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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84㎡형 배정 때 추가분담금 없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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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 상가. 20여 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모여 있는 이곳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인근 주공1단지의 재건축 계획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끊겼던 매수자들의 발길이 늘었다. 이날 중개업소를 찾은 윤신옥(42·여·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관망세를 유지하다 재건축 본격화로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매입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저층 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단지 규모가 가장 큰 주공1단지가 서울시의 ‘소형주택(전용 60㎡ 이하) 비율 30%’를 받아들여 재건축계획을 확정하면서 재건축을 추진해오던 5층짜리 저층 단지들의 사업이 돛을 달게 됐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본격화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비계획이 결정된 개포시영, 주공1~4단지 등 5개 단지 1만1250가구는 최고 35층의 1만5000여 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들이 최대 전용 168㎡로 커진다. 1000가구 가까이 장기전세주택(시프트)도 들어선다.

 이들 5개 단지는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길을 터놓은 상태여서 앞으로 사업 진척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 주공1단지는 이미 조합 설립까지 마친 상태이고 다른 단지들은 추진위 승인을 받았다. 사업 승인 등 남은 절차를 거쳐 2014년부터 착공과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계획의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주민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새 아파트를 배정받는 데 필요한 추가분담금에 쏠린다. 소형주택이 늘어나는 바람에 추가분담금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형주택 비율 증가로 일반분양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포시영 전용 41㎡형의 경우 전용 84㎡형을 배정받는 데 필요한 추가분담금이 소형비율 확대 전보다 2500만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1단지 조합의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전용 43㎡형에 사는 주민은 새 아파트 전용 84㎡형에 추가분담금 없이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이 주택형의 시세는 7억원 정도다. 7억원을 들여 10억원짜리 전용 84㎡형의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3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개포동 동명공인 이형관 사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재건축 시세가 많이 떨어진 바람에 재건축 투자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에 유의할 점이 적지 않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앞으로 어떤 변수가 생겨 사업이 또 지연되거나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 투자성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지별로 새로 짓는 주택형의 크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개포 재건축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원하는 주택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큰 주택형에 들어가려면 대지 지분이 많은 집에 투자해야 한다.

 입지여건이 좋아 일반분양 경쟁은 치열할 것 같다. 일반분양 물량은 2100여 가구이고 현재 시세 기준으로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주민들이 큰 주택형을 많이 선택하면 일반분양분으로 큰 주택형을 분양받기가 어려워진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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