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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왜 그 맛 안 나지? 호텔식 프렌치토스트 비법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 달걀과 크림물에 담갔다 버터에 구워낸 프렌치토스트는 바삭한 식감 뒤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그 맛이 매력이다. 여기에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나 소테른(Sauternes) 와인 한잔 곁들이면 맛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풍부한 과실향까지 더해 풍요로운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는 달콤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호텔 조식이다. 야행성이라 아침잠이 많은 편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조식을 먹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볍게 눈을 뜬다. 여행지의 주요 요리들을 한번에 맛볼 수 있고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 프렌치토스트 등 브런치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겉바속촉의 프렌치토스트(French Toast)를 너무 좋아한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브런치의 단골 메뉴, 프렌치토스트. 재밌게도 프랑스에서는 프렌치 토스트를 ‘못 쓰게 된 빵’이라는 뜻의 ‘팡 페흐뒤(Pain Perdu)’라고 부른다. 과거 오래돼 버리기 직전인 빵을 달걀·우유를 입혀 재활용해 만들던 요리이기 때문. 요리사 입장에서는 식재료도 아낄 수 있고 새로운 요리도 만들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조리법이다. 호텔식 조리법이 궁금해 친한 호텔 셰프에게 레시피를 물어본 적 있다. 호텔식 프렌치토스트와 집에서 만드는 달걀 토스트의 차이는 바로 ‘크림’과 ‘시간’에 있다. 우선 프렌치토스트에 사용하는 액상 크림은 우유보다 유지방 함량이 높다. 촉촉함의 비법이 바로 이 액상 크림이다. 크림과 달걀을 섞어 푸석해진 빵을 10~15분간 담가 놓으면 금세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구울 때 빵이 부서지기 쉬우니 20분 이상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집에 크림이 없다면? 버터를 살짝 녹여 우유에 섞어 크림 대신 사용해보자. ━ 🍳 요리 팁 ① 풍미 더해줄 바닐라 파우더 디저트에 많이 활용되는 바닐라 빈은 소량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풍요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말린 형태의 바닐라 빈은 갈라서 안에 씨를 긁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바닐라 빈을 말려 가루로 만든 바닐라 파우더를 추천한다. 보관도 쉽고 바로 재료에 섞어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바닐라 파우더는 소량만 사용해도 프렌치토스트의 맛과 향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그릭 요거트나 아이스크림·라테 등에도 넣어 먹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② 과일 본연의 맛 끌어내주는 소금 딸기와 블루베리는 프렌치토스트에 새콤한 맛을 더하면서도 예쁜 플레이팅을 완성해 주는 고마운 재료다. 또 부드러운 토스트에 아삭한 식감의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다. 딸기와 블루베리를 활용할 경우 소량의 소금을 넣고 버무려보자. 과일 자체의 맛과 향, 달콤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신선한 애플 민트를 다져 넣으면 기분 좋은 허브 향까지 더할 수 있다. ③ 녹진한 달콤한, 메이플 시럽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은 북미에서 자생하는 설탕단풍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졸여 만든 시럽이다. 단풍의 은은한 풍미와 자연스러운 달콤함을 지니고 있어 설탕 대신 많이 활용한다.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 설탕을 넣기는 하지만 살짝 덜 달게 만든 뒤 녹진한 맛의 메이플 시럽을 뿌려 함께 즐겨보길. 설탕과는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이 없는 경우 꿀을 활용해도 좋다. ④ 마지막엔 슈가 파우더 잘 구워진 빵이나 케이크 위에 하얀 슈가 파우더를 뿌리면 눈 내리는 순간처럼 로맨틱한 플레이트를 완성할 수 있다. 다만 슈가 파우더는 물기를 잘 흡수하는 편이라서 마지막 단계에 뿌려줘야 한다. 최근에는 물기에도 잘 녹지 않는 장식용 데코 화이트, 데코 스노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 🍳 페어링 팁 프렌치토스트에는 주로 달콤한 재료를 곁들이기 때문에 단 맛이 적은 드라이한 와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음식의 단맛이 와인의 맛과 향을 압도하고 더 시고 떫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렌치토스트와 밸런스를 맞춰 늦게 수확한 리슬링이나 모스카토 다스티, 소테른 등 달콤한 와인과 페어링 할 것을 추천한다. 프렌치토스트에 어울리는 와인. 왼쪽부터, 모스카토, 피노누아, 소테른, 리슬링. 사진 정리나 먼저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ㅏㄴ 달콤하고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5~6%로 낮은 편이라 브런치 메뉴와 가볍게 즐기기 좋다. 늦게 수확한 리슬링(Riesling)도 추천한다. 생산 방식에 따라 드라이한 와인부터 달콤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리슬링은 높은 당도와 살구, 열대 과일, 꿀 향 등 진한 과실 향을 지니고 있어 달콤한 디저트류와 잘 어울린다. 다음은 소테른(Sauternes)이다.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 지방에서 생산한 달콤한 화이트 와인으로, 농축된 달콤함과 강렬한 산미가 균형을 이뤄 리치한 풍미의 프렌치토스트와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와인을 페어링하고 싶다면 가벼운 보디의 피노누아나 가메이 품종을 추천한다. 떫고 쓴맛의 타닌이 적어 디저트 맛을 해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 🍳 프렌치토스트 레시피 「 프렌치토스트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식빵 4장, 달걀 4개, 액상 크림 1컵, 설탕 2큰술, 바닐라 파우더(옵션) 1/8작은술, 딸기 6~8개, 블루베리 20g, 애플 민트 5g, 소금 한 꼬집, 버터 20g, 슈가 파우더 약간, 메이플 시럽 약간 📌만드는 법 ① 달걀, 액상 크림, 설탕, 바닐라 파우더를 잘 섞는다. ② 빵을 반죽에 담가 10~15분 둔다. 중간에 잘 흡수되도록 뒤집어 준다. ③ 딸기·블루베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④ 애플 민트는 장식용으로 몇 개 빼고 잘게 다진다. ⑤ 딸기와 블루베리에 다진 애플 민트, 소금 한 꼬집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⑥ 팬에 버터를 녹이고 중불로 토스트를 노릇하게 익힌다. ⑦ 접시에 프렌치토스트를 올리고 딸기와 블루베리, 애플 민트를 올린다. ⑧ 슈가 파우더를 체 쳐서 솔솔 뿌려준다. ⑨ 메이플 시럽 또는 꿀과 함께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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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용으로만 쓰긴 아깝다…2월 바지락이 특별한 이유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버터에 볶아 풍미를 끌어올린 바지락 버터 볶음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갯벌을 걸을 때 껍질 무더기가 쉽게 밟혀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는 바지락. 