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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만든 린 타로 한국 '상륙'

중앙일보

입력

지금도 애니메이션 팬들은 엄마 찾는 철이와 금발머리 메텔을 기억한다.

'은하철도 999' 의 극장용 장편을 만든 일본 감독 린 타로(60) 가 내한해 10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다.

린 타로는 지난달 한국을 찾았던 '이웃집 토토로' 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라이벌로 꼽힐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은하철도 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 'X' '카무이의 검' 등으로 1970~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역이다.

그는 11일부터 9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에 개막작으로 출품되는 '메트로폴리스' 의 홍보를 위해 방한했다.

짧고 단정하게 깎은 머리와 검은 양복. 올해 환갑을 맞았다지만 믿기가 힘들다. '은하철도 999' 의 내용을 패러디한 인터넷 유머를 보여주자 "정말 재미있다" 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동갑내기인 미야자키 감독과 달리 달변이었다. 성실한 답변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최근 한.일 관계를 의식한 듯 "정치는 잘 모르지만 애니메이션은 국가를 초월한 연대감을 갖게 한다" 며 "만드는 사람은 좀더 노력하고 보는 사람은 따뜻한 시선으로 봐줬으면 한다" 고 말했다.

'메트로폴리스' 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쓰카 오사무의 원작을 바탕으로 '아키라' 의 오토모 가쓰히로가 각본을, 린 타로가 감독을 맡아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끈 SF물이다. 거대 도시 메트로폴리스의 네트워크를 장악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초인의 음모와 이를 분쇄하는 사람들의 모험극이다. 그는 "나의 '시작' 이자 스승인 오사무에게 바치는 영화" 라며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 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관객도 많을 것" 이라고 소개했다.

러닝타임 1백7분 중 컴퓨터 그래픽이 80여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쌓인 노하우가 큰 재산이며 앞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디지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이라고 말했다. 원화 15만장을 5년에 걸쳐 완성한 '메트로폴리스' 는 11일 오후 6시와 12, 14, 16, 17일 다섯 차례에 걸쳐 광화문 씨네큐브와 정동A&C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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