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의 '고급스러운' 반란이 시작됐다. [쿠킹]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의 '고급스러운' 반란이 시작됐다. [쿠킹]

    칠레의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 와이너리. 사진 아영 FBC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칠레 와인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지금, 그 수식어가 바뀌고 있다. 변화를 만들고 있는 건 칠레의 150년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ERRAZURIZ)’ 와이너리. 5대 가족 경영에 섬세한 아로마를 내세우는 에라주리즈는 고급 와인 생산을 위해 2004년부터는 유럽 전통 와인들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와인을 뽑는 ‘베를린 테이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칠레 와인은 유럽 와인들에 비해 생산 연도가 비교적 최근인 탓에 ‘숙성 잠재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와인 평론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총 24회의 테이스팅에서 10번이나 1등으로 꼽히며 고급 와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2016년에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에라주리즈의 '비네도 채드윅(Vinedo Chadwick)`에 100점을 주기도 했다.    에라주리즈 와인 5종. 왼쪽부터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카이 2010, 돈 막시미아노 2016. 사진 쿠킹 최근 에라주리즈의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Jaime Rivera Guzmán) 에라주리즈 아시아 디렉터가 한국을 찾았다. 2024 미쉐린 가이드 1스타 & 멘토 셰프 어워드에 선정된 중식당 '호빈(Hoabin)'과의 페어링 디너 행사를 하기 위해서다. 와인은 음식과 조화를 이뤘을 때, 극강의 미식 경험을 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중식계의 거장 후덕죽 셰프의 코스 요리와 국내 미수입 와인을 포함한 에라주리즈 와인 5종을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미식가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 디렉터는 "고급 중식 요리와의 페어링을 통해 에라주리즈의 고급 칠레 와인을 경험했으면 해 자리를 만들었다. 한국의 많은 미식가들이 칠레의 고급 와인을 대표하는 에라주리즈의 매력이 빠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한 후덕죽 셰프의 중식 요리와 에라주리즈 와인과의 조화를 살펴봤다.    1. 전채요리 광동식 비비큐 x 에라주리즈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ERRAZURIZ METHODE TRADICIONAL EXTRA BRUT)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와 페어링된 '광동식 비비큐'. 사진 쿠킹   "스파클링 와인이다. 과하지 않은 부드러운 버블감과 꽃 향이 나는 산뜻한 뒷맛 그리고 특유의 미네랄감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인에게 미네랄감은 생소할 수 있는데 ‘동전을 쥐고 있던 손에서 나는 향’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흔히 스파클링 와인은 해산물이나 치즈에 페어링하지만 엑스트라 브뤼 특유의 스파클링이 전채 요리로 나온 ‘광동식 바비큐’와도 잘 어울리며 부담스럽지 않게 속을 깨운다."    2.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 x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 (ACONCAGUA COSTA CHARDONNAY)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와 페어링된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 사진 쿠킹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는 해안가 지역 아콩카구아 밸리인 ‘아콩카구아 코스타’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으로 약간은 비릿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오이 향 또는 신선한 굴 향이 인상적이었다. 떠오른 메뉴는 ‘파파야 새우완자 스프’였다. ‘와인과 국물이 어울릴까?’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는데, 달콤한 스프가 샤르도네 특유의 산미를 부각시켜줘 와인의 매력을 한층 느낄 수 있는 조합이다."    3. 호유 소스 통 전복 x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ACONCAGUA COSTA SYRAH)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 2020. 사진 쿠킹   "‘아콩카구아 코스타 시라’는 프랑스의 시라(Syrah) 품종을 칠레에서 최초로 재배한 레드 와인이다. 시라 품종은 후추 향이 나는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특징으로 보통 양갈비 등과 페어링 많이 한다. 이번 페어링 디너에서는 색다르게 ‘호유 소스 통 전복’이 합을 맞췄다. 시라 특유의 타닌 감과 허브 향은 간직하며 고급스러운 미네랄감이 더해져 굴 소스를 곁들인 싱싱한 전복과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4. 서시부용 게살제비집 x 카이 2010 (ERRAZURIZ KAI) 카이 2010과 함께 페어링된 '서시부용 게살제비집'. 사진 쿠킹   "‘카이 2010’는 에라주리즈 최초의 100% ‘까르메네르’ 품종 와인이다. 2010년 뉴욕과 홍콩에서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에서 저명한 와인들을 제치고 1위를 수상했다. 카이의 매력은 까르메네르 특유의 적당한 타닌 감과 함께 어렴풋한 가죽 향과 흙 향이다. 페어링으로 ‘서시부용 게살제비집’을 만들었다. 부드러운 게살과 제비집의 식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오는 카이의 씁쓸한 초콜릿 향과 만나 훌륭한 풍미를 선사한다."   5. 어향소스 한우 소고기말이 x 돈 막시미아노 2016 (ERRAZURIZ DON MAXIMIANO) 에라주리즈의 대표 와인 돈 막시미아노 2016. 사진 쿠킹   "'돈 막시미아노’. 창업자 '돈 막시미아노 (Don Maximiano)'의 이름을 땄을 만큼 에라주리즈를 대표하는 와인이다.‘돈 막시미아노 2016’은 2023년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와인으로 선정될 만큼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은은한 허브 향이 느껴지는 적당한 산도와 아로마로 깊은 와인 자체의 맛과 향이 강했다. 페어링으로 ‘어향소스 한우 소고기말이’를 선택했다. 달콤한 소스와 고기의 묵직함이 와인과 맛나 풍미가 더 깊어졌다."   행사에 참석한 하이메 리베라 구즈만(Jaime Rivera Guzmán) 에라주리즈 아시아 디렉터가 참석자들의 테이블을 직접 돌며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라주리즈 브랜드 매니저 은유경 차장은 "칠레 프리미엄 와인을 대표하는 에라주리즈의 국내 인지도가 점차 올라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에라주리즈 와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근함과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들어온 칠레 와인이 유럽 와인 못지않은 고급 와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호빈 쿠킹 기자 kim.hobin@joongang.co.kr  김호빈

    2024.04.13 13:16

  • 자연 담은 '내추럴 와인'…전문가·소비자 선택 달랐다 [쿠킹]

    자연 담은 '내추럴 와인'…전문가·소비자 선택 달랐다 [쿠킹]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주의 와인을 내추럴와인이라 부른다. 사진 플리커 인스타그램 ‘내추럴 와인(Natural Wines)’이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이다.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내추럴 와인만 마시는 사람, 내추럴 와인만 취급하는 바가 생겼다. 내추럴 와인과 아닌 것을 구분하기 위해 ‘컨벤셔널 와인(Conventional Wine)’이란 말도 생겼을 정도다. 컨벤셔널은 ‘종래의’, ‘전통적인’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은 어떤 점이 다를까?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내추럴 와인을 평가해봤다.     내추럴 와인이 뭘까.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주의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유기농 와인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화학 성분을 쓰지 않으면서 좋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대표적으로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내믹농법(일체의 합성 첨가물을 하지 않는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추럴 와인=유기농 와인은 아니다. 유기농 와인은 재배의 관점에서 바라본 와인의 분류일 뿐이다. 와인소풍의 이철형 대표는 “보통 유기농법에 이어 양조까지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 와인을 내추럴 와인이라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농법보다 오히려 양조에 더 중점을 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사실 ‘내추럴 와인’이란 말은 유기농 인증이나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은 와인, 그리고 기존의 컨벤셔널 와인과 구분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다. 현재 내추럴 와인을 정의하는 국제 기준은 없으며, 정부나 민간기구의 공인인증도 없다. 다만 생산자끼리 모여 만든 협회 차원의 단체는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스페인・독일에 단체가 있으며 동유럽에 몇 개의 협회가 있다. 그나마도 단체별로 기준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생산자에 따라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법도 다르다. 따라서 생산자가 “내추럴 와인”이라고 말하면, 그저 믿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추럴 와인의 인기는 뜨겁고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전문가·소비자 모두에게 골드메달 받은 와인은    이번에 평가한 와인은 총 25종으로, 스타일 별로 스파클링 와인 4종, 로제 와인 3종, 화이트 와인 8종, 오렌지와인(포도 껍질을 일부 넣어 만든 화이트와인) 3종, 레드와인 7종이다. 나라별로는 프랑스 3종, 이탈리아 10종, 독일 10종, 오스트리아 2종으로 이탈리아와 독일 와인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총 17개의 와이너리가 참여했다.     평가단으로는 전문가 8명과 소비자 50명 등 총 58명이 참가했다. 평가단은 낯선 장르의 와인임에도 25종 전체에 대해 메달을 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랑골드는 없었다. 전문가 평가가 골드와 실버의 메달 수가 비슷한 것에 비해, 소비자 평가는 3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실버메달을 줬다. 또 스파클링 와인 1개와 레드와인1개에 대해선 브론즈 메달을 줘 전문가 평가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평가 차이는 5점 이내였다.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메달을 받은 와인. [그래픽 안은정]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단 모두에게 골드 점수를 받은 와인은 3종으로 이탈리아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Barbera delMonferrato DOC/ Auriel)’, 프랑스 ‘퓨지옹 펠리큘레어 (Fusion Pelliculaire/ Domaine Mann)’, 독일 오프 피스트(Off Piste/Carkl Koch)’이었다.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은 레드와인으로 소비자들은 초콜렛, 딸기, 묵은 치즈향, 카라멜, 건포도 향 등이 난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은 기분 좋은 산미에 탄닌과 당도의 밸런스가 좋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앰버와인인 ‘퓨지옹 펠리큘레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에일맥주처럼 묵직하면서 귤, 자몽향에 화려한 꽃향이 느껴진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고, 전문가들은 리치향과 자몽, 오렌지향이 매력적이었고 전체 균형감이 좋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인 ‘오프 피스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그린애플, 시트러스, 바닐라향에꽃향까지 느껴지면서 처음에는 강한 신맛이 있으나 달콤하고 알싸한 맛이 곁들여지면서 전체 밸런스가 좋아 마시기 편하다고 평했고 전문가들은 좋은 산도와 다채로운 향이 마치 신대륙의 기존 화이트 와인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가와 소비자, 선택은 달랐다   화이트 와인 미디아(MidiaIGT/ Midia)는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점수인 93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에게는 88점으로 실버메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너트향이 지배적이고 누룽지향도 나고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다양한 향을 더 느낄 수 있고 유질감과 산도가 좋다고 평가했다. 역시 전문가들에게 골드메달을 받은 스파클링 와인 아니마 델라 테라(Anima Della Terra DOCG/VIV)는 꿀, 고구마, 복숭아향이 나면서 당도가 상당히 있는 와인으로 느껴져서 디저트 와인으로도 어울릴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와 소비자의 점수 차가 가장 많았던 와인은 독일 네이키드 프라이데이(Naked Friday/WeingutFreitag)이다. 로제 스파클링 와인으로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은 82점으로 브론즈 메달을 주었다. 이 와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한 레몬과 사과향이 나면서 산뜻하고 감칠맛이 있어 좋다고 평가했지만 소비자들은 꼬릿하고 산미가 강하다며 낮은 점수를 줘, 산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시음한 내추럴와인. 중앙일보   점수 차가 크진 않지만, 이탈리아 로제와인 피쿠스(Ficus/ Dune Bianche)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준 것에 비해, 소비자들은 88점으로 실버메달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사과 식초향이 나지만 맛은 홍시 같은 느낌으로 선명한 산도와 긴 여운이 좋다고 평했다. 전문가에게  92점을 받은 또 다른 한 와인은 이탈리아 판타그루엘레 DOC(Pantagruele DOC/Cantina Martinell)다. 꽃향기와 견과류향 그리고 감칠맛이 좋은 평을 했다. 소비자들은 87점으로 실버메달을 줬다.     이철형 대표는 “이번 평가회에서는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에 차이가 생겨 재미가 더했다”며 “누구나 맛 취향이 있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와인컨슈머리포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새로운 와인에 도전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와인컨슈머리포트 시즌4는... 「 와인 구매에 도움을 주고자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국제 와인평가 기준에 따라 와인을 시음하고 그 결과를 소개하는 리포트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유통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지역의 와인을 위주로 선정해 평가한다. 소비자 평가단은 12월 초 식문화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지글지글클럽에서 모집한다. 」 관련기사 홈파티에 딱! 고소하고 부드러운 돼지목살 스테이크 [쿠킹] 요즘 유행하는 감 샐러드... 영양에 비주얼까지 더하려면 [쿠킹] 제철 꼬막으로 만드는 밥도둑 반찬…식감·향 더하려면 ‘이것’ [쿠킹] 호주 와인은 가성비? 프리미엄 와인은 깊이부터 다르다 [쿠킹]