이름의 유래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연중 내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산란기 직전인 2월 중순부터 5월까지의 바지락은 꽤 특별하다. 통통하게 올라온 살과 풍부한 영양, 달큰한 맛까지! 이 시기의 바지락을 국이나 찌개로만 즐기기는 무언가 아쉽다. 버터에 살짝 볶아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온전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샤도네이)를 곁들인다면 토스트, 바닐라, 열대과실의 리치한 뉘앙스가 고소한 버터 소스에 더해져 특별하게 바지락을 즐길 수 있다. 바지락의 매력을 알게 해준 바지락 버터 볶음과 샤르도네. 사진 정리나 어린 시절 나에게 바지락은 곤혹이었다. 아파트 단지 앞 빨간 대야를 놓고 바지락을 까서 파시던 할머니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식탁에 바지락 메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지락 된장찌개, 바지락 순두부찌개, 바지락 달걀찜, 바지락 칼국수 등. 생각해 보면 그때 엄마 요리에서 바지락은 주인공이기보다 조연이었다. 해장이 필요한 아빠를 위한 국물 내기용 재료였다. 아직 바지락의 감칠맛을 모르던 시기라 바지락만 나오면 나는 빼놓고 먹기 바빴다. 바지락의 진가를 알게 된 것은 회사생활을 하면서다. 회식으로 조개구이집을 종종 찾았는데 잘 익은 바지락의 쫄깃하면서도 달큰한 육즙을 맛본 후 크고 화려한 키조개나 가리비보다 조연처럼 곁들여 나오는 바지락만 골라 먹었다. 그렇게 바지락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메뉴가 바지락 버터 볶음이다. 약한 불로 마늘 버터를 만들고 바지락을 넣고 휘리릭 볶아 내면 끝. 바지락은 너무 오래 익히면 살이 질겨지기 때문에 입을 모두 벌리면 바로 불에서 빼주는 것이 포인트다. 바지락은 종류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다른데, 크게 참바지락과 물바지락으로 나뉜다. 서해의 갯벌에서 채취하는 참바지락은 크기가 작은 대신 진한 풍미가 있고 남해 속에서 다이버들이 채집한 물바지락은 알이 크다. 충남 보령의 홍명완 선장은 “서해 참바지락은 3월 중순에서 5월까지, 남해 물바지락은 2월 중순부터 5월까지 제철”로 “이때 맛보는 바지락이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 물바지락은 볶음 요리처럼 조갯살이 중요한 요리에, 참바지락은 봉골레 소스나 조개 육수를 낼 때처럼 풍미가 중요한 요리에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 🍳 요리 팁 ① 바지락 해감하기 바지락을 고를 때는 껍데기가 온전하고 입을 꼭 다문 것이 좋다. 또한 들었을 때 묵직하고 껍질이 볼록한 것이 살이 통통하게 차 있어 맛있다. 신선한 바지락도 해감을 잘 해야 하는데, 먼저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잘 씻는다. 다음으로 물(1L) 기준, 소금을 2큰술 넣어 소금물을 만든 후 바지락을 넣고 냉장고에서 2~3시간 해감한다. 이때 체에 받쳐두면 바지락이 해감하면서 자신이 뱉은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지락을 해감할 때는 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바지락이 뱉어낸 이물질을 다시 흡수하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② 남은 바지락 보관하기 남은 바지락은 소금물에 담가두면 냉장고에서 2-3일 정도 보관 가능하며 매일 소금물을 갈아주면 더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바지락을 장기간 보관하고 싶으면 껍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가 냉동하거나 살짝 데쳐 냉동 보관하면 좋다. 얼었던 바지락은 해동하지 않고 언 상태 그대로 조리한다. 냉동 바지락은 한 달 정도 보관할 수 있다. ③ 바지락 특별하게 즐기기 바지락 버터 볶음을 할 땐 조개에서 육수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따로 물을 붓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해감할 때 바지락에 간이 배기 때문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고, 바지락이 입을 모두 벌리면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완성한 바지락 버터 볶음은 구운 바게트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바지락 버터 볶음은 해감하며 간이 배기 때문에 따로 소금을 넣지 않는다. 사진 정리나 ━ 🍳 페어링 팁 바지락 버터 볶음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는 샤르도네가 잘 어울린다. 사진 정리나 와인과 페어링할 음식을 만들 때에는 소스나 조리법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바지락을 찌거나 살짝 데쳤다면 산도가 높고 바디감이 가벼운 스타일의 소비뇽블랑이나 피노그리지오가 잘 어울린다. 바지락의 섬세한 맛은 해치지 않으면서 비릿한 맛은 잡아주기 때문이다. 바지락을 버터에 볶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버터의 맛과 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미디엄 바디에 오크 숙성한 신대륙 스타일의 샤르도네(샤도네이)가 잘 어울린다. 오크 숙성 과정에서 얻어지는 토스트, 바닐라, 캐러멜 향이 버터 소스의 풍미를 더해주며 크림과 같은 질감이 버터를 입힌 바지락 살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 🍳 바지락 버터 볶음 레시피 「 바지락 버터 볶음의 재료. 사진 정리나 📌 재료: 바지락 500g, 마늘 4개, 무염 버터 30g, 파슬리 가루 1작은술, 크러쉬드 페퍼 1작은술, 소금, 후추, 바게트 슬라이스 📌만드는 법 ①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씻어 준비한다. ② 바닷물처럼 짭조름한 정도로 간을 맞춘 소금물(2~3%농도)에 바지락을 담가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해감한다. ③ 다시 한번 흐르는 물에 바지락을 바락 바락 문질러 씻는다. ④ 마늘은 곱게 다진다. ⑤ 팬에 버터와 다진 마늘, 파슬리 가루, 크러쉬드 페퍼를 넣고 약불에서 서서히 향을 낸다. ⑥ 바지락을 넣고 강불에서 2~3분 정도 볶다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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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귀족이 만든 사치스러운 조합, 캐비어와 샴페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매주 “함께해야 더 맛있다”는 철학을 내세운 5명의 전문가가 차·전통주·와인·맥주 등 음료에 따라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프랑스의 귀족이 만든 미식의 조합, 짭조름하면서고 녹진한 맛의 캐비아,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청량한 샴페인이다. ━ 캐비아와 샴페인 ☝ 정리나의 코멘터리: 가벼우면서 청량감 있는 샴페인은 짭조름하면서 녹진한 캐비아와 대조적인 맛으로 잘 어울린다. 마치 기름진 치킨과 시원한 맥주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샴페인은 캐비아의 고소한 맛을 배로 느낄 수 있게 하며 마지막에 입안에 남는 비릿함을 한 번에 날려준다. 