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컨소시엄 사업허가신청 의미와 전망

중앙일보

입력

LG전자 등 총 1천49개업체로 구성된 동기식 IMT-2000 그랜드컨소시엄이 4일 정보통신부에 단독으로 동기식 IMT-2000 사업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기식 컨소시엄의 사업허가 신청은 단독 신청인데다 이미 정부와도 어느 정도 사전 조율이 이뤄진 상태여서 이달말 무난히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기식 컨소시엄의 사업허가 신청은 작년 12월 비동기식 IMT 사업권을 획득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에 이어 마지막 남은 세번째 IMT-2000 사업권의 주인을 사실상 확정함으로써 국내 통신업계의 최대 이슈였던 IMT-2000사업자 선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달말 정통부가 LG텔레콤 주도의 컨소시엄을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하게 되면 지난 99년 7월 IMT-2000정책 추진일정을 확정한 이후 3년, 작년 12월 비동기식 사업자를 선정한 지 8개월만에 IMT-2000 사업자 선정작업이 완전 마무리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정통부의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방침에 따라 한통, SK텔레콤에 이은 제3종합통신사업자 형성을 위한 후발사업자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단 무선분야에선 동기식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 두루넷,파워콤, 데이콤 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은 전략적 제휴 이상의 결속력을 갖고 한통과 SK텔레콤과의 경쟁체제를 갖췄다.

LG텔레콤의 임병용 상무는 "동기식 컨소시엄은 LG텔레콤의 450만명 PCS 가입자,하나로통신의 180만명, 두루넷의 10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등 총 730만명의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참여 업체간 기존유.무선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말했다.

즉 LG텔레콤의 019 PCS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초고속인터넷 상품 등을 묶은패키지 상품을 개발, 저렴한 가격의 공동판매, 공동연구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한통과 SK텔레콤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또 북미, 남미, 호주, 중국, 동남아, 인도 등의 동기식 사업자들과 연계, `세계CDMA 벨트''를 구축하고 이 지역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로밍서비스는 물론 무선인터넷,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전세계 어디서나 동시에 제공하는 등 글로벌화전략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무선분야에서는 후발통신사업자간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중복.과잉투자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업체들간 합종연횡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일단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주도권 다툼의 전면에 부상, 기간통신망을 보유한 파워콤을 비롯해 드림라인과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대한 인수전을 벌이고있다.

양사간 유선분야의 주도권 다툼이 끝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무선 후발통신사업자간 전략적 제휴 또는 합병으로 묶인 제3종합통신사업자가 탄생, 정부가 의도하는 통신시장 3강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통신시장 3강구도는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한통 및 SK텔레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제3종합통신사업자를 형성할 후발 통신사업자들은 현재 부실정도가 심각한 상태다.

이런 업체들이 전략적 제휴나 인수 합병을 통해 힘을 모은다고 해서 과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정통부나 후발사업자 당사자들은 선발사업자들에 비해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대칭 규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통부는 아직도 비대칭 규제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을뿐 아니라 통신업계에서도 뽀족한 비대칭 규제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동기식 사업의 자금줄 역할을 할 해외사업자로 캐나다 TIW사가 유력시되고 있으나 TIW와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간 LG텔레콤 지분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고있어 동기식 IMT사업의 참여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TIW가 동기식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LG텔레콤은 동기식 사업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의 임병용 상무는 "TIW의 동기식 사업 참여는 문제가 없이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만일 TIW가 불참한다고 하더라도 동기식 사업에 참여할 외국업체들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LG텔레콤 주도의 동기식 컨소시엄이 우여곡절끝에 동기식 사업허가 신청을 함에 따라 3년여를 끌어왔던 IMT-2000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됨과 동시에 후발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의 소용돌이속에 급속히 휘말릴 것으로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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