    2023.11.23 10:30

  • 와인 빅뱅, 한국와인시장이 뜨겁다 [쿠킹]

    와인 빅뱅, 한국와인시장이 뜨겁다 [쿠킹]

    ‘빅뱅’. 2021년 한국와인시장을 설명하는 단어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2억 달러에 머물렀던 국내 와인 수입은 2020년 3억을 넘기고, 2021년 5억5981만 달러를 찍었다. 전년 대비 69.6%의 증가세다. 2022년은 3.8% 증가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6억 달러를 목전에 둔 상태다.     세계 와인 업계가 주목하는 한국 굳이 숫자를 들먹이지 않아도 체감은 어렵지 않다. 대표적으로 ‘빈엑스포 미팅스(Vinexpo Meetings)’가 10월 5일~6일 서울에서 열린다. 빈이탈리(Vinitaly), 프로바인(ProWein)과 함께 세계 3대 와인박람회로 불리는 행사다. 프랑스 보르드 지롱드상공회의소가 1981년 처음 만들었는데, 와인 종주국 프랑스에서 개최한다는 상징이 있다. 빈엑스포는 아시아에서도 열린다. 1998년 홍콩에서 2년에 1번 개최하는 것으로 출발한 ‘빈엑스포 아시아’는 올해부터 싱가포르(2023년 5월 개최)와 홍콩에서 매년 번갈아 열린다. 올 10월에 열릴 ‘빈엑스포 미팅스’는 급성장한 한국시장을 위한 맞춤형 행사다. 주제는 ‘라이징 코리아(Rising Korea)’. 주최사인 비넥스포지엄의 CEO 로돌프 라메즈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빈엑스포 미팅스의 개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 세계 와인 업계의 중요한 소비시장”이며 “한국처럼 빠르게 와인 문화가 자리 잡은 국가는 본 적 없다”고 말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프로바인의 ‘비즈니스 리포트 2022’를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주요 명산지인 부르고뉴와 바롤로 와인을 수입하는 하이트진로 커뮤니케이션팀 윤바예 대리는 “와인 생산자와 수출업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기대되는 와인 시장 주요국가조사에서 한국은 10위 안에 여러 번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한국을 1위로 꼽았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6위와 7위에 한국을 올렸다”면서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의 와인 테이스팅 행사(Great Wines of The World)가 홍콩, 방콕 그리고 서울에서 열리는 걸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한국와인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국제와인품평회에서의 수상 사례들이 좋은 예다. 세계 5대 국제와인품평회인 ‘베를린와인트로피 2022’ 하계 테이스팅에서 한국 와인 3종이 금상을 받은 적도 있다. 경북 김천 수도산와이너리의 ‘크라테 미디엄 드라이 2018’, 경북 안동 이육사와이너리에서 만든 ‘264 청포도 와인 절정 2021’, 경북 영천 오계리와이너리의 ‘오계리 아이스 와인 2020’이다.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맛, 한국와인 한국와인의 강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식용 포도로 만든다는 점이다. 사실 식용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곳은 거의 없다. 와인컨슈리포트 위원장이자 와인소풍의 이철형 대표는 “양조용 포도가 가지는 맛과 향의 스펙트럼이 식용포도보다 훨씬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양조용 포도는 국내 재배가 쉽지 않다. 기후가 달라서다. 다행히 1993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품종 ‘청수’가 등장하며 상황이 나아졌다. 식용이지만 와인용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 대표는 “우리 품종을 썼다는 점, 화려한 향과 적당한 산미가 있다는 점이 한국와인의 장점”이라며 “기존 화이트와인과 비교했을 때 익숙한 듯 새로운 맛의 세계가 차별점”이라고 말한다.   1977년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마주앙. 사진 롯데칠성음료   양조용 포도로 만든 한국 와인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1977년 동양맥주(현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한 ‘마주앙’이 대표적이다. 1960년대 곡물 대신 과일로 술을 만들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고, 당시 기업들이 양조용 포도를 들여와 포도밭을 가꾸고 와인을 양조했는데, 동양맥주 역시 국내 기술진을 모으고 독일 전문가를 초빙해 마주앙을 만들었다. 포도는 리슬링 품종을 썼다. 추위를 잘 견디며 생산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 홍성원 대리는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기 적합하지 않은 국내 환경을 고려한 선택 같다”고 말한다. 마주앙은 출시 후 천주교 미사주에 봉헌됐다. 지금도 미사주로 쓰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와인이다. 지난해는 간송미술관과 콜라보한 마주앙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와인. 사진 하이트 진로 해외 와이너리와 공동제작한 국내 와인도 있다. 작년 11월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진로 레드 와인’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를로 펠레그리노’ 와이너리에서 토착 품종인 ‘네로 다볼라’를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급 와인이다. 포도를 나무에서 말리듯 늦게 수확한 뒤 부드럽게 압착하는 ‘선드라이’ 방식을 사용했다. “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는 하이트진로의 윤바예 대리는 “우리 소비자가 합당한 가격에 최상의 와인을 접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만든 와인”이라고 설명한다.   세대 교체되는 소비자, 변화하는 와인 트렌드   한국와인의 다음 스텝은 무엇이 될까? 이철형 대표는 “양조용 포도와 식용의 블렌딩”이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와인 생산국은 시도하지 못할 조합이다. 지역별로 원산지 증명제도에 의한 품질 관리가 엄격해서다. 등급을 인정받으려면 정해진 품종을 정해진 지역에 심어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 신대륙은 구대륙에서 볼 수 없는 블렌딩이 가능하다. 그들에겐 전통이 의미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히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완숙하지 않은, 산도가 높은 상태에서 포도를 수확했다. 음식과 궁합이 맞게 산도와 타닌을 높게 만들어 장기 숙성하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은 어떨까. 하이트진로 윤 대리는 “바로 마셔도 맛있는 와인, 짧은 숙성을 거쳐도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 와인을 사서 10년을 숙성하는 일이 소비자에게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화이트와인을 포도 껍질에 담가(침용) 발효한 ‘스킨컨택티드 와인’, 양조 과정에서 사람의 인위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내추럴 와인’ 등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보틀벙커. 잠실의 제타플렉스점에는 와인만 80종 테이스팅 할 수 있는 테이스팅 랩이 있다. 사진 롯데쇼핑 가장 최근의 트렌드는 ‘친환경’이다. 이에 발맞춰 유기농, 바이오다이내믹 등 친환경 농법을 내세우는 와이너리들이 등장했다. 또 와인 라벨과 병의 디자인이 예전보다 중요해졌다. 와인을 마시고 파는 공간도 진화 중이다. 롯데마트의 보틀벙커가 좋은 예다. 잠실의 제타플렉스점은 약 1322㎡(약 400평) 규모의 매장에 5000여 종의 와인을 국가별·지역별로 친절하게 분류했다. 게다가 ‘테이스팅 탭’으로 시음할 수 있는 와인만 80여 종에 달한다. 2021년 오픈 당시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트렌드는 소비층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세대가 와인에 선입견이 없는 20~40대다. 이들은 무심코 마신 와인이 맛있으면 국가・지역・품종에 상관없이 즐긴다. 또 개성과 취향을 추구해 다양한 와인을 시도한다. 이 대표는 “와인은 역사만 8000년이다. 젊은 세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30년에 걸쳐 와인 생산국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2~1/3 정도로 감소해왔다. 이걸 대체하는 게 아시아의 신흥 부국들이다. 덕분에 전 세계 와인 시장은 매년 3~5%씩 신장해 왔다. 게다가 와인은 대체가 가능한 유사 가격대의 와인이 존재하는 완전경쟁 시장이다. 틈새를 노리고 새 와인을 빚는 양조가가 매번 나오는 이유다. SNS의 발달로 홍보도 쉬워져, 새로운 와인이 나올 가능성은 앞으로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충주 사과'로 만든 술, 세계 휩쓸었다…편견 이겨낸 그의 말 [쿠킹] 파리·뉴욕서 통했다…세계 미식가 사로잡은 서산 '감태' 비결 [쿠킹] 육우, 저지방 고단백으로 MZ세대 취향 저격하다 [쿠킹]    

    2023.08.24 16:00

  •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지금 한국 와인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 [쿠킹]