캐비어(가운데)와 샴페인은 프랑스 귀족들이 만들어낸 미식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찬란한 순간의 기억, 샴페인과 어울리는 요리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샴페인이다. 축하와 기쁨을 상징하고 있기에 샴페인만으로 그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와인바 주인장에게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스파클링(발포성) 와인은 참 고마운 존재다. 차가운 전채 요리부터 해산물, 고기, 달콤한 디저트까지 수많은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기 때문. 샴페인과 어울리는 것은 단연 캐비아다. 1700년대 프랑스 귀족들에 의해 탄생한 이 조합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럭셔리한 미식을 상징한다. 좋은 캐비아는 알이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고 광이 나며, 은은한 바다향과 함께 버터리한 풍미, 헤이즐넛이나 캐슈너트 등 견과류 터치로 여운이 길다. 종류에 따라서는 허브향, 과일향까지 나기도 하며 섬세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 요리 팁 좋은 캐비어는 입안에 넣었을 때 탱글탱글 알이 살아 있어야 한다. 사진 정리나 ① 캐비아는 차갑게, 자개스푼으로 캐비아는 맛이 쉽게 변하는 예민한 식재료다. 오픈하지 않은 상태로는 냉장에서 몇 개월 보관이 가능하지만, 오픈 후에는 3-4일 내로 다 먹어야 한다. 또 은이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금속은 캐비아를 산화시켜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 캐비아를 푸거나 먹을 때는 자개스푼이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속은 캐비어 맛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개나 나무, 플라스틱 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진 김태훈 ② 맛이 강하지 않은 재료와 매칭 캐비아에는 담백한 비스킷이나 블리니, 감자 등을 곁들이는데 캐비아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맛과 향이 강하지 않는 재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는 같은 계열의 날생선, 굴, 관자 등과도 맛이 일맥상통해 잘 어울린다. 소스로는 주로 사워크림을 곁들이는데 사워크림의 신맛이 캐비아의 짠맛을 중화시키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③ 이색적인 캐비아 조합 캐비아를 조금 특별하게 맛보고 싶다면 딸기나 멜론 같은 과일 위에 올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멜론 위의 하몽처럼 짭조름한 캐비아와 달콤한 과일의 ‘단짠’ 조합은 캐비아를 평소 못 먹는 사람들조차도 캐비아를 사랑하게 만든다. 또는 조미된 김에 흰밥을 싸서 캐비아를 올려 먹어도 좋다. 가장 럭셔리한 맛의 김밥이다. 딸기와 멜론 같은 과일에도 캐비어를 올려 즐길 수 있다. 사진 정리나 🍳 페어링 팁 샴페인과 캐비어는 가장 럭셔리한 조합이다. 사진 김태훈 캐비아와 잘 어울리는 술을 꼽으라면 샴페인, 보드카, 화이트 와인이 있다. 특히 샴페인의 거품은 캐비아의 풍미를 극대화시켜주며 마지막에 입안을 상쾌하게 마무리해 준다. 샴페인 중에서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나 브뤼(Brut) 등 드라이하고 당도가 적은 종류를 추천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오크 터치가 느껴지는 샴페인은 조금 더 섬세한 캐비아와 잘 어울리며, 미네랄과 과일향이 강한 샴페인은 바다향이 더 느껴지는 캐비아와 잘 어울린다. 반대로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nin)이 높은 레드 와인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쉬라, 네비올로 등은 캐비아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캐비아의 맛을 압도하고 섬세한 풍미를 해치기 때문이다. ■ 🍳 캐비어 구절판 레시피 「 조금 더 재밌게 캐비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본 캐비어 구절판. 운영중인 와인바 비놀로지(VINOLOGY)에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 사진 김태훈 📌 재료: 연근, 감자, 고구마, 샬롯, 달걀, 솔부추, 사워크림 📌만드는 법 ① 연근·감자·고구마는 껍질째 삶아 준비한다. ② 슬라이서로 연근·감자·고구마를 얇게 썰어준다. ③ 달걀을 삶아서 노른자와 흰자를 구분하여 으깬다. ④ 솔부추와 샬롯은 곱게 다진다. ⑤ 준비한 재료들을 캐비어, 사워크림과 함께 낸다. ⑥ 기호에 맞게 재료들을 혼합해서 즐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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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도 ‘치맥’ 있다…레드 와인과 카치아토레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칠맛이 강한 해산물은 산도가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위를 한없이 늘려주는 것처럼. 물론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는 와인바 비놀로지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정리나 대표가 보내왔다. 사냥꾼도 요리했을 만큼 쉬운 조리법에 고급스러운 맛, 여기에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까지, 멋진 연말 홈파티를 만들어줄 완벽한 조합이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 정리나의 코멘터리: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이탈리아엔 와인과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이하 카치아토레)가 있다. 닭고기에 와인을 넣고 오래 끓여내 부드러우며 풍미가 최고다. 한동안 카치아토레의 매력에 푹 빠져 자주 만들곤 했는데, 이탈리아 현지 친구도 엄지를 들며 ‘Buono! Buono!(좋다! 맛있다!)’를 연발했다. 이탈리아에서 사냥꾼들이 먹었던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라 불리는 볼로냐(Bologna)에서 한 달 살기를 한 적이 있다. 워낙 작고 조용한 도시라 이웃 분들과 금세 친해져 홈파티를 자주 했다. 한번은 홈파티를 주최했는데 이웃이 만들어온 자줏빛의 닭요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와인을 넣고 오랜 시간 끓여낸 요리라고 했는데 그 맛과 향이 기가 막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체리·딸기 등의 과실 향과 토마토소스의 산미까지! 닭요리가 이렇게 고급지다고? 이름을 물어보니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Pollo alla Cacciatora)라고 했다. 반전은 이름에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사냥꾼식 닭요리’를 뜻한다. 본래 사냥꾼들이 야생에서 사냥한 꿩·닭·토끼 등을 먹다 남은 와인을 넣고 푹 익혀 만드는 요리라고 한다. 메인 재료가 닭과 와인인지라 프랑스 코코뱅(Coq au Vin)과도 유사하지만, 사냥꾼들이 즐긴 음식인 만큼 재료와 조리법이 훨씬 간단하다. 닭고기는 1~2시간 마리네이드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식감은 더 부드럽다. 사진 김태훈 🍳 요리 팁 ① 맛있게 만들어주는 닭고기 마리네이드 닭은 볽음탕용 닭을 준비한다. 뼈가 있는 닭으로 요리하는 것이 오리지널 레시피지만 뼈가 없는 닭다리살을 활용해도 좋다. 