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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병원 경쟁력 국제포럼 지상 강좌⑤"일본 가메다병원, '호텔식 룸서비스'로 우뚝 서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의료관광에 있어서 한국은 일본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 일본은 의료 수준은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입원 기간이 긴 문제점 등이 있다.”

일본 가메다 병원의 존 워커 박사는 지난 9월 27일 ‘2012 병원 국제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중앙일보 헬스미디어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지방병원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일본 가메다병원, 싱가포르 쿠텐팟병원, 대전 선병원등 국내외 성공한 지방병원의 사례와 지방병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발표된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다섯 번째는 일본 가메다병원의 존 워커의 '좋은 병원 vs 나쁜 병원 : 태평양을 품은 병원'에 대한 내용이다.

높은 수준의 의료시설 찾는 '의료 여행자' 점점 늘어
워커 박사는 “내년에만 20만 명의 외국인 환자가 병원 방문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의료 관광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그는 의료관광객(medical tourist)과 의료여행자(medical traveler)를 구분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관광객은 여행의 주된 목적이 건강 검진은 아니다. 반면 의료 여행자는 건강 검진을 위해 여행 온 사람이다. 워커 박사는 의료 관광객을 많이 유치한 병원으로 태국의 범릉란 병원과 인도의 아폴로 병원 등을 예로 들었다. 이들 병원은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그 결과 범릉란 병원은 2011년 40만 명의 해외 의료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들 두 병원에서 유치하는 의료 관광객의 다수는 미국인이다. 미국의 건강관리비가 매년 8%씩 늘고 있는 등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자국 이외의 다른 나라 의료 시설을 찾는 주된 이유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훈련 받은 전문의,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자국 의료진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를 찾아, 또 동일한 의료 수준일 경우에는 적은 비용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데 있다.

높은 의료비ㆍ장기입원 시스템 등은 일본의 의료관광 발전 저해워커 박사는 의료 관광을 촉진하는 요인은 크게 4가지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호텔, 둘째는 여행사, 셋 째는 의료관광단체, 넷째는 외국환자를 위한 병원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의료관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여행사의 역할이 미미한 것도 지적됐다. 그는 의료 관광을 유치하는 좋은 의료관광단체로 미국의 Global Choice Healthcare나 Bridge Health International 을 언급했다. 이들 단체는 환자를 대신해 해외에서 좋은 치료를 받을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한다. 통상 의료관광을 온 환자들은 호텔 같은 숙박시설부터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개인 숙소, 인터넷 접속, CNN방송 시청, 익숙한 음식 등을 제공받고 싶어 한다.
워커 박사는 의료 관광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의료 관광에 대해 신중하고 천천히 접근하는 편이라는 것. 수동적인 편인데다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의료 관광에 대한 저항도 있다.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면 일본인 환자들의 진료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본이 의료관광을 수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로 비싼 의료비도 꼽혔다. 일본의 의료비는 미국보다는 적지만 태국, 인도, 싱가포르, 한국 등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본의 평균 병원 재원 일수는 한국에 비해 2~3배 길다. 다른 나라에서 당일수술이 흔한 반면, 일본은 그렇지 않다. 환자가족이 동반되면 비용은 입원 여부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

일본에서 수술을 받게 되면 99%는 적어도 하루 이상 원해야 한다. 미국에서 수술 받는 환자 대부분이 당일 퇴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워커 박사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일본 가메다 병원의 평균 입원 일은 8.2일이고 주로 노인환자라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환자들의 평균 재원 일이 일본은 14일, 한국은 4~5일이다. 의료의 질 또한 국제보험가입자에게는 아주 큰 관심사이다.

국제의료평가회에 따르면 세계 9,000개 병원 중 일본은 상위 30%이내에 든다. 의료의 질도 높고 환자관리 수준 또한 뛰어난 셈이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언어 소통도 중요한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는 역시 영어다. 홍콩 싱가포르 인도 태국 그리고 한국은 영어를 사용하며 일부 의학적 기록은 영어로 되어있다. 영어 회화 서비스가 가능한 도우미를 의료관광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그렇지 않다. 한국만 해도 24시간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며 택시도 통역안내제도가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많은 의료관광지에선 두 개의 언어 혹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며 외국인 의사, 간호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의료 자격증이 상호 허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다른 나라의 면허를 금하며 일본 병원에 고용된 외국 관리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 역시 의료 관광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불과 20~25년 전하고만 비교해도 의료기술과 환자치료 수준은 상당히 발전됐다.

"병원이야, 호텔이야?" 가메다병원의 강점은 '호텔식 서비스'일본의 의료적 측면에서의 강점을 꼽으라면 가메다 병원의 예로 들 수 있다. 대부분 1인실로 이루어진 이 병원은 호텔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샤워하고 TV보고 식사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이 보장돼 있는 것이다. 일본 병원의 의료 질도 높아서 평판이 좋은데다 다른 의료관광국에 비해 안전한 것도 강점이다. 일본은 의사 숫자가 적다. 특히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의 의사 수가 매우 적은데 이는 일본의 출생률 1.21%로 낮기 때문이다.

의료관광객은 최신 기술을 원하며 약제비도 적게 들기를 바란다. 하지만 일본의 진료비는 고도의 기술로 인해 비싼 편이다. 일본에 온 관광객들은 찬사를 많이 한다. 일본에는 훗카이도의 스키처럼 유혹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또 물과 음식도 다른 나라에 비해 깨끗하다.

고도의 기술을 가진 국가인데다 국민의 교육수준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실제 일본인의 99%는 교육을 잘 받았고 신문기사 읽을 줄 알며 의사의 말을 잘 알아듣고 따른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나쁜 점은 지진, 쓰나미, 태풍, 핵 문제 등 자연재해 문제가 발생한 국가이다 보니 오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분야건 경쟁시장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미디어의 사용을 적극 활용하는 등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사 : 일본 가메다병원 부원장 존 워커(John C. Wocher)-메릴랜드 대학 졸업
-베일러 대학 병원 관리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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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준 기자 hjun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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