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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탈북 고아 "그곳은 지옥…잡히면 죽겠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JTBC 화면 캡처]

[앵커]

네. 이제는 9살 아이까지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위험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JTBC가 라오스에서 이들을 만나 3박 4일 동안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번에 잡히면 콱 죽어버리자..지긋지긋하고 싫었습니다. 지옥에 사는 것 같고"

"엄마 돌아가시니까 동생 데리고 살길이 캄캄했습니다. (동생은) 나처럼 힘들게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세 명의 아이들이 50대 남성과 함께 라오스의 태국 공관으로 뛰어든다.

제지하는 보안요원을 간신히 따돌리고, 탈북 고아를 데리고 온 송부근 목사는 조바심에 쉴 새없이 뒤를 돌아본다.

비자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광객들 사이를 헤집고 필사적으로 나아가는 이들.

[관광객 : 무슨 일인가요?]

극도로 초조해지는 아이들, 9살 광철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사진=JTBC 화면 캡처]

18살 혜숙이와 동생 광철이, 그리고 15살 광옥이는 지난달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넜다.

급류에 휩쓸리거나 굶어 죽을 뻔한 위기도 여러 번 넘겼다.

고아인 이들이 탈북을 감행할 수 있던 데는 송 목사의 도움이 컸다.

송 목사는 후원금을 모아 이들이 중국을 통해 라오스로 넘어올 수 있도록 주선해 줬다.

야밤을 틈타 인적이 드문 공사장에서 처음 대면한 이들.

송 목사의 목소리에 안도와 함께 안쓰러움이 묻어났다.

[송부근/목사 : 이리 와 이쪽으로…아이고 만났구나. 힘 안들었어?]

어른 없이 아이들끼리 탈북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차라리 죽어버리겠다'

순진한 아이들을 생사의 외줄타기로 내몬 절박함.

북한 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앵커]

아이들 스스로 국경을 넘기 참 힘들텐데, 이렇게 목숨까지 걸고 탈북을 감행하는 이유. 결국 식량난 때문이지 않을까요?

[김정원 : 그렇습니다. 1980년대 까지 그래도 대략 일인당 하루 600g 정도 잡곡, 감자 등을 배급합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북한 주민 20% 정도만 배급을 받게 되고, 그마저 군인, 공무원 위주로 배급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일반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네요?

[김정원 : 앞서 말한 20% 사람들도 하루에 300g 정도 받으면 다행인데 서민들에게 돌아올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자기들이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영상을 보니 탈북자들이 벌금을 못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왜 이런 거죠?]

[김정원 : 2년 전부터 라오스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벌금을 내라고 요구했습니다.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인데요 그냥 받아주면 너도 나도 다 넘어올 것을 우려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벌금을 우리 정부에서는 대신 못내주겠다고 하니까 탈북자들이 아예 감옥에 들어가서 거기서 노동을 해서 벌금을 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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