준다. 여기에 매칭되는 와인들은 재료가 가진 특정 캐릭터를 더욱 강화하거나, 보완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한나(24) 파티시에의 디저트 또한 일품이다. 한국 전통 디저트인 약과는 참깨와 코코넛을 만나 마지막까지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위스키 시럽에 절인 튀긴 약과는 깊이 있는 달콤함을 뿜어내고 참깨와 코코넛을 인퓨징한 아이스크림에서는 결이 다른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 VINHO(빈호) 「 · 주소 : 서울 강남구 학동로43길 38 지상 162호 · 가격대 : 2만~3만원대(단품), 13만원(코스) · 메뉴 : 코스 혹은 단품 메뉴 주문 가능(코스 이용 시 라스트오더 20시, 단품 이용 시 라스트오더 22시. 주류 주문 필수) · 대표 메뉴 : 제철생선 타르타르, 오리구이, 참깨 코코넛 디저트 등 · 예약 안내 :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이용 또는 빈호 공식 인스타그램 문의 · 영업 시간 : 오후 6시 오픈. 매주 일요일, 둘째·넷째 월요일(격주) 휴무 · 주차 : 건물 내 지하 주차장 이용 가능. 2시간 30분까지 무료 이용 #와인페어링 #와인바 #다이닝바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면 씹지 말고 삼켜라…일본 소바만 13년 파고든 장인의 손맛 [쿠킹][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쿠킹] 쏟아지는 튀김 소리, 입과 귀를 감동시킨 키이로
-
면 씹지 말고 삼켜라…일본 소바만 13년 파고든 장인의 손맛 [쿠킹]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③ 하루 "구수한 메밀 뒤로 이어지는 쯔유의 감칠맛, 장인정신이 깃든 최고의 소바" 수타 소바 전문점 '하루'의 대표 메뉴, 자루소바. 사진 김성현 STORY ”일본에서 소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이들은 셰프가 아닌 쇼꾸닝(しょくにん∙장인)으로 불립니다. 소바를 손으로 제대로 만드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소바를 만들기 시작한 지 8년이 지나서 처음 ‘쇼꾸닝’이라고 불렸는데, 아직도 부끄럽습니다. 매일이 도전이죠.” 용인시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하루'는 일본 손님들도 많이 찾는 유명 소바 맛집이다. 사진 김성현 용인시 동백구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수타 소바 전문점 ‘하루’의 대표 정준모(41) 씨의 말이다. 일본 핫토리 요리학교를 나와, 약 13년간 소바라는 음식 하나만 파고 들었던 그는 도쿄의 유명 수타 소바 전문점 이시츠키(Ishi Zuki (手打ちそば 石月))에서 9년간 업력을 쌓았다. 마지막 2년은 주방장으로서 이시츠키를 책임졌고 현지에서도 ‘쇼꾸닝’으로 통했다. 한국을 넘어 일본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경쟁력 있는 소바집을 만들고 싶었던 그가 ‘하루’의 문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제일 좋다는 메밀을 수소문해 찾아낸 제주산 메밀로만, 하루도 쉼 없이 즉석에서 면을 만들어낸다. 가게 입구에는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화강암 맷돌이 계속해서 돌아가며 손님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소바 면을 만드는 정준모 대표. 사진 김성현 15인분의 면을 만들기 위해 걸리는 시간만 꼬박 40분. 곱게 가루를 내리고, 힘껏 반죽하고, 칼로 면 하나하나를 잘라내는 과정은 모두 정준모 대표의 손을 거친다. 그는 “바로 갈고, 바로 썰고, 바로 삶아 내는, 일본식 표현으로 ‘삼타테(三たて)’가 좋은 소바의 필수 조건”이라며 “몸이 힘들더라도 기본을 지키는 것에만 충실하다면 맛이 없는 소바가 나올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가게에는 현지의 맛을 느끼고 싶은 일본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EAT 메밀의 단맛과 쯔유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하루'의 자루 소바. 사진 김성현 비빔밥은 섞어서 먹고, 규동은 비비지 않아야 한다, '반드시'라는 절대적인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먹었을 때 음식을 만든 이가 의도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자루 소바 역시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면을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어 꼭꼭 씹어보면, 메밀의 구수함과 재료가 가진 본연의 독특한 단맛이 올라온다. 면이 가진 맛을 즐겼다면, 이제부터는 왼손에는 쯔유가 담긴 그릇을 들고, 적은 양의 면을 살짝 쯔유에 찍은 채 마치 마시듯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보자. 메밀의 단맛 뒤로 쯔유 특유의 풍미가 퍼져 오른다. 면을 씹으면 메밀이 지닌 맛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그러나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라도 면을 씹지 않고 그대로 삼키는 것을 추천한다. 칼로 직접 썰어내 각이 살아있는 면이 목 뒤를 넘어가는 순간, 전에 없던 쾌감이 온몸을 감싼다. 쯔유에 면을 푹 담가 먹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소바라는 메뉴가 가진 진정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면은 마치 살아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생기가 있고, 기분 좋은 짭짤함과 고소함의 하모니는 손을 멈출 수 없게 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과 시원한 소바를 함께 곁들인 '하루'의 별미, 카모 쯔케 소바. 사진 김성현 진하고 깊이 있는 풍미의 따뜻한 오리고기 국물과 시원한 느낌의 소바를 함께 곁들이는 카모 쯔케 소바 역시 별미다. 