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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해외 학위 과정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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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오늘은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다. 67만여 명의 수험생들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13~4년간 노력해 온 모든 것을 평가받는 하루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는 건 아니다. 수험생들이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수능만이 테이블 위에 놓인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새로운 도전의 기회는 많다. 해외 유학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수능 점수나 내신 성적의 영향을 받지 않고, SAT(미국 수학능력시험)나 ACT(미국 대학입학학력고사) 점수 없이 해외 대학에 진학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시야를 넓혀 새로운 길을 찾은 세 사람을 소개한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장진영·김경록 기자

조혜인(19)·김홍석(24)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룬다. 한 달여가 지나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기대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동국대 전산원의 1+3 해외학위과정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1년 동안 토플 점수를 취득하고 해외대학 교양수업을 수강하며 미국유학 준비를 한 뒤, 3년은 미국 발도스타 주립대(Valdosta State University)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는 유학 프로그램이었다. 초반에는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섰고, iBT(internet-Based TOEFL)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좌절감도 맛봤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김씨는 우수장학생으로 뽑혔고, 조씨는 4.5점 만점으로 국내과정을 수료해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았다. 그들은 “1+3 해외학위과정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며 “미국의 우수한 학생들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쌍방향 소통 수업으로 논리력 길러

발도스타 주립대의 교양수업은 모두 30학점이다. 1+3 해외학위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1·2학기에 걸쳐 수업을 듣는다. 조씨는 두 학기 동안 수강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다. 4.5점 만점이었다. 그는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100% 출석률’을 꼽았다. 모든 수업에 참여한 것은 물론 단 한 번 졸은 적도 없단다.

 하지만 조씨가 원래부터 성실한 학생이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업 시간에 잠도 자주 자고, 교사가 설명할 때 딴 짓을 한 적도 많다. 하지만 1+3 해외학위과정에 도전한 뒤 그는 변했다. “고3 여름방학 때 해외유학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알게 된 프로그램이었어요. SAT 준비 없이도 유학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수능시험을 치르기 전에 마음을 굳혔죠. 제 의지로 시작한 이상 성실하게, 제대로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수능 준비를 할 때보다 더 열심히 중간·기말고사에 대비했다. 보통 시험 치르기 열흘 전부터 복습에 들어갔다. 2월에 필요한 토플 점수를 취득한 상태라 교양수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전공을 고려 중인 생물학은 영어와 한국어로 용어를 정리해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읽었다. 대량멸종, 플라스미드 등 정리한 내용만 80페이지가 넘었다.

 외국인 교수와의 소통도 유학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교수들은 학업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미국 생활 중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식까지 알려줬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저렴하게 사는 방법, 다른 인종을 만났을 때의 행동양식, 수업을 효율적으로 듣는 노하우 등이었다. ‘아카데믹 잉글리시’와 ‘디베이트’는 미국 수업 방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시간을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발표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기술을 익혔다. “이제는 미국인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의견을 제대로 말할 수 있어요. 이런 수업은 미국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화학공부에 매진할 생각이다. 먼저 유학을 간 선배의 권유였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화학2가 미국에서는 대학교 과정이라 더군요. EBS강의를 들으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선배들과의 교류도 이 과정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유학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라던데 저에겐 든든한 선배와 동기들이 있잖아요. 무서울 게 없습니다.”

동기들과 공부하며 부족한 점 보충

김씨는 인스테이튜이션(In State Tuition) 장학금을 받게 됐다. 조지아 주(州) 내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과 같은 금액의 등록금만 내면 된다. 연간 1만2000달러의 장학금 혜택이다. 그는 “주위에서 도와준 덕분에 장학생에 뽑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모여 공부하는 4~5명의 동기들에겐 모두 강점이 있었다. 수학·과학 분야에 자신 있었지만, 영어와 인문학 분야 지식이 부족했던 그에게 동기들은 선생님 이상이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어요. 윈-윈하는 기회가 됐던 셈이죠.”

 사실 그는 늦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07년 경기대 토목학과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친 뒤 군대에 입대했고, 2010년 1월에 제대해 2학년까지 마쳤다. 그는 토목 관련 전공서적을 읽을 때마다 의아한 점이 있었다. 외국교과서를 번역한 탓에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이 많았다. 원서를 읽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다. 공학자가 되려면 영어실력을 갖추는 건 필수였기 때문.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휴학을 했다. 1+3 해외학위과정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이때다. “동국대 전산원의 1+3해외학위과정은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고, 조지아공과대학과 연계돼 있었어요. 공학을 전공하려는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하지만 그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바로 토플이었다. 발도스타대 2학년에 진학하기 위해선 iBT 69점을 넘어야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과였던 그는 체계적으로 영어를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 처음 치른 iBT 점수는 38점. 충격적이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심정으로 토플 준비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날로 마음이 맞는 동기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이 끝나면 매일 도서관에 모여 공부를 했다. 시험 일주일 전에는 학교 컴퓨터실에 모여 실제시험을 치르는 것과 똑같은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풀기도 했다. 3개월이 지나자 그의 점수는 72점으로 껑충 뛰었다.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아니지만, 듣기·말하기·쓰기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영어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죠.” 토목기술사가 되는 게 꿈인 그는 발도스타대에서 공학 전과정(Pre-Engineering)을 배운 뒤, 조지아공과대학에서 토목공학(Civil Engineering)을 전공할 계획이다.

1+3해외학위과정 입학설명회

동국대학교 전산원이 1+3 해외학위과정 입학설명회를 엽니다. 이 과정은 한국에서 1년 동안 토플 점수를 취득하고 해외대학 교양수업을 수강하며 미국유학 준비를 한 뒤, 미국 발도스타 주립대나 네브라스카 주립대에 진학해 3년 동안 학업을 이어가는 유학 프로그램입니다. 학생·학부모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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