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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자민당+노동당 ‘좌우 연정’ 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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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삼솜(左), 뤼테(右)

유럽의 강소국 네덜란드(인구 1670만 명, 1인당 GDP 4만7000달러)에서 좌·우 대연정이 성사됐다.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국민당(VVD)과 제1 야당인 노동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연립정부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VVD는 중도우파로 원내 다수당(총 150석 중 41석)이고, 노동당은 중도좌파 성향으로 야당 중 가장 많은 의석(38석)을 차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12일 총선을 치른 뒤 정부 구성에 진통을 겪어왔다. VVD는 우파 정당들의 분열 때문에 보수세력으로 연립정부를 꾸릴 엄두를 못 냈다. 이 총선 자체도 극우파 정당 자유당이 긴축과 남부유럽 국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반대하며 VVD와의 정책 공조를 파기해 치러진 것이었다.

 VVD와 노동당은 정치적 대타협을 이뤘다. 총선에서 VVD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긴축을, 노동당은 교육 예산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연정 협상에서 노동당은 노인연금 수급 개시 시점을 2년 늦추자는 VVD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대신 중산층에 부동산 관련 세금을 더 물려 복지예산 삭감을 최대한 줄이자는 의견을 관철시켰다. 두 당은 향후 4년 동안 160억 유로(약 22조원)의 예산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의 지난해 재정적자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7%에 이른다. 총리는 다수당인 VVD의 마르크 뤼테 현 총리가 맡는다. 대신 재무장관은 노동당 몫이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좌·우 동거정부 탄생에는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디데릭 삼솜(41) 노동당 대표의 실용주의적 태도가 큰 역할을 했다. 공학도 출신으로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삼솜은 총선 토론회를 통해 추락하던 당의 인기를 되살려놓은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 등 유럽국가의 경제난 극복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로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VVD와 한배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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