국물의 온도와 면의 온도가 달라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두 가지 재료는 입 안에서 색다른 맛을 뽑아낸다. 메밀의 고소함과 오리고기가 가진 고소함, 두 종류의 각기 다른 고소함은 잠들었던 미각을 일깨운다. '하루'의 튀김 요리는 주문 즉시 조리에 들어가고 한번에 튀기지 않아 완벽한 '겉바속촉'을 자랑한다. 사진 김성현 주문 즉시 조리에 들어가는 튀김 역시 ‘하루’의 강력한 무기다. 언제나 최상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재료를 한 번에 튀기지 않는다. 순동 냄비에 몸을 담근 재료들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속은 촉촉하되 겉은 완벽하게 바삭하다. 그야말로 훌륭한 튀김의 표본과 같다. 그가 일본에서 10년 넘게 손질하며 노하우를 쌓은 에도마에 식재료(도쿄 앞바다에서 잡히는 아나고(장어)와 새우, 보리멸 등)로 만든 튀김은 동네 흔한 소바집에서의 평범한 그것을 예상했던 이들의 편견을 깰 정도로 빼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취향에 따라 준비된 말차소금을 곁들이면 재료와 튀김 이외에 색다른 감칠맛이 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하루 「 · 주소 :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5로 22 · 가격대 : 2~3만원대(소바와 튀김 포함) · 메뉴 : 수타소바, 덴푸라 · 대표 메뉴 : 자루 소바, 새우 붕장어 덴푸라 소바, 카모쯔케 소바 등 · 예약 안내 : 031-679-0007 · 주차 : 2시간 30분 무료 #수타소바 #덴푸라 #일식 #장인정신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쿠킹] 찌개는 그만! 술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순두부 프라이팬밥난 변비 아니라 필요없다? 당신이 몰랐던 파·당근·버섯 비밀 [쿠킹][쿠킹] 가지·애호박·피망·토마토 익숙한 채소로 만든 지중해풍 덮밥
-
[쿠킹] “우리집에 놀러와요” 서울숲서 맛보는 특별한 ‘집밥’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② 리브나 “강강강강강강강강! 맛으로 꽉 찬 여덟가지 코스로 함께 나누는 즐거움”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리브나는 가장 특별한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리브나의 대표 요리인 라구 페스츄리. 사진 김성현 Story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데 세 단계를 거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무엇일까. 결국엔 직접 영화를 만들어 자기만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숲과 성수역 사이 작은 골목에 문을 연 ‘리브나’는 음식과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서울숲 인근 작은 골목에 자리한 리브나는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힌다. 사진 김성현 IT 대기업을 다니다가 본격적으로 요리에 뛰어든 리브나의 기재필 대표는 약 10년 전부터 자신의 집에서 지인들에게 정성스레 음식을 대접했다. 시간이 갈수록 요리를 하는 즐거움과 음식을 나누는 행복감에 더욱 빠져들었다고. 그의 꾸준함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 그가 차려낸 16코스의 음식은 식도락가와 미식가들 사이에서 어느새 그의 이름인 재필과 오마카세가 합쳐진 ‘재마카세’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느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던 그의 요리는 점차 입소문을 탔다. 결국 기 대표는 큰 결심 끝에, 재마카세를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해 리브나를 기획했다. 회사에서도 재미를 느꼈던 그였지만, 요리하는 순간 자신이 진정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리브나가 시작됐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음식, 맛있는 추억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이곳의 초석이 되었다. 현재 리브나는 기재필 대표를 중심으로 김정진 셰프와 김민제 셰프, 최인수 매니저가 함께 꾸려가고 있다. 애정을 가진 일에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을 맛보고 싶다면, 음식과 요리에 진심으로 빠져 있는 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리브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다. 리브나는 기재필 대표를 포함해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공간은 이들의 열정만큼 따뜻한 분위기다. 사진 김성현 Eat 이탈리안과 일식에 애정을 쏟으며 오랜 시간 다듬어온 오너 셰프의 취향이 담겨있지만, 리브나의 음식을 특정 나라나 특정 스타일로만 정의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곳의 콘셉트와 모토처럼 8개의 코스 전체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놀라운 것은 각 메뉴의 완성도다. 취미로 시작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퀄리티의 요리가 계속되며, 각 메뉴는 마치 정성스럽게 만든 선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3~4년간의 노력 끝에 만든 라구 페스츄리. 이탈리아의 정통 라구에 바삭한 페스츄리를 더한 대표 메뉴. 사진 김성현와 음식 사진. 사진 김성현 ‘재마카세’ 당시 카레를 만드는 데만 꼬박 일주일의 시간을 들였다는 그의 습관과 완성도에 대한 고집은 여전히 여러 메뉴에서 맛볼 수 있다. 리브나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라구페스츄리는 기 대표가 약 3~4년간 다양한 고민과 실험 끝에 만들었다. 질 좋은 재료와 직접 만든 스톡은 녹진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내며 이탈리아의 정통 라구를 떠오르게 한다. 