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소비자 우롱한 책 보상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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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해 말 K출판사 방문판매직원이 "보상판매로 새 책을 싼 값에 사라"며 집에 찾아왔다. 새 책을 사면 집에 있는 헌 책들을 헐값에 가져가고 그 가격 만큼 책값을 깎아주겠다는 조건이었다.

그 직원은 이렇게 모은 헌 책들로 K출판사가 불우이웃에게 책을 기증하는 자선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보상조건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기증사업의 취지가 마음에 들어 가지고 있던 유아용 도서를 넘기고 새 책을 사기로 했다.

하지만 헌 책을 실어가고 며칠 후 다른 곳에서 확인해보니 새 책 가격이 많이 부풀려져 있었음을 알았다.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헌 책을 거의 공짜로 가져간 것이었다.

고민 끝에 결국 계약을 파기하고 계좌로 계약금을 돌려받았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헌 책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이미 기증해버렸다"며 "책을 돌려줄 수 없게 됐으니 이해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평소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던 출판사가 이런 얄팍한 상술로 소비자를 우롱하다니 실망이 컸다.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ID:cho6509.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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