    와인이 지역의 새로운 콘텐트로 자리한 대표적인 지역은 영동이다. 사진 영동와인터널 홈페이지 한국 와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용어부터 짚고 가겠다. 한국 와인과 혼동되는 용어는 국산 와인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는 의미로 넓게 보면 같은 말이다. 하지만, 좁혀보면 다르다. 해외에서 대량으로 와인을 들여와 병에 넣거나, 극히 일부 한국에서 재배된 포도를 섞어 블렌딩만 해도 국산 와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칼럼에서는 재배부터 양조까지 전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와인에 대해서만 다루고 이를 ‘한국 와인’이라 부르려 한다. 프랑스 와인, 이탈리아 와인, 미국 와인이라 부르듯 말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국에 와인이 처음 소개된 것은 고려 충렬왕 때다. 조선 시대에 편찬한『고려사(高麗史)』를 보면 ‘원 황제(쿠발라이 칸)가 고려왕(충렬왕)에게 포도주를 하사하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후에도 원나라와 관련 깊은 고려 학자들이 종종 와인이 선물 받았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대일통신부사 김세렴이 쓴 『해사록(海笑錄)』에는 ‘레드와인을 대마도에서 대마도주와 대좌하면서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동양 맥주에서 73년 개발한 국산 포도주, 마주앙. [중앙포토] 한국 와인은 1960년대 중반 독일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이 리슬링 와인을 마셔본 후, 모래와 자갈이 있는 척박한 땅에서 오히려 잘 자라는 포도이기에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는 곡식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해 이를 장려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73년 경북 청하와 밀양에 동양맥주(지금의 OB맥주)가 포도원을 조성했는데, 이곳에서 4년 후인 1977년에 ‘마주앙(MAJUANG)’이라는 한국 최초의 와인이 출시됐다. 당시 마주앙은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이 인정한 공식 미사주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하거나 오크통째 수입해, 국내에서 병입하거나 국내에서 생산된 와인을 일부 블렌딩해 판매하는데 미사주만큼은 전용 농장에서 국내산 포도만으로 생산하고 있다.    와인 하면 대부분 포도로 만든 포도주를 떠올리지만, 사과나 열매 등의 과일로 만든 과실주도 와인이라 부른다. 사실 과실주로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은 1969년 사과로 만든 술인 파라다이스라는 브랜드의 술 즉 시드르(Cidre)이다. 동양맥주보다 먼저 1974년 해태 주조가 리슬링과 시벨품종으로 노블 와인을 만들었는데 1975년 국회의사당이 설립되었을 때 그 입구 양쪽 해태상 밑에 이 와인을 36병씩 묻어두었다가 100년 후에 개봉하기로 해서 아직도 거기에 있다. 해태는 그룹이 해체되어 더는 와인을 생산하지 않지만 2075년에 공개될 와인을 역사에 남겼다.    80년대 호황이었던 한국 와인, 90년대 쇠락을 길을 걷다.  80년대에 호황이었던 한국 와인은 87년 말 수입 와인 시장이 민간에게 개방되면서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 농가형 와이너리들이 생겨나면서 부활의 기미가 보였으나, 기후적으로 불리한 조건, 양조 기술의 부재 등으로 품질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2010년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생기면서 와인이 지역의 새로운 콘텐트로 불리게 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충북 영동군이다. 충북 영동군은 영농조합 형태의 기업형 와이너리로 시작해 지자체가 지속해서 20년 이상 투자한 결과 와인 관광 열차 운영, 와인 동굴 개발, 와인 페스티벌 개최 등 지역의 다른 관광자원과 콘텐트를 엮어서 복합 문화 관광지로 발전시켰다. 또한 지자체가 지역 와이너리의 마케팅 겸 판매를 후원했고, 그 결과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지역의 숙박이나 음식업 활성화와 지역 특산물의 홍보까지 함께 도모하게 되었다.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에 있는 영동와인터널, 길이 420m 규모로 5개 테마의 전시관과 문화행사장,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이 있다. 사진 영동군 경북 영천군 역시 포도 특구로 지정된 이후 지역 와인 생산자들과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의 컨설팅을 받으며 함께 성장해오고 있다. 대부도의 농업법인 역시 여름철 와인 축제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광명 와인동굴을 시작으로 영동 와인 동굴 등 각 지역에 여러 개의 와인 터널이 생겨나 지역 영농법인 와이너리들의 전시 판매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포도품종이 개량되고, 한국 와인이 해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한국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한국 와인을 접하긴 쉽지 않다. 와인은 대형마트와 와인 샵 등 샵 시장의 비중이 80% 이상인데 한국 와인이 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유가 있다. 와이너리들의 생산량이 소량이어서 대량 유통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지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아직 높지 않고 가격대도 수입 와인에 비해 높다고 생각해, 잘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와인과 한국 와인   그럼 가까운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와인 문화는 16세기에 포르투갈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오면서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찍이 19세기 메이지 유신 때 사케 생산자의 아들을 유럽에 유학시켜 선진 양조 기술을 배워오게 하고 사케 기술에 접목하게 하는 한편 와인 생산에 집중했다. 여기에 경제 대국으로 일본의 식문화까지 세계로 확산하면서 일본 토착 품종인 코슈(甲州)로 만든 화이트 와인과 자체 개발한 뮈스캇 베일리 에이(Muscat Bailey A)로 만든 레드 와인도 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일본은 사실 우리보다 환경이 좋다. 동경에서 북쪽으로 신칸센으로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와인 생산으로 유명한 야마나시 현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유럽의 기후처럼 8~9월 포도 수확기에도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은 수입 와인 대 자국 생산 와인의 비중이 60:40 정도다. 하지만 일본도 자국 내 포도재배부터 양조까지 한 후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와인은 전체 와인 시장의 4%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일본 와인은 100% 자국 내 생산 와인의 경우 가격 측면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일본 와인 시장 전체 규모가 우리의 10배 이상이니 4%일지라도 큰 규모인 셈이다.   한국 와인도 가능성은 있다. 한류 문화의 세계 확산을 타고 고급화된 한국 와인이 국내외 품평회에서 입상하면서, 서서히 한국도 제4의 와인 생산국으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소량이나마 수출하기 시작했다. 고추장·된장·간장이 미쉐린 레스토랑이나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 열풍이라니, 분위기는 유리하게 조성된 셈이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품종 ‘청수’. 사진 264청포도와인 홈페이지 또, 키워볼 만한 한국 토착 품종도 있다. ‘청수’다. 청포도 품종인데, 잘 만들면 확실하게 해외의 어느 와인보다도 독특하면서도 맛이 있다. 그리고 양조용 포도로 만든 와인에 식용 포도로 만든 와인을 블렌딩해, 새로운 맛과 향의 영역을 열면 된다. 여기에 더하여 매년 소비자가 동일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게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만 하면 한국 와인도 해 볼 만한 게임이 된다. 이것은 와인 생산자들의 기술 능력이 향상되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와인의 현주소를 와인 전문가와 소비자들이 함께 점검하고 수입 와인과의 차이도 비교해서 시장 가능성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이로써 생산자들이 향후 개선 방향을 찾는데 영감을 주는 체계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때다. 할 수만 있다면 해외 소비자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방법도 필요하다. 이제 시작인 한국 와인이 해외 유명 호텔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 한식과 함께 와인리스트에 자랑스럽게 올라갈 그때를 기원해보자.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불리한 기후조건에서도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이철형 와인소풍 대표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오디세이아가 선택한 와인, 그 맛은 어떨까 [쿠킹] 와인애호가 설레게 하는 신흥 강자, 루마니아 와인 만나보세요 교황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치프레소의 와인 25종 맛봤습니다 와인 전문가·애호가도 ‘라 콰드라투라 델 체르키오’ 극찬

    2023.07.18 09:00

  • 알싸한 달래, 파스타 만났다…봄철 입맛 훔치는 ‘면도둑’

    알싸한 달래, 파스타 만났다…봄철 입맛 훔치는 ‘면도둑’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봄이 제철인 달래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가 정답이다. 고소한 풍미에 감칠맛, 허브향이 어우러져, 자신하건대 호불호가 없는 중독성 강한 메뉴다. 한입 먹고 나면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을 제대로 깨닫게 될 것이다.   달래장 파스타. 봄이 제철인 달래는 무침이나 장뿐 아니라 파스타에 넣어도 좋다. 중앙포토   어린 시절 봄철이면 어머님이 꼭 해주시던 메뉴가 있다. 바로 달래장이다. 마른 김에 흰 쌀밥을 올리고 봄 달래장을 곁들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아이 입맛에 달래는 살짝 맵게 느껴졌을 법도 한데 그 향긋함 때문인지 유난히 달래장을 좋아했다. 사실 달래는 고수나 바질처럼 아주 조금만 넣어도 요리의 맛과 향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고마운 허브다. 오히려 지천으로 널렸기에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아닌가 아쉽다.   달래 특유의 알싸함과 향긋함은 양식에도 잘 어울린다. 잘게 다져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치미추리 소스(허브를 주재료로 만든 아르헨티나의 양념)로 만들어도 훌륭하고 샐러드 드레싱에 넣어도 좋다. 또 알리오올리오와 같은 오일 베이스 파스타에도 참 잘 어울린다. 오일에 달래를 볶으면 매콤함과 알싸함은 줄고 달콤한 감칠맛이 증가해 더 맛있게 달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달래로 오일 파스타를 만들 때는 올리브오일 대신 들기름과 참기름, 소금 대신 간장을 사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  🍳 요리팁   호불호가 없을 만큼 매력적인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사진 정리나 ① 파스타 삶는 물엔 소금 넣기 파스타 면을 끓일 때 소금을 넣는 것은 확실히 파스타를 맛있게 한다. 밀가루의 풋내를 없애고 면 자체에 간이 잘 배도록 한다. 황금 비율로는 물:파스타:소금이 100:10:1로 알려져 있다. 소금 양이 파스타 면의 10분의 1이다. 생각보다 많이 넣어야 한다는 뜻. 저울이 없다면 맛보았을 때 바닷물처럼 짭조름할 때까지 소금을 넣어보자.   ② 면 넣고 초반에 저어주기 ‘파스타를 삶을 때 오일을 넣으면 면이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몇 L의 물에 오일을 조금 넣는 것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 차라리 면을 넣고 초반에 많이 저어주자. 면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③ 포장지의 안내보다 2~3분 덜 삶기 라면을 맛있게 끓이려면 포장지에 기재된 시간대로 끓이면 된다. 마찬가지로 파스타 면의 종류마다 익는 시간이 다르므로 포장지에 기재돼 있는 시간대로 삶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포장지에 기재된 시간보다 2~3분 덜 삶아 소스에 넣고 2~3분 더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면에 소스가 잘 배도록 만들 수 있다.   ④ 면수(면 삶은 물) 제대로 활용하기 이탈리아에서는 ‘똑똑한 요리사는 파스타 삶는 물을 버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전분기가 있는 면수는 소스가 잘 유화되도록 돕는다. 유화된 소스는 면에 더 잘 붙는다. 또 소스의 간을 맞추는 데도 아주 유용하다. 절대 면수를 버리지 말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  🍳 페어링팁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같은 복합적인 맛이 특징인 요리엔 산미가 높은 와인이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는 고소한 풍미에 간장의 감칠맛, 달래의 허브향까지 어우러져 복합적인 맛이 특징인 요리다. 이런 요리와 와인을 페어링할 때는 적당한 바디감, 강렬한 풍미를 가진 와인이 잘 어울린다. 또 고소한 소스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산미가 높은 와인이 좋다.   이런 측면에서 산도가 높고 시트러스, 허브향이 있는 소비뇽블랑(Sauvignon Blanc)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소비뇽블랑의 높은 산도는 들기름 소스를 먹고 난 후의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또 허브 뉘앙스가 달래의 쌉사름한 풍미와 잘 매칭된다. 레드 와인을 선호한다면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바르베라(Barbera)를 추천한다. 산도가 높고 타닌이 적으며 과실향이 강해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의 섬세한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과실향까지 더해준다.    ■ 🍳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 레시피  「 달래장 들기름 파스타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스파게티면 70g, 달래 30g, 양파 1/4개, 마늘 5개, 진간장 2큰술, 들기름 2큰술, 참기름 2큰술, 참깨 1큰술, 소금(면수용), 후추 1/6작은술   📌만드는 법 ① 마늘은 편 썰고 달래는 4㎝ 길이로 썬다. ② 달래는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따로 구분해 놓는다. ③ 양파는 채 썬다. ④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면을 삶는다. ⑤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약한불에서 볶는다. ⑥ 팬을 중불로 올리고 양파와 달래 흰 부분을 넣고 볶는다. ⑦ 양파가 투명해지면 간장과 면수를 한 국자 넣고 잠시 불 밖에 빼놓는다. ⑧ 면을 2-3분 일찍 빼서 소스 팬에 넣는다. ⑨ 달래의 초록 부분을 함께 넣고 2~3분간 볶는다. ⑩ 불을 끄고 참기름, 후추를 넣고 잘 저어준다. ⑪ 참깨를 뿌려 낸다.  」 

