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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넓어지는 중국 상명하달 정치 시스템 한순간에 폭발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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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후쿠야마

“중국의 정치 시스템은 어느 한순간에 폭발해버릴 수도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경고했다. 부(富)와 소셜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중산층의 확대를 근거로 상명하달식 정치시스템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13일 AFP 통신이 보도했다. 후쿠야마는 20년 전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과정을 보며 저서 『역사의 종언』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한 바 있다.

 그가 중앙집중적인 정치시스템을 경계하는 이유는 정보의 교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항상 황제가 사회의 밑바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었다. 이는 많은 측면에서 공산당의 문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자유언론과 지방선거의 부재 역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고립된 중앙 지도부는 여론 파악을 위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검열해왔지만 이런 통제가 오히려 국민 의식을 고취시키는 군불로 작용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참사가 그 예다. 당시 중국 지도부는 사고 잔해물을 매장해 벼락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위장하려 했다. 하지만 웨이보에 각종 사진과 증언이 퍼져나가면서 관제 시스템의 문제를 인정해야 했다.

 후쿠야마는 또 “중국은 진정한 법치와 책임정치에 대한 메커니즘 부재로 ‘나쁜 황제’ 문제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보시라이(薄熙來) 축출 역시 “그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로서 전체 시스템을 폭발시킬 만한 대중적 지지 기반을 구축해 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산당 지도부의 90% 이상이 외국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들 역시 이 시스템의 문제점 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 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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