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섹시한 다섯남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서진은 MBC 주말 드라마 <그 여자네 집>에서 김현주의 상대역인 준희로 조용하게 주목을 받고 있다. 8월에 만나게 될 영화<아이 러브 유>에서도 김남주의 곁을 맴돌며 말없이 사랑을 지켜가는 박진성을 연기한다. 낮은 목소리에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그를 보고 사람들은 신인답지 않은 편안함을 느낀다.


당연한 일이다. 그는 신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99년 1월 <파도 위의 집>이라는 드라마로 TV에 데뷔했고 곧이어 <왕초>에서는 김두한의 보좌관으로, 연극 <셰익스피어식 사랑 method>로, 첫 영화 <공포택시>까지 착실하게 연기수업을 거쳤다.

<그 여자네 집> 대본을 보면 준희:… (웃음), 즉 말없음표가 대부분이다. 작가가 그의 보조개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지만, 말없는 가운데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는 여백의 연기는 편안하게는 보여도 그에게는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진다.

실제의 그는 준희나 진성보다는 밝고 활달하며 보다 코믹하다. 우울한 미소 대신 귀엽게 보조개가 패는 남자다. 사랑을 하더라도 죽도록, 목숨을 걸고 사랑할 남자다. 좋아하는 영화도 <노팅힐>이나 <미키 블루 아이즈> 같은 로맨틱 코미디, 기회가 주어진다면 <쥬라기 공원>이나 <미이라> 같은 어드벤처 무비에 도전해 보고 싶다.

책을 많이 읽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하지만 일요일 날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그가 손에 쥐고 있는 책은 동화처럼 해피 엔드로 끝나는 소설들이다. 발라드를 좋아할 것 같지만 최신 유행곡을 좋아해서, 하루 전에 노래방에서 실컷 유행가를 부르고 나면 목이 트인다고 한다.

뉴욕 NYU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순전히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리기 위한 작전이었을 뿐, 대학시절 내내 영화책을 읽고 매일 영화만 보며 살았다. 영화 연출을 꿈꾸며 미국에서 혼자 보냈던 시간들은 준희와 진성의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었다. 물론 그의 팔뚝에 대한 오해도 빠뜨릴 수 없다. 대학교 때부터 테니스, 암벽 등반, 헬스 등으로 다져진 그의 근육은 실베스터 스탤론 부럽지 않을 정도다.


첫눈에 봐도 이종수는 남자다. 굵지만 듣기 좋은 목소리, 꼬마 둘쯤 매달려도 끄떡도 없을 것 같은 팔뚝, 머리는 짧지만 빳빳하게 세워져 있다. 뭐든 시원시원하게 대답하고, 좋고 싫음도 분명하다. 식성도 좋다. 주변에서 “쟤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빵 주면 먹는다”고 소문 자자할 만큼, 별명도 ‘빵대장’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3년 만에 컴백한 작품 <신라의 달밤>에서 진정한 건달을 꿈꾸는, 말썽쟁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터프 가이’ 민주섭을 연기했다. 사실 민주섭보다 심하면 심했지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10대와 사춘기를 거쳤다.

“어렸을 때는 누구집 아들 반만 닮으라는 잔소리를 밥 먹듯이 듣고 자랐어요. 지금요? 어머니가 늘 그러세요. ‘우리 아들 최고’라구요”. 모범생으로 반듯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오늘의 이종수도 없었을 것이다.

95년 MBC 24기 공채로 정말 소리소문 없이 밑바닥부터 올라왔다. 영화배우 이성재가 그의 공채 동기다. MBC <짝>에서 채림 상대역, <세상 끝까지>의 최재석, <내일을 향해 쏴라>의 파슈, 시트콤 <아무도 못말려>의 게이츠 리, 영화 <체인지>의 박태수, 각종 쇼 프로그램의 MC로도 출연했다.

주로 깡패, 불량배, 과묵형 카리스마, 덜떨어진 2인자 등을 연기했던 그가 이번에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지극히 ‘정상적인’ 남자며 그것도 엘리트인 강삼두로 변신한다. 주말 드라마 <아버지와 아들>이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종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물다섯 젊은 나이답지 않게 초조해 하지 않는다. “최소한 10년 이상은 연기를 해야 그때서야 코끼리 뒷다리쯤 만지는 기분이 들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직 공부하는 학생이고… 결국 얼만큼 길게 남느냐는 연기력이겠죠”.

친구보다 값진 재산은 없다고 생각하는 의리파에 사랑도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그가 정말 해보고 싶은 연기는 정통 멜로에서 사람들 눈물 쏙 빼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박경림이 부러운 딱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녀에겐 못생긴 여자를 따뜻하게 챙겨주는 잘생긴 남자 조인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져보고 싶을 만큼 높은 콧대와 유난히 짙은 눈썹, TV에서와는 달리 카메라 앞에 서면 눈빛도 달라진다.

<학교 3>에서 말없지만 카리스마가 넘치는 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눈빛의 힘이었다. 모델로서도 흠잡을 데 없는 마스크와 몸을 가졌지만 진작부터 꿈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1년 동안 일주일에 4일씩은 꼬박 <학교> 촬영에 매달렸었다. 첫회와 마지막회를 번갈아 보면서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저 놈, 참 많이 자연스러워졌구나”.

