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02.09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버터에 볶아 풍미를 끌어올린 바지락 버터 볶음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갯벌을 걸을 때 껍질 무더기가 쉽게 밟혀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는 바지락. 이름의 유래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연중 내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산란기 직전인 2월 중순부터 5월까지의 바지락은 꽤 특별하다. 통통하게 올라온 살과 풍부한 영양, 달큰한 맛까지! 이 시기의 바지락을 국이나 찌개로만 즐기기는 무언가 아쉽다. 버터에 살짝 볶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온전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샤도네이)를 곁들인다면 토스트, 바닐라, 열대과실의 리치한 뉘앙스가 고소한 버터 소스에 더해져 특별하게 바지락을 즐길 수 있다.

바지락의 매력을 알게 해준 바지락 버터 볶음과 샤르도네. 사진 정리나

바지락의 매력을 알게 해준 바지락 버터 볶음과 샤르도네. 사진 정리나

어린 시절 나에게 바지락은 곤혹이었다. 아파트 단지 앞 빨간 대야를 놓고 바지락을 까서 파시던 할머니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식탁에 바지락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지락 된장찌개, 바지락 순두부찌개, 바지락 달걀찜, 바지락 칼국수 등. 생각해 보면 그때 엄마 요리에서 바지락은 주인공이기보다 조연이었다. 해장이 필요한 아빠를 위한 국물 내기용 재료였다. 아직 바지락의 감칠맛을 모르던 시기라 바지락만 나오면 나는 빼놓고 먹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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