여기에 바삭한 식감의 페스츄리와 고소함을 더 하는 치즈와 생허브를 넣어, 리브나만의 라구로 다시 탄생했다. 많은 이들이 감동하는 메뉴로 꼽는 티라미수는 좋은 재료에 대한 집착이 단연 돋보인다. 신선하고 좋은 달걀, 생크림, 치즈만 엄선해 만들었는데,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티라미수의 속뜻처럼 한입 가득 넣는 순간 행복감이 몰려온다. 느끼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분 좋은 단맛이 촉촉한 레이어 사이로 느껴지며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앙배추 특유의 단맛과 발사믹 소스의 감칠맛, 퓌레의 담백함이 조화로운 양배추 디글래이즈. 사진 김성현 양배추가 가진 본연의 단맛과 담백함이 조화로운 디글래이즈 역시 일품이다. 오븐에서 구운 양배추는 재료가 품은 달콤함이 입 안에서 폭발한다. 새콤하면서도 캐러멜의 풍미를 지닌 발사믹 소스는 감칠맛을 배가시키고, 담백한 양배추 퓌레가 밸런스를 잡아준다. 양배추란 하나의 재료에서 다양한 맛을 함께 즐기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너무 무르지도 않도록 식감을 살려낸 양배추와 퀴노아, 파프리카, 셀러리 등으로 만든 채소 모음이 더해지며 씹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 리브나 「 · 주소 : 서울 성동구 뚝섬로 366-46 1층 · 가격대 : 10만원대 · 메뉴 : 8코스 오마카세(18시 30분, 19시 중 택일. 한 타임 운영. 주류 주문 필수) · 대표 메뉴 : 라구 페스츄리, 굴 오븐 구이, 티라미수 등 · 예약 안내 :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이용 · 주차 : 오후 7시 이후 빈 곳에 주차할 수 있나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대중교통 이용 추천 #재마카세 #오마카세 #양식 #따뜻함 #초대 #모임 」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꼭 가봐야할 맛집 정보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쏟아지는 튀김 소리, 입과 귀를 감동시킨 키이로10분이면 끝…'바삭 쫄깃' 치킨 감쌌다, 요즘 핫한 이 재료 [쿠킹][쿠킹] 17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를 위한 막걸리 한 잔[쿠킹] 실습 시간에 처음 배운 추억의 요리 ‘양배추 채소 롤’
-
[쿠킹] 쏟아지는 튀김 소리, 입과 귀를 감동시킨 키이로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①키이로 단 하나의 메뉴, 오직 튀김만으로 맛과 재미를 모두 잡은 공간” 튀김 오마카세 메뉴만 선보이는 '키이로'. 점심 예약은 올해 8월까지, 저녁 예약은 연말까지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다. 사진 김성현 ━ Story 시끌벅적한 가로수길 골목 속 ‘이곳이 맞나?’라는 의문도 잠시, 문을 여는 순간 작고 아담한 공간에 8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바 형식의 일본식 테이블이 모습을 보인다. 튀김 오마카세 전문점 ‘키이로’다. 일본어로 노란색을 뜻하는 ‘키이로(きいろ)’답게 이곳은 먹음직스러운 황금색 튀김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으로 사방이 꾸며졌다. 눈으로 자극된 식욕은 이내 고소한 튀김향까지 이어지며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황금색 튀김을 연상시키는 노란색으로 꾸며진 키이로 내부. 사진 김성현 튀김 오마카세라는 다소 낯선 장르의 음식을 선보이는 윤태호 셰프와 박영욱 셰프는 한국에서도 맛있는 제철 재료로 일식 튀김인 덴푸라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난해 11월 키이로를 열었다. “그저 신선한 재료를 튀겨드리는 것이 유일한 노하우”라고 말하는 이들의 노력은 매일 같이 바뀌는 메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질 좋은 채소는 언제나 신선한 최상의 상태로 손님 앞에 놓인다. 커다란 붕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튀기는 붕장어도 인상적이지만, 두 셰프가 자신 있게 내놓는 대표 메뉴는 당근 튀김이다. 저온에서 튀겨진 미니 당근은 당근 특유의 향 대신 군고구마 같은 풍미를 뿜어낸다. 여기에 감칠맛과 기분 좋은 단맛이 어우러지며 당근을 싫어하는 이들 또한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 Eat 제철 신선한 재료를 즉석에서 손질해 튀겨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기 좋다. 사진은 두릅튀김, 사진 김성현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재료가 무엇이든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맛있다는 뜻이지만, 키이로에서 그런 농담은 결례다. 오픈 키친 앞에서 이들이 튀김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결코 튀김이라는 음식을 쉬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채소와 해산물 위주로 구성된 코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료와 기름의 신선함이다. 아무리 좋은 원물도 관리되지 않은 기름 안에서는 본연의 맛을 잃는다. 물론 좋은 기름이 있을지라도 원물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키이로가 재료와 기름에 대해 철저하고 엄격하게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눈과 귀 그리고 마지막 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당일 코스에 사용할 신선한 재료들. 사진 김성현 일본 현지의 고급 덴푸라야와 마찬가지로 키이로 역시 즉석에서 재료를 손질해 곧장 튀겨낸다. 칼이 닿는 순간 재료가 변하기 때문에, 이들은 재료를 미리 손질하지 않는다. 키이로의 윤태호 셰프는 “덴푸라는 튀김옷이 얇기 때문에 재료가 훤히 보인다. 