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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류 열풍 다시 되살아나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 한류(韓流.한국 대중문화 붐) 열풍이 되살아나고 있다.

공연사기 파동으로 한류가 수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류가 한순간의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그 하나가 1일 베이징(北京) 바오리(保利) 극원(劇院) 에서 펼쳐진 한국 가수 공연이다. 2천여 관중의 갈채 속에 이어진 엄정화.부활.에즈원.메카 등의 열창은 중국 내 한류 열기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특히 공연과 함께 진행된 한국 가수 모창 대회는 한류의 진수를 확인케 했다.

중국의 한국 대중음악 소개 전문방송인 ㈜미디어플러스(대표 李宅洙) 의 '서울 음악실(漢城音樂廳) ' 이 방송 1천회를 기념해 마련한 한국 가수 모창 대회에는 1백여개 팀 가운데 선발된 7개 팀이 무대에 올라 H.O.T..SES.god 등 웬만한 한국 사람도 따라부르기 힘든 신세대 가수들의 노래를 한국말로 거침없이 불러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한국 대중문화에 매료된 중국 팬들은 앉아서 한국 연예인을 기다리는 대신 아예 한국을 직접 찾아나서기까지 한다. 중국 여행사가 기획한 '안재욱과 만나는 한국 관광' (3~5일) 은 일찌감치 1백명 정원이 찼다.

'한국 유행음악 여행' (17~19일) 등 한국 가수들과의 만남이 주요 프로그램인 다른 관광상품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맞벌이 부부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경비(4천위안) 가 들지만 H.O.T.와 안재욱.NRG.베이비 복스를 만날 수 있다면 금세 동이 난다.

한류는 청소년만 매혹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는 劉여사(32) 는 한국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본다.

여배우들의 화장과 옷차림을 따라하기 위해서다. 한국 미용계 대표주자인 이가자미용실의 중국 진출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회성 바람에 그치지 않는 한류 열풍의 저력은 무엇일까.

칭화(淸華) 대 매스컴학과 인훙(尹鴻) 교수는 "한국인들은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민족정신을 갖고 있으나 그 표출 방식이 중국인들의 전통적 가치관과 비슷하다" 고 말한다.

한류 팬을 뜻하는 '하한쭈(哈韓族) ' 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할 만큼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뜨거운 한류 열풍을 산업에 어떻게 접목하느냐를 생각해야 할 때다.

한류 열풍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중국 시장 개척은 단념하는 게 낫겠다는 소리도 현지 교민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 '한류의 주역들' 인물 프로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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