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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감소, 체구 작은 전문대엔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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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기우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에선 실용 학문 위주인 전문대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전문대 졸업자가 대우를 받아야 국가경제가 튼튼해진다”고 했다. 김성룡기자

이기우(64)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24일 “고교졸업자 수 감소는 모든 대학에 위기이지만 전문대로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앙일보가 연재한 ‘나는 전문대인이다’(11월 1일자 22면, 2일자 13면) 시리즈가 전문대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자극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를 서울 중림동 전문대교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2010년 9월 전국 141개 전문대 총장들의 협의체인 전문대교협 회장에 취임했고, 올 9월 연임(임기 2년)에 들어갔다.

 - 전문대에겐 기회라고 하는 이유는.

 “2015년이면 고교 졸업생 숫자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진다. 전문대와 4년제대학 모두 위기이다. 하지만 체구가 작을수록 변화에 잘 적응하듯 전문대도 산업 수요에 맞춰 빠르게 체질을 바꿀 수 있다. 취업률에서 4년제를 앞서는 건 이 덕분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선 실용 학문 위주의 전문대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

 - 하지만 전문대 숫자도 너무 많다.

 “대학별로 학과 통폐합을 하는 등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제대로 교육도 못 하면서 이른바 ‘학위 장사’만 하는 대학들도 일부 있다. 이들 대학 중 구조 개선을 거부하는 대학들은 스스로 문을 닫게 해야 한다. 전문대와 4년제대를 합하면 현재 340개 정도다. 이중 100개는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는 출구가 없다. 설립자에게 대학자산 중 일정 부분을 돌려주고 문을 닫게 허용해줘야 한다.”

 이 회장은 교육인적자원부(현재의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 30년 넘게 교육부 관료로 일하다 2006년부턴 인천재능대 총장을 맡고 있다.

 - 정부의 교육 정책을 평가하면.

 “나도 그랬지만 교육관료들이 전문대를 너무 모른다. 전체 대학생 340만 명 중 23%인 78만 명이 전문대생이다. 그런데 대학에 나와 있는 5급 이상 공무원은 4년제 대학 620명, 전문대 1명 이다. 예산도 전체 대학의 7.6%(4915억원) 밖에 안된다.”

 - 차기 정부에 바라는 것은.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다. 그간 전문대가 배출해온 550만 인력이 한국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왔다. 전문대 졸업자가 제대로 대우 받아야 국가경제가 튼튼해진다. 전문대에 대한 사회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늘려 주길 바란다. 2·3·4년제의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 전문대 석사과정 도입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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