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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마무리 쇼, 천신만고 불 끄기

중앙일보

입력

오늘의 승부 처는 단연 9회였다. 5-4로 다저스가 박빙의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마무리’ 제프 쇼가 올라왔다.

쇼는 콜로라도와의 1차 전에서도 3-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는 등 최근 마무리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다.

이날도 쇼는 마운드에 오르자 마자 한편의 ‘버라이어트(variety)쇼를 보여줘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선두타자 알렉스 오초아를 맞아 스트레이트 볼 4개를 던졌고 다음 타자 래리 워커에게 투수 강습 내야 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초래 한 것.

다저스 진영엔 당연히 위기감으로 휩싸였고 다음 타자는 4번 타자 토드 헬튼. 전 타석에서 박찬호에게 솔로홈런 치는 등 타격 상승세인 헬튼을 맞아 쇼는 큰 심호흡을 했다.

파울에 파울..그리고 또 파울. 헬튼과 무려 15구째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쳤다. 손 끝을 떠난 15구째 공은 헬튼의 방망이를 헛스윙으로 만들며 삼진으로 만들었다. 천신만고 끝에 헬튼을 잡은 쇼는 이때부터 불 같은 투혼이 나타났다.

다음 타자 5번 시릴로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한 숨을 돌린 뒤 6번 유리베를 삼진으로 잡아 박찬호의 13승을 어렵게 지켜주는 짜릿한 쾌감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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