또한 재료의 맛으로 먹기 때문에 좋은 재료가 아니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며 재료가 품고 있는 맛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그날 준비된 재료들은 손님 앞에서야 비로소 기름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게 된다. 이윽고 맑은 기름에 들어간 재료들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튀김으로 거듭난다. 쏟아지는 비처럼 공간을 가득 메우는 튀김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도 흥겹고 아름답게 귀에 들어온다. 키이로가 선보이는 튀김은 굉장히 직관적이다. 같은 새우라도 각기 다른 조리 방식으로 새로운 풍미를 선보인다. 이를테면, 첫 번째 새우는 약간 덜 익혀 원물이 가진 달큰하면서도 풍부한 해산물의 맛을 살려낸다. 이어지는 두 번째 새우는 앞선 새우보다 조금 더 익혀내며 씹는 맛과 함께 고소함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식이다. 이들의 마법은 연근, 두릅, 가지, 단감, 잎새버섯 등의 야채에서도 이어지는데 ‘튀긴다’라는 조리 방식을 통해 채소 본연의 맛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 코스를 물리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도 다양하다. 사진은 바질 토마토. 사진 김성현 물리지 않고 코스를 맛있게 완주할 수 있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튀김과 곁들이는 텐쯔유 소스는 무를 곱게 갈아 넣어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며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을 보완해준다. 코스 중간중간 바질 토마토를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익숙한 물회, 동치미 역시 클렌저의 역할로 깔끔하게 입 안을 정리해준다. ■ 키이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51 ·가격 : 4만원 ·메뉴 : 튀김 오마카세(13시∙19시 각 한 타임. 주류 주문 필수) ·대표 메뉴 : 당일 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메뉴 구성 변화 ·예약 안내 :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이용 ·주차 : 매장 옆 유료주차장 이용 #오마카세 #튀김 #채소 #해산물 #일식 」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꼭 가봐야할 맛집 정보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한국인이 소주 찾을 때 미국인은 버번위스키 마신다[쿠킹] 아침을 여는 커피 ‘에스프레소’[쿠킹] 누구나 좋아할 맛…상큼한 한라봉 소스를 더한 닭봉구이[쿠킹] 식단 관리 중이지만 탄수화물이 당길 때 먹는 파스타
-
[쿠킹] 크리스마스 선물로 좋은 스모어쿠키, 눈물 젖은 황금 레시피 완성기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재주밖에 없던 요리 초보 ‘COOKING 인턴’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며 요리에 진심인 많은 분을 만나게 되었고, 나를 돌보는 데 꼭 필요한 첫 번째 기술이 바로 ‘요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요리는 처음이라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요리 세포 성장 일기’를 시작합니다. 요리 세포 성장 일기 ② 크리스마스 선물용 쿠키 만들기 형형색색 불빛으로 수놓아진 거리와 곳곳에서 들려오는 캐럴.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렘이 커져갑니다. 언제나 특별한 날을 앞두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마침 온라인 몰 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다채로운 쿠키 선물 세트를 선보이죠. 무엇을 살까 고민하던 찰나, 쿠키를 직접 만들어서 선물해볼까 하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조금 서툴더라도 직접 만든 쿠키를 선물하는 것만큼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게 또 있을까요. 쿠킹 인턴으로서 요리 세포도 성장 중이겠다, 그리하여 시작된 우리의 인생 첫 베이킹 도전! 스모어 쿠키를 만들자! 과자 사이에 구운 마시멜로와 초콜릿을 올려서 먹는 스모어 간식. 사진 unsplash 선영 : 쿠키 반죽에 마시멜로만 넣어서 구우면 끝인데? 지현 : 그래 이거다! 우리가 선택한 첫 베이킹 도전 메뉴는 ‘스모어 쿠키’입니다.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잘 어울리고 초보자에게도 어렵지 않기 때문인데요. ‘스모어’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과자 위에 구운 마시멜로와 초콜릿을 올려서 먹는 캠핑용 간식입니다. ‘좀 더’라는 의미의 ‘some more’를 축약한 이름으로, 한번 맛보면 계속 먹고 싶어질 만큼 맛있는 간식이죠. 이 간식을 응용한 구움 과자가 바로 지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스모어 쿠키’입니다. 두툼하고 달콤 쫀득한 맛, 다양한 토핑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 스모어 쿠키를 대유행시켰고, 이제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디저트가 됐습니다. 다양한 모양새를 자랑하기 때문에 입맛도 취향도 가지각색인 친구들 선물용으로 제격인 것 같은 스모어 쿠키! 만족스러운 메뉴를 발견한 우리는, 성공적인 베이킹을 위해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혼돈의 쿠키 만들기 스모어 쿠키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꺼내고 있다. 사진 박선영 먼저 온라인상의 여러 가지 레시피 소스를 참고해서 우리만의 ‘스모어 쿠키 레시피 카드’를 만듭니다. 이어 ‘말차’와 ‘초코’, ‘기본’ 세 가지 맛의 쿠키 반죽 재료부터 초콜릿, 초코펜, 각종 과자류 등등 데코레이션 재료까지 한가득 준비하고요. 그리고 초보자도 사용이 쉬운 에어프라이어가 구비된 쿠킹 스튜디오를 찾아 대여. 