    2023.04.05 13:43

  • 집에서는 왜 그 맛 안 나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비법

    집에서는 왜 그 맛 안 나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비법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 달걀과 크림물에 담갔다 버터에 구워낸 프렌치토스트는 바삭한 식감 뒤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이 매력이다. 여기에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나 소테른(Sauternes) 와인 한잔 곁들이면 맛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풍부한 과실향까지 더해 풍요로운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는 달콤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호텔 조식이다. 야행성이라 아침잠이 많은 편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조식을 먹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볍게 눈을 뜬다. 여행지의 주요 요리들을 한번에 맛볼 수 있고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 프렌치토스트 등 브런치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겉바속촉의 프렌치토스트(French Toast)를 너무 좋아한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브런치의 단골 메뉴, 프렌치토스트. 재밌게도 프랑스에서는 프렌치 토스트를 ‘못 쓰게 된 빵’이라는 뜻의 ‘팡 페흐뒤(Pain Perdu)’라고 부른다. 과거 오래돼 버리기 직전인 빵을 달걀·우유를 입혀 재활용해 만들던 요리이기 때문. 요리사 입장에서는 식재료도 아낄 수 있고 새로운 요리도 만들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조리법이다.   호텔식 조리법이 궁금해 친한 호텔 셰프에게 레시피를 물어본 적 있다. 호텔식 프렌치토스트와 집에서 만드는 달걀 토스트의 차이는 바로 ‘크림’과 ‘시간’에 있다. 우선 프렌치토스트에 사용하는 액상 크림은 우유보다 유지방 함량이 높다. 촉촉함의 비법이 바로 이 액상 크림이다. 크림과 달걀을 섞어 푸석해진 빵을 10~15분간 담가 놓으면 금세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구울 때 빵이 부서지기 쉬우니 20분 이상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집에 크림이 없다면? 버터를 살짝 녹여 우유에 섞어 크림 대신 사용해보자.      ━  🍳 요리 팁   ① 풍미 더해줄 바닐라 파우더 디저트에 많이 활용되는 바닐라 빈은 소량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풍요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말린 형태의 바닐라 빈은 갈라서 안에 씨를 긁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닐라 빈을 말려 가루로 만든 바닐라 파우더를 추천한다. 보관도 쉽고 바로 재료에 섞어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바닐라 파우더는 소량만 사용해도 프렌치토스트의 맛과 향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그릭 요거트나 아이스크림·라테 등에도 넣어 먹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② 과일 본연의 맛 끌어내주는 소금  딸기와 블루베리는 프렌치토스트에 새콤한 맛을 더하면서도 예쁜 플레이팅을 완성해 주는 고마운 재료다. 또 부드러운 토스트에 아삭한 식감의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다. 딸기와 블루베리를 활용할 경우 소량의 소금을 넣고 버무려보자. 과일 자체의 맛과 향, 달콤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신선한 애플 민트를 다져 넣으면 기분 좋은 허브 향까지 더할 수 있다.      ③ 녹진한 달콤한, 메이플 시럽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은 북미에서 자생하는 설탕단풍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졸여 만든 시럽이다. 단풍의 은은한 풍미와 자연스러운 달콤함을 지니고 있어 설탕 대신 많이 활용한다.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 설탕을 넣기는 하지만 살짝 덜 달게 만든 뒤 녹진한 맛의 메이플 시럽을 뿌려 함께 즐겨보길. 설탕과는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이 없는 경우 꿀을 활용해도 좋다.   ④ 마지막엔 슈가 파우더 잘 구워진 빵이나 케이크 위에 하얀 슈가 파우더를 뿌리면 눈 내리는 순간처럼 로맨틱한 플레이트를 완성할 수 있다. 다만 슈가 파우더는 물기를 잘 흡수하는 편이라서 마지막 단계에 뿌려줘야 한다. 최근에는 물기에도 잘 녹지 않는 장식용 데코 화이트, 데코 스노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  🍳 페어링 팁   프렌치토스트에는 주로 달콤한 재료를 곁들이기 때문에 단 맛이 적은 드라이한 와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음식의 단맛이 와인의 맛과 향을 압도하고 더 시고 떫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렌치토스트와 밸런스를 맞춰 늦게 수확한 리슬링이나 모스카토 다스티, 소테른 등 달콤한 와인과 페어링 할 것을 추천한다.     프렌치토스트에 어울리는 와인. 왼쪽부터, 모스카토, 피노누아, 소테른, 리슬링. 사진 정리나   먼저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ㅏㄴ 달콤하고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5~6%로 낮은 편이라 브런치 메뉴와 가볍게 즐기기 좋다. 늦게 수확한 리슬링(Riesling)도 추천한다. 생산 방식에 따라 드라이한 와인부터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리슬링은 높은 당도와 살구, 열대 과일, 꿀 향 등 진한 과실 향을 지니고 있어 달콤한 디저트류와 잘 어울린다. 다음은 소테른(Sauternes)이다.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 지방에서 생산한 달콤한 화이트 와인으로, 농축된 달콤함과 강렬한 산미가 균형을 이뤄 리치한 풍미의 프렌치토스트와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와인을 페어링하고 싶다면 가벼운 보디의 피노누아나 가메이 품종을 추천한다. 떫고 쓴맛의 타닌이 적어 디저트 맛을 해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 🍳 프렌치토스트 레시피 「 프렌치토스트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식빵 4장, 달걀 4개, 액상 크림 1컵, 설탕 2큰술, 바닐라 파우더(옵션) 1/8작은술, 딸기 6~8개, 블루베리 20g, 애플 민트 5g, 소금 한 꼬집, 버터 20g, 슈가 파우더 약간, 메이플 시럽 약간     📌만드는 법  ① 달걀, 액상 크림, 설탕, 바닐라 파우더를 잘 섞는다.   ② 빵을 반죽에 담가 10~15분 둔다. 중간에 잘 흡수되도록 뒤집어 준다. ③ 딸기·블루베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④ 애플 민트는 장식용으로 몇 개 빼고 잘게 다진다. ⑤ 딸기와 블루베리에 다진 애플 민트, 소금 한 꼬집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⑥ 팬에 버터를 녹이고 중불로 토스트를 노릇하게 익힌다. ⑦ 접시에 프렌치토스트를 올리고 딸기와 블루베리, 애플 민트를 올린다. ⑧ 슈가 파우더를 체 쳐서 솔솔 뿌려준다. ⑨ 메이플 시럽 또는 꿀과 함께 낸다.  」 

