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타의 '황태자'가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2면

클래식 기타의 왕가(王家)로 불리는 '로스 로메로스'(로메로 패밀리)의 둘째 아들 페페 로메로(58.사진)가 오는 2월 9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지난 2000년 로메로 4중주단을 이끌고 같은 무대에 섰지만 독주회로는 1993년,95년에 이어 세번째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레퍼토리는 3년전 타계한 호아킨 로드리고의'춤의 초대'를 비롯,페르난도 소르의 '기타 독주를 위한 환상곡', 빌라 로보스의 '전주곡 제1번, 제3번, 제4번', 마누엘 데 파야의 '드뷔시에 대한 오마주(헌정)', 페데리코 토로바의 '카스텔라나 모음곡'등.

대부분 작곡가들이 특별히 페페를 위해 작곡,헌정한 독주곡들이다. 96년 작고한 아버지 셀레도니오 로메로가 작곡한 '스페인 춤곡 제1번''쿠바 환상곡'도 연주한다.

베토벤이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극찬했던 클래식 기타는 손가락으로 퉁겨내는 건조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이 매력. 다른 악기의 도움 없이도 선율과 화음.리듬을 한꺼번에 구사할 수 있다. 때로는 타악기 못지 않은 불꽃 튀기는 리듬을 구사하면서 어느덧 화려한 의상의 플라멩코 무희(舞姬)로 변신한다.

로메로 패밀리는 셀레도니오 로메로가 50세 되던 해 셀린(62).페페.앙헬(55) 등 아들 3형제와 결성한 기타 4중주단. 셀레도니오가 세상을 떠난 후 맏형 셀린도 독주에 전념하면서 셀리노(셀린의 아들).리토(앙헬의 아들)가 새 멤버로 가담해 활동 중이다. 3형제 모두 독주자로 활동 중이지만 가장 바쁜 사람은 역시 페페다.

그는 크리스탈과 같은 맑은 음색,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파워와 노래하는 듯한 서정성을 겸비한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흐 등 고전에서부터 플라멩코에 이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필립스 레이블로 50여장의 음반을 발표했으며 로드리고는 그에게'축제 협주곡'을 헌정했다. 네빌 마리너 지휘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스와 녹음한 로드리고의'아랑후에스 협주곡'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명반으로 손꼽힌다. 02-2273-4455.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