이것으로 준비 끝! 이젠 속전속결로 베이킹할 차례. 첫 단계인 반죽 만들기 시작! 요리 초보자에게 ‘레시피에 충실하게 만들기’는 기본이죠. 우리의 레시피 카드에 의지해서, 계량 저울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버터와 설탕 그리고 밀가루를 소분하고 잘 섞어줍니다.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치다가 온 사방에 흩뿌리기도 하고 “#”모양으로 반죽을 섞는 폼은 조금 엉성하지만, 마음만은 이미 #파티시에 #성공적. 예쁘게 만들어질 쿠키를 상상하며 마냥 즐거운 우리는 완성된 반죽을 냉장고에 휴지하는 동안 쿠키를 포장 봉투를 준비하고, 친구들에게 쿠키와 함께 줄 편지도 기분 좋게 써 내려 갑니다. 그런데…. 선영 : 우리 시간이 없으니 냉장 휴지는 30분 만 하자! 지현 : 그래. 적당히 굳으면 되는 거겠지? 반죽 준비에 고군분투하느라 어느덧 우리에게 남은 스튜디오 대여 시간은 두 시간 남짓. 마음이 급해진 우리는 반죽 냉장 휴지 시간을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이기로 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냉장 휴지한 쿠키 반죽을 둥글넓적하게 성형하는 모습. 사진 박선영 휴지를 마친 반죽을 50g씩 소분해 둥글넓적하게 성형한 후 드디어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줍니다. 우리의 레시피 카드에 적힌 그대로, ‘160℃에서 8분’ 정도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반죽을 넣고 ‘180℃에서 10분’을 구운 후 두근대는 마음으로 꺼내 본 결과는. ‘지옥에서 온 스모어 쿠키’가 나왔다! 크게 부풀어 오른 마시멜로가 까맣게 탄 모습. 사진 박선영 새까맣게 타버린 스모어 쿠키. 사진 박선영 완벽한 레시피 카드를 만들었고 그 레시피에 충실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쿠키보다 크게 부풀어 오른 마시멜로와 말차 반죽의 녹색 빛깔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까맣게 타버린 쿠키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총 9개 중 타지 않은 쿠키는 겨우 2개. 이마저도 쿠키 반죽만 먼저 구워내고 나중에 마시멜로를 얹어서 몇 분 더 가열하는 방식으로 완성했습니다. 친구에게 선물하기 미안할 정도의 모양새에 한 개씩 맛을 보는데, 억울하게도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견과류가 씹히는 반죽은 적당한 단맛에 고소했고 색을 잃은 말차 쿠키의 은은한 녹차 향이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맛과 대비되는 괴물 같은 비주얼에 다시 울적해진 우리. 당연히 성공을 확신했던 오만함을 반성하며, 실패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보고 우리 같은 ‘생초보’도 실패하지 않을 ‘진짜 황금 레시피’를 구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렇게 우리의 마음처럼 까맣게 타버린 쿠키를 가지고, 레시피의 문제점을 찾아내 줄 전문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눈물 젖은 스모어 쿠키와 ‘진짜’ 황금 레시피 우리는 미국의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베이킹을 공부하고 현재 이탈리아 레스토랑 ‘몰토베네’를 운영하는 권은경 대표님의 자문을 통해 스모어 쿠키 만들기에 실패한 원인 세 가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① ‘냉장 휴지 시간’. 스모어 쿠키는 반죽에 마시멜로를 넣어 만두를 빚듯이 손으로 오래 만지기 때문에 반죽이 더 빨리 녹는다고 합니다. 무조건 1시간 이상, 충분한 휴지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② ‘에어프라이어 온도’. 저희는 온라인에서 발견한 레시피대로 ‘180℃에서 10분’ 구워냈는데요, 에어프라이어는 종류별로 열풍의 세기가 다르므로 다양한 온도에서 테스트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170℃로 온도를 낮춰서 한번 구워보고, 구워지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적당히 갈색으로 노릇해졌을 때 꺼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③ ‘계란의 양’. 계란 1개는 사이즈에 따라서 무게가 30g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해요. 저희는 계란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개수만 생각하고 넣었는데요, 그래서 수분량이 부족한 쿠키가 구워졌기 때문에 ‘60g’을 정확하게 계량한 후에 넣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전문가님의 자문을 얻어 완성한 진짜 '스모어 쿠키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전문가 자문을 받아 완성한 스모어 쿠키 레시피. 사진 박선영 아마 저희처럼 온라인상에 떠도는 베이킹 레시피들을 보고 섣부르게 도전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스모어 쿠키의 ‘진짜’ 황금 레시피’와 기사 하단에 ‘초보자를 위한 베이킹 팁’을 함께 참고하시면 첫 베이킹 도전도 어렵지 않게 성공하실 거에요! 하다 보면 늘겠지! 못생겨도 귀여운 쿠키 선물 9개 중 타지 않고 살아남은 스모어 쿠키. 사진 박선영 우리의 스모어 쿠키가 모양새는 영 아니었지만, 덕분에 친구들과 배꼽 잡고 웃을 수 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새삼 쿠키만큼 좋은 선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못생기게 만들어도 귀엽고, 받는 사람이 즐거워할 만한 것은 쿠키만 한 게 없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저희의 실패를 통해서 얻은 눈물의 황금 레시피로 실패 없는 스모어 쿠키 선물에 도전해보시고 더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직접 요리한 소감은요” 지현 : 쿠키가 다 타버린 건 조금 속상했지만, 베이킹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저 따라 하면 다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베이킹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확함과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라는 걸 몸소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실패를 밑거름 삼아 다음 도전은 꼭 성공하길! 