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역사 전병관 키운 정인영씨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역도계의 '작은거인' 전병관(全炳寬.32.역도연맹 상비군 코치)을 세계적 스타로 길러 낸 전북 순창여중 정인영 교사가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정교사는 지난 12일 선수를 가르치기 위해 역도팀 합숙소에 들렀다 뇌출혈로 쓰러져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 23일 끝내 숨졌다.

그가 전병관을 만난 것은 1979년. 체육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전북 진안 마령중에서 역도팀을 창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정교사는 유난히 작은 키에 땅땅한 몸매의 전병관에게 역도를 하라고 권유해 세계적인 스타로 키웠다. 팀 창단 4년만의 쾌거였다.

장례식에 참석한 전씨는 "선수들보다 더 부지런하고 성실한 분이셨다. 자식을 키우듯 선수 곁을 떠나지 않고 인정이 많아 늘 아버지처럼 생각했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교사는 96년 3월 순창여중으로 발령받은 뒤 무명 선수들을 모아 여자역도팀을 만들어 또 한번 기록을 세웠다. 창단 1년만에 출전한 제11회 전국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학생 신기록 6개를 세운 것이다. 이때부터 순창은 '역도의 고장' 으로 전국에 알려졌다.

고인은 지도자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85년에는 마령중에서 전주농고로 옮겨 롤러스케이팅 팀을 만들어 전국체전 5연패를 달성해 '전북 체육계의 신화' 를 만들었다.

그의 시신은 화장돼 전주시립 납골묘지에 27일 안장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