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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입소문 난 맛집 23곳 한 자리에 … 채소 구입하면 무료 손질 서비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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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 지하에 위치한 ‘고메이 494’. 백화점 개장을 알리자마자 붐비기 시작했다. 가족·연인·친구 등 동반한 사람도 제 각각이다. 주말 오전 브런치를 즐기기 위한 인파들이다.

 백화점 식당가에서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서울의 유명 맛집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푸드 부티크 ‘고메이 494’에 ‘SNS 강남당’의 맛집 소모임 회원들이 나섰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강남·서초·송파 지역의 정보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이날 자리한 이들은 주부 김하람(33)씨와 직장인 최성임(31)·김진영(34)씨다.

‘SNS 강남당’의 맛집 소모임 회원들이 고메이 494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있다. (왼쪽부터)김진영·김하람·최성임씨.

 ‘고메이 494’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기존 식품관인 ‘고메 엠포리엄’을 리뉴얼해 지난 5일 오픈했다. 미식가를 뜻하는 고메이(Gourmet)와 갤러리아의 압구정동 번지수인 ‘494’를 결합한 이름으로, ‘그로서리(Grocery, 마켓)’와 ‘레스토랑’을 합친 새로운 개념의 ‘그로서란트’를 컨셉트로 한다. 총 면적은 기존 고메 엠포리엄 대비 523㎡(159평) 확대된 3227㎡(978평)이다. 레스토랑 공간이 전체의 57%를 차지하고 있으며 좌석 수는 기존 113석에서 300석으로 크게 확대됐다.

 김하람씨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블랙 컬러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며 "식품관에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컬러지만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 이채롭다”고 입을 열었다. 이들이 주문한 음식들은 천진포자의 ‘부추야채만두’와 ‘지짐만두’, 브룩클린 더 버거 조인트의 ‘브룩클린웍스 치즈 스커트’와 ‘칠리치즈 프라이’, 카페 마마스의 ‘리코타 치즈샐러드’, 핏제리아 디 부자의 ‘부자클래시카’, 트라토리아 몰토의 ‘고등어 파스타’ 등. 모두 이 곳의 베스트셀러 메뉴다. 가격은 7000원~1만원대.

 싱글족에게도 편리한 푸드 부티크=입점된 레스토랑들은 오뗄두스·핏제리아 디 부자·호원당·펠앤콜·카페 마마스·천진포자·브룩클린 더 버거 조인트 등 서울 시내에 입소문난 최고의 맛집들이다. 갤러리아 측은 “2호점을 낼 생각이 전혀 없던 업주들을 삼고초려해 ‘모신’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장점은 일일이 맛집을 찾아 가는 수고로움 없이 최고의 음식들을 한 곳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친구들과 함께 가면 각자 입맛에 맞는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고, 혼자 가더라도 무료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즐기면서 부담 없이 테이블에 앉아 먹거나 테이크아웃 할 수 있으니 싱글족에게도 유용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루에 2~3번 방문해 다양한 요리를 맛 보는 인근 주민들도 많다.

 한편 최씨는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하는 것뿐 아니라 그 곳만의 서비스나 인테리어 등을 통한 분위기까지 즐기게 되는데 고메이 494의 경우 이런 부분은 조금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되 양을 조금 더 푸짐하게 제공하거나, 본점에는 없는 스페셜 메뉴를 선보이는 등 차별점이 있다면 더 큰 메리트를 느끼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푸드 부티크를 지향하고는 있지만 백화점 푸드 코트가 주는 복잡하고 어수선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서울의 유명 맛집 23곳을 모았다는 소식은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강남 일대는 물론 막 개통한 지하철 분당선을 타고 곳곳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인기 매장의 대기 시간은 평균 20분. 40분을 넘길 때도 있다. 주차 대기 시간 역시 15~20분은 기본이다. 대신 다른 백화점들처럼 쟁반을 들고 자리를 찾아 헤매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주문 시 받은 번호표를 갖고 있으면 스태프가 알아서 위치를 파악해 음식을 서빙해주기 때문이다.

 쌀·잼·소스·와인 등 소량 제품 다양=식사를 끝내고 그로서리 코너 쪽으로 간 싱글족 김진영씨. 그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 곳은 ‘바이 스몰(Buy Small)’ 코너다. 1kg 소용량 쌀을 비롯해 잼·소스·와인 등 40여 개 품목이 비치돼 있다. 김씨는 “다양한 소량 제품이 한 곳에 정리돼 있어 편리하다”며 “특히 180~250ml 용량의 와인은 혼자서 즐기기에 딱 적당한 양”이라며 반가워했다.

 주부 김하람씨가 손꼽은 곳은 ‘컷앤베이크(Cut&Bake)’ 코너.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구매한 무나 당근, 파 등 채소를 무료로 세척·손질해주고 고구마와 감자 등을 굽거나 쪄서 판매하는 곳이다. 김씨는 “식재료를 손질하는 것이 사소한 일 같아도 참 번거로운데, 무료로 서비스 해 주니 너무 편리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정육코너에서 구매한 강진맥우를 바로 앞의 스테이크하우스 ‘비스테까’에 전달하면 즉석에서 스테이크로 조리해준다. 쇠고기 가격에다 세팅비를 포함해서 200g 당 2만원만 내면 된다. ‘친환경 수경 재배 코너’ 역시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쌈채류를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수확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하람씨는 “고메이 494는 식문화에 관심이 많지만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유용한 곳”이라며 “다양한 음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데다 품질 좋은 식재료를 구입한 후 무료 손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글=하현정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갤러리아 고메이 494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간

바이 빅 쌀이나 생수·티슈·라면 등 부피가 큰 제품을 카드로 대체해 디스플레이 하고 있다. 원하는 제품이 표시된 카드를 카트에 넣고 계산하면 포터맨이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와 집까지 배송해준다.

바이 스몰 싱글족들을 위한 소용량 제품을 한곳에 모아놓았다. 쌀과 잼·소스·와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채소 텃밭 친환경 수경 재배 쌈채류를 구입해 집에서 기르면서 먹을 수 있다.

컷앤베이크 채소류를 세척하고 다듬어주는 무료 서비스 코너. 찐 고구마와 감자를 즉석에서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팝업 스토어 2~3주마다 새로운 맛집이 입점한다. 11월 첫 주까지는 프렌치 비스트로 ‘라 시갈 몽마르뜨’가 운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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