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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원평초등 인터넷 수업중계 화제

중앙일보

입력

20일 오전 9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원평초교 6학년4반 교실.36명의 아이들은 칠판 옆 프로젝션TV의 인터넷화면에 자신들의 생생한 모습이 동화상으로 뜨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자신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인터넷으로 부모들에게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첫선을 보인 ‘인터넷을 이용한 열린교실’은 폐쇄회로TV와 인터넷 동화상송출시스템을 결합한 것.

학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녀들의 수업태도나 쉬는 시간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실에 카메라와 ‘웹아이 서버’를 설치하는 데 들어간 비용 1백만원은 담임 최정숙(崔貞淑·37) 교사가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이날 인터넷 중계는 설치업체 사이트를 통해 이뤄졌으나 9월부터는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최교사는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학교교육의 최일선인 교실수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지금까지 학부모들과 교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불신의 벽이 있었으나 교실수업을 공개함으로써 상당부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많이 하다보니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불필요하게 너무 오랫동안 붙들어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으나 수업현장을 직접 보게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교내와 전교조 일각에서는 “자칫 교권침해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하지만 학생 중 2명만이 반대하는데 그쳤고 대부분의 학부모와 교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수동(13) 군은 “엄마에게 장난이 심하다고 혼날 일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교사는 “전보다 더욱 열심히 가르쳐야겠지만 사랑의 매는 언제든지 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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