단, 닭가슴살은 오래 익히는 과정에서 퍽퍽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닭고기는 깨끗하게 씻은 후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한다. 이렇게 하면 닭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제거되고 더 부드러워진다. ② 가성비 좋은 와인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사진 김태훈 이 요리의 포인트는 와인이다. 닭고기에 와인을 붓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알코올은 날아가고 특유의 향과 맛이 닭고기에 스며든다. 와인은 단맛이 없는 레드 와인이면 뭐든 좋다. 편의점의 가성비 좋은 와인도 충분하다. 조금 더 화사한 색상을 원한다면 화이트 와인을 활용해도 괜찮다. ③ 풍미 더하는 올리브 감칠맛을 더하는 조연들도 있다. 먼저 토마토는 홀토마토를 추천하는데, 없다면 토마토 퓨레나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를 활용해도 좋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양파·당근·셀러리·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체리뇰라 품종의 올리브를 주로 넣는다. 큰 고육과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치레뇰라는 닭고기만큼 와인을 부른다.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와 페어링하면 좋은 이탈리아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 사진 김태훈 🍳 페어링 팁 와인으로 만든 요리인 만큼 와인과 페어링해 많이 즐긴다. 한 가지 팁은 레드 와인 한 병을 준비해 반은 요리에 활용하고, 반은 요리와 함께 즐기는 것이다. 토마토가 들어갔기 때문에 산도가 있는 와인을 추천한다. 산도가 없는 와인을 매칭할 경우 토마토의 신맛 때문에 와인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요리와 와인 페어링에는 ‘신토불이’가 성립되는데, 그 지역의 와인과 전통 요리를 함께 페어링하면 가장 좋다. 카치아토레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인 만큼 이탈리아 지역의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으로 만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를 추천한다. 산지오베제가 주 품종이다 보니 체리·딸기·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향이 두드러지며 미디엄 바디에 탄탄한 구조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병에는 예외 없이 검은 수탉을 상징으로 라벨링돼 있어 ‘닭’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레시피 「 폴로 알라 카치아토레 재료. 사진 김태훈 📌재료(2~3인) : 닭 1마리, 와인 1/2병, 홀토마토 1캔(400g), 방울토마토 20개, 올리브 20개, 로즈마리 2줄기, 마늘 6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적당량 📌만드는 법 ① 로즈마리의 줄기를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 마늘도 다진다. ② 닭고기에 다진 로즈마리, 마늘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버무려 냉장고에서 1-2시간 마리네이드 한다. ③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닭고기의 겉면을 익혀준다. ④ 닭고기 표면이 갈색으로 익으면 모든 재료를 넣고 중약불에서 30분~1시간 뭉근히 끓여준다. 필요 시, 중간에 닭육수나 물을 보충하며 익힌다. ⑤ 소금·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파슬리나 남은 로즈마리로 장식해도 좋다. 」 ◦ 다음 편엔 미트로프와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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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홈파티 유혹 ‘반각굴’…이때 옆에 두면 안되는 와인 유료 전용
미식을 완성하는 건 페어링이다. 함께 먹으면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잘못된 조합은 맛을 더하기는커녕 음식과 술 본연의 맛을 해친다. 〈완벽한 한 끼 페어링〉에서는 함께해서 더 좋은 최상의 맛 단짝을 소개한다.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전통주와 와인, 맥주 같은 주류부터 차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보석 같은 조합만 골라 소개한다. 이번 주 레시피는 리나스테이블의 정리나 대표가 소개한다. 맛과 멋을 동시에 잡은 와인 페어링의 정석이다. 지금이 제철! 석화를 더 그럴싸하게 즐기는 방법 ☝ 정리나의 코멘터리 : 석화 철이 되면 한국에 사는 것이 더 뿌듯해진다. 경남 통영, 거제 등 유명 산지에서 빠르면 하루, 이틀이면 배송이라니! 한국의 배송업체들에 상을 주고 싶을 정도다. 물론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사시사철 양식 굴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수록 굴 맛이 좋아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제철 석화에 풍미를 올린 소스를 살짝 뿌렸다. 소스는 강하지 않고 은은해야 석화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요리 정리나, 사진 김태훈 오래전, 껍질 상태로 판매하는 석화를 대량 구매해 친구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친구들 앞에서 석화를 자랑하고 기뻐한 것도 잠시. 아뿔싸! 석화를 까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굴의 모양도 가지각색이고 집에 있는 칼로는 잘 열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굴을 까는 칼까지 따로 있단다. 그래도 비주얼이 중요한데?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때쯤 한쪽만 껍질을 붙여 파는 하프쉘, 반각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홈파티에 최적화된 굴이라고 할까? 온라인에 ‘반각굴’ 혹은 ‘하프셸’이라고 검색하면 산지에서 직송해 주는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굴 시즌이면 업체를 찾아 택배로 굴을 주문했는데, 올해는 산지 거래처를 찾는다는 핑계로 경남 통영을 찾았다. 그런데 웬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022년 햇굴초매식(첫 경매)이 있었다. 굴 풍작을 기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정말 끝없이 펼쳐진 굴을 볼 수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굴의 60~70%를 통영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전 세계 굴 생산국 2위가 한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다. 내친김에 굴 양식장까지 찾았다. 이곳에서 50여 년 굴 양식 경력의 고수인 김재은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굴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을 묻자 “제철에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리팁 굴산지인 통영에서 만난 석화. 