선영 : 여러모로, 많은 것을 깨달은 베이킹이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라서 오븐보다 쉬울 줄 알았는데, 온도 조절이 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맛이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던 이번 베이킹, 다음에는 꼭 성공하고 싶어요. 박선영, 황지현 COOKING 인턴 cooking@joongang.co.kr ■ 「 ✔︎ 초보자를 위한 베이킹 팁 by ‘몰토베네’ 권은경 대표님 ▪ 자신의 오븐 또는 에어프라이어를 파악하는 시간은 필수! 기계 종류에 따라 열이 가해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번 테스트가 필요하다. 테스트를 통해 열 전달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온도계로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하며 계속해서 지켜 보자. ▪ 반죽할 때 밀가루를 넣고 나서 너무 많이 휘젓지 않기. 글루텐 형성 방지를 위해서 버터랑 밀가루가 섞이고 수분을 적당히 머금어 동그랗게 뭉쳐지면 섞는 것을 끝내야 한다. ▪ 모든 면을 고르게 굽고 싶다면 열이 가해지는 세기의 차이를 고려해서 팬을 돌려가며 굽는다. ▪ ‘겉바속촉’ 식감의 쿠키를 원할 경우 겉 면의 색깔이 갈색으로 나면 꺼낸다. 속이 흐물거려도 덜 익은 것이 아니라는 점! ▪ 쿠키를 다 구운 후에는 그 상태로 30분 이상 완전히 식혀준 후, 굳은 상태에서 옮길 것. 」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집보다 근사한 곳에서 레스토랑 메뉴로 차려낸 ‘홈 파티’ A-Z[쿠킹] 크리스마스 파티에 생굴과 술이 없으면 파티가 아닌 이유[쿠킹] 한 시간이면 완성, 집에서 갓구운 빵을 즐겨보세요.[쿠킹] 12월 홈파티 필수 음료 '뱅쇼' 레시피, 감기 예방은 덤
-
[쿠킹 언박싱] 홈파티,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은 없다
[쿠킹 언박싱] 씨푸드 프롬 노르웨이 ‘연어 와인 페어링 박스’ 연말이 다가오면서 홈파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건강하고 안전한 모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죠. 이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푸드 제품이 최근 출시돼 언박싱해 보았습니다. 씨푸드 프롬 노르웨이의 연어-와인 페어링 박스 구성. 연어 1팩과 와인, 시즈닝, 레시피 카드, 에코백, 글래스 잔 등이 들어있다.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오늘 언박싱할 제품은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인증·관리하는 노르웨이 원산지 인증 마크, ‘씨푸드 프롬 노르웨이’와 와인 솔루션 플랫폼 ‘위키드 와이프’가 함께 만든 ‘연어 와인 페어링 박스’입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노르웨이산 연어와 이와 함께 마리아주하면 좋은 와인, 연어요리에 쓸 시즈닝, 굿즈(글래스 잔과 에코백)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먼저 노르웨이산 연어 1팩(500g)이 들어있어요. 노르웨이산 연어는 차가운 바다에서 천천히 자라 육질이 단단합니다. 생으로 먹어도, 구워 먹어도 담백하고 싶은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슈퍼푸드인 연어는 영양도 풍부합니다. 특히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비타민이 많은데요. 가장 눈에 띄는 건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D입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90% 이상이 비타민D 부족인 만큼 음식으로 챙겨 먹으면 좋겠죠. 여기에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영양소’라 불리는 비타민E, 해독 효과를 높이는 셀레늄도 함유하고 있고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연어 와인 페어링 박스의 또 다른 주인공은 와인이죠. 이탈리아산 ‘트레디베리 랑게 로사토’가 들어있는데요. 바르베라·네비올로 포도품종으로 만든 로제와인으로, 복합적인 베리류의 달콤한 아로마가 특징이라 특유의 지방 성분으로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연어와 먹으면 궁합이 참 좋아요. 특히 다른 로제와인보다도 청량감이 있어 느끼할 수 있는 연어의 맛을 더욱 풍부하고 동시에 질리지 않게 만들어 줍니다. 연어 와인 페어링 박스로 도전한 요리는 ‘오레가노 소금 마리네이드 연어 파피요트’입니다. 파피요트(papillote)는 고기·생선·채소 등을 종이 포일에 싸서 굽는 프랑스 조리법으로, 종이 포일 안에서 생기는 증기로 식재료를 익혀 부드럽고 촉촉한 요리가 완성됩니다. Today`s Recipe 연어파피요트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연어 파피요트. “연어 파피요트는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요. 종이 포일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썬 재료를 모두 넣고, 소스와 소금 등의 양념을 살살 뿌린 뒤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되거든요. 레몬으로 생선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면 되는데요. 연어 위에 두 조각 정도 넣어 오븐에서 함께 굽고, 먹기 직전에 레몬즙을 전체적으로 뿌려주기만 하면 상큼함이 더해져 맛이 배가돼요.” 