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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BS "개그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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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KBS의 인기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호(號)가 흔들리고 있다. 3~4개 코너를 맡고 있는 9명의 출연 개그맨들이 '개그 콘서트(속칭 개콘)'를 영원히 떠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대상자는 심현섭(사진(左)).강성범(사진(右)).이병진.김준호.김대희.김미진 등으로 모두 같은 연예기획사 소속이다.

'사바나 추장'심현섭은 지난 6일 KBS 별관 녹화장에서 "'개그 콘서트' 창립 멤버로서 그동안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쳤다"며 "당분간 SBS '러브 투나잇'에만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진 역시 "지난해 12월 초 제작진에게 쉬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며 "지금의 이병진을 있게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 없지만, 나 자신과 '개그 콘서트' 모두의 발전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소속사인 S사는 7일 "개그 프로그램에서 당분간 벗어나고 싶다는 이들의 뜻이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른 방송사 출연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입장을 들은 KBS는 지난 6일 밤과 7일 연속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으나 묘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강영원 책임 프로듀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개그 콘서트'는 좌초하지 않는다"며 "떠날 의사를 밝힌 9명을 선별적으로 접촉해 최대한 잔류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연예대상'시상식에서 이들이 상을 받지 못하자 불만을 표출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예인들이 특정 프로그램에 언제까지 남아 있으리란 법은 없지만 이런 일방적인 집단 행동은 상식 이하"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사이버상에 갖가지 의견들을 쏟아놓고 있다.

"예고 없이 갑자기 출연하지 않겠다는 건 시청자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에서부터 "탄생부터 함께 해 온 팬들을 생각해 남아 달라"는 호소까지 다양하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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