    2023.03.08 16:06

  • 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버터에 볶아 풍미를 끌어올린 바지락 버터 볶음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갯벌을 걸을 때 껍질 무더기가 쉽게 밟혀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는 바지락. 이름의 유래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연중 내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산란기 직전인 2월 중순부터 5월까지의 바지락은 꽤 특별하다. 통통하게 올라온 살과 풍부한 영양, 달큰한 맛까지! 이 시기의 바지락을 국이나 찌개로만 즐기기는 무언가 아쉽다. 버터에 살짝 볶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온전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샤도네이)를 곁들인다면 토스트, 바닐라, 열대과실의 리치한 뉘앙스가 고소한 버터 소스에 더해져 특별하게 바지락을 즐길 수 있다.   바지락의 매력을 알게 해준 바지락 버터 볶음과 샤르도네. 사진 정리나 어린 시절 나에게 바지락은 곤혹이었다. 아파트 단지 앞 빨간 대야를 놓고 바지락을 까서 파시던 할머니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식탁에 바지락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지락 된장찌개, 바지락 순두부찌개, 바지락 달걀찜, 바지락 칼국수 등. 생각해 보면 그때 엄마 요리에서 바지락은 주인공이기보다 조연이었다. 해장이 필요한 아빠를 위한 국물 내기용 재료였다. 아직 바지락의 감칠맛을 모르던 시기라 바지락만 나오면 나는 빼놓고 먹기 바빴다.   바지락의 진가를 알게 된 것은 회사생활을 하면서다. 회식으로 조개구이집을 종종 찾았는데 잘 익은 바지락의 쫄깃하면서도 달큰한 육즙을 맛본 후 크고 화려한 키조개나 가리비보다 조연처럼 곁들여 나오는 바지락만 골라 먹었다. 그렇게 바지락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메뉴가 바지락 버터 볶음이다. 약한 불로 마늘 버터를 만들고 바지락을 넣고 휘리릭 볶아 내면 끝. 바지락은 너무 오래 익히면 살이 질겨지기 때문에 입을 모두 벌리면 바로 불에서 빼주는 것이 포인트다.   바지락은 종류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다른데, 크게 참바지락과 물바지락으로 나뉜다. 서해의 갯벌에서 채취하는 참바지락은 크기가 작은 대신 진한 풍미가 있고 남해 속에서 다이버들이 채집한 물바지락은 알이 크다. 충남 보령의 홍명완 선장은 “서해 참바지락은 3월 중순에서 5월까지, 남해 물바지락은 2월 중순부터 5월까지 제철”로 “이때 맛보는 바지락이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 물바지락은 볶음 요리처럼 조갯살이 중요한 요리에, 참바지락은 봉골레 소스나 조개 육수를 낼 때처럼 풍미가 중요한 요리에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  🍳 요리 팁     ① 바지락 해감하기 바지락을 고를 때는 껍데기가 온전하고 입을 꼭 다문 것이 좋다. 또한 들었을 때 묵직하고 껍질이 볼록한 것이 살이 통통하게 차 있어 맛있다. 신선한 바지락도 해감을 잘 해야 하는데, 먼저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잘 씻는다. 다음으로 물(1L) 기준, 소금을 2큰술 넣어 소금물을 만든 후 바지락을 넣고 냉장고에서 2~3시간 해감한다. 이때 체에 받쳐두면 바지락이 해감하면서 자신이 뱉은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지락을 해감할 때는 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바지락이 뱉어낸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② 남은 바지락 보관하기  남은 바지락은 소금물에 담가두면 냉장고에서 2-3일 정도 보관 가능하며 매일 소금물을 갈아주면 더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바지락을 장기간 보관하고 싶으면 껍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가 냉동하거나 살짝 데쳐 냉동 보관하면 좋다. 얼었던 바지락은 해동하지 않고 언 상태 그대로 조리한다. 냉동 바지락은 한 달 정도 보관할 수 있다.    ③ 바지락 특별하게 즐기기  바지락 버터 볶음을 할 땐 조개에서 육수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따로 물을 붓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해감할 때 바지락에 간이 배기 때문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고, 바지락이 입을 모두 벌리면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완성한 바지락 버터 볶음은 구운 바게트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바지락 버터 볶음은 해감하며 간이 배기 때문에 따로 소금을 넣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  🍳 페어링 팁   바지락 버터 볶음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는 샤르도네가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와인과 페어링할 음식을 만들 때에는 소스나 조리법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바지락을 찌거나 살짝 데쳤다면 산도가 높고 바디감이 가벼운 스타일의 소비뇽블랑이나 피노그리지오가 잘 어울린다. 바지락의 섬세한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비릿한 맛은 잡아주기 때문이다. 바지락을 버터에 볶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버터의 맛과 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미디엄 바디에 오크 숙성한 신대륙 스타일의 샤르도네(샤도네이)가 잘 어울린다. 오크 숙성 과정에서 얻어지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며 크림과 같은 질감이 버터를 입힌 바지락 살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 🍳 바지락 버터 볶음 레시피 「 바지락 버터 볶음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바지락 500g, 마늘 4개, 무염 버터 30g, 파슬리 가루 1작은술, 크러쉬드 페퍼 1작은술, 소금, 후추, 바게트 슬라이스     📌만드는 법 ①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씻어 준비한다.   ② 바닷물처럼 짭조름한 정도로 간을 맞춘 소금물(2~3%농도)에 바지락을 담가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해감한다. ③ 다시 한번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바락 바락 문질러 씻는다. ④ 마늘은 곱게 다진다.   ⑤ 팬에 버터와 다진 마늘, 파슬리 가루, 크러쉬드 페퍼를 넣고 약불에서 서서히 향을 낸다. ⑥ 바지락을 넣고 강불에서 2~3분 정도 볶다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 

    2023.02.08 15:13

  • 프랑스 귀족이 만든 사치스러운 조합, 캐비어와 샴페인

    프랑스 귀족이 만든 사치스러운 조합, 캐비어와 샴페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프랑스의 귀족이 만든 미식의 조합, 짭조름하면서고 녹진한 맛의 캐비아,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청량한 샴페인이다.      ━  캐비아와 샴페인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가벼우면서 청량감 있는 샴페인은 짭조름하면서 녹진한 캐비아와 대조적인 맛으로 잘 어울린다. 마치 기름진 치킨과 시원한 맥주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샴페인은 캐비아의 고소한 맛을 배로 느낄 수 있게 하며 마지막에 입안에 남는 비릿함을 한 번에 날려준다.   캐비어(가운데)와 샴페인은 프랑스 귀족들이 만들어낸 미식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찬란한 순간의 기억, 샴페인과 어울리는 요리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샴페인이다. 축하와 기쁨을 상징하고 있기에 샴페인만으로 그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와인바 주인장에게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스파클링(발포성) 와인은 참 고마운 존재다. 차가운 전채 요리부터 해산물, 고기, 달콤한 디저트까지 수많은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기 때문. 샴페인과 어울리는 것은 단연 캐비아다.    1700년대 프랑스 귀족들에 의해 탄생한 이 조합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럭셔리한 미식을 상징한다. 좋은 캐비아는 알이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고 광이 나며, 은은한 바다향과 함께 버터리한 풍미, 헤이즐넛이나 캐슈너트 등 견과류 터치로 여운이 길다. 종류에 따라서는 허브향, 과일향까지 나기도 하며 섬세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 요리 팁     좋은 캐비어는 입안에 넣었을 때 탱글탱글 알이 살아 있어야 한다. 사진 정리나 ① 캐비아는 차갑게, 자개스푼으로 캐비아는 맛이 쉽게 변하는 예민한 식재료다. 오픈하지 않은 상태로는 냉장에서 몇 개월 보관이 가능하지만, 오픈 후에는 3-4일 내로 다 먹어야 한다. 또 은이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금속은 캐비아를 산화시켜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 캐비아를 푸거나 먹을 때는 자개스푼이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속은 캐비어 맛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개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진 김태훈 ② 맛이 강하지 않은 재료와 매칭 캐비아에는 담백한 비스킷이나 블리니, 감자 등을 곁들이는데 캐비아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맛과 향이 강하지 않는 재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는 같은 계열의 날생선, 굴, 관자 등과도 맛이 일맥상통해 잘 어울린다. 소스로는 주로 사워크림을 곁들이는데 사워크림의 신맛이 캐비아의 짠맛을 중화시키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③ 이색적인 캐비아 조합 캐비아를 조금 특별하게 맛보고 싶다면 딸기나 멜론 같은 과일 위에 올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멜론 위의 하몽처럼 짭조름한 캐비아와 달콤한 과일의 ‘단짠’ 조합은 캐비아를 평소 못 먹는 사람들조차도 캐비아를 사랑하게 만든다. 또는 조미된 김에 흰밥을 싸서 캐비아를 올려 먹어도 좋다. 가장 럭셔리한 맛의 김밥이다.   딸기와 멜론 같은 과일에도 캐비어를 올려 즐길 수 있다. 사진 정리나 🍳 페어링 팁 샴페인과 캐비어는 가장 럭셔리한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캐비아와 잘 어울리는 술을 꼽으라면 샴페인, 보드카, 화이트 와인이 있다. 특히 샴페인의 거품은 캐비아의 풍미를 극대화시켜주며 마지막에 입안을 상쾌하게 마무리해 준다. 샴페인 중에서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나 브뤼(Brut) 등 드라이하고 당도가 적은 종류를 추천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오크 터치가 느껴지는 샴페인은 조금 더 섬세한 캐비아와 잘 어울리며, 미네랄과 과일향이 강한 샴페인은 바다향이 더 느껴지는 캐비아와 잘 어울린다. 반대로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nin)이 높은 레드 와인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 네비올로 등은 캐비아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캐비아의 맛을 압도하고 섬세한 풍미를 해치기 때문이다.   ■ 🍳 캐비어 구절판 레시피 「 조금 더 재밌게 캐비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본 캐비어 구절판. 운영중인 와인바 비놀로지(VINOLOGY)에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 사진 김태훈   📌 재료: 연근, 감자, 고구마, 샬롯, 달걀, 솔부추, 사워크림   📌만드는 법 ① 연근·감자·고구마는 껍질째 삶아 준비한다. ② 슬라이서로 연근·감자·고구마를 얇게 썰어준다. ③ 달걀을 삶아서 노른자와 흰자를 구분하여 으깬다. ④ 솔부추와 샬롯은 곱게 다진다. ⑤ 준비한 재료들을 캐비어, 사워크림과 함께 낸다. ⑥ 기호에 맞게 재료들을 혼합해서 즐긴다.    」 

