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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프로야구 KS 5차전] 배짱 불펜, 삼성 다시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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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삼성 오승환(오른쪽)이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2-1로 앞선 9회 말 무사 3루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뒤 포수 진갑용과 함께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오승환은 이날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타이인 10세이브째를 올렸다. [연합뉴스]

삼성의 불펜은 ‘철벽’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상대 타선이 삼성 불펜을 상대로 좀처럼 점수를 내기가 어려워서다.

 한국 최고 마무리 오승환(30)을 중심으로 안지만(29), 정현욱(34), 권혁(29)이 버티는 삼성 불펜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2.64로 8개 구단 중 1위다. 2위인 롯데(3.35)보다 무려 0.70가량이나 낮다. 삼성을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로 이끈 원동력이다.

 한국시리즈(KS) 5차전은 삼성 불펜이 왜 강한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불펜의 강력함을 뽐내며 2-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발 앞서가며, 2년 연속 통합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위기 때마다 화려한 삼진쇼를 펼친 안지만과 오승환이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안지만은 3차전 패전 수모를 확실히 되갚았고, 오승환은 여지없이 승리를 지켜내는 수호신 역할을 해냈다. 이들의 호투에 두 차례 동점 기회가 막힌 SK는 고개를 떨궜다.

 삼성이 선발 윤성환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2-1로 앞선 7회 초. SK 이호준의 2루타에 이어 박정권의 야수선택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안지만에게는 복수의 순간이었다. 공교롭게 첫 상대가 3차전 쐐기 3점 홈런을 맞은 김강민. 안지만은 연방 몸 쪽 낮은 쪽을 공략해 4구째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박진만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안지만은 대타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삼성 응원단에서는 환호성이, SK 응원단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9회 초 진짜 수호신이 힘을 냈다. 마무리 오승환은 첫 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내주며 무사 3루 동점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침착했다. 최고 구속 153㎞짜리 직구를 상대 타자 바깥쪽으로 우겨 넣었다. 이호준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다음 타자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1회 말 정형식과 이승엽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 윤희상의 폭투로 선취점을 얻었다. 1-0이던 3회 말에는 1사 1, 3루에서 이승엽이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아 추가점을 얻었다. SK는 0-2이던 4회 초 박재상-최정-이호준의 연속 3안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이후 삼성 내야진의 끈끈한 수비에 막혀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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