재료 준비 재료(2~3인분): 연어 300g, 오레가노 소금과 참깨와 섞은 후추 약간, 연근 4조각, 양송이버섯 2개, 마늘종 적당량, 레몬 3조각, 로즈메리 1줄기 소스 재료: 화이트와인 20mL, 국간장 1큰술, 들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종이 포일이나 유산지에 연어를 넣고 오레가노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한다. 2. 한입 크기로 자른 채소와 버섯을 연어 위와 옆에 보기 좋게 넣는다.3. 간장, 들기름, 화이트와인을 섞어 연어와 채소 위에 골고루 뿌리고 종이 포일을 덮어 잘 접어준다.4. 미리 180℃로 예열해 둔 오븐에 30분간 굽는다.5. 오븐에서 꺼내 레몬즙을 요리에 골고루 뿌린다. 제품 및 레시피 지원 =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영상=박재현PD, 고혁민·강민영 인턴.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관련기사[쿠킹] 감자, 토마토, 안초비 넣어 손쉽게 만드는 프랑스 국민 샐러드[쿠킹] 식감은 연근이, 단맛은 새우가 책임진다, 새우연근솥밥[쿠킹] 바게트로 쉽게, 프랑스 피자 '피살라디에르'를 집에서 즐겨보세요.[쿠킹] 집보다 근사한 곳에서 레스토랑 메뉴로 차려낸 ‘홈 파티’ A-Z
-
[쿠킹] 집보다 근사한 곳에서 레스토랑 메뉴로 차려낸 ‘홈 파티’ A-Z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재주밖에 없던 요리 초보 ‘COOKING 인턴’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며 요리에 진심인 많은 분을 만나게 되었고, 나를 돌보는 데 꼭 필요한 첫 번째 기술이 바로 ‘요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요리는 처음이라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요리 세포 성장 일기’를 시작합니다. 요리 세포 성장 일기 ① 홈 파티 낙엽을 보내고, 캐럴이 들려올 시기가 다가오니 왠지 모르게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싱숭생숭한 기분이 듭니다. 연말을 기념해 특별한 기억을 하나 쌓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홈 파티’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출퇴근하기 때문에 멀리, 며칠씩 떠나는 건 쉽지 않지만 당일치기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지내는 건 부담이 전혀 없었거든요.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멋진 하루를 보낼 생각을 하니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뭐 먹지?” 홈 파티를 하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그래도 파티인데 평소에도 먹을 수 있는 배달 음식보다는 뭔가 있어 보이는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하나하나 재료를 사서 요리하기에는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죠.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밀키트가 생각났습니다. 게다가 최근 COOKING에서 준비한 밀키트가 나와 친구들에게 소개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지현 : 마트에서 보니까 밀키트 종류가 다양하던데, 홈 파티용도 있고. 그런데 우리가 만들 수 있을까? 선영 : 밀키트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식품 업계에서는 '집콕족'을 겨냥해,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출시했죠. 덕분에 우리는 집에서 유명한 맛집의 메뉴까지 남 부럽지 않게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 번도 도전해보지는 않았지만, 웨이팅도 없고 가격도 부담 없는 밀키트 홈 파티, 어쩌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집보다 근사한 홈 파티 장소 찾기 집에서 파티를 열 수 없다면 공유 주방을 추천한다. 사진은 우리가 이용한 공유 주방, 조나단. 사진 조나단 홈페이지 메뉴 결정 후, 우리의 두 번째 과제는 장소 섭외였습니다. “홈 파티니까 당연히 집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친구들 모두 가족과 함께 살고 있기에 우리끼리 집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파티용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환경, 사진과 영상이 예쁘게 나올 수 있는 인테리어. 이 두 가지 조건을 토대로 열심히 찾아본 결과 ‘공유 주방’을 예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통과 접근성이 좋은 홍대 근처인 데다가 식물과 우드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깔끔한 인테리어,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유 주방 시간당 대여 금액이 최대 2만5000원을 넘지 않기에 사회 초년생의 주머니 사정에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재빨리 장소 예약과 밀키트 구매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드디어 홈 파티 당일! 공유 주방에 도착했습니다. 이용할 수 있는 갖가지 조리 기구와 예쁘게 플레이팅 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릇들. 그리고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조미료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시설이 마치 우리가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든든히 서포트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밀키트 밀키트로 40분 만에 완성한 닭가슴살 블랑케뜨,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났다. 오늘의 파티 참석 인원은 총 4명. 