    2023.01.11 15:21

  • 이탈리아에도 ‘치맥’ 있다…레드 와인과 카치아토레

    이탈리아에도 ‘치맥’ 있다…레드 와인과 카치아토레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강한 해산물은 산도가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위를 한없이 늘려주는 것처럼.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사냥꾼도 요리했을 만큼 쉬운 조리법에 고급스러운 맛, 여기에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까지, 멋진 연말 홈파티를 만들어줄 완벽한 조합이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 정리나의 코멘터리: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이탈리아엔 와인과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이하 카치아토레)가 있다. 닭고기에 와인을 넣고 오래 끓여내 부드러우며 풍미가 최고다. 한동안 카치아토레의 매력에 푹 빠져 자주 만들곤 했는데, 이탈리아 현지 친구도 엄지를 들며 ‘Buono! Buono!(좋다! 맛있다!)’를 연발했다. 이탈리아에서 사냥꾼들이 먹었던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라 불리는 볼로냐(Bologna)에서 한 달 살기를 한 적이 있다. 워낙 작고 조용한 도시라 이웃 분들과 금세 친해져 홈파티를 자주 했다. 한번은 홈파티를 주최했는데 이웃이 만들어온 자줏빛의 닭요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와인을 넣고 오랜 시간 끓여낸 요리라고 했는데 그 맛과 향이 기가 막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체리·딸기 등의 과실 향과 토마토소스의 산미까지! 닭요리가 이렇게 고급지다고? 이름을 물어보니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Pollo alla Cacciatora)라고 했다.   반전은 이름에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사냥꾼식 닭요리’를 뜻한다. 본래 사냥꾼들이 야생에서 사냥한 꿩·닭·토끼 등을 먹다 남은 와인을 넣고 푹 익혀 만드는 요리라고 한다. 메인 재료가 닭과 와인인지라 프랑스 코코뱅(Coq au Vin)과도 유사하지만, 사냥꾼들이 즐긴 음식인 만큼 재료와 조리법이 훨씬 간단하다. 닭고기는 1~2시간 마리네이드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식감은 더 부드럽다. 사진 김태훈   🍳 요리 팁 ① 맛있게 만들어주는 닭고기 마리네이드 닭은 볽음탕용 닭을 준비한다. 뼈가 있는 닭으로 요리하는 것이 오리지널 레시피지만 뼈가 없는 닭다리살을 활용해도 좋다. 단, 닭가슴살은 오래 익히는 과정에서 퍽퍽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닭고기는 깨끗하게 씻은 후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한다. 이렇게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더 부드러워진다.   ② 가성비 좋은 와인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 요리의 포인트는 와인이다. 닭고기에 와인을 붓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알코올은 날아가고 특유의 향과 맛이 닭고기에 스며든다. 와인은 단맛이 없는 레드 와인이면 뭐든 좋다. 편의점의 가성비 좋은 와인도 충분하다. 조금 더 화사한 색상을 원한다면 화이트 와인을 활용해도 괜찮다.   ③ 풍미 더하는 올리브 감칠맛을 더하는 조연들도 있다. 먼저 토마토는 홀토마토를 추천하는데, 없다면 토마토 퓨레나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를 활용해도 좋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양파·당근·셀러리·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체리뇰라 품종의 올리브를 주로 넣는다. 큰 고육과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치레뇰라는 닭고기만큼 와인을 부른다.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와 페어링하면 좋은 이탈리아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 사진 김태훈   🍳 페어링 팁 와인으로 만든 요리인 만큼 와인과 페어링해 많이 즐긴다. 한 가지 팁은 레드 와인 한 병을 준비해 반은 요리에 활용하고, 반은 요리와 함께 즐기는 것이다. 토마토가 들어갔기 때문에 산도가 있는 와인을 추천한다. 산도가 없는 와인을 매칭할 경우 토마토의 신맛 때문에 와인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요리와 와인 페어링에는 ‘신토불이’가 성립되는데, 그 지역의 와인과 전통 요리를 함께 페어링하면 가장 좋다.   카치아토레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인 만큼 이탈리아 지역의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으로 만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를 추천한다. 산지오베제가 주 품종이다 보니 체리·딸기·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향이 두드러지며 미디엄 바디에 탄탄한 구조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병에는 예외 없이 검은 수탉을 상징으로 라벨링돼 있어 ‘닭’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레시피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재료. 사진 김태훈   📌재료(2~3인) : 닭 1마리, 와인 1/2병, 홀토마토 1캔(400g), 방울토마토 20개, 올리브 20개, 로즈마리 2줄기, 마늘 6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적당량   📌만드는 법   ① 로즈마리의 줄기를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 마늘도 다진다.  ② 닭고기에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 한다.   ③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닭고기의 겉면을 익혀준다. ④ 닭고기 표면이 갈색으로 익으면 모든 재료를 넣고 중약불에서 30분~1시간 뭉근히 끓여준다. 필요 시, 중간에 닭육수나 물을 보충하며 익힌다.   ⑤ 소금·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파슬리나 남은 로즈마리로 장식해도 좋다. 」  ◦ 다음 편엔 미트로프와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2.14 15:19

  • 늦가을 홈파티 유혹 ‘반각굴’…이때 옆에 두면 안되는 와인

    늦가을 홈파티 유혹 ‘반각굴’…이때 옆에 두면 안되는 와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 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 레시피는 리나스테이블의 정리나 대표가 소개한다. 맛과 멋을 동시에 잡은 와인 페어링의 정석이다.   지금이 제철! 석화를 더 그럴싸하게 즐기는 방법 ☝ 정리나의 코멘터리 : 석화 철이 되면 한국에 사는 것이 더 뿌듯해진다. 경남 통영, 거제 등 유명 산지에서 빠르면 하루, 이틀이면 배송이라니! 한국의 배송업체들에 상을 주고 싶을 정도다. 물론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사시사철 양식 굴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수록 굴 맛이 좋아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제철 석화에 풍미를 올린 소스를 살짝 뿌렸다. 소스는 강하지 않고 은은해야 석화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요리 정리나, 사진 김태훈   오래전, 껍질 상태로 판매하는 석화를 대량 구매해 친구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친구들 앞에서 석화를 자랑하고 기뻐한 것도 잠시. 아뿔싸! 석화를 까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굴의 모양도 가지각색이고 집에 있는 칼로는 잘 열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굴을 까는 칼까지 따로 있단다. 그래도 비주얼이 중요한데?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때쯤 한쪽만 껍질을 붙여 파는 하프쉘, 반각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홈파티에 최적화된 굴이라고 할까? 온라인에 ‘반각굴’ 혹은 ‘하프셸’이라고 검색하면 산지에서 직송해 주는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굴 시즌이면 업체를 찾아 택배로 굴을 주문했는데, 올해는 산지 거래처를 찾는다는 핑계로 경남 통영을 찾았다. 그런데 웬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022년 햇굴초매식(첫 경매)이 있었다. 굴 풍작을 기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정말 끝없이 펼쳐진 굴을 볼 수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굴의 60~70%를 통영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전 세계 굴 생산국 2위가 한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다. 내친김에 굴 양식장까지 찾았다. 이곳에서 50여 년 굴 양식 경력의 고수인 김재은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굴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을 묻자 “제철에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리팁 굴산지인 통영에서 만난 석화. 사진 정리나   ① 근사한 비주얼의 반각굴, 깨끗하게 씻기 폼 나는 비주얼을 만들어 주는 반각굴을 샀더라도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배송 과정에서 서로 부대끼다 부스러기가 생길 수 있는 데다 껍데기가 속살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흐르는 물에 앞뒤로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데, 이때 속살을 살짝 들어서 씻으면 사이사이에 있을지도 모를 껍데기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② 반각굴의 짝꿍 돌얼음 조금 더 신선하고 멋지게 반각굴을 즐기기 위해 아래 얼음을 까는 것은 필수다. 그런데 이때는 집에서 만든 얼음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돌얼음을 추천한다. 집 얼음보다 훨씬 단단하고 천천히 녹아 굴을 즐기는 동안 얼음이 녹은 물을 버려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③ 즐기고 남은 굴 활용법   다음 날 해장라면을 끓여 보자. 라면을 끊이다 생굴 그리고 소스를 만들고 남은 고수 한 줌, 타바스코 1스푼을 뿌려 끓이면 완성! 석화부터 해장 굴라면까지. 제철 굴을 온전히 즐긴 기분이 든다.      🍳 페어링 팁. 굴 맛을 올려주는 와인   부드러운 질감의 굴은 반대로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샴페인과 많이 페어링된다. 굴을 즐길 때 가장 피해야 할 와인이 있다면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이다. 굴의 섬세한 맛과 향을 해치고 불쾌한 비릿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샴페인 이외에 굴과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인은 뭘까.    석화와 잘 어울리는 와인. 사진 왼쪽부터 쇼비뇽블랑, 샤블리, 로제 와인. 사진 김태훈   굴과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와인은 쇼비뇽블랑이다. 가볍고 산미가 강한 쇼비뇽블랑은 어떠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생선을 먹을 때 레몬을 뿌려 비릿한 맛을 잡는 것처럼 생굴에 쇼비뇽블랑을 곁들이면 시트러스한 아로마와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오크 숙성을 덜 한 샤르도네, 특히 샤블리(Chablis)도 좋다.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에 위치한 샤블리. 원래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면서 형성된 키메르지안 점토(Kimmeridgian Clay)에서는 산호나 조개, 굴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생굴과 샤블리 지역의 샤르도네 품종은 최고의 마리아주로 손꼽힌다. 단 오크통 숙성이 과하지 않고 산도를 잘 살린 샤르도네에 한해서다. 샤블리 특유의 바닷가와 은은한 부싯돌 향, 미네랄리티가 굴과 매우 잘 어울린다. 로제 와인도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로제 와인을 준비해 보자. 스틸 로제 와인이든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든 상관없다. 로제 와인은 일종의 옅은 색의 레드와인이다. 레드와인보다 타닌이 적고 과일의 맛이 두드러져 와인 초보자들도 마시기 편하다. 핑크 빛으로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것은 덤!   ■ 🍳 굴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소스 3가지 레시피 「 생굴에 어울리는 클래식 미뇨네뜨. 사진 김태훈  ━ 📌소스1. 레몬즙,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가장 심플한 소스는 레몬즙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이다. 자신의 취향에 맡게 뿌려 먹으면 된다. 이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매운맛이나 쓴맛, 풀 향이 너무 강한 타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굴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 이탈리아 타자스카(Taggiasca)나 미국 미션(Mission) 품종으로 만드는 올리브오일처럼 섬세한 풍미의 올리브오일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소스2. 클래식 미뇨네뜨(Mignonette)  생굴하면 우리에게 초고추장이 있다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미뇨네트가 있다. 와인 식초, 샬롯, 후추가 기본인 소스로 사과, 매실 등을 넣어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미니 양파로 불리는 샬롯이 없으면 양파를 곱게 다져 준비한다. 와인 식초가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식초를 활용하면 괜찮다.      재료 : 샬롯 1큰술, 화이트와인 식초(or 레드와인 식초) 1큰술, 후추 1/2작은술, 설탕 한꼬집, 소금 한꼬집 ① 샬롯을 곱게 다진다. ② 모든 재료를 잘 섞는다.    ━ 📌소스3. 타바스코 고수 소스  처음 누가 시도했는지는 몰라도 타바스코 소스와 굴은 정말 완벽한 조합이다. 생굴에 타바스코를 살짝만 뿌려도 맛있지만 신선한 라임 즙, 고수를 곁들이면 더 이국적인 풍미로 굴을 즐길 수 있다. 고수 마니아를 위해 고수잎을 따로 곁들여내 보길.   재료 : 타바스코 소스 2큰술, 라임즙 1큰술, 샬롯 1큰술, 마늘 1작은술, 고수 1작은술     만드는 법    ① 라임은 즙을 낸다.   ② 샬롯·마늘·고수를 곱게 다져 잘 섞어준다. 」  ◦ 다음 편엔 스패니시 오믈렛과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2022.11.16 14:20

