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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보고싶은 얼굴' 이대근

중앙일보

입력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 자식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는 드라마를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20일부터 방송되는 MBC 새 아침드라마「보고 싶은 얼굴」(극본 박찬홍. 연출 이형선, 매주 월~토요일 오전 8시25분)에서 부동산 졸부 이태봉 사장 역을 맡은 이대근 씨가 16일 MBC경영센터에서 열린 드라마 시사회에 참석했다.

「보고싶은 얼굴」은 딸과 남편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살던 한 여인이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태에서 실종되고 새 남편을 만나 결혼한 뒤 기억을 되찾는이야기다.

이 씨는 96년 MBC 주말연속극「동기간」에 이어 97년 SBS 시트콤「아빠는 시장님」을 끝으로 TV출연을 중단했다 4년만에 스크린 앞에 서지만 걸걸하면서도 뚝심있는 목소리와 시종 여유있는 모습은 옛날 그대로다.

극중에서는 며느리가 실종된 집안의 어른이지만 고뇌하고 슬퍼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나름대로 인생을 즐겁게 살려는 노인이다. 시청자들에게 '저런 노인이면참 사는게 즐겁겠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활기찬 연기를 보이겠단다.

그의 이런 연기는 '기억상실증'과 '실종'이라는 어두운 소재로 시종 가라앉을수 있는 극적분위기를 반전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요즘 드라마들이 한결같이 가족간의 정이나 부모에 대한 효도, 이웃에 대한 인정 등 소중한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며 '안방극장의 타락상'을 꾸짖는다.

"드라마속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저 소모품이거나 얹혀사는 식구에 불과한데이건 아니지요. 80살 먹은 부모가 60살 된 자식에게 교훈을 줄 수 있어야 가족이지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서지현(이응경)의 새 시어머니가 되는 김소원씨 역시재벌가 여주인이면서 손녀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충고하는 현대적 노인상을보여준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종교가 병든 죄의식를 치료해줄 수 있듯이 영화나 드라마는 무릇 현대인들의 정신적 병을 치유해 주는 예술이어야 한다"는 말로 37년 연기인생의 지론을 편다.

그는 연예계에서 자식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부인과 세딸은 지난 82년 미국으로 건너간후 그 곳에 살고 있다. 세 딸 가운데 첫째와 둘째가미국 식품의약청(FDA)에 근무하고 있고 셋째는 대학에 다니고 있다. 자녀 교육의 비결을 물으니 "애들 어릴때 엄마가 아주 엄격하게 공부를 시켰다"고만 말한다.

그는 요즘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 검술에 대한 애착을 갖고 한국검도연맹 고문으로 활동중이며 우리 것을 소재로 하는 영화 제작에 대한 꿈도 있다.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하자 "모두가 보고 싶은 얼굴이고 사람들 모두가 서로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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