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고 동창회 제명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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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고교 입시를 치르는 데 대해 논란이 심한 가운데 순천중.고 총동창회가 고교 평준화 운동을 주도한 동문 4명을 징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총동창회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회원 위모 (49.순천 H병원장) 씨를 제명하고, 金모 (49.전교조 순천지회장) 씨 등 3명을 경고처분했다.

동창회측은 학교 또는 동창회의 발전이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회칙에 따라 비밀투표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다수 동문이나 모교가 지역 명문고로 남기 위해 고교 평준화를 반대하고 있는데도 위씨 등이 앞장서 고교 평준화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씨 등은 "총동창회에서 동문을 제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무효" 라며 "소수 인사들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고 반발하고 있다.

순천고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위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시민단체와 학교 운영위원단 등으로 이뤄진 '고교입시 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연대' 의 상임대표를 맡아 고교 평준화 운동을 이끌었다.

위씨는 텔레비전 토론회 등을 통해 "명문고는 서열화가 아니라 역사와 전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며 "지역화합을 위해 고교 평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규생 (63.전 순천고 교장) 총동창회장은 "지역발전과 인재육성 차원에서도 평준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게 동창회 여론이다" 며 "수차례 소명기회를 줬음에도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징계했다" 고 밝혔다.

이번 징계 사태로 순천 고교 평준화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이 지난해 순천.목포.여수에서 고교 평준화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반 양론이 팽팽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순천 = 천창환 기자 <chunc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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