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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시즌 퍼시픽리그 진기록

중앙일보

입력

[세이부 라이온즈]

세이부의 에이스는 마쓰자카라 알려져있지만, 사실 가장 꾸준한 투수는 95년 입단해 96년부터 맹활약한 니시구치라 할 수 있다.

70kg의 마른 체구에서 145km에 이르는 빠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는 모습을 보면 금방이라도 팔이 망가질 듯 보이지만, 니시구치는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2002년엔 100승, 1000탈삼진을 달성했다.

통산 방어율도 3.50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근래 호시노 노부유키 (前오릭스), 구도 기미야츠 (前세이부) 이후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다.

세이부 이하라 감독은 제팬시리즈 1차전 부상이후 실전감각이 부족했던 마쓰자카를 선발로 올렸다가 실패했고, 2, 3차전에 나온 이시이 다카시, 장 치지아도 3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대량실점했다.

그나마 4차전에 나온 니시구치가 5이닝 2안타 1홈런 2실점으로 세이부 선발 투수들 중 가장 안정된 투구를 보였다.

[오사카 긴데츠 버팔로즈]

라소다가 긴데츠를 살린다? LA다저스와 자매결연을 맺은 긴데츠는 전 다저스 감독이었던 토미 라소다를 부사장으로 앉혔다.

라소다는 2001년 시즌 중반에 다저스 산하 라스베가스에 있던 투수 숀 버그만, 제레미 파웰, 유격수 숀 길버트를 데려오는데 중개인역할을 했다.

당시 시즌 중에 들어온 버그만은 송곳 같은 컨트롤로 10승을 올렸으며, 길버트도 긴데츠 내야진의 안정을 가져왔다.이들의 활약을 발판으로 긴데츠는 리그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2002시즌엔 버그만이 부진한 대신 제레미 파웰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파웰은 17승으로 다승1위,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수 탈삼진왕은 양 리그제 이후 처음이며, 13승 이상 올린 투수가 승률왕 자격을 갖추는 리그 제도에 따라 승률왕에도 등극,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긴데츠는 원래 2002시즌을 끝으로 오릭스를 떠나는 수준급 좌완 투수 에드 야날을 영입할 계획이었으나, 다시 라소다 라인의 위력을 믿고 야날 대신 라스베가스 출신 우완 투수 케빈 번을 들여와 또 다른 대박을 꿈꾸고 있다.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

막강타선을 자랑하는 다이에의 4번 타자가 최하위 팀과의 대전에서 홈런 단 1개에 그쳤다면? 다이에의 간판 3루수 고쿠보는 2002년 .292 32홈런 89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오릭스전에서 친 홈런은 단 1개였다.

2년간 그는 76개의 아치를 그렸으며, 긴데츠전 22개, 롯데전 19개, 니혼햄전 17개, 세이부전 14개로 고르게 홈런을 양산했지만 오릭스전엔 4개에 불과했다.

[지바 롯데 마린즈]

롯데는 전반기와 후반기, 야간 경기와 낮 경기에서 극과 극을 달렸다. 개막전 11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꼽히던 롯데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어서면서 제 페이스를 찾아, 후반기 성적은 42승 31패로 리그우승팀 세이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야간 경기에선 54승 44패 1무 방어율 3.41로 야간 경기 방어율만큼은 투수왕국 세이부를 제치고 1위였다. 그러나 낮 경기에선 13승 28패 4.47의 방어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니혼햄 파이터즈]

2002년 니혼햄은 화끈한 타력 대신 화끈한 불쇼를 보여주었다.
이바, 시바쿠사 등 햄의 구원 투수들은 8회 이후 21번이나 결승점을 뺏겼다.

기록상으로는 오릭스가 8회 이후 25번이나 결승점을 빼앗겼지만, 오릭스는 저조한 팀 득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니혼햄은 팀 타격이 중간수준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원실패를 기록해 내용상으론 리그 최악이었다 할 수 있다.

좌익수 데이빗 크로머는 팀에서 장타를 기대하고 중심타선에 배치했더니 찬스 때마다 헛방망이질을 했다.

.245 20홈런 54타점으로 홈런에 비해 타점 수가 적으며, 득점권 타율은 .189에 주자만루의 기회에선 11타수 무안타로 허무하게 물러났다.만루에서 10타석 이상 무안타는 크로머 단 한명 뿐이다.

[오릭스 블루웨이브]

누가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 했던가? 투수진이 3실점이내로 막으면서 진 경기가 22번이나 된다.

오릭스는 .235로 최저 팀 타율을 기록했으며 득점권타율은 .220, 그리고 타격4위에 오른 톱타자 다니를 제외하면 득점권타율이 .209로 떨어진다.

완봉패가 16경기, 1점 득점경기가 20경기, 2점 득점이 34경기로 2득점 이하의 경기가 140시합의 절반인 70경기나 된다.1시합 평균 득점은 3.13점으로 지명타자 도입 후 최소득점 기록이다.

방어율 1위투수 가네다 (4승 9패)의 승수도 방어율 타이틀홀더로선 최소 승수며, 최하위팀에서 방어율 1,2위 (가네다, 구대성)가 나오긴 처음이다.

왼손 투수 에드 야날 (6승 13패 방어율 10위)이 2002년 시즌 초 한 말이 정답이었다. '우리 팀에선 3점을 내주면 질 수 밖에 없다.'

문현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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