조인성은 뜻밖에도 참 성실하고 정직한 남자다.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인가요. 잘 지키려고 항상 노력해요. 연기에서가 아니라 정말 못생긴 여자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줄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여자라면요. 그러면서 씨익 웃는다.

이상형은 맥주 광고에 나오는, 남자친구가 술값을 내지 못하도록 쓰러진 척하는, 센스 있지만 밉지는 않은 그런 여자라고 한다. 제일 싫어하는 말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유난히 낯을 가려서 그와 친해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친해진 (몇 안 되는) 사람과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눈다. 대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말없이 쳐다보는 걸 즐긴다. 상대의 눈빛과 음색과 손동작 같은 것들을 유심히 보았다가 포인트를 찾아서 연기할 때 활용한다고 한다.

워낙 쏘다니는 걸 싫어해서 용돈도 거의 안 쓰고, 이승환, 유희열, 전람회 등의 발라드 음악을 즐겨 듣고, 얼마 전에는 영화 <선물>을 보고 울었다. 남자에게 눈물이 있다는 거, 감수성이 있다는 뜻이고, 연기에는 오히려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유일한 취미라면 스스로 돈을 모아 산 EF 쏘나타에 친구들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 그런 그가 영화 <공중화장실>에서 양아치로 변신한다고 한다. 10월에 만날 그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두 달 전 코스모폴리탄 화보 촬영 때 기자와 모델로 처음 만났던 동원이는 한국의 ‘기무라 타쿠야’ 같았다. 어깨에 닿는 머리는 바람이 불 때마다 보기 좋게 곱슬거리고, 웃을 때는 아이 같지만 인상을 쓰면 다소 우울해 보이고, 입을 열면 뜻밖에도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와 함께 웃었던 기억이 난다.

두 달 뒤. 보기 좋게 그을려서 건강해진 얼굴에 아이 같던 미소 대신 서늘한 어른의 웃음이 번지고 있다. 그 사이 제이의 뮤직비디오를 찍었고, 커피 광고의 “너 찍었어”로 사람들이 기억하는 남자가 되었다.

매니저 말에 의하면 그는 사람을 세 번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 한다. 우선 그냥 보면 소년 같은데 옷을 입히면 장성한 총각 같다. 맞는 말이다. 그의 ‘옷발’은 이미 패션계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같은 키의 다른 모델보다 다리는 2인치나 길다.

게다가 옷을 벗으면 또 한 번 놀란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근육질로 다져진 몸매는 옷을 입고 있으면 감쪽같이 감추어져 아무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에 뛰어난 자질을 보여 고등학교 때는 학교 대표 축구선수로도 뛰었지만, 부모님의 회유로 포기해야 했다. 장딴지가 남다른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반대는 더 심했다.

그리고... 그토록 도시적인 얼굴을 가졌으면서도 어울리지 않게 마음이 여리고 보수적이다. 친구 좋아하고 남 가슴 아프게 못하고 욕심 없는 착한 마음은 눈망울에 그대로 드러난다. 게다가 이상형은 ‘현모양처’라고 한다. 현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학부 2학년생. 아마 올 가을쯤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맥주 광고에서 서배준은 진흙탕을 뒹굴며 “나는 좀더 실패해야겠다”고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덤벼라 세상아!” 하고 고함을 지른다. 이 CF를 찍으면서 이틀 동안 맥주를 19병이나 들이켜야 했다(실제 주량은 소주 2병 정도). 거의 막바지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신을 찍을 때는 세상이 흔들릴 정도였지만, 몸이 자유로워져서 연기하기는 오히려 좋았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를 CF 속에서가 아니라 진짜로 만나는 순간이었다. 털털하고 개성 강한 남자 대신, 첫인상이 유난히 말끔한 ‘청년’이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연세대학교 사회계열학부 재학 중, 심리학에 관심이 많고 <상실의 시대>를 조용히 탐독하는 타입이다.

피아노가 들어간 협주곡을 즐겨 듣고, 좋아하는 라디오 채널도 FM 93.1MHz. 스스로를 진지하면서도 활발한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어렸을 때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그런 아이였다.

재능을 과신하기보다는 23%쯤 모자란 사람으로 시작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나머지를 채우면서 살아가고 싶다. 사랑 또한 그렇게 하고 싶다. 스키, 스노보드, 수상 스키 등 스릴 있는 레포츠를 즐기고, 우울하거나 화날 때는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를 질러댄다.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보니 그의 머리카락은 숱이 많고 참 뻣뻣했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눈도 만만치 않다. 얼핏 보면 똑똑한 모범생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뒤에 감추어진 지적인 카리스마를 감독은 첫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의 꿈?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것. 그의 이상형? 지적이면서 똑똑하고 자신의 일에 열심인, 꿈꾸는 현대 여성.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가 편안한 니트나 셔츠가 아니라 섹시한 티셔츠와 블루진을 좋아한다는 걸. 그리고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가 타던 그 오토바이처럼 생긴 ‘두카티’를 즐겨 탄다는 사실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