사진 정리나 ① 근사한 비주얼의 반각굴, 깨끗하게 씻기 폼 나는 비주얼을 만들어 주는 반각굴을 샀더라도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배송 과정에서 서로 부대끼다 부스러기가 생길 수 있는 데다 껍데기가 속살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흐르는 물에 앞뒤로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데, 이때 속살을 살짝 들어서 씻으면 사이사이에 있을지도 모를 껍데기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② 반각굴의 짝꿍 돌얼음 조금 더 신선하고 멋지게 반각굴을 즐기기 위해 아래 얼음을 까는 것은 필수다. 그런데 이때는 집에서 만든 얼음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돌얼음을 추천한다. 집 얼음보다 훨씬 단단하고 천천히 녹아 굴을 즐기는 동안 얼음이 녹은 물을 버려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③ 즐기고 남은 굴 활용법 다음 날 해장라면을 끓여 보자. 라면을 끊이다 생굴 그리고 소스를 만들고 남은 고수 한 줌, 타바스코 1스푼을 뿌려 끓이면 완성! 석화부터 해장 굴라면까지. 제철 굴을 온전히 즐긴 기분이 든다. 🍳 페어링 팁. 굴 맛을 올려주는 와인 부드러운 질감의 굴은 반대로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샴페인과 많이 페어링된다. 굴을 즐길 때 가장 피해야 할 와인이 있다면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이다. 굴의 섬세한 맛과 향을 해치고 불쾌한 비릿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샴페인 이외에 굴과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인은 뭘까. 석화와 잘 어울리는 와인. 사진 왼쪽부터 쇼비뇽블랑, 샤블리, 로제 와인. 사진 김태훈 굴과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와인은 쇼비뇽블랑이다. 가볍고 산미가 강한 쇼비뇽블랑은 어떠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생선을 먹을 때 레몬을 뿌려 비릿한 맛을 잡는 것처럼 생굴에 쇼비뇽블랑을 곁들이면 시트러스한 아로마와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오크 숙성을 덜 한 샤르도네, 특히 샤블리(Chablis)도 좋다.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에 위치한 샤블리. 원래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면서 형성된 키메르지안 점토(Kimmeridgian Clay)에서는 산호나 조개, 굴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생굴과 샤블리 지역의 샤르도네 품종은 최고의 마리아주로 손꼽힌다. 단 오크통 숙성이 과하지 않고 산도를 잘 살린 샤르도네에 한해서다. 샤블리 특유의 바닷가와 은은한 부싯돌 향, 미네랄리티가 굴과 매우 잘 어울린다. 로제 와인도 잘 어울린다.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로제 와인을 준비해 보자. 스틸 로제 와인이든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든 상관없다. 로제 와인은 일종의 옅은 색의 레드와인이다. 레드와인보다 타닌이 적고 과일의 맛이 두드러져 와인 초보자들도 마시기 편하다. 핑크 빛으로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것은 덤! ■ 🍳 굴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소스 3가지 레시피 「 생굴에 어울리는 클래식 미뇨네뜨. 사진 김태훈 ━ 📌소스1. 레몬즙,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가장 심플한 소스는 레몬즙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이다. 자신의 취향에 맡게 뿌려 먹으면 된다. 이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매운맛이나 쓴맛, 풀 향이 너무 강한 타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굴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 이탈리아 타자스카(Taggiasca)나 미국 미션(Mission) 품종으로 만드는 올리브오일처럼 섬세한 풍미의 올리브오일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소스2. 클래식 미뇨네뜨(Mignonette) 생굴하면 우리에게 초고추장이 있다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미뇨네트가 있다. 와인 식초, 샬롯, 후추가 기본인 소스로 사과, 매실 등을 넣어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미니 양파로 불리는 샬롯이 없으면 양파를 곱게 다져 준비한다. 와인 식초가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식초를 활용하면 괜찮다. 재료 : 샬롯 1큰술, 화이트와인 식초(or 레드와인 식초) 1큰술, 후추 1/2작은술, 설탕 한꼬집, 소금 한꼬집 ① 샬롯을 곱게 다진다. ② 모든 재료를 잘 섞는다. ━ 📌소스3. 타바스코 고수 소스 처음 누가 시도했는지는 몰라도 타바스코 소스와 굴은 정말 완벽한 조합이다. 생굴에 타바스코를 살짝만 뿌려도 맛있지만 신선한 라임 즙, 고수를 곁들이면 더 이국적인 풍미로 굴을 즐길 수 있다. 고수 마니아를 위해 고수잎을 따로 곁들여내 보길. 재료 : 타바스코 소스 2큰술, 라임즙 1큰술, 샬롯 1큰술, 마늘 1작은술, 고수 1작은술 만드는 법 ① 라임은 즙을 낸다. ② 샬롯·마늘·고수를 곱게 다져 잘 섞어준다. 」 ◦ 다음 편엔 스패니시 오믈렛과 맥주 페어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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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와인과 치즈는 언제나 옳다
안동선의 와인이 있는 밥상 ④ 치즈와 와인 페어링 와인은 로마 때부터 치즈와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사진 pixabay 와인이 마시고 싶은데, 곁들일 음식을 만들 기운이 없다면? 그럴 땐 우리에겐 치즈가 있다. 와인과 먹는 치즈는 언제나 옳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둘은 기원전 로마 때부터 페어링 해 먹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궁합을 자랑한다. 치즈와 와인은 둘 다 발효식품이다. 각자 고유한 풍미가 있어, 치즈의 숙성 강도를 고려해서 와인과 매칭하는 게 좋다. 리코타, 부라타, 모차렐라처럼 숙성하지 않아 신선한 우유 맛이 나는 프레시치즈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두루 잘 어울린다. 반면, 그뤼에르나 에멘탈같이 더 강한 맛이 나고 단단한 경성 치즈는 피노 누아, 보졸레 같은 과일 풍미가 있는 레드 와인과 마시면 좋다. 카망베르나 브리처럼 표면에 솜털 같은 흰 곰팡이가 피어 있는 연성 치즈는 빈티지 샴페인이나 좀 더 숙성한 화이트 와인과 마시면 좋다. 예를 들면 은은하게 흙과 버섯 냄새가 나는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와 섬세한 기포가 톡톡 터지는 샴페인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정반대의 맛과 향이 오히려 조화를 이뤄 입안을 풍성하게 채우는 느낌이다. 크리미한 질감의 브리 치즈는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단짠단짠’ 페어링도 있다. 고르곤졸라, 블루 도베르뉴 같은 블루치즈는 점점이 박힌 푸른곰팡이에서 금속성의 짠맛이 톡 쏘며 입안에 퍼지는데, 이런 치즈들은 달콤한 와인들과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수확 시기를 지나 포도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짠 즙으로 만든 귀부 와인이나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포트 와인과 마시면 식사에 근사한 마침표를 찍어줄 완벽한 디저트가 된다. 치즈는 과일과 견과류와도 잘 어울린다. 