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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한두 달 새 태풍 세 번 4대 강 안 했으면 물난리 날 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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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4대 강 사업은 국민 삶의 질과 관련된 거다. 수자원 관리 차원을 넘어 의료·건강·스포츠·레저·문화·지역경제 등을 종합 관리하는 것으로 세계 처음이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대한민국의 강 문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다.

31년 만에 태국을 공식 방문한 이 대통령과 잉락 총리가 10일 정상회담에서 주고받은 대화다. 두 정상 간에 4대 강 사업이 화제에 오른 건 태국이 올해 확정한 12조4000억원 규모의 물 관리 사업 때문이다. 차오프라야강 등 주요 하천 25개 유역에 대해 방수로·댐·저수지 등을 건설하고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종합 관리 계획이다. 지난해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본 뒤 마련했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 등 8개 기업컨소시엄이 사전 자격심사를 통과했고 내년 1월 이 중 3개가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는 후발주자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수주 지원 활동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수자원 관리 분야의 경험과 기술력을 호혜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잉락 총리도 “대한민국이 수자원 관리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차오프라야강의 방콕 남쪽 15㎞ 지점에 설치된 끌롱랏포(Klong Lat Pho) 운하를 방문했다.

동행한 플라프라솝 태국 부총리가 “최근 방콕이 침수된 게 20만 년 전이고 2만 년 후 침수가 또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4, 5년 후 침수된다고 해도 전혀 놀라운 상황이 아니다. 물에 가장 정통한 대한민국과 이 대통령의 조언을 구한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기후는 예측 불허”라며 “한국도 한두 달 새 (태풍이) 세 번이나 왔기 때문에 4대 강을 안 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물난리가 났을 것이다. 준비를 안 했으면 큰 재난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같은 재난을 받았으면 이 자리에 있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플라프라솝 부총리에게 “기업가에게 단순히 입찰 부칠 게 아니라 같이 협의해서 안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간 경제적 연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키로 하고 1년 내에 예비적 협의와 공동 연구를 마치고 ▶태국 내 한국계 은행 설립이 양국 간 투자와 교역을 보다 용이하게 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관련 부처 간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태국의 고속철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이후 두 정상은 공식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 태국 어린이 10여 명이 나와 ‘강남스타일’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 오찬장에서 웃음보가 터졌다고 한다.

고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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