쌀쌀해지는 날씨에 따뜻하게 즐길 수 있도록 메인 디시로는 COOKING과 피코크가 함께 만든 프랑스 가정식 ‘닭가슴살 블랑케뜨’와 ‘간단한 비프 스튜’, 그리고 함께 곁들여 먹으면 좋을 5가지의 사이드 디시를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 ‘닭가슴살 블랑케뜨’부터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생소한 메뉴지만 ‘닭 가슴살’이 주는 건강한 다이어트식 같은 느낌과 ‘블랑케뜨’(어린 양고기나 닭고기 또는 송아지 고기와 함께 진한 화이트소스를 이용하여 만드는 스튜)가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취향 저격인 메뉴였습니다. 새하얀 화이트소스가 ‘카르보나라’를 연상시켜 꽤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 연출 컷대로 만들어질지 반신반의하며 레시피를 꺼내 보는데…. 선영 : 브로콜리를 반은 데치고 반은 다져서 밥이랑 볶아야 한대. 지현 : 데쳐? 데치는 게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거지? 홈 파티의 메인 디시를 장식할 밀키트 레시피는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남이 해준 요리만 먹고 산 자들의 처참한 첫 요리 현장이었습니다. 평소에 조리 도구를 잡아볼 일이 없기 때문에 칼질부터 팬에 채소를 볶는 과정 모두 조심스러웠습니다. 불 세기 조절에 능숙하지 않은 탓에 채소를 태우고, 닭 가슴살도 생각한 것과 다르게 너무 못생기게 썰어버리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이 실력으로 좌충우돌하다 보니 요리를 완성하는데 원래 조리 시간보다 10여 분 이상을 더 쓰고, 에너지도 많이 떨어진 상황. 파티에 초대한 다른 친구들이 도착할 시간이 다가오자 서둘러서 다음 메인 메뉴인 ‘간단한 비프스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비프스튜는 ‘간단한 비프스튜’ 그 이름 대로 심플한 레시피였습니다. 두툼한 소고기의 핏물을 키친타월로 제거하고, 팬 하나에 고기를 볶다가 채소, 물, 소스를 차례로 넣고 계속 끓여주면 끝이었죠. 여러 가지로 헤매며 다사다난했던 ‘닭가슴살 블랑케뜨’와는 다르게, 쉽고 안정적으로 끝마치고 나니 우리의 요리 자신감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었습니다. 밀키트라 조리가 간단한데 파인 다이닝처럼 근사한 맛이 나는 비프스튜(사진 가운데)와 사이드 디시로 차린 홈 다이닝. 근사한 홈 다이닝 파티, 우리도 된다! 우당탕 준비한 홈 다이닝 파티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습니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맛도 훌륭했습니다. 엉성하게 썰린 닭 가슴살과 살짝 태운 채소가 포인트인 ‘닭가슴살 블랑케뜨’는 가장 먼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비프스튜는 단 20여분 만에 만든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제대로 된 스튜 맛이 났습니다. 비록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밀키트지만 밥을 볶고, 이탈리안 파슬리 잎을 손으로 뜯어서 스튜를 장식하며 잠시나마 일류 셰프가 되어 요리에 정성을 쏟은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뿌듯했습니다. 신이 나서 사진도 찍고, SNS에 맘껏 자랑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캐럴과 파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오붓한 식사. 아마 겨울은 죽어 있던 요리 세포가 깨어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요? 잔잔한 무드등,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의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를 틀어놓고, 정성껏 준비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밤새도록 웃고 떠들고 먹는 시간만큼 따뜻하고 기분 좋은 건 없다고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직접 요리한 소감은요” 지현 : 살면서 처음으로 요리라는 걸 해본,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많이 헤맸지만 그만큼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밀키트였지만, 밥을 볶거나 칼질을 할 땐 진짜 요리 좀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았거든요. 또 그만큼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제대로 대접하는 기분도 들어서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색다른 메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선영 : 솔직히 여러 메뉴를 만드느라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재료를 하나하나 살 때보다 가격이나, 과정 면에서 부담이 적었어요. 무엇보다 엄청 맛있었어요. 앞으로 더 자주 밀키트를 만들어 먹을 것 같아요! 제 요리 실력을 숨길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찾은 느낌이거든요. 박선영, 황지현 COOKING 인턴 cooking@joongang.co.kr ■ 「 ✔︎ 참고하세요 ▪ 비용 - 메인 디시 밀키트 : 닭가슴살 블랑케뜨, 간단한 비프스튜 (개 당 1만6800원/할인가 구매 가능) - 사이드 디시 : 밀키트 및 과일, 샐러드 등 5가지 메뉴 (3~4만 원) - 장소 대여 : 시간 당 2만5000원 (대여 장소 기준, 최대 4인) ▪ 소요 시간 - 요리 : 2시간 30분 (메인 디시 2가지, 간단한 사이드 디시 2가지, 요리 초보 2인 조리 기준) 」 ※ 중앙일보 COOKING과 SSG는 요리하는 즐거움을 전하는〈홈 다이닝〉기획전을 준비했습니다. 프랑스 맛을 담은 닭가슴살 블랑케뜨와 프랑스 샐러드 니스와즈, 간단하지만 맛은 근사한 비프스튜, 안초비를 올린 바케트 피자를 SSG에서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