집에 친구들이 놀러 와 와인을 마시게 되면, 나는 냉장고 속 재료를 총동원해 휘뚜루마뚜루 치즈 플레이트를 만들어 내놓는다. 나무로 된 오각형 플레이트 중앙에 치즈를 올린 후 껍질째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 예전에 사놓고 잊고 있었던 말린 과일, 호두와 아몬드, 병조림 올리브 등을 풍성하게 세팅한다. 약간의 미적 감각을 발휘하면 쉽게 근사해 보일 수 있는, 꽤 괜찮은 상차림이다. 치즈는,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도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 치즈는 언제나 와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사진 pixabay Today’s Recipe 안동선 작가의 치즈 요리 ①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부라타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에서 소젖으로 만든 프레시치즈다. 모차렐라 치즈에 부드럽고 진한 크림을 더해 만든 공 모양의 새하얀 치즈로,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바질 잎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식탁의 주인공이 된다. 천연 발효해 신맛이 살짝 도는 사워도우 계열의 식사 빵에 치즈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부라타 치즈 1~2덩이, 토마토(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중에서 원하는 것으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만드는 법 1. 연한 소금물에 담겨 있는 부라타 치즈를 꺼내 접시 중앙에 담는다. 2. 반으로 가른 토마토를 치즈 주변에 원하는 양만큼 둘러 담는다. 3.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뿌리고 소금과 후추는 취향껏 가미한다. ②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압구정의 퓨전 레스토랑 ‘수퍼판’을 운영하는 우정욱 셰프와 『안주와 반주』라는 책을 만들며 익힌 음식이다. 마스카르포네는 이탈리아의 크림치즈다. 우유에서 분리한 크림을 원료로 만들어, 다른 치즈와 달리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맛은 섬세하고 부드럽다.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구운 바게트나 비스킷과 함께 내면 좋다. 나의 경우, 손님들을 대접해야 할 때면 꼭 만들어 내놓는 애피타이저다. 서리태 마스카르포네 스프레드.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서리태 콩 300g, 간장 3큰술, 설탕 1컵, 식소다 1/2큰술, 소금 1큰술, 물 4컵, 마스카르포네 치즈 넉넉히. 만드는 법 1. 서리태는 이물질을 골라내고 잘 씻는다. 2. 서리태는 콩의 두 배 정도 되는 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불린 후 헹궈 놓는다. 3. 커다란 냄비에 간장, 설탕, 식소다, 소금을 넣은 물을 붓고 서리태를 넣어 중 불에서 거품을 걷어가며 끓인다. 익은 콩이 가라앉으면 약 불로 2시간 이상 조린다. 4. 조린 서리태는 실온에서 충분히 식힌 후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조심스럽게 섞어 스프레드를 만든다. ③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캔 옥수수에 블루치즈만 더하면 근사한 와인 안주가 된다. 푸른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치즈를 한데 묶어서 블루치즈라고 하는데, 쌉쌀한 매운맛과 톡 쏘는 강한 향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블루 도베르뉴 치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다. 맛과 향은 진하지만,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게 특징이다. 무화과처럼 달콤한 건과일이 든 캄파뉴나 호밀빵 등과 함께 먹으면 식사로도 손색없다. 옥수수와 블루 도베르뉴 치즈. 사진 안동선 재료 준비 재료(2인) : 옥수수 1/2캔, 블루치즈 원하는 만큼, 꿀 취향껏 만드는 법 1 옥수수를 플레이트에 적당히 펼친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거나 그냥 활용해도 괜찮다. 2 블루치즈를 원하는 크기로 조각내 흩뿌린다. 3 꿀이나 아가베 시럽, 메이플 시럽 등을 윤기가 돌만큼 둘러 준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구독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관련기사[쿠킹] 육향 가득한 양고기엔 두툼한 바디감의 레드와인으로 [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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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육향 가득한 양고기엔 두툼한 바디감의 레드와인으로
와인이 있는 밥상 ③ 레드 와인과 양고기 와인을 마시는 일은, 계절을 탄다. 예를 들면 후덥지근한 날에는 한껏 차갑게 칠링(Chilling)한, 짜릿한 산도의 샴페인이 당긴다. 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날에는 기분마저 상쾌하게 해주는, 화사한 꽃향기의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계절에 따라 손이 가는 와인이 다르다. 요즘처럼 겨울의 도입부엔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사진 pixabay.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밤이 길어지는 본격적인 겨울의 도입부에는 그윽한 레드 와인이 제격이다. 잔에 담긴 와인의 색을 실컷 감상하다가 원을 그리며 잔을 돌릴 때 피어오르는 다채로운 향과 맛을 음미하는 시간은, 춥고 쓸쓸한 겨울밤을 보내는 가장 근사한 방법이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레드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다. 프랑스 보르도가 원산지인 카베르네 소비뇽은 오늘날 세계 어느 지역의 와이너리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품종이 됐다. 무엇보다 소금과 후추로 간 해 구운 고기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스페인 리오하의 토착 품종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로 만든 와인은 담배, 향신료, 가죽, 흙내음 같은 아로마가 물씬 풍기는, 좀 더 원시적이고 묵직한 와인이다. 진한 타닌에 검붉은 베리류 과일의 강렬한 농축미가 있어 양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레드 와인이 아닐까 싶다. 레드 와인은 양고기와 잘 어울린다. 사진 와이너리 피오 체사레 홈페이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레드 와인은 ‘네비올로(Nebbiolo)’ 품종으로 만드는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와인이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가 원산지다. 겹겹이 농축된 향이 단단한 산도, 드라이한 타닌과 삼위일체를 이루는 와인이다. 사실, 어떤 와인이든 좋다. 레드 와인과 고기가 만났을 때 나오는 하모니가 어떤 충족감과도 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도 좋지만, 나는 이국적이고 그윽한 육향과 탱탱한 속살의 양고기를 선호한다. 요즘은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양고기를 살 수 있다. 