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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단일화, 주장 불변 갑갑” … 안 “저희 제안 거부해 지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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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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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토론에서 룰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협상팀이 재량이 없다면서 (처음 주장에) 변동이 없어 갑갑하다”고 했고, 안 후보는 “저희가 제안했는데 (문 후보 팀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앞으로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하는데 ‘맞짱토론’을 해 쑥스럽다. (안 후보가 오전의)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후보 간에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협상팀이 지지부진하니 내일이라도 만나보겠나.

 안=그렇게 하면 좋겠다. 국민들이 답답해한다. 같이 만나 좋은 방안을 도출하면 좋겠다.

 문=월요일부터 협상에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진전이 없다. 후보들 간에 만나 담판 노력도 해야 하지만 실무 협상팀도 진도를 내면 좋은데 제가 듣기로는 월요일 처음 공론조사와 여론조사를 하자고 해 저희가 동의했다. 그런데 (안 후보 쪽이) 공론조사 대상자 모집 방법,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처음 주장에서 전혀 달라지고 있지 않아 절충이 필요하다.

 안=네. 문 후보께서 아시겠지만 처음 월요일에 뵙고 나서 모든 걸 일임하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아마도 양쪽 멤버가 좋은 분이고 창의력 있는 분이라 잘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우리 팀에) 가이드라인을 줬다. 후보 단일화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실행가능하고 누가 박근혜 후보에게 이길 수 있을지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면 일임하겠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의견 접근이 안 됐다.

 문=서로 주장이 다르면 양보하면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안 후보 측은) 처음 주장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협상팀에) 물어보면 재량이 없다는 거다. 첫 주장을 되풀이한다. 협상이 서로 불만스러워도 국민들이 볼 때 ‘양보했구나, 위험부담도 반반씩 나눴구나, 양쪽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결과를 보여야 하는데, 재량이 없다면서 변동이 없어 갑갑하다. 우리도 노력하고 협상팀도 두 가지 트랙으로 노력하자.

 안=(우리가) 전혀 물러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저희가 제안하고 (문 후보 쪽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협상이 지연되는 걸로 안다.

 문=노력하길 부탁드린다. 새로운 정치바람을 일으켜 주셔서 민주당도 변화시키고 또 새로운 정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안 후보 공로다. 앞으로 함께 힘을 합치자. 안 후보께선 의원 정수를 줄이자, 중앙당을 폐지 혹은 대폭 축소하자, 국고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자고 주장한다. 워낙 정치가 국민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말씀하신 부분이 이해는 가는데, 우리 정치가 제대로 못했던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제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방향이지 정치가 잘못됐다고 정치를 아예 축소·위축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 후보가 요즘) 의원 정수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또 말하는 것 같아서 (처음과) 생각이 달라졌나.

 안=양쪽이 모여 새정치 공동선언 합의를 했다. 국회의원 정수를 조정하겠다고 양쪽이 동의한 걸로 안다. 정치가 권한을 더 많이 가진다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정치는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신뢰를 받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려면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을 바탕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정치의 힘은 권한이 아니라 신뢰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문=새정치 공동선언에선 의원수 ‘조정’이라고 했다. 저희는 비례대표를 늘려 권역별 비례대표를 하자는 것이었고 안 후보 측은 줄이자는 거였고. 이게 다 포용하는 것에서 조정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점은 잘못 보고 받은 거 아닌가.

 안=제가 그래서 새정치 공동선언을 가져왔다. 여기 문안을 보면 비례대표를 늘리고 지역구는 줄이고 전체 정원은 조정하자고 돼 있다. 맥락상 조정은 늘린다 혹은 줄인다인데 늘리자는 건 아니지 않나. 새정치 공동선언에서 국회의원을 늘리자고 하면 국민 동의를 받지 못할 거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운신의 폭이 있는 표현을 썼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은 새누리당도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유보적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안다. 많은 분이 단일화를 기다리고 있다. 28일밖에 대선이 남지 않았다. 단일화의 목적을 생각해봤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정치로 보답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를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바라고 새정치를 열망하는 더 많은 분이 모여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일화가 누가 야당의 수장으로 적합한지를 뽑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 후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대표선수를 뽑는 것이다.

 문=단일화의 목적이 박 후보를 이기고 그 다음에 정권교체를 해내고, 이를 통해 새정치를 해내는 거라고 우리가 생각한다면 과연 누가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판단하는 게 단일화 과정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누가 더 지지를 받느냐가 기준이라고 본다. 단일화 방안도 그런 후보를 국민으로부터 판단받는 데 역점이 주어져야 한다. 단일화 방식이 그 점에서 모아지지 않아 안타깝다.

 안=마지막 투표 순간에 박 후보와 단일후보가 있을 때 누구 (어떤 단일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느냐가 현장 상황을 잘 반영하는 거다.

류정화·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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