  • [쿠킹] 와인과 치즈는 언제나 옳다

    [쿠킹] 와인과 치즈는 언제나 옳다

    안동선의 와인이 있는 밥상 ④ 치즈와 와인 페어링   와인은 로마 때부터 치즈와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사진 pixabay   와인이 마시고 싶은데, 곁들일 음식을 만들 기운이 없다면? 그럴 땐 우리에겐 치즈가 있다. 와인과 먹는 치즈는 언제나 옳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둘은 기원전 로마 때부터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치즈와 와인은 둘 다 발효식품이다. 각자 고유한 풍미가 있어, 치즈의 숙성 강도를 고려해서 와인과 매칭하는 게 좋다. 리코타, 부라타, 모차렐라처럼 숙성하지 않아 신선한 우유 맛이 나는 프레시치즈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두루 잘 어울린다. 반면, 그뤼에르나 에멘탈같이 더 강한 맛이 나고 단단한 경성 치즈는 피노 누아, 보졸레 같은 과일 풍미가 있는 레드 와인과 마시면 좋다.     카망베르나 브리처럼 표면에 솜털 같은 흰 곰팡이가 피어 있는 연성 치즈는 빈티지 샴페인이나 좀 더 숙성한 화이트 와인과 마시면 좋다. 예를 들면 은은하게 흙과 버섯 냄새가 나는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와 섬세한 기포가 톡톡 터지는 샴페인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정반대의 맛과 향이 오히려 조화를 이뤄 입안을 풍성하게 채우는 느낌이다.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는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단짠단짠’ 페어링도 있다. 고르곤졸라, 블루 도베르뉴 같은 블루치즈는 점점이 박힌 푸른곰팡이에서 금속성의 짠맛이 톡 쏘며 입안에 퍼지는데, 이런 치즈들은 달콤한 와인들과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수확 시기를 지나 포도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짠 즙으로 만든 귀부 와인이나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포트 와인과 마시면 식사에 근사한 마침표를 찍어줄 완벽한 디저트가 된다.     치즈는 과일과 견과류와도 잘 어울린다. 집에 친구들이 놀러 와 와인을 마시게 되면, 나는 냉장고 속 재료를 총동원해 휘뚜루마뚜루 치즈 플레이트를 만들어 내놓는다. 나무로 된 오각형 플레이트 중앙에 치즈를 올린 후 껍질째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 예전에 사놓고 잊고 있었던 말린 과일, 호두와 아몬드, 병조림 올리브 등을 풍성하게 세팅한다. 약간의 미적 감각을 발휘하면 쉽게 근사해 보일 수 있는, 꽤 괜찮은 상차림이다. 치즈는,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도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 치즈는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사진 pixabay Today’s Recipe 안동선 작가의 치즈 요리     ①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부라타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에서 소젖으로 만든 프레시치즈다. 모차렐라 치즈에 부드럽고 진한 크림을 더해 만든 공 모양의 새하얀 치즈로,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바질 잎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식탁의 주인공이 된다. 천연 발효해 신맛이 살짝 도는 사워도우 계열의 식사 빵에 치즈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부라타 치즈 1~2덩이, 토마토(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중에서 원하는 것으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 연한 소금물에 담겨 있는 부라타 치즈를 꺼내 접시 중앙에 담는다.   2. 반으로 가른 토마토를 치즈 주변에 원하는 양만큼 둘러 담는다.   3.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뿌리고 소금과 후추는 취향껏 가미한다.     ②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압구정의 퓨전 레스토랑 ‘수퍼판’을 운영하는 우정욱 셰프와 『안주와 반주』라는 책을 만들며 익힌 음식이다. 마스카르포네는 이탈리아의 크림치즈다. 우유에서 분리한 크림을 원료로 만들어, 다른 치즈와 달리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맛은 섬세하고 부드럽다.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구운 바게트나 비스킷과 함께 내면 좋다. 나의 경우, 손님들을 대접해야 할 때면 꼭 만들어 내놓는 애피타이저다.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서리태 콩 300g, 간장 3큰술, 설탕 1컵, 식소다 1/2큰술, 소금 1큰술, 물 4컵, 마스카르포네 치즈 넉넉히.   만드는 법 1. 서리태는 이물질을 골라내고 잘 씻는다.   2. 서리태는 콩의 두 배 정도 되는 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불린 후 헹궈 놓는다.   3. 커다란 냄비에 간장, 설탕, 식소다, 소금을 넣은 물을 붓고 서리태를 넣어 중 불에서 거품을 걷어가며 끓인다. 익은 콩이 가라앉으면 약 불로 2시간 이상 조린다.   4. 조린 서리태는 실온에서 충분히 식힌 후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조심스럽게 섞어 스프레드를 만든다.     ③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캔 옥수수에 블루치즈만 더하면 근사한 와인 안주가 된다. 푸른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치즈를 한데 묶어서 블루치즈라고 하는데, 쌉쌀한 매운맛과 톡 쏘는 강한 향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블루 도베르뉴 치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다. 맛과 향은 진하지만,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게 특징이다. 무화과처럼 달콤한 건과일이 든 캄파뉴나 호밀빵 등과 함께 먹으면 식사로도 손색없다.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옥수수 1/2캔, 블루치즈 원하는 만큼, 꿀 취향껏     만드는 법  1 옥수수를 플레이트에 적당히 펼친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거나 그냥 활용해도 괜찮다. 2 블루치즈를 원하는 크기로 조각내 흩뿌린다.   3 꿀이나 아가베 시럽, 메이플 시럽 등을 윤기가 돌만큼 둘러 준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구독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관련기사[쿠킹] 육향 가득한 양고기엔 두툼한 바디감의 레드와인으로 [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

    2022.01.13 09:00

  • [쿠킹] 육향 가득한 양고기엔 두툼한 바디감의 레드와인으로

    [쿠킹] 육향 가득한 양고기엔 두툼한 바디감의 레드와인으로

    와인이 있는 밥상 ③ 레드 와인과 양고기  와인을 마시는 일은, 계절을 탄다. 예를 들면 후덥지근한 날에는 한껏 차갑게 칠링(Chilling)한, 짜릿한 산도의 샴페인이 당긴다. 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날에는 기분마저 상쾌하게 해주는, 화사한 꽃향기의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계절에 따라 손이 가는 와인이 다르다. 요즘처럼 겨울의 도입부엔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밤이 길어지는 본격적인 겨울의 도입부에는 그윽한 레드 와인이 제격이다. 잔에 담긴 와인의 색을 실컷 감상하다가 원을 그리며 잔을 돌릴 때 피어오르는 다채로운 향과 맛을 음미하는 시간은, 춥고 쓸쓸한 겨울밤을 보내는 가장 근사한 방법이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레드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다. 프랑스 보르도가 원산지인 카베르네 소비뇽은 오늘날 세계 어느 지역의 와이너리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품종이 됐다. 무엇보다 소금과 후추로 간 해 구운 고기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스페인 리오하의 토착 품종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로 만든 와인은 담배, 향신료, 가죽, 흙내음 같은 아로마가 물씬 풍기는, 좀 더 원시적이고 묵직한 와인이다. 진한 타닌에 검붉은 베리류 과일의 강렬한 농축미가 있어 양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레드 와인이 아닐까 싶다.    레드 와인은 양고기와 잘 어울린다. 사진 와이너리 피오 체사레 홈페이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레드 와인은 ‘네비올로(Nebbiolo)’ 품종으로 만드는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와인이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가 원산지다. 겹겹이 농축된 향이 단단한 산도, 드라이한 타닌과 삼위일체를 이루는 와인이다.   사실, 어떤 와인이든 좋다. 레드 와인과 고기가 만났을 때 나오는 하모니가 어떤 충족감과도 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도 좋지만, 나는 이국적이고 그윽한 육향과 탱탱한 속살의 양고기를 선호한다. 요즘은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양고기를 살 수 있다. 홈파티, 캠핑 등으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미식 경험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며 양고기를 찾는 사람도 늘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배달 앱은 물론 양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고깃집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양고기를 부위별로 손질해 판매한다. 양고기 상품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대부분 호주·뉴질랜드 등 청정지역에서 자란 1년 미만의 어린 양(lamb)이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 향을 유발하는 지방이 적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기 때문이다.     양고기도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여러 부위로 나뉜다. 지방이 적고 근육질인 목살도 좋지만, 살코기와 뼈가 붙어있는 등심 부위의 갈빗살도 좋다. 맛도 좋지만, 손님에게 대접하기에 그럴싸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렌치 랙’이라는 상품명으로 주로 판매되며, 가격은 보통 300g에 2만원 초반대다.   양고기는 이국적인 향과 탱탱한 식감이 특징이다. 최근 양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사진 마켓컬리.   양갈비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고기를 집에서 구울 때 가장 중요한 건 온도다. 우선, 냉동제품은 냉장실로 옮겨 하루 정도 해동하고 굽기 30분~1시간 전에는 상온에 내놓아야 한다. 고기를 구울 때는 표면이 단번에 익으면서 단백질이 응고되기 때문에, 표면과 중심부의 온도 차가 커지게 마련이다. 안쪽까지 열이 전달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때 고기가 찬 상태라면 속까지 열기가 전해지기도 전에 표면이 타 버린다. 또, 오래 구울수록 육즙이 빠져 맛이 없다. 즉, 적정한 시간의 실온 보관이 중요하다.     소고기를 먹을 때는 핏기가 남아있는 레어(rare)를 선택해도 괜찮지만, 양고기는 미디엄 레어(medium rare) 이상으로 굽는 게 낫다. 에어프라이어를 사고 난 후로는 180℃에서 고기의 앞뒤를 각각 10~15분씩 구운 후 프라이팬에서 강불로 1~2분 지져주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때 감자나 가지, 양파를 함께 구우면 양 기름이 스며들어 풍미 진한 채소 요리를 가니쉬로 곁들일 수 있다.     나는 따로 가니쉬를 만들지 않고 치미추리(chimichurri) 소스 하나로 끝내는 편이다. 치미추리는 각종 허브와 칠리를 주재료로 만든 소스이자 양념이다. 이국적인 향을 내는 고수와 이탈리안 파슬리가 치미추리 소스의 메인 재료인데, 여기에 매운맛을 담당할 청양고추와 마늘, 상큼한 라임이 들어간 버전이 양고기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양고기뿐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고기의 느끼함을 확 잡아줘서 샐러드나 가니쉬가 따로 필요 없다. 치미추리 소스는 일주일 정도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만들어 하루 이틀 넣어두면 맛이 더 숙성된다. 때문에, 양고기를 먹을 디데이가 정해지면 미리 방울토마토 피클과 함께 만들어 놓는 편이다.   Today's Recipe 안동선 작가의 양고기 스테이크와 치미추리      ① 양고기 스테이크   재료 준비 재료(2인 기준); 냉동 양갈비 300g, 올리브유, 소금, 후추, 허브, 시즈닝(취향껏).   만드는 법1. 냉동실에 있는 양갈비를 조리 하루 전 냉장고로 옮겨 해동한다.2. 충분히 해동한 고기의 물기와 핏물을 키친타월로 눌러 제거한 후 취향에 맞게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를 골고루 발라주고 냉장실에서 1시간 정도 재워둔다. 3. 굽기 30분 전에 상온으로 옮긴다. 4. 예열한 팬에 버터를 녹이고 마리네이드한 고기를 올린다. 강불로 한 면씩 고기를 노릇하고 바삭하게 익힌다. 총 3~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5. 강한 화력에서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 후, 중불로 줄이고 3분 정도 더 익힌다.     ② 치미추리 소스  준비재료 재료(2인 기준): 고수 한 줌, 이탈리안 파슬리 한 줌, 양파(혹은 샬롯) 1개, 마늘 2큰술, 청양고추 1/2개, 라임 1개(또는 시판 라임 주스 4큰술), 식초 1큰술, 오레가노 약간(생략 가능), 설탕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취향껏, 올리브오일 반 컵 만드는 법 1. 믹서기에 올리브오일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갈아준다. 갈면서 중간중간 맛을 보며 원하는 재료를 더한다.  2. 올리브오일을 더해. 원하는 점성의 소스를 만든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구독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관련기사[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  