홈파티, 캠핑 등으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미식 경험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며 양고기를 찾는 사람도 늘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배달 앱은 물론 양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고깃집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양고기를 부위별로 손질해 판매한다. 양고기 상품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대부분 호주·뉴질랜드 등 청정지역에서 자란 1년 미만의 어린 양(lamb)이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 향을 유발하는 지방이 적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기 때문이다. 양고기도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여러 부위로 나뉜다. 지방이 적고 근육질인 목살도 좋지만, 살코기와 뼈가 붙어있는 등심 부위의 갈빗살도 좋다. 맛도 좋지만, 손님에게 대접하기에 그럴싸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렌치 랙’이라는 상품명으로 주로 판매되며, 가격은 보통 300g에 2만원 초반대다. 양고기는 이국적인 향과 탱탱한 식감이 특징이다. 최근 양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사진 마켓컬리. 양갈비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고기를 집에서 구울 때 가장 중요한 건 온도다. 우선, 냉동제품은 냉장실로 옮겨 하루 정도 해동하고 굽기 30분~1시간 전에는 상온에 내놓아야 한다. 고기를 구울 때는 표면이 단번에 익으면서 단백질이 응고되기 때문에, 표면과 중심부의 온도 차가 커지게 마련이다. 안쪽까지 열이 전달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때 고기가 찬 상태라면 속까지 열기가 전해지기도 전에 표면이 타 버린다. 또, 오래 구울수록 육즙이 빠져 맛이 없다. 즉, 적정한 시간의 실온 보관이 중요하다. 소고기를 먹을 때는 핏기가 남아있는 레어(rare)를 선택해도 괜찮지만, 양고기는 미디엄 레어(medium rare) 이상으로 굽는 게 낫다. 에어프라이어를 사고 난 후로는 180℃에서 고기의 앞뒤를 각각 10~15분씩 구운 후 프라이팬에서 강불로 1~2분 지져주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때 감자나 가지, 양파를 함께 구우면 양 기름이 스며들어 풍미 진한 채소 요리를 가니쉬로 곁들일 수 있다. 나는 따로 가니쉬를 만들지 않고 치미추리(chimichurri) 소스 하나로 끝내는 편이다. 치미추리는 각종 허브와 칠리를 주재료로 만든 소스이자 양념이다. 이국적인 향을 내는 고수와 이탈리안 파슬리가 치미추리 소스의 메인 재료인데, 여기에 매운맛을 담당할 청양고추와 마늘, 상큼한 라임이 들어간 버전이 양고기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양고기뿐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고기의 느끼함을 확 잡아줘서 샐러드나 가니쉬가 따로 필요 없다. 치미추리 소스는 일주일 정도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만들어 하루 이틀 넣어두면 맛이 더 숙성된다. 때문에, 양고기를 먹을 디데이가 정해지면 미리 방울토마토 피클과 함께 만들어 놓는 편이다. Today's Recipe 안동선 작가의 양고기 스테이크와 치미추리 ① 양고기 스테이크 재료 준비 재료(2인 기준); 냉동 양갈비 300g, 올리브유, 소금, 후추, 허브, 시즈닝(취향껏). 만드는 법1. 냉동실에 있는 양갈비를 조리 하루 전 냉장고로 옮겨 해동한다.2. 충분히 해동한 고기의 물기와 핏물을 키친타월로 눌러 제거한 후 취향에 맞게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를 골고루 발라주고 냉장실에서 1시간 정도 재워둔다. 3. 굽기 30분 전에 상온으로 옮긴다. 4. 예열한 팬에 버터를 녹이고 마리네이드한 고기를 올린다. 강불로 한 면씩 고기를 노릇하고 바삭하게 익힌다. 총 3~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5. 강한 화력에서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 후, 중불로 줄이고 3분 정도 더 익힌다. ② 치미추리 소스 준비재료 재료(2인 기준): 고수 한 줌, 이탈리안 파슬리 한 줌, 양파(혹은 샬롯) 1개, 마늘 2큰술, 청양고추 1/2개, 라임 1개(또는 시판 라임 주스 4큰술), 식초 1큰술, 오레가노 약간(생략 가능), 설탕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취향껏, 올리브오일 반 컵 만드는 법 1. 믹서기에 올리브오일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갈아준다. 갈면서 중간중간 맛을 보며 원하는 재료를 더한다. 2. 올리브오일을 더해. 원하는 점성의 소스를 만든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요리 전문가의 레시피와 일상 속 건강한 팁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요즘 뜨는 레시피, 건강하게 먹는 팁 등이 궁금하신 분들은 쿠킹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구독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관련기사[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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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예측할 수 없는 맛, 내추럴 와인엔 냉털 안주
와인이 있는 밥상 ② 내추럴 와인과 타파스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제 일상이 된 듯하다. 을지로, 서촌, 삼각지처럼 ‘핫’하고 ‘힙’하다고 소문난 동네에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새로 문을 열곤 하던 내추럴 와인바와 보틀숍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업 중인 걸 보면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내추럴 와인에 관한 번역서가 속속 출간됐고, 와인을 좋아하는 주위 사람 중에도 내추럴 와인만 마신다는 이들이 늘고 있을 정도다. 내추럴 와인의 기준은 생산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최대한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든 와인을 뜻한다.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으로 기른 유기농 포도를 사용해야 하고, 일부 와인에 소량의 아황산염(운송 과정에서 보존력을 높이기 위한 방부제 역할을 하는 물질)을 넣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빼거나 더하지 않고 만든다. 생산자가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만든 내추럴 와인이 인기다. 사진 pixabay. 쉽게 말해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만들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해 만든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매우 독특한 맛과 향을 선사하는데, 보관 상태나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와인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내추럴 와인이 좋기도 하고 꺼려지기도 한다. 좋은 이유는 며칠 두고 마실 수 있어서다. 