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포커스 (6) 컴백 선수들에 대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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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를 달구는 최고의 화두가 여러가지 있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온 선수들의 내년 시즌 성적이다.

2001년 이종범(기아), 2002년 정민철(한화),이상훈(LG)이 국내로 복귀한데 이어 지난 시즌 말기에 조진호(SK)와 정민태(현대)가 복귀하면서 조진호를 제외한 국내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따라서 각 구단별로 이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고 그만큼 핵심적인 선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종범 - 2001시즌 후반기 복귀 이후 지난 시즌까지 기아의 리더로써 많은 공헌을 하였다. 지난 시즌 부상에 따른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였지만, 연봉 계약을 빠른 시간내에 마무리 지으면서 부담없이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내년 시즌 이종범은 국내 복귀 이후 처음으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앞뒤로 그를 받치고 있는 정성훈과 김종국의 선전여부에 따라 막강 톱타자로써의 능력을 보여줄 시즌이 될 것이다.

이상훈 - 지난 시즌 중반부터 복귀하면서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활약을 했지만, 후반기 이후 체력의 급격한 저하와 번번히 허용하는 장타로 인해 이미지 실추를 겪어야 했다. 더구나 올 시즌 연봉협상을 비롯해 팀 분위기의 침체로 내년 시즌 성적 향상 여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의 벌떼 마운드를 운용하던 김성근 감독의 퇴임으로 이상훈에게 어떤 마운드 운용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일본 진출 이전의 막강 구원투수로써의 위용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민철 - 올 시즌 한화의 몰락의 중심에 정민철이 있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기전 정민철은 확실한 15승투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복귀후 송곳같은 제구력 부족과 볼끝이 무뎌진 모습으로 난타를 당하면서 팀의 기대를 저버린 한 시즌이었다.

정민철이 연봉계약에서 백의종군의 자세를 보이며 담금질에 여념이 없어 2003시즌 정민철의 부활은 시간 문제로 풀이된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이 있다면 팀의 확실한 구원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선발투수들의 성적 여하에 따라 정민철은 전천후로 자신의 주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호 - 유일하게 국내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로 나갔던 선수. 현재 기량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음에도 최근 몇 년간 성적은 우려가 되는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상과 체력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중인 조진호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된다면 팀 마운드의 숨통을 틔워주는 소금과 같은 존재로 부각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이 중심인 마운드에서 빅리그에서 배운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어 성적이라는 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외적인면에서 많은 공헌이 예상된다.

정민태 - 현재 팬들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가장 우려가 되는 선수로 볼 수 있다. 일단 일본 진출 이전 20승의 경험을 안고 있고, 일본 프로야구 시절 큰 부상 없이 보냈다는 점에서 현대유니콘스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시절 받았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얼마나 벗어날지가 의문시된다.

또한 배터리의 변화도 정민태에게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고, 김수경,임선동등 팀의 다른 선발진의 성적 여부에 따라 정민태의 성공적인 복귀가 결정될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 선진 야구 경험을 국내야구에서 얼마나 토해낼지 관심이 가는 2003시즌이 될 것이고, 이들 5명의 스토브리그는 유난히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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