    2021.12.03 09:00

  • [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

    [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

    와인이 있는 밥상 ② 내추럴 와인과 타파스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제 일상이 된 듯하다. 을지로, 서촌, 삼각지처럼 ‘핫’하고 ‘힙’하다고 소문난 동네에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새로 문을 열곤 하던 내추럴 와인바와 보틀숍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업 중인 걸 보면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내추럴 와인에 관한 번역서가 속속 출간됐고, 와인을 좋아하는 주위 사람 중에도 내추럴 와인만 마신다는 이들이 늘고 있을 정도다.    내추럴 와인의 기준은 생산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최대한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든 와인을 뜻한다.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으로 기른 유기농 포도를 사용해야 하고, 일부 와인에 소량의 아황산염(운송 과정에서 보존력을 높이기 위한 방부제 역할을 하는 물질)을 넣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빼거나 더하지 않고 만든다.    생산자가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만든 내추럴 와인이 인기다. 사진 pixabay.   쉽게 말해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만들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해 만든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매우 독특한 맛과 향을 선사하는데, 보관 상태나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와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내추럴 와인이 좋기도 하고 꺼려지기도 한다. 좋은 이유는 며칠 두고 마실 수 있어서다. 병을 딴 지 하루 정도가 지나면 안 먹는 것이 나은 일반 와인과 달리, 병입(와인을 병에 넣는 작업) 후에도 계속 ‘살아 있는’ 내추럴 와인은 며칠간 잘 보관하면서 마실 수 있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그 맛이 좋아서 일부러 며칠을 두었다가 마시라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자연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겠다는 와인 생산자의 태도도 존경할 만하다. 변덕스러우며, 어떤 때에는 치명적이기까지 한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여 와인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신념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는 일이 생산자의 신념에 일조하는 행위라는 기분이 드는 것도, 내추럴 와인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꺼리게 되는 이유는 와인을 하나의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다. 내추럴 와인은 일정한 맛의 퀄리티를 제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어떤 와이너리의 어떤 빈티지는 이렇고 저런 맛이야”하는 공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또, 애초에 소량 생산되고 보관과 유통이 까다롭다 보니 와인 가격이 비싸다는 것도 결정적인 불만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와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한 아로마와 뉘앙스를 선사하는 내추럴 와인을 만날 때면 ‘이것이 내추럴 와인의 마력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혼자 또 감탄하고 마는 것이다. 결국, 나 혼자 내추럴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다시 냉담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은 대개 와인바에서 마시는 편인데, 가끔 믿을 만한 소믈리에에게 좋은 와인을 소개받거나 친구들에게 선물 받을 때는 집에서 마시기도 한다. 집에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는 날이면, 거실은 캐주얼 ‘타파스 바’로 변신한다. 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을 타파스라고 하는데, 냉장고를 털어 나오는 재료로 간단한 음식을 만드는 소위 나만의 ‘냉털 타파스’다. 내추럴 와인의 맛을 예측할 수 없으니 어울리는 음식도 미리 준비할 수 없어서다. 냉털 타파스는 누구나 좋아할 메뉴에 만들기 어렵지 않으며 어느 술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 포인트다.      ━  내추럴 와인과 냉털 타파스      ━  ① 감자명란 샐러드     날카로운 기포의 샴페인 같은 술뿐만 아니라, 커피와도 잘 어울리는 감자명란 샐러드. 사진 안동선.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 해 먹는 음식이다. 2010년부터 8년간 서교동에서 ‘올드 크루아상 팩토리’를 운영한 양윤실 베이커의 레시피인데, 지난해 양윤실 베이커와 함께 독립출판물인 〈EDIT SALAD COOKBOOK〉을 만들면서 익힌 요리다. 염도를 낮춘 백명란을 사용하고 아보카도 드레싱을 흘러내릴 듯 뿌려주는 게 포인트다. 나의 경우, 친구들이 놀러 와 배고프다고 아우성치기 시작하면 빵에 곁들여 이것부터 내준다. 도예를 전공한 양윤실 베이커의 컬러풀한 감각이 돋보이는 레시피라, 손님 접대로 내놓기에도 손색이 없다. 또 술과 커피, 모두 다 잘 어울린다.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기포의 샴페인이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특징인 화이트와인은 물론이고, 브런치로 커피나 차와 함께 먹어도 좋다.   재료(2인): 감자 2개, 백명란 1알, 올리브오일과 레몬즙 조금, 아보카도 소스(아보카도 1개, 레몬즙 1/2스푼, 올리브오일 5스푼, 꿀 그리고 소금과 후추 조금).   만드는 법 1. 감자를 20여 분간 찐다. 2. 아보카도 소스 재료는 믹서에 한꺼번에 넣고 간다. 소금과 후추는 취향껏 가미한다.   3. 찐 감자를 뜨거운 상태에서 숭덩숭덩 자른 후 믹서에 갈아 놓은 아보카도 소스를 끼얹는다.   4. 백명란의 투명하고 얇은 껍질을 벗겨내 그 위에 듬뿍 올린다. 5.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취향껏 뿌린다.      ━  ② 방울토마토 피클   카나페의 재료나 사니시로 잘 어울리는 방울토마토 피클. 사진 안동선. 개인적으로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장을 볼 때면 매번 ‘야식 대신 먹어야지’하며 방울토마토를 사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 알도 건드리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럴 때 피클을 만들어 말라 비틀어가는 토마토를 구제한다. 바게트에 마스카포네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토마토 피클 한 알만 올려도 그럴싸한 카나페가 된다. 또 스테이크를 빛나게 해주는 가니시(garnish) 역할을 하는, 전천후 메뉴다. 방울토마토 피클은 어떤 면에서 내추럴 와인과 닮았다. 완성한 맛이 어떨지 만드는 순간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맛의 완성은 숙성의 마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안 파슬리나 딜 같이 좋아하는 허브를 양껏 넣어 와일드한 풀 향을 배가시키면 더 좋다.   재료(2인): 방울토마토 1팩, 양파 1/2개, 이탈리안 파슬리 혹은 딜 한 줌, 레몬 1개, 식초, 꿀,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만드는 법   1. 토마토는 깨끗이 씻는다. 꼭지를 따고 열십자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 30초~1분간 넣었다 뺀 후 껍질을 벗겨낸다.   2. 양파, 파슬리(혹은 딜)를 곱게 다진다.   3. 레몬즙, 식초, 올리브오일을 1:2:2의 분량으로 넣고 섞는다.   4. 3에 2를 넣고 꿀, 소금, 후추는 취향껏 첨가한다.   5. 소독한 병이나 락앤락에 넣고 하루 정도 냉장 보관했다가 먹는다. 일주일 정도 냉장 보관하며 먹는다.      ━  ③ 엔다이브와 치즈 딥     숙성된 산도가 특성인 내추럴와인이나 채소 스틱 등과 궁합이 좋은 엔다이브와 치즈 딥. 사진 안동선. 엔다이브는 꽃상추의 일종으로 벨기에의 대표적인 샐러드 채소다. 배추의 속처럼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씹을 때의 느낌이 좀 더 폭신하다. 무엇보다 끝이 뾰족한 순백색이 어여쁘다. 잎을 한 장씩 떼어 그 위에 큐브 형태의 연어나 참치회, 크림치즈를 올려 먹기도 하는데, 내 경우엔 염소젖 치즈 딥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 걸 좋아한다. 특유의 육향을 지닌 염소젖 치즈에 크림치즈와 요거트 등을 섞어 내 취향으로 만든 딥 소스다. 염소젖 치즈는 전통적으로 소비뇽 블랑 등 산도가 좋은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진 치즈다. 숙성된 산도가 특징인 내추럴 와인과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엔다이브뿐 아니라 오이, 당근, 샐러리 등 채소 스틱과 먹어도 잘 어울린다.    재료(2인): 엔다이브 1팩, 염소젖 치즈 1/2개, 크림치즈나 생크림 혹은 요거트 5큰술, 허니 로스티드 마카다미아너트(생략 가능).   만드는 법 1. 엔다이브를 흐르는 물에 씻어 한 잎씩 떼어둔다.   2. 염소젖 치즈에 크림치즈나 생크림 혹은 요거트를 넣고 되직한 농도가 될 때까지 숟가락으로 섞어준다.   3. 약간 오목한 접시에 2를 깔고 그 위에 엔다이브를 한 장씩 겹쳐서 플레이팅 한 후 마카다미아너트를 살짝 부숴 전체적으로 뿌려 준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쿠킹] 제철 꽃게, 꽃게탕 말고 색다른 이색요리를 찾고 있다면고된 노동에 위로를 건네던 한 끼, 영국 대표 요리 피시앤칩스 [쿠킹] 들깨와 들기름의 고소한 향이 포인트, 들깨나물 파스타

    2021.10.06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