병을 딴 지 하루 정도가 지나면 안 먹는 것이 나은 일반 와인과 달리, 병입(와인을 병에 넣는 작업) 후에도 계속 ‘살아 있는’ 내추럴 와인은 며칠간 잘 보관하면서 마실 수 있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그 맛이 좋아서 일부러 며칠을 두었다가 마시라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자연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겠다는 와인 생산자의 태도도 존경할 만하다. 변덕스러우며, 어떤 때에는 치명적이기까지 한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여 와인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신념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는 일이 생산자의 신념에 일조하는 행위라는 기분이 드는 것도, 내추럴 와인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꺼리게 되는 이유는 와인을 하나의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다. 내추럴 와인은 일정한 맛의 퀄리티를 제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어떤 와이너리의 어떤 빈티지는 이렇고 저런 맛이야”하는 공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또, 애초에 소량 생산되고 보관과 유통이 까다롭다 보니 와인 가격이 비싸다는 것도 결정적인 불만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와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한 아로마와 뉘앙스를 선사하는 내추럴 와인을 만날 때면 ‘이것이 내추럴 와인의 마력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혼자 또 감탄하고 마는 것이다. 결국, 나 혼자 내추럴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다시 냉담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은 대개 와인바에서 마시는 편인데, 가끔 믿을 만한 소믈리에에게 좋은 와인을 소개받거나 친구들에게 선물 받을 때는 집에서 마시기도 한다. 집에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는 날이면, 거실은 캐주얼 ‘타파스 바’로 변신한다. 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을 타파스라고 하는데, 냉장고를 털어 나오는 재료로 간단한 음식을 만드는 소위 나만의 ‘냉털 타파스’다. 내추럴 와인의 맛을 예측할 수 없으니 어울리는 음식도 미리 준비할 수 없어서다. 냉털 타파스는 누구나 좋아할 메뉴에 만들기 어렵지 않으며 어느 술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 포인트다. ━ 내추럴 와인과 냉털 타파스 ━ ① 감자명란 샐러드 날카로운 기포의 샴페인 같은 술뿐만 아니라, 커피와도 잘 어울리는 감자명란 샐러드. 사진 안동선.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 해 먹는 음식이다. 2010년부터 8년간 서교동에서 ‘올드 크루아상 팩토리’를 운영한 양윤실 베이커의 레시피인데, 지난해 양윤실 베이커와 함께 독립출판물인 〈EDIT SALAD COOKBOOK〉을 만들면서 익힌 요리다. 염도를 낮춘 백명란을 사용하고 아보카도 드레싱을 흘러내릴 듯 뿌려주는 게 포인트다. 나의 경우, 친구들이 놀러 와 배고프다고 아우성치기 시작하면 빵에 곁들여 이것부터 내준다. 도예를 전공한 양윤실 베이커의 컬러풀한 감각이 돋보이는 레시피라, 손님 접대로 내놓기에도 손색이 없다. 또 술과 커피, 모두 다 잘 어울린다.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기포의 샴페인이나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특징인 화이트와인은 물론이고, 브런치로 커피나 차와 함께 먹어도 좋다. 재료(2인): 감자 2개, 백명란 1알, 올리브오일과 레몬즙 조금, 아보카도 소스(아보카도 1개, 레몬즙 1/2스푼, 올리브오일 5스푼, 꿀 그리고 소금과 후추 조금). 만드는 법 1. 감자를 20여 분간 찐다. 2. 아보카도 소스 재료는 믹서에 한꺼번에 넣고 간다. 소금과 후추는 취향껏 가미한다. 3. 찐 감자를 뜨거운 상태에서 숭덩숭덩 자른 후 믹서에 갈아 놓은 아보카도 소스를 끼얹는다. 4. 백명란의 투명하고 얇은 껍질을 벗겨내 그 위에 듬뿍 올린다. 5.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취향껏 뿌린다. ━ ② 방울토마토 피클 카나페의 재료나 사니시로 잘 어울리는 방울토마토 피클. 사진 안동선. 개인적으로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장을 볼 때면 매번 ‘야식 대신 먹어야지’하며 방울토마토를 사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 알도 건드리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럴 때 피클을 만들어 말라 비틀어가는 토마토를 구제한다. 바게트에 마스카포네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토마토 피클 한 알만 올려도 그럴싸한 카나페가 된다. 또 스테이크를 빛나게 해주는 가니시(garnish) 역할을 하는, 전천후 메뉴다. 방울토마토 피클은 어떤 면에서 내추럴 와인과 닮았다. 완성한 맛이 어떨지 만드는 순간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맛의 완성은 숙성의 마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안 파슬리나 딜 같이 좋아하는 허브를 양껏 넣어 와일드한 풀 향을 배가시키면 더 좋다. 재료(2인): 방울토마토 1팩, 양파 1/2개, 이탈리안 파슬리 혹은 딜 한 줌, 레몬 1개, 식초, 꿀,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만드는 법 1. 토마토는 깨끗이 씻는다. 꼭지를 따고 열십자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 30초~1분간 넣었다 뺀 후 껍질을 벗겨낸다. 2. 양파, 파슬리(혹은 딜)를 곱게 다진다. 3. 레몬즙, 식초, 올리브오일을 1:2:2의 분량으로 넣고 섞는다. 4. 3에 2를 넣고 꿀, 소금, 후추는 취향껏 첨가한다. 5. 소독한 병이나 락앤락에 넣고 하루 정도 냉장 보관했다가 먹는다. 일주일 정도 냉장 보관하며 먹는다. ━ ③ 엔다이브와 치즈 딥 숙성된 산도가 특성인 내추럴와인이나 채소 스틱 등과 궁합이 좋은 엔다이브와 치즈 딥. 사진 안동선. 엔다이브는 꽃상추의 일종으로 벨기에의 대표적인 샐러드 채소다. 배추의 속처럼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씹을 때의 느낌이 좀 더 폭신하다. 무엇보다 끝이 뾰족한 순백색이 어여쁘다. 잎을 한 장씩 떼어 그 위에 큐브 형태의 연어나 참치회, 크림치즈를 올려 먹기도 하는데, 내 경우엔 염소젖 치즈 딥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 걸 좋아한다. 특유의 육향을 지닌 염소젖 치즈에 크림치즈와 요거트 등을 섞어 내 취향으로 만든 딥 소스다. 염소젖 치즈는 전통적으로 소비뇽 블랑 등 산도가 좋은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진 치즈다. 숙성된 산도가 특징인 내추럴 와인과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엔다이브뿐 아니라 오이, 당근, 샐러리 등 채소 스틱과 먹어도 잘 어울린다. 재료(2인): 엔다이브 1팩, 염소젖 치즈 1/2개, 크림치즈나 생크림 혹은 요거트 5큰술, 허니 로스티드 마카다미아너트(생략 가능). 만드는 법 1. 엔다이브를 흐르는 물에 씻어 한 잎씩 떼어둔다. 2. 염소젖 치즈에 크림치즈나 생크림 혹은 요거트를 넣고 되직한 농도가 될 때까지 숟가락으로 섞어준다. 3. 약간 오목한 접시에 2를 깔고 그 위에 엔다이브를 한 장씩 겹쳐서 플레이팅 한 후 마카다미아너트를 살짝 부숴 전체적으로 뿌려 준다. 안동선 작가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쿠킹] 가자미솥밭과 화이트 와인, 부엌에서 찾은 최상의 마리아주[쿠킹] 제철 꽃게, 꽃게탕 말고 색다른 이색요리를 찾고 있다면고된 노동에 위로를 건네던 한 끼, 영국 대표 요리 피시앤칩스 [쿠킹] 들깨와 들기름의 고소한 향이 포인트, 들깨나물 파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