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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율 브리너' 홍현우 빛나네

중앙일보

입력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

남들 앞에 나서지도 못했다. "20억원짜리 선수가 뭐 저러냐" 는 차가운 시선이 두려워,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타율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워서. 그리고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해서.

그러나 길게만 느껴졌던 '고개 숙인' 여름은 지나갔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댄다. 그는 고개를 빳빳하게 치켜들기 시작했다.

'율 브리너' 홍현우(29.LG)가 팀의 중심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난 28, 29일 현대와의 잠실 2연전에서 볼넷 2개를 포함, 6타수 5안타.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팀이 워낙 크게 이겨 영양가있는 타점은 적었지만 찬스 때마다 병살타로 물러났던 시즌 초반과는 분명히 다른 힘이 느껴졌다.

홍현우가 살아나면서 덩달아 이병규.김재현.양준혁 등 왼손 타선도 살아났다.

이전까지 왼손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피한 뒤 홍현우를 만만하게 상대했던 상대 투수들이 홍현우가 살아나기 시작하자 왼손 타자들을 비켜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병규(0.393).김재현(0.300).양준혁(0.389.이상 최근 여섯경기 타율)은 모두 최근 여섯경기에서 3할 이상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대행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8월말이 되면 우리 팀은 살아날 것이고 다른 팀들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치고올라갈 것" 이라고 자주 말했다.

그리고 그 반격의 선봉장은 홍현우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만큼 홍현우에게 기대가 컸고 그는 공공연한 LG 공격의 열쇠였다.

홍현우가 살아나기 시작한 8월의 마지막 주에 LG는 김감독대행의 말 그대로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29일 현재 6위로 올라섰다. 4위 한화와도 고작 한게임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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