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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규모 최대 55조원 … 복구사업이 성장 이끌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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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허리케인 샌디가 할퀸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의 경제적 피해가 크다. 미국 경제분석업체 IHS글로벌 인사이트는 샌디로 인한 피해가 최고 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추산했다. 200억 달러의 재산 피해에다 100억∼300억 달러의 기업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피해가 없었을 때보다 0.6%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길게 보면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당장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지만 이어지는 복구사업 등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B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허리케인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곧 복구 경제활동이 뒤따를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허리케인이 국내총생산(GDP)에 마이너스가 될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과 한국 주가에는 이렇다 할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증권 분석에 따르면 과거 피해액이 가장 컸던 10개 허리케인이 소멸된 직후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은 되레 올랐다. 허리케인이 소멸한 이후 1주, 2주, 한 달 동안 S&P500 지수는 0.3~0.9%, 한국 코스피 지수는 0.9~3.5% 각각 올랐다. 박현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미국 허리케인과 주가 간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며 “자연재해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는 일시적이며, 결국 주가에 중요한 것은 미국 경기지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샌디는 증권·보험·항공업계 등에 악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에쿼티의 주식 트레이더인 이브 마르세는 “뉴욕 증시가 문을 닫으면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는 거래 물량이 40% 감소한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1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29~30일 연 이틀 휴장했다. 2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는 거래 물량이 20억 유로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주 평균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취르허 칸토날 방크는 세계 2위의 재보험 회사인 ‘스위스 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수십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했다. 항공사들도 결항편이 최대 2만 편에 달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미 북동부의 원자력 발전소 3곳과 석유생산시설 여러 곳이 가동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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